이 청소부의 표정만 봐도 나도 덩달아 행복해 진다.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이 청소부 아저씨의 담당구역은 독일의 음악가와 작가 거리의 간판이다. 누구보다 깨끗히 그 간판을 닦던 아저씨는 어느날 그 간판 속에 적힌 사람들에 대해 궁금해 하게 된다. 차분히 생각하던 청소부는 퇴근을 하고 와서 말끔히 옷을 갈아입고 나서는 음악가 한 명, 한 명의 음학회를 가게 되고, 다음으로 작가들의 작품을 하나씩 읽어 나간다. 조금씩 조금씩 자신이 닦던 간판의 이름들에 대해 알아가면서 부터 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행복해 하는 청소부... 그렇게 쌓이고 쌓이던 지식들은 그의 머릿속에만 있지 않고 입밖으로 슬며시 나오게 되고 지나가던 사람들은 그의 학생이 되어 그렇게 그 거리가 청소부의 강당으로 변해 간다. 나중에는, 대학강의 제의까지 오지만 청소부는 청소를 하는 자신의 모습을 너무도 사랑하여 오늘도 계속 간판을 닦기로 한다. 참 예쁜 이야기, 예쁜 그림이다. 글루크-모차르트-바그너-바흐-베토벤-쇼팽-하이든-헨델 괴테-그릴파르처-만-바흐만-부슈-브레히트-실러-슈토름-케스트너... 이런 거장들의 이름을 그림책에서 만난것도 반갑지만, 청소부의 예쁜 마음을 만난 것이 더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