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이네 동네이야기

한이라는 꼬마의 동네 그림이 계속 펼쳐집니다.
아주 상세히 잘 그렸는데 하나하나 볼 수록 재미가 있네요.
아이들은 이런 복잡한 그림일수록 잘 보더라구요.
페이지를 넘기면 앞 장에서 어떤 방향으로 시선을 계속 옮겨가고 있습니다.
위에서 본 동네, 앞에서 본 동네.. 그 각도도 다양하네요.
익히 볼 수 있는 동네 풍경이라 참으로 친숙합니다.
그리고 매 마지막에 동네 전체 지도가 있으면서 어디로 이동해 갔는지 표시가 되어 있어요.
글은 거의 없지만 얼마든지 이야기를 지어가며 읽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이 책들고.. 책 속 마을을 찾아가볼까 하는 "충동"도 느껴집니다.
마포, 홍대 간판이 있는 걸로 봐서는 분명 실제 있는 거리일 것 같은데..






* 지하철을 타고서

일단은 "지하철"이 나오는 것만 해도 반은 먹고 들어 갑니다. ^^
게다가 우리나라 지하철과 역을 똑같이 그렸거든요.
애니메이션으로 그려져 있는데, 상당히 재미있네요.
할머니 댁을 어린 남매가 지하철을 타고 갑니다.
유치원은 돈 안받으니까 표 1장만 사면 된다는 말에서
내가 우리 아이에게 "누구 표를 샀을 까요?" 하고 물어 보니..
녀석 무쟈게 헷깔려 합니다. 동생표를 샀다고 하길래..
"응.. 그럼 누나가 유치원 다닌 거구나~"하니 바로 누나를 가르킵니다.^^

동생을 잘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누나와는 틀리게
유치원생 동생은 천방지축입니다.
졸립지만 갈아탈 곳, 내릴 곳을 잘 찾아가야 하기 때문에
누나는 눈 부릅뜨고 참지요..
그러고 보니 처음 낯선 곳을 갔을 때가 떠오르네요..
길눈이 어두워서 저도 그랬거든요.
같이 보던 우리 아이는.."우와 정말 지하철역과 똑 같다"하고 감탄을 합니다.
마지막에 먼저 도착한 동생을 본 누나..
동생이 무사해서 안도를 하고 나서 그제서야 화가 나나 봅니다.
뻥 차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요.





 


*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6살 아이의 바램이 담겨져 있네요..
읽으면서 목욕탕이 아주 넓었으면 좋겠다는 페이지에서..
제가 오히려 "엄마도 이랬으면 좋겠어"라고 해버렸네요.. ^^
이거 도대체 제 수준이 딱 아이들 수준입니다..하핫..
나름대로 우리 아이와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이야기를 했답니다.
꽤 재미있는 시간을 가졌어요..








* 내 머리가 길게 자란다면

정말 재미있는 책입니다.
세 아이가 등장하는데.. 두 아이는 이미 머리가 어깨를 넘고 수진이는 단발입니다.
그런데 수진이는 자신의 머리를 아주 길게 기를꺼라고 하며
기르고 나서의 상상한 내용을 들려주는데 아주 기발해요.
한장 한장 넘길때마다 너무 재미있어서 아이랑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친구들은 현실적 문제로 불편한 점을 지적하는데도
수진이는 그 조차 기발한 생각으로 답을 해 줍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야기를 다 들은 친구들은..
"수진이 머리가 빨리 자랐으면 좋겠다"라고 합니다.
자신의 머리가 더 긴데도 말이지요..
머리가 길고 짧고를 떠나서 수진이의 상상력이 아이들을 매료 시킨 것이지요.
아이 엄마이긴 하지만 제 머리도 좀 긴편입니다...
다 읽고 나서 제 머리 가지고 수진이 상상대로 역할놀이를 했네요.
그대로 하진 않고.. 머리로 빨래줄을 만든 장면에서는..
"우왕~~ 내 머리 다 뽑히겠다!!!" 이러고..
머리를 감느라고 샴푸를 4통이나 쓴 장면에서는..
"아빠가 샴푸 값 내놔라~~하고 쫓아온다.. 도망가자!!" 이러고 놀았네요..
이전엔 긴머리가 여성스러움의 상징이었는데..친구 2명의 머리가 그런 뜻으로 보이고..
오히려 수진이의 긴머리는 "자유"의 상징으로 보여서 좋습니다.
갑자기..학창시절.. 내가 머리를 좀 잘라볼까 했더니..
아버지, 오빠,  남동생이 모두..
"넌 긴머리가 어울려"라고 말했던 일이 기억나네요..






* 벽장속의 모험

제법 글도 많고 스토리도 박진감이 넘칩니다.
5살 아이가 보기에 좀 버겁지 않을 까 했는데..
글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이야기 속에 빠져드네요.
책을 보는 우리 아이도..
이야기 속의 아이와 함께 상상의 여행을 떠납니다.
다음 이야기가 많이 궁금했던지 페이지를 자꾸만 넘기며 봅니다.
사실 말 안듣는 아이를 벽장 속에 넣는 벌을 한 선생님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나중에 아이들에게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고 제가 더 안도를 했네요..
그리고 더 이상 벌을 서는 장소가 아닌 이상,
아이들에게 벽장은 무서운 곳이 아닌 즐거운 상상의 세계가 됩니다.
저도 재미있게 잘 봤네요. ^^






* 숲속의 요술물감

오빠에게는 요술물감이 있지요.
그걸로 멋진 그림을 그리는 데 동생이 그려보고 싶다고 합니다.
처음 그린 그림은 오빠가 볼때 그냥 의미없는 낙서에 불과하지요..
이런 저런 색이 마구 섞인 그림이요..
그러다 오빠가 없는 사이.. 동물들과 함께 그린 그림은.. 정말 훌륭합니다.
동물들이 도와 준 것은 아니에요. 각자 그림을 그렸는데
누리의 그림은 색이 하나하나 살아 있네요.
우리 아이가 책을 보다 말고 눈을 바짝 다가가서 보더니
"정말 멋지다" 이럽니다.
하야시 아키코의 감성이 그대로 베어 있는 책입니다.
마지막으로 누리의 그림이 크게 나와 있으면 좋을 텐데요..
뱀, 자벌레, 곰 등등 동물들 특유의 그림을 누리의 그림에서 발견할 수 있게 해 줬으면 하고 생각했어요.






* 행복한 청소부

너무너무너무 유명한 책이지만.. 아이 나이에 비해 글이 너무 많아서 치일피일 보여주는 걸 미뤘습니다.
그리고 지금 5세인데.. 글이 문제냐.. 얼른 보여주자 싶어서 드디어 함께 봤네요.
그런데 정말 긴 글인데 잘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읽으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열심히 간판을 닦는 청소부..
누구보다 열심히 간판을 닦는 청소부는 이미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하루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주변에서 흔히 보는 사람들 처럼이요.
이 청소부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더 한 욕심이 있다기 보다 지금의 일을 천직으로 여기고 소중히 여길 줄 아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다 자신이 닦는 간판에 적힌 작가와 음악가가 누군지 관심을 가지고
그때 부터 열심히 공부를 하지요.
열심히 음악을 듣고 관련 책을 접하고..작가들의 작품을 읽으면서요..
그러면서 이 청소부는 자신의 일에 더 애정을 가지게 됩니다.
또한 자신의 생활이 풍요로와 지지요.
그 풍요로움은.. 길가는 사람의 발길을 잡습니다.
함께 그 향기에 취하게 되지요.

유명해진 청소부는 대학강의 제의까지 옵니다만 거절을 합니다.
아마, 스스로 좋아서 한 일이기 때문에.. 청소부의 강의는 살아 있지 않았을 까 그리 생각됩니다.
지식을 전달하고 이론을 알려주는 차원이 아니라 마음에서 느껴진 그런 강의였을 겁니다.

이 동화책 한 권만으로도 독일 문화의 자부심과 수준이 느껴집니다.
그림체도 훌륭하지만.. 그림책 전반의 색체야 말로.. 나무랄데가 없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색감을 낼 수가 있는지..

그리고 책속에 언급된 독일 작가와 음악가들..
괜히 부럽네요..





 

* 바다로 간 화가

* 생각을 모으는 사람

* 우리들 만의 작은집

* 비단치마

모르고 읽었습니다.
읽다보니.."응? 어디서 본 이야기인데?"
그러네요..
심청전의 청이 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심청이가 아니네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삼백석과 자신의 목숨과 바꾼
효녀 심청이가 아닙니다.
비단치마에 마음을 빼앗긴 소녀..
연꽃아씨로 대접받지만, 정체가 탈로날까봐 두려운 소녀..
대감집 도련님을 사모하는 소녀..

거지로 나타난 아버지를 보며 갈등하는 청이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전래동화에 등장한.. 처음부터 착하기만 한 캐릭터,
처음부터 악하기만 한 캐릭터들이.. 지금 재 해석을 합니다.

경제능력도 없으면서 아이만 낳아대고
제비 다리를 고쳐주어 쉽게 부자가 된 흥부가 과연 칭송받아 마땅한가..
놀부가 오히려 이 시대에 맞는 재태크, 경제의 원리를 아는
경제인이 아닐까 등...
어쩌면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말장난과 같은 재해석에 비해..
이 책은 복잡한 사람의 심리에 대해 잘 묘사해 주고 있습니다.





 

* 끝지

아.. 정말 머리 아픈 책입니다.
여우누이의 원작은.. 저도 아이와 함께 읽으며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책마다 조금씩 틀리지만, 막내 여동생이 사실상 여우라는 설정까지는 그나마 이해를 하겠지만,
그 막내 여동생이 자신을 키워준.. 가족들과 동네 주민을 다 죽여버리고...
결국 막내 오빠가 여우 동생을 죽이게 되는 이야기는..
전래동화긴 해도 논리적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 그래서 착한 누구누구는 복을 받아 잘 살았데..라고 하는 진부한 주제조차
끼워 맞출 수 없는 이야기 같았거든요..
물론 제가 어릴 때에는..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재미있게 읽고 들었던 이야기지요.

그런데.. 전 솔직히 오히려 이 책이 더 공감이 갑니다. 
여우누이가 왜 그런 짓을 했는지...이유도 공감이 가고...
여우누이와 막내 오빠의 그 복잡한 심정은 더 이해가 갑니다.

제 생각에는.. 우리 아이같이 어린 아이말고..
최소한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에 제대로 읽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비단치마"도 마찬가지구요..

그리고.. 목탄으로 그린 거친 그림...
이 그림도 참으로 매력적입니다.
눈보라와 너무도 잘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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