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것이, 내일 출근복을 미리 꺼내 놓는 것이다. '이거 입을까, 저거 입을까' 생각하는 일을 아침에 하면 오늘 사용할 자제력, 집중력, 판단력을 갉아먹고 시작해서다. 저녁에 남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이런 기간은 식사할 때 메뉴를 고르지도 않고 몇 가지 메뉴를 돌아가며 먹는다.
'분리 죄책감'에서는 워킹맘으로서 아이에게 가졌던 죄책감이 떠오르기도 했다.
'실패'편에서는 나뿐만 아니라 아이에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실패로부터 배운다'라는 생각을 하게 했던 세월이 떠올랐다.
'자존감' 편에서는, 최근 부모들이 아이들을 지나치게 감싸는 현상이 겹쳐졌다. 자존감 인플레이션이 심해지고 있다는 말에 공감이 갔다. 나는 이를 '자만심'이라고 말하곤 한다. 쉽지 않지만, 늘 자신을, 이 상황을 객관화해서 보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내가 종종 쓰는 방법은, 남을 칭찬하는 것이다. 때로는 경쟁상대로 느껴지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럴 때 누구나 칭찬을 하기 꺼려 한다. 그런데 힘을 내서 칭찬해 볼 것을 권한다. 말로 내뱉는 순간, 답답한 마음이 해방되는 기분이 들면서 나와 상대, 상황 모두를 너그럽게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다음번에는 '진짜 칭찬'을 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워낙 깔끔하게 장 정리가 되어 있어서 책을 중반 정도 읽다가 저자의 이력을 살펴봤다.
가이 윈치는 전문 심리치료사이자 작가로, 그의 테드 강연 '우리가 감정 응급처치를 해야 하는 이유'는 역대 테드 강연 중 가장 인사이트 풀한 강연 5위로 꼽혔고 그의 전작들은 전 세계 24개 언어로 변역 및 출간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이 책의 목표는 심리적 문제에 대한 약장의 역할이지, 심리적 치료를 대신할 수 없다고 말한다. 즉, 스스로 응급처리를 해서 아물 수 있는 상처는 이 책으로 치유를 하고, 그보다 큰 상처 나 오래된 상처는 전문가를 찾아가 보라며 각 장 끝에서 정신 건강 전문가를 찾아가야 할 상황도 정리되어 있다.
심리학 책들은 특정 사례 중심으로 나열하거나, 특정 주제만을 중심으로 하거나, 이론을 설명한 경우 등으로 구분된다. 이 책은 일상에서 누구나 겪는 '거부당한 느낌, 고독, 상실감, 죄책감, 반추, 실패, 낮은 자존감'들의 문제점, 응급처치법들이 있으며, '아,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과, '이 상태를 반복하면 더 악화되겠구나, 지금이라도 스스로 치료를 해 보자'라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어쩌면 위에 언급한 '나만의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을 개발할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