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소 플레이북 - 미래조직의 기업문화와 역할조직이 일하는 방식
유호현.채민재 지음 / 이야기나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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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소폴리틱스는 솔직히 들어본 적 없는 회사였다. 정치에 관심이 그다지 없어서가 이유일 텐데, 이 책 때문에 궁금해서 홈페이지를 찾아가 보았다. 아무래도 정치 사이트다 보니 경직되고 딱딱한 분위기를 상상했는데 직접 찾아가 보니 유연하고 부드러우며 재미있게 구성이 되어 있다.

'모든 사람들의 생각'을 미션으로 한 정치 플랫폼을 표방하며 좌우가 함께하는 정치 커뮤니티를 구축하였다. 이런 건전한 토론 문화가 인터넷에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현 정권 들어서면서 정치에 관심이 사라지게 되었는데, 가끔 썰전과 같은 정치 토론 프로그램이 그립긴 했다. 유튜브에서도 정치 현안을 다루는 경우가 있으나 양쪽 진영이 서로 토론을 하는 채널은 없고 한쪽 성향에 기울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전하고 양질의 토론이 그러워지려는 참이어서 옥소폴리틱스에 가서 사람들 글을 읽어보면 재미있겠다 싶었다.

이 책은 옥소폴리틱스 회사에 대한 A부터 Z까지 다 실려있어서 마치 회사 소개서 같기도 하다. 그러나 회사의 자랑이나 광고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의 성장과 아울러 새로운 형태의 기업문화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누구나 이런 회사에 근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옥소폴리틱스의 근무형태는 남다르다.

개인의 삶의 목표와 미션을 존중해 주고 자유로우면서 행복하게 회사 생활을 하게 해 주는 기업 문화는 실리콘밸리를 따르는 듯하면서도 왠지 한국의 '가족 형태와 닮아 있어 보인다.

이런 기업문화는 회사의 정체성에서 비롯한다. 옥소폴리틱스는 자칫 천박한 비방과 가짜 뉴스가 난무할 수 있는 정치문화를 (1) 옳고 그림이 아닌 공정함, (2)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소통, (3) 기존의 체제를 파괴하려 노력하지 말고 새로운 것을 제시 (4) 다양한 생각을 데이터로 만들려는 이상을 가지고 있다.

회사가 지향하는 모습과 회사 내부의 모습이 똑같다.

조직 문화에서 개인의 가장 큰 딜레마 중 하나는 워라밸이다. 빠르게 승진하고 돈을 더 버는 것과 가족과 시간을 더 보내는 것, 나만의 시간을 더 많이 보내는 것 사이에서 저울질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근무시간을 회사가 정한다. 자율근무제, PC off 제도, 52시간 근무제, 60시간 이하 근무 등 회사가 제약을 두다 보니 남은 시간에 대해 가족에 중심을 두면 개인이 힘들어지고, 개인에 중심을 두면 가족과의 관계는 더욱 멀어지게 된다. 남는 시간에 가족과 개인 모두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옥소폴리틱스는 자신의 역할을 잘할 때는 무제한의 자유와 결정권을, 그렇지 못할 때는 역할을 바꾸거나 떠나게 된다. 자신의 방식으로 미션을 위해 가장 도움이 되는 기여를 하고 결과에 책임을 지게 된다.

옥소폴리틱스의 프로젝트는 애자일 방식을 취한다. 단계를 밟아가는 워터폴 방식과 달리 작은 사이클을 반복해서 최소 기능 제품을 발전해 가는 과정이다. 워터풀은 데드라인에 맞춰 프로젝트를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므로 이 날짜를 지키지 못할 것 같으면 팀원들에게 지속적인 동기부여를 한다. 반면 애자일은 매 스프린트마다 일정한 속도로 산출물을 내도록 하고 버그 등을 관리하여 기능이 퇴화하지 않도록 한다. 따라서 워터풀은 데드라인이 중요하다면 애자일은 속도가 중요하다.

애자일 방식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조직의 유연함을 대변해 준다. 애자일 방식을 취한다고 하나 실제로는 미니 워터플 방식이 연속하여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옥소폴리틱스의 기업문화, 근무형태가 무조건 미래지향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업종과 업태에 따라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곳도 있고 대면 환경에서 조직력으로 성과를 내기 좋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새로운 일 하는 방식이 적합한 곳도 분명히 있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어주는 회사가 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가 다양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기업문화를 소개하는 책 중 대표적인 곳이 구글이다. 거대 플랫폼 기업이면서 혁신적인 조직 문화를 일구어 내고 있다.

이런 회사가 더 성장하고 커져서 구글처럼 성장의 원인을 기업문화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근무방식이 좀 더 늘어서 청년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곳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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