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날고 있어요 - 하늘을 나는 동물이 되는 상상 이야기
킴 페인만 지음, 정신재 옮김 / 노란코끼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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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릴 때 동화책을 참 많이 읽어줬다. 읽어준 동화책, 시리즈, 전집 등 쓴 리뷰가 짧기는 해도 천여 권에 달했었다. 동화책을 읽어주다 보니, 아이도 책을 좋아하게 되었고, 그 반응이 좋아서 또 책을 찾아 읽어주고 했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동화책'의 매력에 내가 더 빠져들었었다.

어떤 책이 마음에 들면 그 작가의 책을 도서관에서 죄다 찾아 읽어주곤 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이 많지 않았다. 내가 어릴 때 읽은 책 중 아이 책과 겹치는 책들은 그리스 로마 신화, 전래동화, 이솝우화 등과 아동을 위한 문고판 책들로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판매되고 있으나, 이를 제외한 요즘 인기 있는 그림책들은 과거에는 없었다.

어릴 때 읽었던 책과 겹치는 책들의 경우는 아주 재미있는 경험을 하곤 했다.

권선징악을 다루는 전래동화를 다시 읽으니 현대에 맞지 않는 이야기가 더 많았다. 성냥팔이 소녀와 같은 책은 목이 매여 읽어주기가 힘이 들었다. 수십 년 만에 다시 읽은 책의 다른 느낌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 역시 시대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새삼 깨달았고 사회에 대해 좀 더 풍요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

그 외 대부분 그림책, 동화책은 모조리 성인이 되어 새로 접하는 책들이이다. 감성을 건드리는 그림책도 있고 학습에 도움이 되는 책도 있었다. 비록 아이들의 책이지만 나도 몰랐던 사실을 접할 때는 나 역시 호기심이 잔뜩 생기기도 했다.


아이가 어릴 때 함께 도서관에 다니고 책을 읽어주었던 향수가 워낙 짙어서인가 지금도 아주 가끔 책장에 소중하게 남겨둔 동화책을 펼쳐보곤 하고 이렇게 새로운 동화책을 만나보기도 한다.

<나는 날고 있어요>는 저자가 이 책을 만드는 과정을 상상해 보며 읽은 책이다.

킴 페이만은 자연과 동물을 무척 사랑하며 어린 시절 새처럼 날 수 있기를 꿈꿨다고 한다. 어릴 때 꿈을 그림책으로 만들었나 보다. 그러고 보니 나도 어릴 때 공상을 즐겨 했는데, 그때 하늘에 둥실 떠 있는 구름을 타고 다닐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마치 솜사탕같이 몽글몽글하고 푹신한 구름을 타고 들판 위를 흘러가는 상상을 했었다.

저자 소개를 보니 괜히 어릴 때 공상을 했던 몇 단편들이 떠오른다.

그림책은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하며 하늘을 나는 동물들을 하나씩 소개한다.

땅에서 하늘을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마치 하늘을 나는 동물이 되어 그들의 시선으로 땅을 바라본다.

페이지 넘길 때마다 마치 내가 새, 꿀벌, 날치, 거미, 날다람쥐가 된 것 같은 앵글이다.

속도감과 원근법이 확실하게 표현되어 있다 보니 상상력을 제대로 자극해 준다.

한 페이지씩 넘기다가 맨 뒤 페이지에 오니 본문에 등장한 하늘을 나는 동물들에 대한 소개 페이지가 있다.

그중 '하늘을 나는 뱀'에 대한 설명이 신기했다. 떨어지는 속도와 몸을 이용해서 하늘에 둥둥 떠서 나아가는데, J자 모양에서 S자 모양으로 몸을 바꾸면서 둥근 몸통을 납작하게 만든다고 적혀 있다.

설명을 읽자니 너무 궁금해져서 동영상을 찾아봤다. 245미터를 날아간다니 놀랍다.

아이들과 동화책만 읽어주지 말고 책에 나오는 동물들 하나씩 동영상 찾아가며 읽으면 훨씬 그림책 읽기가 즐거울 듯하다.

모처럼 나도 추억에 젖어 그림책을 봐서 즐거운 시간을 가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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