꽂히는 글쓰기 - 세계적인 천재 마케터 '조 비테일'의 리이슈 시리즈 1
조 비테일 지음, 신현승 옮김 / 나비의활주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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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에 처음 판매되었고 10년 후 전자책으로 출간됨과 동시에 세미나로 인기를 끈 책으로 '최면 글쓰기'를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책을 읽어보니, 지금은 글쓰기에 관련된 책이 많아서 이 책에서 알려주는 비법과 겹치는 내용이 많다. 그렇다면 지금 시점에서 이 책이 주는 의미와 다른 책들과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최면'이다.

독자의 관심을 확 끌면서 그들이 인지하지 못한 채 설득당하는 상태를 최면이라고 정의한 듯하다.

책의 사례는 '관심 집중'만이 목표가 아니라 '설득'까지 시키는 글 중심이기 때문에 마케팅, 판매에 특히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이 책에서 정의하는 최면 글쓰기란 '너무 매혹적이어서 거부할 수 없는 글쓰기, 지면에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글쓰기이자 아주 명확하고 간결하고 효율적이어서 글을 전부다 읽게 만드는 글쓰기'이다.

그렇다면 <꽂히는 글쓰기기>는 최면 글쓰기를 하였을까?

이 책의 Part 1은 최면 글쓰기가 어떤 것인지, 왜 필요한지 배경을 설명하는 데 할애를 하고 있고, 나머지 대부분에 해당하는 Part 2에서 고객과 독자를 내 편으로 만드는 글쓰기를 할 때의 여러 가지 팁을 알려준다. 본격적인 최면 글쓰기 방법은 거의 후반부에 해당하는 Part3 44장 이후에 나온다.

실용서를 포함한 많은 책들의 구성은 대략 5~10개 정도 챕터로 구성하고 그 아래 소제목들로 구조화되어 있는 반면, 이 책의 구성은 3개의 Part로 구분되어 있기는 하지만 뚜렷한 경계를 가지고 있다기 보다 전체 56개 소제목이 하나의 스토리 라인에 따라 계속 연결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즉, 처음 몇 챕터는 최면 글쓰기의 장점과 사례를 언급하지, 어떤 것이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고 있어서 읽는 동안 '그래, 최면 글쓰기가 좋다는 건 알겠는데, 그 비법이 뭐지?' 하면서 궁금하게 만들었다. 일반적인 실용서에서는 취하고 있는 글쓰기 형태는 분명히 아니다.

성격이 급한 나로서는 읽을 것에만 몰두하게 하게 할 수 있다며 자꾸 밑밥을 던지니, 그리 달갑지 않게 자꾸만 다음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그런데 그렇게 한 페이지씩 넘기다 보면 어느덧 글쓰기에 대한 방법을 하나씩 익히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전에 읽었던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도 마치 소설책을 읽는 것처럼 기승전결의 형태를 취했었다. 궁극적으로 가르쳐 주는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는' 명상을 어떻게 하는지 방법이지만 결과만을 빠르게 알려주지 않고 '왜 필요한지'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그래서 진정한 메시지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소망'해 보는 것에 더 집중하고 있다.

<최면 글쓰기>도 글쓰기 방법을 간결하게 알려주는 게 아니라 '최면 글쓰기가 왜 필요한지'에 꽤 많은 공을 들였다. 글을 잘 쓰는 비법만 소개하는 책은 시중에 많다. 그런 책들은 '글을 잘 쓰는 방법'만 치중하고 있지만, 저자의 책은 '나의 글에 제대로 꽂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최면 글쓰기에 대한 간절함을 가지도록 유도하고 있다.

Part2에서 말하는 고객과 독자를 완벽히 내 편으로 만드는 법에서 알려주는 글쓰기 방법은 글쓰기를 잘하는 방법과 설득력 있는 글을 위한 팁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중 가장 와닿는 건 '일단 글을 써 보는 것'이다.

글을 쓸 때 어떤 사람은 개괄적인 아우트라인을 잡고 시작하는 경우가 있고, 주제만 정하고 일단 써 내려가는 사람이 있다. 나도 후자에 해당한다.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할 때 어떤 글을 쓸지 나도 모른다. 쓰다 보면 다음 문장, 다음 문장이 이어지면서 머리에 흩어져 있는 생각들을 활자화 시킨다. 그러고 나서 다시 읽어 보면서 문장을 이동시키고 가다듬으면서 글을 정리한다. 즉, '저절로 글을 쓰도록 (나를) 내버려 두는 것'이다.

이것을 이 책에서는 비판자와 마스터로 설명한다. 내 속에 '비판자'와 '마스터'가 있는데, 비판자는 내 글을 계속 판단하게 만들어 글을 쉽게 쓰지 못하게 하는 반면, 마스터는 자유롭게 글을 쓰게 내버려 둔다. 글을 쓸 때는 비판자는 누르고 마스터가 나서게끔 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사람이 나에게 비판자와 마스터가 있는지 잘 모른다. 글 초안을 쓸 때 '잘 써야 하는데', '어떻게 글을 시작해야 하지?',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쓰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 비판자가 나를 지배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반면 가벼운 마음으로 논리적이건, 설득력이 있건, 상관없이 '그냥 써보지 뭐'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쓰고 있다면 마스터가 나와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가장 간단한 예로 영어회화를 할 때, '문법이 틀리면 어쩌지?'에 신경 써서 말을 머뭇 거리는 것보다 틀리더라도 자꾸 말해보고 고치고 또 말해 보는 게 더 낫다. 그리고 영어회화가 가장 많이 늘 때는 '할 말이 많을 때'이다.

글도 마찬가지 같다. 쓸 말이 많아야 하 자유롭게 글을 써 내려가는 버릇을 가져야 글감이 넘쳐나고 길어지게 된다.

그렇게 글을 쓰는 데에 거부감이 없게 되면, 다음으로 글을 잘 쓰는 방법을 배워 교정하면 된다.

글쓰기 실력을 늘리는 방법으로 저자는 좋아하는 글을 베껴 써 볼 것을 권한다. 일종의 필사를 의미한다. 그리고 글을 수정하면서 동의어, 비유어, 유추어를 적절하게 활용하여 풍요로운 글로 만들어 볼 것을 권한다.

다음으로 글을 예리하게 만드는 비결을 알려준다.

불필요한 단어와 문구를 잘라내고 소리 내어 읽어본다. 완벽해 보이는 글도 휴식기를 가지고 다시 읽으면 교정할 것이 눈에 띈다. 글쓰기를 하는 사람이라면 이 방법이 꽤 효과적임을 본능적으로 알게 된다. 초안을 쓰고 다시 읽으면서 교정을 하고 나면 어느 정도 완벽해 보인다. 그러다 하룻밤 지나서 읽어보면 다시 교정할 부분이 보인다. 아마도 짧은 휴식기라도 가지고 나면 내 글에 대해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어쩌면 이때 '비판자'가 등장하는 것일 수도 있다.

글을 '섹시하게' 하는 법이라는 표현이 재미있다.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장이나 절의 단락을 명시하는 굵은 점, 인용문, 긴 단락이 아니라 작은 단락들로 나누기이다. 아무리 잘 쓴 글도 하나의 문장이나 단락이 여백 없이 빡빡하게 씌어 있다면 답답할 수 있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여유를 가지고 강약 조절해 가며 읽도록 도와주는 팁이다.

형식에서는 이런 팁을 적용하도록 하고 내용면에서는 '터닝포인트', 즉 기억할 만한 알맹이를 통해 전환점을 이끌어 내는 것이 좋다. 글 자체는 나무랄 데 없이 유연하지만 다 읽고 났을 때 '감동'이 없는 글은 '터닝포인트'가 없어서일 가능성이 크다.

본격적인 최면 글쓰기 쳅터에는 최면성 있는 머리글의 예시가 있다. 글쓴이가 아닌 독자에게 관심을 맞춘 머리글이다. 대부분 우리의 주의를 집중시키는 문장들로 요즘은 블로그 제목이나 기사에서 볼 수 있다. 이런 머리글이나 제목은 시선을 모으기는 좋지만 내용에 진정성이 없거나 제목과 다른 본문인 경우 오히려 독자의 외면을 받게 된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마지막에 이 내용을 배치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51장에서 최면 글쓰기에 대해 5가지 공식을 알려주며 최종 정리를 한다.

  • 의도 : 당신의 마음을 통제하라 - 당신이 작성하려는 글에서 당신의 의도는 무엇인가?

  • 조사 : 당신의 마음에 정보를 제공하라 - 철저한 준비를 의미한다.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사람을 흥분하게 만드는 요소를 발견하고, 사람의 관심을 모을 자료를 수집하고, 나의 조사에 근거하여 실제로 도움이 되는 타이틀을 만드는 것이다.

  • 창조 : 당신의 마음을 자유롭게 하라 - 첫 번째 초안을 만드는 단계로 글쓰기를 멈추지 말고 즉흥적으로 글을 써보는 것이다.

  • 정정 : 당신의 마음을 예리하게 하라 - "세상에 위대한 작가는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위대한 고쳐쓰기 작가들만 존재한다." 교정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 테스트 : 당신의 마음을 훈련시켜라 - 최상의 카피를 쓰고 교정한 다음 시장에 내놓고 그 카피가 실제로 구매를 유도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책의 표지에 적혀있는 '세계적인 천재 마케터 조 비테일'이라는 수식어가 있고, '중고시장에서 10배 이상 가격으로 거래되는 책'이라는 문구를 다시 봤다. 이제는 이런 문장이 최면 글쓰기의 한 형태로 다시 보인다. 글쓰기는 일종의 자기만족일 수 있다. 그런데 글을 읽는 독자가 나 혼자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나를 위한 글쓰기 보다 '독자'를 위한 글쓰기로 전환이 필요하다.

따라서 글쓰기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보다 어느 정도 글쓰기에 자신이 있고 이제 다른 이들을 설득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 더 적합한 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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