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99% 엄마의 노력으로 완성된다 - 가정학습 이론편
장병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9월
평점 :
품절


"지난 40년 간 미국과 일본에서 교수직을 역임한 장병혜 박사가 세 아이를 키운 경험담을 통해 어떻게 자녀교육을 해야 하는지 들려준다.
아내와 사별하고 홀로 세 아이를 키우던 지금의 남편을 만나 가정을 이룬터라 그녀는 결혼하자마자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녀는 이 책에서 작은 일 하나도 양보하지 않고, 산만하기만 했던 세 아이를 사교육 한 번 시키지 않고 하버드대와 예일대를 나오게 한 과정을 에세이식으로 쉽게 풀어썼다.
그녀가 아이들을 잘 키운 비결은 단순하다. 올곧은 가정교육이 그것. 부모가 먼저 아이에게 본을 보이고,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도록 격려한 것이다"

위 글은 책 소개에서 퍼 온 글이다.

사실 이 책은 워낙 유명해서 내가 읽었는 줄 알았다.. ^^;;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몇번 봤는데 이미 읽었다고 착각하고 지내다가..
얼마전에 내용이 뭐였더라..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안나서 다시 짚어 몇 페이지를봤더니..
이런.. 너무 생소한 내용들.. 안 읽은 책이었다..

읽으면서.. 내내 장병혜 박사의 생애에 대해 감탄을 했고..
그만큼이나 내 마음은 불편했다..
거세지 않으면서 담담한 어조로 쓰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내면에 숨겨놓은 나도 모르는 속마음이 들킨 듯한 착각이 드는 거다..
왠만하면 "후회"나 "반성"은 잘 하지 않는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자꾸 나를 뒤돌아 보게 된다..

육아서에 내가 감히 레벨을 나누는 것이 송구하기는 하지만,
강영우 박사, 전혜성 박사, 장병혜 박사, 이원숙 선생님 등...
이분들의 책은.. 육아서 이전에 인생의 지침서 같다..
본인의 삶을 우선으로 하였고 아이들은 그 중 큰 비중으로 삼았으되
가르치기 보다는 몸소 보여주는 실천을 먼저 보여줬고,
그 다음.. 아이에게 맞는 절제된 사랑을 베풀었다.
본인들의 삶도 끝까지 충실했지만, 아이들도 훌륭히 키운 그 결과는...
평범한 일반 사람들이 그 혜택을 누리고 산다..
글은 담담하게 쓰여져 있지만, 인생의 순간순간 얼마나 많은 갈들과 고비가 있었을까..
이상하게 읽으면서 코 끝이 찡하다.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다 나에게는 도움이 되었지만, 그중 특히...
아빠에 대한 언급은 더 더욱 공감이 간다.
엄마를 더 좋아했던 우리 아이..
작년까지.. 아빠가 더 늦게 집에 오는 날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도..
아이가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으면 아빠를 본체만체 하는 날이 많았다...
그러다 5살이 되면서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줬다.
나와 무언가를 재미있게 하면서도 아빠가 오면..
"아빠~하고 소리지르면서 목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게임 시작!" 이랬더니..
마구 달려가서 아빠 목에 팔을 감는다..
우리 신랑 처음엔 얼떨떨 한 표정으로 "우와 우리 아들 왠일이야?" 하고 좋아했다..
아이의 집중력보다는 가족의 유대감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씩 이리 하면서..
아이와 아빠만의 시간을 하루 10분씩 가지게 했는데..
요즘은 점점 아빠와의 시간을 아이가 더 즐긴다..
"아빠~~ 놀자~~"소리를 매일 하는 거 보면..흐뭇하기도 하고..
옆방에서 부자의 웃음 소리가 들리면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아이 앞에서 말도 조금씩 더 조심하자는 다짐도 하고..
혹시 다툴일이 있으면 지금은 참고 나중에 따로 하자고도 하고.
아직은 여느 가정과 같은 수준이지만.. 언젠가 몸에 베이겠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책 겉 표지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 미국과 일본은 창의력에 목매지 않는다
- 먼저 읽고 쓰고 외는 기본기를 가르쳐라
- 부모가 아이에게 '멘터'로 서라
- 이런저런 육아의 원리원칙에 귀 기울지 마라
- 엄마 안에 내재된 힘을 믿어라

이 문구는 책 내용에 더 상세히 저자의 실례로 설명이 되어있다.
사실 다 아는 이야기다. 하지만 실천이 참으로 힘들다.
이전엔 이런저런 이야기에 휘둘리는 게 싫어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살았다.
옆집엄마를 경계하라는 말처럼 들으면 흔들리는게 자식을 둔 엄마 마음이므로..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기회있으면 관심있게 주변 사람들 말을 듣자..
단! 듣고 흔들릴 것이 아니라 나에게, 그리고 내 아이에게 그것이 맞는 방법인지
반드시 검토하고 맞지 않을 때는 접는 지혜를 가지자..
그런 지혜가 없다면 이 땅에서 아이 키우는 내내, 고민하고 갈등하며 키울거 같다..
또한 육아서를 쓴 분들의 삶 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자..
TV를 보며 쉬고 있는 내 모습도, 아이의 떼가 감당이 안되어 화를 내는 내 모습도,
괜한 사람에게 화풀이를 하는 내 모습도..
그리고 지나고 나서 후회하는 내 모습 조차도
평범한 인간이기 때문에 그 순간 최선을 다한 내 모습이다..
단지 육아서는 그래도 지칠 때.. 잠시 정신무장 차원으로 읽어두자.. 이리 생각한다.


책의 본문 중에 기억에 남는 글귀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엄마들에게 묻고 싶다. 아이를 혹여 엄마의 꿈을
이루기 위한 매게체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느냐고"

아이는 아이의 인생이 있다..
나는 나의 인생이 있다.
그리고 아이의 아빠도 그 인생이 있다.
세명의 인생이 같은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어우려져 살고 있다.
언제가 내 품을 떠날 아이의 인생을 내 인생의 틀 속에
가두어 키워서는 안될 것이라는 다짐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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