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 아이는 서울대에 못간다?
이형미 지음 / 이미지박스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가볍게 읽은 책이다. 아는 동생이 빌려줬다.
나와 같이 직장생활을 하는 그 동생은 제목에 "?"가 없는 줄 알고 안 읽으려고 했단다..
그런데 다시 보니.."?" 가 있는 거 보고 "아항"하고 사서 빌려줬다.
읽어보니 직장에서 느낀 점은 정말 공감이 간다.
그러나 저자가 아이를 키우며 느낀 부분은 우리 아이와 나이차가 나도 너무 나서 공감하기는 조금 힘들었지만 미래의 내 모습이라 생각하고 내용을 봤다.

사실.. 맞벌이 부부가 아이 키우기.. 갈수록 힘이 드는 건 맞다.
턱없이 부족한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도 문제고..
집에 있는 시간도 집안행사, 가사일, 육아, 휴식을 다 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할수없이 알뜰히 시간을 쓰는 법을 터득해야 하는데 우선순위가 제일 낮은 것 부터 줄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때에 따라 우선순위는 바뀌기 마련이고..
여러가지 스트레스로 참고 참다 보면 괜히 엄한일로 신랑이나 아이에게 화풀이를 하기도 한다.
그래도 평소에는 괜찮지만.. 아이가 아프거나 내가 아프기라도 하면...그 휴유증이 만만치 않다.
특히 나같이 야근과 철야가 많은 직업일 경우는.. 아이보다 주변 가족들에게 더 미안하기도 하다.

아이가 커가면서는..또 세세한 문제들이 생길수 있다.
낮동안 어떤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알 수 없기 땜문에 몇달이나 지난 후 사태의 심각성을 느낄 수도 있고..
친구, 선생님 등등.. 관계 유지도 많이 힘들다.
각종 정보 부분도 인터넷밖에 의존할 수없는데, 엄마들의 입소문이 사실 더 강력하고 정확한 정보임을 갈수록 실감한다..

하지만...
내가 지금 회사에서 어떤 위치에 있건, 성공을 하건 안하건 그 여부를 떠나서..나는 일이 있는게 좋다.
아이가 갈수록 엄마를 필요로 하지만, 난 일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사랑한다.
항상 저돌적으로 일하는 건 아니다. 욕심껏 일하고 있지는 않고 나도 슈퍼우먼이 될 수는 없기에...
일에서도 타협을 하고 육아도 타협을 하고 살고 있다.
아마 언젠가 나도 일을 관둘것이다.
지금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육아를 더 잘해보려고 관두지는 않을 거다.
관둔다면, 내가 직장에서 지치고 내 능력의 한계 때문에...더 이상 하기가 버거울때이다.

책에서 주로 다루는 내용 중에 학교생활이 나오는데 그 부분은 아이가 어리니 생략을 하고..
직장 생활 꽤 오래 한지라.. 아이에게 적용할 만한 몇가지가 비로소 느껴진다..

- 열정
요즘 뼈져리게 느낀다. 주변에 뛰어난 학력의 소유자들..
왠만한 육아서 한권 내도 될만한 학력의 소유자들과 함께 일해 보면서...
단지 "지적수준"만 뛰어난 것이 사회생활에 약간의 도움은 될 수 있으나...
그 정도는 별것 아닌 혜택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것보다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훨씬 의욕적이고 활기차게 생활을 하고 있고,
결국 "지적수준"만 높은 사람들의 리더가 될 수있음을 갈수록 지켜보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 아이가 지식만을 흡수하는 사람으로 키워서는 안되겠다라고 결심했다.

- 주체적 사고
회의를 해 보면.. 의견을 펴는 사람만 편다.
의견을 펴는 사람들의 유형도 나뉜다.
올바른 판단으로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사람,
무조건 남을 비판하는 사람,
지금 무슨 이야기 하는 지 감도 못잡으면서 엉뚱한 소리를 하는 사람..
그나마 이렇게 의견을 내면 다행이지...대부분은 말이 없다.
말이 없는 이유는 정말 생각이 없어서가 대부분이고 또 일부는 말해도 안먹혀라는 생각으로 입을 닫고 있다.
참으로 답답한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고 상위권 대학 출신자들..아니 유학파들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여자들은 논리적으로 타당한 의견을 내는 경우가 많은데..그도 그럴것이..
훨씬 작은 수의 여자들이 입사를 통과했고 10년, 15년 이상 직장생활을 하는 여자들이 보통내기 들인가..
보고 있자면 우리 아이 그냥 입에 밥 떠다 넣어가며 키웠다가는
좋은 대학은 갈 지언정.. 사회생활을 할 때 "생각"을 할 줄 모르는 아이로 클까봐 우려가 된다..
그래서 아기때 부터 실천한 것이 자신의 의견 말하기..
처음엔 선택을 하는 것부터 해서 지금은 가급적 의견을 말하게 했고..
그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주려고 했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표현은 서툴수 있지만, 그런 부분이야 말로 자라면서 고쳐지는 부분이라고 여겨지고..
지금은 논리적이고 타당한 의견을 낼 수 있게 그리 발언권을 많이 줬나 보다...
저질 코메디가 남을 비하해서 웃기는 코메디인것 처럼, 의견을 펴는 부분도 남을 비판하고 갂아 내리면서
자신의 의견을 펴는게 아니라 남의 의견을 종합해서 듣고 내 의견을 논리적으로 표현해서 설득가능하도록 하는 능력..
그런 능력을 가질수 있게 하는 것이 참 중요한거 같다.

- 인품과 사회성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인품과 사회성이다.
일만 잘 하는 사람도 참으로 많다.
앞에서와 뒤에서 하는 말이 틀린 사람도 많다..
보이는 부분만 신경 쓰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한계가 있다.
본인만 모르지 주변 사람들은 다 안다.
이전 직장생활 시작할 때 여자들은 남자들의 생활태도를 밴치마킹했다.
지금은 반대로 남자들이 여자들의 생활태도를 배운다.
그중 첫번째가 여자들 특유의 감정 네트워크...
역시 시대는 바뀌나 보다..
그리고 또 한가지가.. 윤리다.
서구화 되어 가는 증거 같기도 한데.. 실력있는 사람들에서의 차별화 전력은
결국 윤리더라..


- 여자들의 사회생활
내가 직장을 다녀서 우리 아이가 잃은게 꽤 많다.
하지만 어쩔수없는 부분이라 아예 생각도 안한다.
오히려 득이 된 부분만 생각하려 하지...
엄마가 직장을 다니고 아빠가 가사일을 도와주고..
우리 아이에겐 익숙하게 봐온 일이다.
지금도 알파걸이라는 신종어가 또 나오고 있다.
아마 우리 아이가 사회생활 할때는 극단적으로 말해 모계중심이 될지도 모른다..
어려서부터 일하는 엄마를 둔 우리 아이가.. 학교생활, 사회생활을 하게 될때..
함께 일하고 공부하는 여자동료들에 대해 순수하게 접하게 되지 않을까..
솔직히 말해..아직도 직장생활 하는 여자들은 남자들 보다 업무적인 면에서 몇배의 노력을 하고 하고
남자들 중.. 그런 노력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
바로 자신의 한계점인 것을 스스로는 모른다.

말고도 끄집어 내자면.. 더 있다.
하지만, 어릴때 멋을 내고 있으면 어른들이 "고맘때는 화장안해도 이뻐" 라고 했던 말씀이 이해가 안갔고..
시험공부때문에 잠 못잘 때 "그래도 그때가 좋았어"라는 말의 의미를 몰랐던 것 처럼...
내 아이도 자라면서 스스로 느껴야 할 것이다.

"엄마가 알아서 다 해주다 보니 아이가 회사가서 파워포인트도 엄마가 만들어 준다더라"
언젠가 들은 농담이다.. 참으로 재미있게 들은 농담인데.. 살짝 우려가 되는 현실이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직장다니는 엄마들...
왠지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나는 솔직히 딱 1번.. 우리 아이에게 미안한 적이 있다.
말고는 회사오면 아이 생각이 전혀 안난다.. 너무 냉정한 지 몰라도 암튼 그렇다..
그 한번은.. 처음 어린이 집 가서 힘든데..
내가 너무 바빠 몇달간 아이 얼굴조차 못봐서...
아이를 두배로 힘들게 했던 일..
시간이 지나니까 그 조차도 미안하다기 보다는 어쩔수없었다라고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미안해 하지 않을 예정이다..
미안해 하는 엄마보다 당당한 엄마를 나중에 더 자랑스러워 할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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