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 뉴노멀 - Re:think;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영업팀, 리더 그리고 문화
장효상.민승기 지음 / 플랜비디자인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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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경영책은 뉴노멀이라는 단어가 호기심을 끌어 서평을 신청한 것이다. 그간 '변화'에 대한 책도 제법 접해서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 궁금했다. 다 읽고 나니 그 해답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영업팀, 리더 그리고 문화, Re think. '라고 적힌 표지에 있었다. 뉴노멀은 '이전에는 비정상적으로 보였던 현상과 표준이 점차 아주 흔한 표준이 되어가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비대면 기반의 일하는 방식 변화가 대표적일 것이다.

저자는 Learning Crew의 장효상, 민승기 공동대표로, 개인 및 조직 역량과 글로벌 영업조직의 성과 향상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어쩌면 코로나시대에 맞춰 변화하라는 비슷비슷한 내용의 책이 될 가능성이 다분히 있었을 법 하나, 그들의 경험과 전문성을 본문에 잘 녹아내린 경영책이라 흥미롭게 읽었다. 현재 핫 키워드들도 잘 버무려져 있어 트랜드도 잘 반영되어 있었고 책의 앞부분에 QR코드로 동영상 예시를 찾아 볼 수 있게 한 것도 좋은 시도였다. 책 읽으며 흐름이 깨지지 않을까 했으나 오히려 몰입에 더 도움을 줬다. 대게 책에서 어떤 다른 자료(책, 동영상)를 인용하면 다 읽고 나서 찾아보곤 하는데 검색하는 것도 상당히 귀찮기도 한터라 그런 면에서 편해서 좋았다.

코로나 19의 변화는 이제 생활에 깊숙히 침투해서 우리가 더 잘 알고 있다. 인텔 CEO 앤드류 그로브 회장이 사용한 '전략적 변곡점'이라는 멋있는 단어가 아니어도, '먹고 살기 위해', '더불어 살기 위해' 우리 모두가 궁리를 하고 있다. 코로나 19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으로 이슈를 몰고와 엄청난 부를 획득한 사람이나 기업을 보며, 우리들은 '변화와 혁신'은 바로 이런것이다라며 이들을 배우자고 소리 높인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아니어도 이전부터 새로운 아이디어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 잡은 혁신의 아이콘들은 계속 있었다.

나는 오히려 '결코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집단'이 드디어 변화에 동참하는 이 분위기가 신기하다. 그것이야 말로 코로나 19로 인한 진짜 변화같다.

예를 들어 '배달음식이 늘었다'가 갑작스래 닥친 큰 변화라면, 가게 앞 줄을 길게 서거나 몇 달 전 예약을 해도 이미 마감을 해 버린 유명 식당들, 즉 고객이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기꺼이 이용했던 식당들이 드디어 '배달의 민족'에 등장한 이 사실이 변화의 깊이에 대한 측도같다. 코로나19가 변화를 가속화 했다고 하나 저런 유명 식당, 레스토랑들은 끝까지 자기네 방식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것이 '전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는, 내가 겪은 변화다. 대형 IT 프로젝트에서는 비대면 방식으로 일을 했다가는 '소통'과 '관리'의 부재로 제대로 된 진도를 나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나 뿐 아니라 지금까지 이렇게 일해 본 적이 없을 뿐더러, 워낙 긴급하게 돌아가는 일도 많아 대면으로 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다 프로젝트 내 처음 확진자가 나와 그 층에 있는 분들이 모두 자가격리 들어갔는데 그 층에는 특정업무의 개발자들이 있던 사무실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이슈가 많고 진도가 느린 업무영역이라 재택까지 하게 되면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그런데 몇 일 후, 개발자들의 피드백은 '업무에 집중할 수가 있어 생산성이 더 오른다' 였다. 물론 불편한 점은 있었지만, 사무실에서 불필요한 미팅과 업무협의를 걷어내니 일단 개발에 몰입할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회의는 점차 줌으로 하게 되었는데, 가장 큰 미팅이 PM부터 리더들이 모두 참석하는 주간보고 였다. 대형 프로젝트에 걸맞게 주간보고 규모가 커서 상당히 오래 걸리는 회의 였으나 줌으로 하다 보니 하고 싶은 말의 30%는 빼고 진짜 필요한 안건 중심으로 회의가 진행되었다. 프로젝트가 진행됨에 따라 점차 헤비해져가는 주간보고가 적정 수준에서 진행이 된 셈이다.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보니 어차피 줌으로 미팅을 한다. 이제는 줌 미팅이 자연스럽다.

화상회의는 이미 오래전 부터 있던 개념이었고 장비들도 구축되어 있었으나, 이제서야 친숙하고 빈번하게 사용하게 되었다. 코로나 19 아니었다면, 일부 부서에서만 사용했을 재택과 줌미팅이 지금은 일상으로 깊이 들어왔다.

이렇게 기존의 방식에 익숙하고 굳이 바꿀 이유가 없었던 작은 문화가 상당히 디테일한 부분까지 다 바뀌고 있다.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세일즈 업종은 어쩌면 고심이 더 클 수 있겠다. '사람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해 '업무 자체'를 하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어떻게'변해야 하는지는 큰 숙제일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 시국이 끝나기를 웅크리고 기다리는 사람도 있을 테고, 누군가는 고객들의 정보를 데이터화 하고 이를 영업에 적용하기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들에게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역량, 데이터관리/활용 역량, 데이터 분석 역량, 콘텐츠 제작/활용 역량, 변화관리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런데 문제는 국내 기업의 72%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조직 내 최우선 과제인 반면, 직원 중 3%만 디지털 민첩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저 5가지 역량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는 개개인에게만 맡기는 것은 부당해 보인다. 즉, 조직에서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새로운 감각을 보유한 신규직원을 채용하지 않는 이상 기존 세일즈 조직과 인력의 변화가 필요할 텐데 그저 '변해라!' 한다고 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가 언급한 대로, 규모가 클 수록 영업조직의 기존 방식인 통제와 관리, 그리고 성과관리를 위해 수치화 하기 좋은 지표, 권위주의 리더십부터 하나씩 깨도록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그 방안으로 다음과 같은 기업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제언한다.

IT의 개발방법론인 Waterfall 방식과 유사한 지금까지의 전략실행 프로세스에서 벗어나서 영업이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Matrix체제로 조직을 변경하고 애자일 경영을 해 보라고 한다.

애자일 방법은 IT에서 시작했고 20여년이 다 되어가지만 사실은 아직도 토착화되지 않았다. 지금도 개발을 할때 애자일 방법을 적용해보자는 움직임이 활발한 상황이다. 개발을 할 때 운영팀도 참여하여 빠른 출시를 하는 방법인 DevOps도 IT영역에서는 자주 사용되고 있다. 실제 애자일방법론이나 DevOps가 현장에서 잘 이용되고 있느냐라고 물어보면 아직도 '시작'단계로 보인다. 사실, 이런 것들은 방법이라기 보다 일하는 문화, 개개인의 일하는 태도의 변화가 우선이다 보니 '바뀌어야 할 것'이 많다. 게다가 전문적이고 경험많은 '애자일 코치'가 그렇게 흔하지 않다.

그래도 일하는 문화부터 바꾸는 애자일 방법은 갈수록 더 인기를 얻다보니, 애자일 경영이라는 개념까지 등장했나 보다.

개인적으로는 세일즈 리더부터 애자일 경영을 하라고 말하는 저자의 의견에 찬성한다.

수평적 문화가 전제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리더의 변화가 그 무엇보다 중요 하기 때문이다.

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 하지만 일년 사이 이미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일년 전만 해도 그저 '바꾸어야 할 것이다'라면 지금은 여기저기 변화의 모습을 벤치마킹하며 자신의 위치에서 '어떤 변화와 혁신'을 가져 가야 할지 감을 잡은 사람들, 조직들이 늘었다.

변화에 대한 이론도 난무하는 요즘, 세일즈 부서나 업종에 촛점을 맞추어 쓴 경영책이기 때문에 이 업종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듯 하다. 그동안 딱히 경영책을 골라 읽은 적은 없다. 그러나 이번 책을 통해 하나의 업종을 기준으로 다각도로 볼 수 있어 좋았다. 향후에도 경영책들을 좀 더 찾아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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