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기를 거쳐서 인류의 사고가 드디어 반복설에 힘입어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게 된 덕분인지 ch3에서 케플러와 뉴튼에 대해 짧게나마 쓴 그들의 행보는 재미있었다. 학창시절 케플러의 법칙, 뉴턴의 법칙을 배우긴 했으나 이 법칙이 왜 나왔는지, 이를 발견한 과학자들의 생애는 배울 수 없었다.
더욱이 케플러와 뉴턴의 연결고리라니..
케플러 법칙은 튀코브라헤가 모아온 관측 결과에 그 바탕을 두고 있는 경험 법칙이다. 뉴턴의 중력법칙은 간단한 수학적 공식으로 설명가능한 이론법칙이다. 뉴턴의 천재성은 말해 입아프겠지만 뉴턴의 법칙이 케플러의 법칙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으니 사람은 죽어도 지성은 수명을 연장해 가는 거 같다.
* 그런데.. 뉴턴은 알수록 신기한 인물이다. 점성술 책을 읽다가 삼각법이 나와, 삼각법 책을 읽고, 이해가 안가서 기하학 책을 읽고 그러다가 발명한 것이 미적분인데 이 때가 20대 초반. 그리고 뉴턴은 나이가 들어서도 지력이 떨어지지 않고 쉬지를 않고 뇌를 사용한 대표적 인물로, 수학의 미해결 과제인 최속강하선 문제를 변분법이라는 새로운 발명으로 문제를 해결한 후 익명으로 답을 보냈다. 이를 베르누이가 답을 보고 "발톱자국을 보아하니 사자가 한 일이라.'"라고 했다고 한다. 이때가 55세...
고등학교 시절, 이과를 선택한 경우 중에서도 고1말에 과학과목을 선택할 때 물리를 선택하는 학생은 극히 드물었다. 여학생은 더 그 숫자가 작아서 내가 다닌 학교에서는12개 반 중 단 한개 반만이 '물리+화학'을 선택했고 나머지 반은 생물, 화학, 지구과학이 적절하게 조합되어 있었다.
나야 수학을 좋아했으니 물리에 대한 거부감도 없었고 무엇보다 귀찮게 외울게 없어서 외려 좋아하는 과목이기도 했다. 개념만 이해하면 되니 이보다 더 편한게 어디 있겠는가, 반면 대다수 친구들이 물리를 어려워 해서 애시당초 포기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재미있게도 '물리+화학'을 선택으로 한 반은 이과반 성적우수자가 다 몰려 전교등수=반등수인 일종의 특수반이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물리를 선택한 아이들 특징이 수학을 잘했고 여학생 중 수학을 잘하는 경우 다른 과목도 잘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
코스모스를 읽으면서, 학창시절에 물리공식 하나 알려주는 것보다 과학자들이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환경과 계기로 저런 이론을 탄생시켰는지 알려줬다면 수학과 물리를 지긋지긋해 하던 내 친구들도 호기심을 가지고 물리에 대해 흥미를 가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재미를 느낄 틈도 없이 '물리는 어렵다'로 인식되어 공부할 즐거움을 애시당초 놓친 친구들도 많았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처음 코스모스를 펼쳤을 때는, 이 두꺼운 책 전체가 우주에 대한 이야기 겠지 했는데,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는 책 속에 등장하는 지식과 정보보다 '세상에 보이는 이 모든 것'의 근원에 대한 질문을 나도 함께 하게 된다.
ps
션은 코스모스를 과학책이 아닌 인문학책이라고 나에게 소개 했는데, 읽어보니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다. 최근 션은 천체물리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션이 가장 흥미로와 하는 부분은 우주에 신기하면서 말도 안되는 현상들이 많은데 (예로 중성자가 찌끄러지는) 그걸 증명하는 건 중학교 수준의 수학이면 된다는 거다.
그러면서 천체에 대해 점점 흥미가 생겼다고 해서 이제 그만 새로운것에 대해 흥미를 가지라고 하니, 내용을 설명해 주는데 그 정체는 물리였다. 역시 철학, 수학, 물리는 모든 학문의 뿌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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