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도 단행본들이 꽤 된다..
새로 들인 전집.. 도서관에서 빌린책들..
그리고 간간히 사는 단행본들 때문에 본의아니게 찬밥이 된 애들..
이중..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뽑아다 아이들 읽어 줬다.
아무래도 성현이에게만 읽어 줄 때보다..
여러 아이들 앞에 놓고 읽는것이 더 흥이 나고 더 오버 한다..

정말 오랫만에 다시 읽어본 단행본들..
(다들.. 1,2년은 전에 산 책들)
다시봐도 이보다 더 명품은 없다.. ^^

* 돼지책

말해 무엇하랴..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열광하는 책인 것을..
앤서니 브라운 책은 읽을 수록 그 맛이 또 베어 나오는 거 같습니다.

이 책이 만들어 진지..상당히 오래 되었지만..
2000년도가 넘어서 우리나라에 수입된 이유가..
마지막 페이지 때문이라고 합니다.
엄마가 자동차를 수리하는 장면..
남자들만의 전유물이었던 자동차를 감히 여자가 수리를 한다는 이유라는 거지요..

어찌되었건 이 책의 내용도 우리나라 수입시기와 동떨어 지지 않습니다.
책의 내용은 말할 필요도 없이 너무다 유명해서 생략하고..

책을 보다 신랑에게 참 고맙게 느껴졌어요.
맞벌이를 하는데 가사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줘서요..

이 책을 읽으며 돼지 찾기 놀이도 재미있습니다.



* 구름공항

데이비드 위스너도 제가 너무나 좋아 하는 작가 입니다.
아니 저보다 우리 성현이가 더 좋아하지요..
국내에서는 몇 작품 안되는데 모두 다 주옥 같습니다.
구름공항 말고도 이상한 화요일, 북쪽으로 가는 기차도 명작중에 명작이고...
아기돼지 세마리와 1999년 9월 29일, 허리케인도 주문했지요..

글자없는 그림책이지만 이 책 한 번 제대로 읽고 나면 목이 아픔니다.
매번 읽을 때마다 스토리는 조금씩 바뀌게 되고
더 상상력을 발휘하게 하지요..

이 책을 읽다 보면.. 영화관에 온 것만 같습니다.
넓은 하늘을 나는 상상도 해 보고..
나 같으면 어떤 구름을 만들까 생각도 해 보구요..

마지막 페이지에 가서는 하늘이 바다가 된 것만 같습니다.



* 고릴라

1983년 작품이라니..
앤서니 브라운 작품을 보면..
오래토록 그림체나 유형이 변치 않는 것이 참 대단해 보입니다.
고집스럽게 원숭이나 고릴라를 등장시키는 것도 그렇고..
항상 등장하는 붉은 꽃 패턴도 그렇고..
어쩌면 이렇게 오랜 세월 변치 않는지...

책에는 엄마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아이와 눈을 마주하지 않는 아빠만 존재 합니다.
왜 엄마가 없을 까요?
아빠의 존재에 대해 의미를 확실히 부여하고자 하는 의도일까요?
이 아빠는 아이는 관심도 없어 보입니다.
아이도.. 뒷모습만 보입니다.
책읽는 독자도.. 아이와 같은 방향을 보게 됨으로서 아이입장에서의
아빠를 계속 쳐다보게 되는 거지요..
참으로 놀라운 구성입니다..

그리고 밤사이 커져버린 고릴라..

아마 아이가 바라는 아빠의 모습이 바로 커져버린 이 고릴라가 아닐까 싶어요.
고릴라가 아빠 옷을 입어봤을 때.. 아빠와 사이즈가 같은 걸 봐도..
모습만 고릴라인.. 아빠의 모습을 아이가 쫒는 것만 같습니다.

꿈같은 고릴라와의 데이트를 마치고 아침이 되었을 때..
무언가 바뀌어 있습니다.
뒷주머니에 바나나를 끼우고 아이와 같은 옷을 입고 환한 표정을 가진 아빠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은 참 작은 컷으로 그렸지만 행복이 넘쳐나 보이네요..



* 깊은밤 부엌에서

모리스 샌닥작품입니다.
전 세계 수십년간 베스트 셀러..
다시 봐도 참 재미있어요.
여기 등장하는 미키는 모리스 샌닥 자신의 모습과 참 닮았다고 합니다.
작가들이 그림책 곳곳에 숨겨둔 장치를 알게 되면..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과 같은 생각이 들어요..

꽤 오래전 이 책을 알고나서..
비디오를 사서 아이에게 보여 줬습니다.
당연히 비디오도 대박이었죠...
음악과 약간의 챈트가 참으로 흥겨웠거든요..

빵굽는 세 쌍둥이 같은 아저씨도 그렇고
미키도 그렇고..
이책에는 3등신만 등장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너무 귀여워요..

영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약간 어색한 면도 있지만..
그림책을 즐기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어요.

현실세계에서 환상의 세계로 넘어가는 순간과
다시 돌아오고 나서를 보면..
현실세계를 더 작게 여백을 두고 그리고 있답니다.
특히 환상의 세계로 넘어갈때 선을 분할한 페이지는
동일 페이지에서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해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상상의 세계에 빠져들게 되지요...



* 숲속으로

이런.. 이책을 산지가 언제인데..
그리고 이책을 몇번을 읽었는데..
왜 그런 생각을 못했을 까요?

앤서니 브라운에게 당한 느낌입니다..
저말고는 다들 알고 있지 않았을 까요?

주인공이 숲속을 지나 갈 때.. 숲속만 흑백의 세상입니다.
그리고 만나는 인물들이....
재크 (재크와 콩나무),
금발머리 (곰세마리),
헨젤과 그레텔,
빨간모자..
였네요.. 아니 이걸 왜 몰랐을 까요?

그리고 다시 보니.. 각 인물들이 등장할 때마다 배경에도 곳곳이 장치가 숨어져 있습니다..
이런.. 그동안 책을 겉만 훑었나 봅니다.
책의 재미를 반만 느낀거지요..

앤서니 브라운의 특유의 익살이 당연히 있었을 텐데..
다시 책을 처음부터 찬찬히 보려고 합니다.
볼 때 마다 새로운 것들을 발견 할 것 같습니다.



* 눈사람 아저씨

이제 다시 보니.. 작은 사람, 석가시대 소년 우가도 레이먼드 브릭스 작품이었네요..
한 권, 한 권.. 좋은 작품을 접하다 보니..
작가들이 계속 연결이 됩니다.

눈사람 아저씨는 프뢰벨 테마동화 전집에도 묶여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선 글이 있지요..

이 눈사람 아저씨는 글이 없습니다.
하지만, 글이 없는 눈사람 아저씨가 훨씬.. 좋습니다.
그림이 없어도 그 뜻이 전달되어야 좋은 그림책이라고 하지요?
이미 만화식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림들이 컷컷 나누어져 있는데..
충분히 내용도 파악할 수 있고, 그림에 빠져들 수 있는데..
테마동화에서는 글이 왜 있는지 싶어요.. (내용도 많이 편집했습니다)

우리 아이는 이미 오래전 이 책을 샀음에도 불구하고...
있는 지 몰랐나 봅니다. 테마동화의 눈사람만 계속 봤기 때문이지요..
다시 꺼내어 읽어 주니.. 이 책을 더 좋아 합니다.
프뢰벨 눈사람은 심지어 가짜라고 까지 하네요

제가 읽어도 그래요.. 눈사람도 되었다가, 아이도 되었다가..
어떤 대화를 나눌까를 상상해 가며 같이 읽다 보니..
다시 이 책에 빠져 듭니다.

참으로 오랜 시간 사랑을 받은 이유가 있네요..



* 피터의 의자

에즈라 잭 키츠의 대표작이지요..
에즈라 작품은 사실 하나 같이 다 마음에 듭니다.
그 작품들 중 하나만 꼽으라고 해도 도저히 고를수가 없습니다..

표현은 단순하지만.. 참으로 절제된 감정 표현으로 다 읽고 나서도 또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리고 제일 마음에 드는 건..
다양한 표현 기법..
콜라주, 마블링, 데칼코마니 등..

얼마전 읽었던 제니의 모자가 데칼코마니, 콜라주를 대표적으로 썼었고..
꿈꾸는 아이가 마블링을 기가막히게 썼지요..
눈오는 날의 뚜렷한 색 대비도 기억에 오래토록 남습니다.

주인공의 감정 변화에 맞춰서 에즈라 잭 키츠는.. 배경 색을 표현합니다.
그래서 더 확실하게 그 감정에 빠져 들수 있는 거 같아요.

피터의 의자에서는 핑크와 하늘색이 많이 등장합니다.
여동생때문 이겠지만, 화려한 색상도 눈을 즐겁게 하네요...

피터 스스로가 더 이상 아기가 아님을 알게 되고..
다시 가족의 일원이 되어 가는 모습은 참으로 흐뭇합니다.
피터와 같이 제 아이가 커가네요.



* 괴물들이 사는 나라

1964년 칼텟콧 수상작이라니..
창작동화에도 명작이 등장하는 순간이지 싶네요..

깊은 밤 부엌에서와 함께 모리스 샌닥의 대표작입니다.
이 책에는 맥스가 등장합니다.
처음 이 책이 나왔을 때..
"그러면 엄마를 잡아먹어 버릴꺼야" 라는 말이 상당히 이슈가 되었다고 합니다.
밝고 명랑해야 할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에서 상상도 못한 말을 하니까요..
그래도 이렇게 오래 사랑을 받아 온 이유는 당연히 있겠지요..

이 책도 마찬가지로 현실세계를 표현할 때는 여백이 많습니다.
책 보다 작게 그림을 그리지요..
그리고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 갔을 때는 여백은 없습니다..
전 페이지에 다 그림이 그려져 있어요..
보다 보면.. 여기가 현실같이 느껴집니다..

아무리 현실 세계가 권태로운 사람들이라도 한번 일탈을 하게 되면..
다시 순순히 현실로 돌아옵니다.
물론 맥스의 경우는 엄마의 사랑이 그 매개체가 되겠지요..

마지막 페이지는 그림이 없습니다.
따뜻한 저녁밥이 기다리고 있다고만 적혀 있습니다.
가족들이 단란하게 식사하는 장면보다..
그림 없는 이 페이지가 더 흡인력이 있습니다.
우리도 현실로 돌아오게 하니까요..

참, 이책에는 사람의 발은 딱 하나 등장합니다.
맥스의 발 조차 옷으로 가려져서 사람의 발이 아니에요..
괴물들 중 하나의 발만 사람입니다..
모리스 샌닥의 익살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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