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빌린 책들은 1권빼고 모두 우리나라 작가 작품이다.
그 1권도 대만 책이므로 다 동양에서 그린 책들..
우리 나라에 이렇게 훌륭한 작가들이 많았는지..
그리고 새로운 시각으로 본 이야기가 많았는지 몰랐다.
같은 동양이지만 일본 작가들 작품은.. 잔잔하면서 가벼운 내용이 많은데
우리나라 책들은.. 보면볼수록 깊은 맛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성현이 반응도 남다른거 같다.. 모든 책을 다 재미있어하고 좋아한다..

* 꼬꼬댁 꼬꼬는 무서워!

다 읽고 나서 성현이는 도깨비가 불쌍하답니다..
심심한 도깨비가 참 많이 외로와 보였나 봐요..
나쁜 일을 하려는 것도 아니고 외로와서 사람들에게 다가 갔지만 사람들은 무서워만 합니다.
함께 놀 친구가 없어서 그 다음 도깨비가 한 행동은 가축들을 못살게 굴지요..
그러다 닭을 무서워 하는 모습을 보고 동네 사람들은.. 닭을 모조리 모아서 도깨비를 몰아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도깨비 혼자 있는 모습이 보이네요..

왠지 전.. 이 순진하고 멍~해 보이는 도깨비는 우리의 소외된 사람들로 보입니다.
순박하기 그지 없고.. 상투를 튼 사람들이 도깨비 인 줄 착각하는 모습은
마음을 먼저 열어 보려는 그 소외된 사람들의 시도로 여겨집니다..
그러다 외면 당했을 때의 행동.. 아마도 잘못인 줄도 모르고 가축들을 그리 다루었겠지요..
일단 외롭지 않으니까. 그리고 재미있으니까..

그런 도깨비에게 닭들로 응징하는 사람들은 좀 냉정합니다..그래서 마지막 장면은 약간 슬퍼도 보이네요..
아마 성현이가 도깨비의 그런 마음을..성현이가 알아차렸나 봅니다.
이 도깨비가 외로우니까 우린 잘해 주자..라고 했더니..
"그러고 싶은데.. 이땐 옛날 같은데.. 이미 죽었을 꺼야.."
녀석 cool 하긴..
 

* 일등만 하는 원숭이

멋집니다!. 완전 지금 우리 사회를 바로 풍자합니다.
그림체가 세련되지 않고 너무나 정확하게 풍자하기는 하지만, 아이와 함께 읽어볼 가치가 분명히 있습니다.
아기 원숭이가 태어나면서 이름정하기 부터 엄마와 아빠는 옥신각신입니다.
똑똑힘쎈으로 할지 힘쎈똑똑으로 할지.. 사실 이 이름 앞에서 부터도 더 많은 논의가 되었지만..
결론은 엄마 의견으로 똑똑힘쎈으로 낙찰..
똑똑힘쎈이는 그 영리함으로 계속 인정을 받고 큽니다. 항상 1등만 하지요..
엄마도 똑똑힘쎈이가 1등을 했는지 안했는지만 관심이 큽니다.
그러다 가위바위보 대회.. 이 대회는 개인의 자질, 노력은 상관이 없지요..운만 따릅니다.
결론은 1등만 똑똑힘쎈이는 꼴지.. 꼴지는 1등이 됩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이 두명 모두에게 박수를 치라고 합니다.
1등은 잘했다고, 꼴지는 더 잘하라고..
그러면서 아이들은 "맞아 꼴지도 뒤에서는 1등이야.."라고 말합니다.
마지막 엄마는.. 등수보다 밝게 뛰어 노는 똑똑힘쎈이를 보고 깨답습니다..
등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이 사회에서의 아빠의 위상, 사람들의 가치관, 같이 노력했을 때 1등의 정의, 성적보다 더 중요한 것..등등..이 책에서는 모두 다룹니다.
사실 아이보다 부모가 먼저 읽어야 할 책일거 같습니다.
성현이도 참 재미있게 읽고 나서 똑똑힘쎈이가 귀엽답니다.
괜히 가위바위보 놀이도 한번 해봤답니다.
 

* 싸개싸개 오줌싸개

옛날.. 오줌을 쌌을 때.. 키를 머리에 쓰고 동네 한바퀴 소금을 얻어왔던 그 이야기 입니다.
거칠지만 익살스런 그림과 구수한 이야기들이 참으로 정겹습니다.
오줌 좀 쌌다고 바지까지 발가 벗겨서 소금을 얻어오라고 한 엄마가 영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만,
맨뒷장의 설명이 그래도 이해를 도와 줍니다.
(엄마는 이러고 있을 때 성현인 마냥 재미엤게 봅니다.. ^^)
"키"가 뭔지 이야기도 해 보고.. 왜 "소금"을 얻어 왔는지도 이야기 해 보고..
이런저런 이야기 할 거리가 참 많은 책이네요.
표지에 있는 말 처럼..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가 딱 맞는 표현입니다.
비록 오줌을 쌌지만.. 그리고 놀림을 당하긴 하지만..
그런 웃음들이 "비웃음" 이 아니라 온통 같은 가족들같은 느낌입니다.
우리집 막내둥이가 오줌을 싸서.. 그걸 그냥 귀엽다고 놀리는 그런 가족말이지요..
아마 외국사람들은.. 이렇게 놀림감으로 아이를 돌리는 걸 이해 못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네 민족은 다 한 가족이라는 생각에 가능했을거 같아요...
 

* 왕치와 소새와 개미

표지를 보고.. 먼저.. 누가 왕치이고 누가 소새이고 누가 개미인지 성현이에게 물어 봤습니다.
왕치와 소새는 저도 낯설은 이름이거든요..
역시 성현이 좀 고민을 합니다. 약간 힌트를 줬지요.. 새처럼 생긴게 소새일 것이고..
여치처럼 생긴게 왕치일 꺼라구.. 그랬더니 맞추네요..
책을 펼치며.. 성현이가 말한 이름이 다 맞다는 걸 확인하고 읽어 줬습니다.
바로 책에 흥미를 가지네요.. ^^
이 이야기는 많이들 알고 있습니다.
주는 교훈도 명확하구요..

전 그림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네요.
거칠은 그림체지만. 상당히 섬세하고.. 중간중간 나오는 사람도 우리나라 전통 복식이나 관습에 충실합니다.
이 등장인물들이 고민하는 페이지에서는.. 칼라라 아니라 흑백으로 바뀌어
그 심란함을 더 가중시켜 보여주고 있구요..
특히 왕치가 잔치음식 찾으로 나섰을 때.. 자세히 보면 소새와 개미가 잔치음식 얻어 왔던 곳을 차례차례 가되..
보는 시선은 틀립니다. 그래서 전혀 다른 공간으로 여겨지지요..
아주 훌륭합니다.
등장인물의 과장된 표정도 자연스럽구요.
이 책 역시 아주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 낮에 나온 반달

너무~~~~ 멋집니다..
이런 책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울 정도 입니다.
윤석중님 시의 "낮에 나온 반달"을 그림책으로 구성하였는데...
그림도 훌륭하고.. 다시 읽는 그 시도 참으로 가슴이 아립니다.
이산가족의 아픔을 노래했다는 낮에 나온 반달...
처음부터 찬찬히 우리에게 알려진 노래로 성현이에게 읽어 줬는데...너무 좋아 합니다.
반달.. 반쪽짜리 우리 민족을 뜻하겠지요..
해님의 쪽박... 신짝, 면빗.. 민족의 작은 소망일 것입니다.
그리고 할머니, 아이, 누나...헤어진 우리 가족이 되겠지요.

너무나 상징적 의미가 큰 시인데다...그림까지 더 상징적으로 그렸습니다.
옆드려 있는 아이는 눈을 감고 있습니다. 그리고 옆면만 보입니다. 반쪽이지요..
할머니, 아이, 누나가 올때마다 잠에서 깨어 역동적으로 움직입니다.
특히 아이가 올때는 가면을 쓰고 있다가 흘려 보냅니다.
마지막 장면은.. 지금껏 오른쪽으로 누워 있었는데..
이번엔 왼쪽으로 누워 있으며 눈을 반짝 뜨고 있습니다.
아마 깨어나 다시 만날 날을 염원하는 듯.. 눈을 뜨고 있네요.

우리시그림책4편이라고 되어 있는데..
다른 책도 상당히 궁금합니다.
창작과 비평사에서 나온 책 답습니다.
 


* 백화점 왕이 된 벽돌 소년

기독교 전파를 위해 노력하시는 분이 아이들 그림책으로 만들었나봅니다.
하지만 굳이 기독교가 아니라 하더라도 읽어야 할 책일거 같습니다.

백화점의 창시자, 워너메이커 이야기 입니다.
어린 시절 워너메이커가 어떻게 자라왔고 신앙을 섬겼는지 이야기 합니다.
워너메이커는 평생 하나님을 섬기고 그 가르침대로 살려고 노력을 했나 봅니다.
본인의 사리사욕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을 섬기다 보니 성공도 하게 되었다는 스토리 전개 인데..

이는.. 모든이가 가슴에 새겨 두어야 할 이야기 같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떠나.. 워너메이커는.. 남을 위해 봉사하고 남을 먼저 생각하고..자신의 것을 아껴 나눠주고 살았습니다.
성경책이 너무 갖고 싶어 1년 반동안 열심히 일했고...매사에 감사할 줄 알았지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참으로 본보기가 될 정도의 그런 삶을 살았습니다.
요즘.. 성현이 키우며 남을 위해 사는 사람에 대해 저도 다시 생각하고 있습니다.
성현이에게 훌륭한 사람은.. 돈을 잘벌고 명성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남을 위해 봉사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데..
바로 그런 삶을 산 사람을 이렇게 아이들 책에서 만날수 있다니 참으로 기쁩니다.

남을 위한 삶... 그리고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이 2가지가 다 포함된 책이네요..
 


* 참새

전 이책이 자연관찰 책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읽어 보니 너무 슬픈 책이네요..
자기네 집 참새 둥지에서 알을 가져가는 동네 아이들이 부러워
오누이도 알을 꺼내려 시도 해 봅니다.
그런데 꺼낸 건 알이 아니라 새끼 참새에요..
동네 아이들에게 자랑하고 싶어.. 방으로 데려 오지만.. 다음날 죽어 있습니다.
곱게 묻어 주는 오누이..이젠 참새들에게 시끄럽다는 소리는 하지도 못합니다..

전.. 엄마 참새가 내내 눈에 아립니다.
벌래를 물고 오던 엄마 참새는 새끼 참새가 잡혀 가자.. 놀래서 벌래를 떨어 뜨립니다.
방안에 데려간 새끼 참새를 어떡하든 데려 오려고.. 문밖에서 그 작은 날개를 계속 퍼덕입니다.
이런 모습이 창호지 뒤 그림자 처럼 그려지지요..
오두이가 잠든 후... 새끼참새도 엄마참새를 만나기 위해.. 버둥거리고 문앞까지 갑니다.
그리고 새끼참새에게는 너무도 넓었던 방에.. 죽어 있는 장면..
감타스럽습니다.. 그림만 봐도.. 그 느낌이 완전히 전달됩니다.

성현이와.. 이책을 읽고 나서 숙연해 졌어요.
오누이가 과연 잘 못을 한 것일까요? 그런 이야기를 잠시 나누었습니다.
호기심으로 시작해서.. 친구들에게 자랑할 마음이 컸던 오누이에게는
새끼참새와 엄마참새의 헤어짐은 눈에 보이지도 않았을 겁니다.
우리 성현이가..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나보다 남의 아픔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 악어오리 구지구지

정말 재미있고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얼마전 입양관련 동화책을 한권더 읽었지요..
그 책에서는... 입양 후.. 가족내의 사랑을 다루었는데 이책은 또 다른 시각을 알려줍니다.
오리틈에 자라 자신이 오리인 줄 아는 악어 구지구지...
어떤 오리보다 훌륭한 오리도 자랍니다.
다른 악어들이 구지구지에게 오리를 데려 오라고 하지만...
구지구지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지만..
이내 현명하게 자아를 찾습니다. 난 악어오리이고.. 자신이 있을 곳은 오리들 틈이라고..
구지구지는 시종일관 선한 표정입니다.
그리고 자아를 찾는 과정도 본인 스스로의 힘입니다.
물에 비친 자신의 표정을 보고 악어가 아니라고 합니다.
분명 악어인데.. 구지구지는 악어라는 걸 본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밝고 선한 표정을 봤습니다.
현명하고 용기있는 구지구지의 행동에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마지막 장면.. 제일 마음에 듭니다.
물구나무 서기한 구지구지의 그림자는.. 바로 오리입니다.

입양아들은.. 상상 보다도 더 힘든 자기와의 싸움을 하고 자랄 거 같습니다.
구지구지가 자신의 정체서을 찾는 과정은 스스로 한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게 잘 자라게 만든 오리들의 역할이 컸을 것입니다.

성현이와는 이 책을 읽고 입양과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도 아주 간단히 했어요.
어떤 이유에서건.. 사람이 사람을 비난하고 힐책해서는 안된다고..
사실 시시콜콜 이야기 하지 않아도.. 이미 아이들은 알고 있습니다.
 


* 모기와 황소

이억배 화백의 그림이라 왠지 반갑습니다.
다른 책보다 더 섬세하게 그려진 책입니다...
누구나 아는 모기와 황소 이야기가 더 자세하게 진행됩니다.
글 자체는 어린 아이가 읽기에 그 걸죽한 어투가 어렵게도 느껴집니다만,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정확히 알수 있습니다.
사실.. 처음 읽을 때.. 파리가 전 모기 인 줄 알았습니다.
피를 빨아 먹는다고 해서요..
이 파리는 모기와 황소를 지켜보는 우리 독자와 같네요.
중간중간 파리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볼 때의 교훈을 미리 생각하게 해 줍니다.
모기의 오만함에 대해서 말이지요..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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