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게임
제프리 아처 지음, 홍윤서 옮김 / 선녀와나무꾼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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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사기를 당한 사람들이 한푼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자신들이 사기 당한 액수만큼 사기꾼에게서 되찾는 과정을 쓴 유쾌한 작품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지금 우리 사회에 떠들썩한 000게이트와 너무도 같은 내용에 깜짝 놀랐다. 역시 동서고금을 떠나서 사기꾼들의 수법은 비슷한 모양이다.

일생 동안 부정한 방법을 돈을 모아 부자가 된 사람이 유전 개발이라는 소재로 사기를 친다. 그는 유전 개발 회사라는 유령회사를 차린다. 그리고 주식을 발행한다. 사원을 고용해 마치 유전을 찾아낸 듯 얘기한다. 그 사원은 만나는 사람마다 유전 발견을 떠 벌이고 사람들이 주식을 사려할 때 사기꾼은 자신의 주식을 매물로 내놓는다. 그렇게 자신의 주식을 처분해서 돈을 챙긴 사기꾼은 회사를 정리하고 사라진다. 남은 것은 사기를 당해 망하고 휴지 조각이 된 주식을 가진 소시민들뿐이다.

현대 사회가 얼마나 사기 치고 사기 당하기 쉬운지를 잘 알려준 작품이었다. 선량한 사람도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반 사기꾼은 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의 반전은 약간 허무하지만 인생이란 원래 그런 것이니까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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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킬러 - 세계의 추리소설 4
도가와 마사꼬 지음, 김갑수 옮김 / 추리문학사 / 199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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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알라딘의 추천을 보고 읽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이 생각난 것은 비단 나만은 아닐 것이다. 환상의 여인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은 범인이 죄를 뒤집어씌우기 위해 피해자의 알리바이를 증명할 수 없게 만든다. 그래서 결국 범인은 살인자가 되어 사형을 선고받는다. 이때 환상의 여인과 마찬가지로 살인자로 지목된 피해자의 무죄를 믿고 알리바이를 증명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리고 결국 찾아낸다.

환상의 여인에서 환상의 여인은 알리바이를 증명할 증인이었지만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환상의 여인은 바로 범인이다. 아마도 도가와 마사꼬는 환상의 여인을 읽고 작품의 영감을 얻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이 작품을 환상의 여인과는 다른 하나의 독립된 작품으로 만든 것은 작가의 뛰어난 능력이었다고 생각된다. 구성이 탄탄하고 이이야기하고자 한 주제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펼쳐 놓은 점은 환상의 여인만큼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정말 좋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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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더슨의 테이프 - P
로렌스 샌더스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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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 한 권을 읽고 로렌스 샌더스라는 작가가 좋아졌다. 작가의 <맥널리의 비밀>을 읽고 실망했었는데. 이 작품을 읽으면서 도청이 사람을 잡는다는 생각을 했다. 전혀 사행활이 보호되지 않고 누구도 도청의 사실을 모른 채 이렇게 살아간다면 조지 오웰의 빅 브라더는 단지 소설 속의 허상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이 1970년 작품이니 빅 브라더는 너무 일찍 출현한 느낌도 든다.

뉴욕의 호화 아파트를 몽땅 털려고 계획한 앤더슨이 그것을 계획하는 과정과 그 일을 저지르는 모든 순간이 단지 도청에 의한 목소리만으로, 또는 나중에 증인들의 증언에 의해서만 구성된 작품이다.

이 작품의 매력은 도청이라는 독특한 소재뿐 아니라 앤더슨이라는 주인공에 의해서 나타난다. 아무런 교육도 받지 못했지만 타고난 신사로 묘사되는 그는 자신의 범죄를 사회에 대한 전쟁이라는 독특한 시각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자신들과 같은 범죄자가 어떤 면에서는 진실한 인물들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회의 대다수 구성원들이 범죄를 저지르고도 벌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생각에 공감이 가는 것은 우리의 사회도 그렇기 때문이다. 한번 잡으면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걸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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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살인 1 발란데르 시리즈
헤닝 만켈 지음, 권혁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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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의 축제를 벌이던 아이들이 실종되고 살해된 채 발견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경찰관도 살해된다. 또 신혼부부도 살해된다. 그들은 모두 행복한 사람들이었다. 범인은 행복한 사람들만 골라 죽이는 이상한 살인자다.
그들이 최상의 행복을 만끽하는 듯한 순간 그들이 죽는다면 그들은 행복을 간직한 채 죽는 거니까 그들에게 좋은 일을 하는 거라고 범인은 말한다. 하지만 사실 아무도 자신이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되는 순간에 죽고 싶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되는 순간에 사람들은 자살을 하곤 한다. 인간은 죽음을 가장 불행한 형태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범인은 말뿐 사실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의 생각은 자신은 이렇게 불행한데 너희는 왜 행복하지? 하는 의문이다.
쿠르트 발란더는 이제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만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밀려나지 않은 사람과 밀려난 사람. 밀려나지 않은 사람은 즐겁고 행복한 사람들이고 밀려난 사람들은 슬프고 불행한 사람들이다. 이것은 복지 국가인 스웨덴의 일만은 아니다. 아직 실업률이 4-5%라고 말하지만 실업자 백만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대한민국에 천만 가구가 있다고 계산하면 십분의 일이라는 숫자의 가장과 그가 부양해야 할 가족이 실업 상태라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그들은 좌절할 것이고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질 것이다. 그들은 분노할 것이고 자신들 주변에서 자신들과 다르게 사는 사람들을 증오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느 날, 스웨덴에서 일어난 일처럼 한 여름의 축제가, 피의 축제가 벌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그때 누가 있어 우리를 지켜 주고 누가 있어 범인을 잡을 것인지 생각해 보면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한 여름에 아무 걱정 없이 즐겁게 자기들만의 파티를 벌이던 젊은이들이 살해되고, 너무도 행복한 방금 결혼식을 치르고 결혼 사진을 찍는 신혼부부가 살해당한다...
왜? 그들이 단지 너무 행복했기 때문에...
불행과 행복은 모두에게 항상 반복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누구도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는 일정 수의 사람을 범죄자로 만든다. 회사는 피고용인을 해고하고, 더 가진 자는 덜 가진 자를 사기 치고, 낙오자를 만들고 그 낙오자를 밟고 올라가는 길을 만든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그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것은 나라를 떠나 전 인류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제 세상은 행복하다는 이유로 살해당할 수도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럼, 우리는 행복해 하지 말아야 할까. 드러내 놓고 웃지도 말고 언제나 시무룩하게 행동하고 슬픔을 품고 살아야 할까. 물론 이 작품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내가 행복할 때 누군가는 불행하다는 것을 생각하고 가진 자가 못 가진 자까지도, 행복한 자가 불행한 자 까지도 함께 데리고 우리가 도달해야 하는 궁극적인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이치다.
헤닝 만켈의 책을 읽으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혹은 세상은 지금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그래서 헤닝 만켈의 책을 읽는 건지도 모르겠다. 지금 대단히 고급스러운 추리 소설을 읽고 싶다면 부디 이 책을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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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류 조각가 -상
미네트 월터스 지음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199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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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여동생을 살해하고 시체를 토막낸 살인자 올리브. 사람들은 그녀를 조각가라 부른다. 그녀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복역 중이다. 그녀의 일을 책으로 쓸려고 작가가 그녀를 찾는다. 작가는 그녀에게서, 그녀의 주변 사람들에게서 그녀의 무죄를 확신하고 진짜 살인자를 찾는다.

죄를 입증하거나, 변호하는데 인간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 사람의 본질은 죄에 대한 확증과 무죄에 대한 확증을 준다. 올리브의 본질은 자신의 주변 사람, 즉 가족을 보호하려고 애를 썼고 뚱뚱한 몸의 위협에 비해 여리고 약한 여자라는 점이다. 그 점은 그녀가 아주 뚱뚱하다는 눈에 보이는 사실에 감춰져 누구도 보려 하지 않은 진실이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말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이 모두 진실은 아니고 눈에 보이는 추함이나 아름다움이 인간의 본질은 아니라는 점이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그런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 세상이 이렇게 혼란스러운 것은 어쩌면 인간이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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