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옷을 입은 늑대
상 앙또니오 / 태일출판사 / 199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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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 딱 한가지 좋은 점이 있다면 술술 잘 읽힌다는 것이다. 마음먹고 읽으면 몇 시간이면 충분하다. 생각할 필요도 없고 상황을 분석하거나 복선의 의미를 파악하려 애쓸 필요가 전혀 없다. 그것은 작가가 다 알아서 설명을 한다. 차리리 만화적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만화라 해도 성인 만화여야 한다. 작가가 입이 좀 거칠기 때문에. 자신에게 누군가가 많은 돈을 부치고 있다는 한 연금 생활자를 만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그 연금 생활자가 바로 할머니 옷을 입은 늑대였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들은 아주 위험한 곳에 감금되어 있었다. 바로 동독 땅의 고성에...

예전에도 한번 접한 기억이 어렴풋이 있다. 땅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제초제... 진짜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구상의 어느 곳에서는 아마도 실험 중이거나 완성되어 있지 않을까... 그 잘난 미국에서도 생화학 무기를 만들고 있다고 하니 말이다. 어쩌면 어떤 사람들은 냉전의 시대를 그리워하는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과는 상관없지만... 어쨌든 <갑옷 속의 비밀>보다는 그래도 나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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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추리 - 얼룩고양이 홈즈의 추리시리즈
아카가와 지로 지음, 김태성 옮김 / 서울문화사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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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 없이 부담 없이 읽기에 아주 좋은 작품이다. 연쇄 살인 사건과 매춘, 뇌물 수수 같은 부담되는 사건들만 등장하지만 그리고 우리네 정서와는 아주 다른 그들의 삶의 방식과 생각이 등장하지만 한번 책을 잡으면 끝까지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한 여대에서 여대생들이클럽을 조직적으로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형사가 등장하게 되고 사건을 의뢰한 교수가 살해되면서 사건은 많은 용의자들을 만든다. 용의자는 세 부류. 첫째는 매춘 그룹, 둘째는 뇌물 수수 혐의자들, 셋째는 재산을 노린 복수심에 불타는 동생이다.

여대생과 교수가 학교 내에서 버젓이 연애를 하고 학생이 남자를 기숙사로 불러들이고 아버지 친구를 사랑하게 된 어린 여동생을 둔 형사까지 하나같이 조금은 비정상적인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이 작품에서 그들을 일그러진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은 없다. 어쩌면 이것은 그들의 정서인지도 모르고 작가의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생활을 사생활로 묵묵히 받아들이는 그들의 의연한 자세는 비록 허구일지라도 조금은 배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는 작품이다. 아무래도 시리즈를 몽땅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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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윈 2004-10-01 0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카가와 지로 참 잘 읽히는 작가죠. 한번 책을 잡으면 끝까지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죠. 그의 책은 읽는 재미도 있고 ...하지만 다 읽고 나면 뭔가 빠진듯한 허무하다고나 할까...?

물만두 2004-10-01 1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좀 그런 점이 있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시리즈라 계속 출판되기를 빌고 있답니다...
 
갑옷 속의 비밀
상 앙또니오 / 태일출판사 / 199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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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가 발견되었다고 상 앙또니오를 찾아온 성류충 부인과 그녀의 시체가 되었지만 사라진 젊은 애인, 그 젊은 애인의 진짜 젊은 애인과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부인의 남편. 그리고 계속 발견되는 진짜 시체들...

상 앙또니오라는 작품 의 이름을 필명으로 사용하는 작가는 너무 말이 많다. 추리 소설적 기법이나 줄거리는 별로 새로울 것 없고 단지 이렇게 마음에 안 드는 주인공은 처음이다. 왕 잘난 척에, 비꼬기 왕자고, 내가 평소 프랑스적 위트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건 위트가 아니라 모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작품 속에서 빗대어 모욕하는 사람들하고 나는 전혀 상관없지만 그네들은 조금 기분 나쁠 것 같다. 제목이 갑옷 속의 비밀인 것은 갑옷 안에서 나온 시체 때문이다. 실마리라고는 하지만 첫장을 넘기면 범인은 단번에 눈에 뜨인다. 이렇게 뻔한 작품도 처음 본다. 재미 하나 없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이 그렇게 많이 팔린 작품이라니 그 사실이 더욱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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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책 1 - 한밤의 식육열차 - 뉴 라인 호러 001
클라이브 바커 지음, 정은지 도희정 옮김 / 씨엔씨미디어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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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미스터리의 대가 클라이브 바커가 쓴 이 책은 제목처럼 책에서 피가 뚝뚝 흐르는 듯한 기괴한 느낌을 주는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비위가 약하거나 심장이 강하지 못한 독자는 롤러코스터를 탈 때의 주의 사항인 노약자나 임산부는 사용을 못한다는 문구처럼 읽지 않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된다. 아니라면 지하철을 탈 때마다 혹시 이 지하철에서 졸다가 내릴 역을 놓치게 되면 백정이 나타나 매달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이 작품의 제목이 피의 책인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다. 뉴욕의 지하를 지나는 지하철이 갑자기 한 명의 지정된 도살자에 의해 인육 열차가 되어 인간은 아무도 모르는 신성한(?)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가고 그곳 사람들은 인육을 먹어야만 도시가 유지된다고 말한다. 언젠가 봤던 일본 만화 <기생수>를 연상시키는 작품이다. 자발적으로 사육되고 받쳐지는 제물인지도 모른다. 인간은. 이런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거대한 인간은 정말 무시무시했다. 인간이 무모하게 도달하려는 꿈의 실체를 보는 듯해서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에 절망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클라이브 바커의 작품을 한마디로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잘 몰랐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금방 정의 내릴 수 있었다. 공포의 피가 뚝뚝 떨어지는 작품. 인육을 나르는 뉴욕의 지하를 달리는 인육 열차라든가, 사람들을 모아 하나의 거대한 거인으로 만든다든가 하는 일은 괴기스러움마저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읽다 보면 이것이 인간의 본성이고 우리가 문명이라고 이룬 세계가 어쩌면 그가 말하는 괴기스럽고 피에 물든 세계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뉴욕의 마천루 WTC빌딩이 무너졌을 때 그 안에서 사라진 사람들을 생각하면 그의 작품 <언덕에,도시가>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공포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읽기 불편하지 않은 지도 모르겠다. 팀 버튼과는 다른 현실적 공포와 괴기가 그의 작품에는 있다. 내가 선호하는 작가는 아니지만 그의 작품은 뛰어나다는 생각이 든다.  

클라이브 바커가 주는 공포는 대단히 은밀하다. 생각하면 할수록 오싹하게 만든다. 어떤 작품은 읽을 때는 무섭다가도 책을 덮으면 하나도 생각이 안 나기도 하는데 클라이브 바커의 작품은 정반대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섬뜩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왜냐하면 그의 작품은 단순한 공포를 주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작품이 아니라 인간의 존재에서 오는 근본적인 내면적 공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인간과 인간이 만든 문명에서 오는, 그러면서 우리가 미쳐 느끼지 못한 관점의 공포가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공포를 넘어 걱정을 가져다준다. 이 잭에서 말하는 피란 우리도 모르게 흘리는 문명과 인간 멸망의 피가 아닐지. 그래서 걱정이 되는 것이다.

작품들 모두 '인간이란'을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는 어쩌면 스스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모르게 사육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누가 알겠는가, 진실을.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뉴욕이 아닌 서울의 지하철도 우리가 모를 뿐 어딘 가로 밤마다 향하고 있는지. 우리의 63빌딩이 착시 현상에 의해 빌딩처럼 보일 뿐 사실은 인간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거인일지. 다만 우리가 알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으.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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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도신사 아르센 뤼팽 - 특급추리뤼팽시리즈 6
모리스 르블랑 / 유진 / 199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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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팽과 홈즈의 추리 소설은 유치한 맛에 읽는 작품이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동심으로 돌아가기 좋은 작품들이니까. 누구나 처음 추리 소설을 접하게 되는 것은 코넌 도일의 홈즈와 모리스 르블랑의 뤼팽을 통해서다. 그리고 그들의 작품이 아니더라도 다른 작가들이 그들을 많이 이용하기도 하고 만화에도 나온다. 그들은 탐정의 대명사고 도둑의 대명사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어쩌면 추리 소설의 고전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 작품은 초등학생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지만 고등학생만 되도 유치해서 읽을 수 없게 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들은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도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래도 홈즈는 추리를 같이 할 수 있게 하고 단서를 찾는 기회를 주지만 뤼팽은 다르다. 첫 장을 펼치면서 아, 이 사람이 뤼팽이구만 이라고 집어낼 수 있게 되면 그 다음은 그야말로 시시해지는 것이다. 이야기가 그것밖에 없는데 말이다. 그러니 내게는 재미가 없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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