돛배를 찾아서 - P
김남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6년 9월
평점 :
절판


미술계의 비리를 폭로한 작품이다. 어느 날 한 남자가 진부령 산 속에서 죽은 채 발견된다. 자살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이 사건을 살인 사건의 의혹을 품은 채 파헤치지만 무명 화가의 죽음은 어떤 단서도 남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주변 인물들의 조금씩 나타나는 범죄자의 흔적이 형사의 느낌에 포착되고 그것은 또 다른 살인 사건과 함께 드러나게 된다.

나쁘지 않은 작품이다. 그다지 실망스럽지 않다. 우리나라 추리 소설은 독특한 느낌이 없는 것이 흠이지만 그런 대로 괜찮다. 다만 약간의 위트나 유머를 포함하는 재치와 지나치게 인간에게 집착하려는 경향만 벗어났으면 한다. 1985년 작품이라 그 당시 풍경이 담겨 있는 것은 좋지만 눈길을 끌어당기는 맛은 조금 부족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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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살인
김성종 지음 / 명지사 / 198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실제로 일본에서 일어난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한 피아니스트의 죽음... 피아노 소리가 시끄러워서 죽였다는 피고의 증언. 이것만 가지고 어떻게 이런 작품을 쓸 수 있는지 정말 재미있는 작품이다. 김성종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추리 소설가인 이유를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작품이다.  

부산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내에서 살해된 피아니스트의 살인범을 찾는 이야기다. 나는 그 피아니스트의 아랫집에 사는 대학 교수로 딸이 그녀에게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가 나의 대학 시절 동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기인 형사는 범인으로 나를 지목하고 나는 의외로 자신의 죄임을 쉽게 자백한다. 아니 부인하지만 그들의 증거가 너무 확실해 보여 더 이상 부인하기를 거부한다. 그리고 그는 너무 쉽게 자신을 범인으로 단정한 모든 사람들로 인해 인생을 자포자기하게 된다. 그때 그에게 삶의 희망을 안겨 준 이는 그가 구해 준 어린 창녀다. 

어쩔 수 없는 선택에 의한 자백과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 줄 만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현실에 냉소적으로 변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잘 묘사된 작품이다. 나를 위해 싸워 주는 사람 하나 없다는 것은 우리가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표현한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치열한 삶에 대한 열정이 모자란 것이 흠이고 이 작품의 무대가 우리 나라가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이었다면 다른 결말을 기대할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과학적 증거가 죄의 입증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면 좀 더 달랐을 테지만 그래도 삶의 허식을 버린 사람의 체념에서 우러나오는 진실이 가슴에 와 닿은 작품이었다. 우리나라의 사법 제도와 과학이 아닌 자백의 강요에 의한 범인 검거를 잘 묘사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세련된 멋은 없지만 우리 정서와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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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탄 파편 까치글방 아르센 뤼팽 전집 7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 / 까치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이 작품에는 아르센 뤼팽이 등장하지 않는다. 아니 잠깐 스치듯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가 주인공은 아니다. 처음에는 뤼팽도 등장하지 않는 작품이 왜 뤼팽 전집에 포함되었는지 의아했지만 이제는 그 의미를 알 것도 같다. 어떤 작품에 못지 않은 모리스 르블랑의 걸작이기 때문이다.

폴 들로즈가 엘리자벳 당드빌과 결혼하면서 시작되는 이 작품은 그들의 신혼 첫날 발발한 세계 1차 대전처럼 혼란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폴 들로즈의 아버지를 죽인 살인자가 엘리자벳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폴은 입대를 하게 되고 폴의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으려고 성에 남아 있던 엘리자벳은 독일군의 포로가 되어 행방을 알 수 없게 되고 엘리자벳과 살인자를 찾는 와중에 치밀히 계획된 20여 년의 음모가 드러나게 된다.

폴 들로즈의 행동을 보면 착하게 변한 아르센 뤼팽이 느껴진다. 처음에는 폴 들로즈는 뤼팽이 변신한 자라고 생각했었기에 어리둥절하고 약간 실망하기도 했지만 작품을 읽어가는 동안 이 작품만의 독특한 매력에 빠져들고 말았다. 세바스찬 자프리조의 <긴 일요일의 약혼식>만큼 재미있으면서도 감상에 치우치지 않고 더 추리 소설적 재미를 만끽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을 통해 확실히 홈즈보다 뤼팽이 더 재미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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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의 늪
에드 맥베인 지음 / ICI / 199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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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맥베인은 1956년 <경찰 혐오자>를 한 87 경찰서 시리즈를 지금까지 계속 써 오고 있는 놀라운 작가다. 개인적으로 이 작가의 작품을 전집으로 출판사에서 출판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 작품은 1974년 작품으로 원제가 Bread다. 시리즈의 주인공은 스티브 카렐라 형사지만 그를 중심으로 독특한 형사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개성을 보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에 등장하는 형사들은 카렐라의 파트너 호스 형사와 83 경찰서의 올리 웍스 형사다. 이 중 올리 웍스는 흑인을 비하하고 말을 함부로 하지만 능력은 있는 형사로 묘사되고 있다. 그를 카렐라는 민들레로 표현하고 있다. 잡초 같아 보이지만 잡초와는 구분되는, 그러나 결코 좋아할 수는 없는 그런 인물로...
방화 사건을 조사하게 된 카렐라와 호스는 그들이 추적하는 인물들의 살해 사건을 접하게 되고 이 사건에 마약과 매춘이 관련 있음을 알게 된다. 계속 읽고 싶은 시리즈다. 하지만 최신 작품은 번역되고 있지 않다. 그래서 더 번역된 몇 작품에 애착이 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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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버
아이라 레빈 지음, 권지욱 옮김 / 강천 / 199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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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라 레빈의 작품은 이 작품까지 네 작품을 읽었는데 이 작가에게는 작품을 읽으면 읽을수록 실망하게 되는 것 같다. 그의 처녀작인 <죽음 전의 키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한 작품이라 그에 대한 기대가 대단했다는 것은 이야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두 번째로 읽은 그의 작품인 <로즈메리의 아기>에서는 도대체 이 작가가 무슨 생각으로 갑자기 이런 작품을 쓴 것일까 가 궁금했다. 세 번째로 읽은 <브라질에서 온 소년들>에서는 작품을 쓰다 보면 이런 소재도 쓸 수 있고 혹 그가 유태인이라면 가능한 작품이라고 넘어갔다.

하지만 이 작품에 와서는 실망을 넘어서 슬픔을 느낀다. 그는 대단히 재능 있는 작가고 많은 장르를 넘나드는 사람이라서 이런 작품을 쓰는 거겠지만 그의 처녀작 같은 작품을 기대하는 나로서는 영화보다 못한 원작을 읽으면서 느낀 비애는 대단한 것이었다. 작품을 잘 썼으면 말도 안 하겠지만 영화를 생각하면 화가 나고 영화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그 허무한 결말과 말도 안 되는 전개 방식에 더욱 화가 치미는 작품이다. 정말 작가를 보고 작품을 무작정 읽는 모험을 다시는 하고 싶지 않게 만들기 충분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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