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의 불가사의 - 시그마 북스 003 시그마 북스 3
엘러리퀸 / 시공사 / 199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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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y's wonder라는 제목이 의미심장한 작품이다. 십계의 계율에 따라 일어나는 살인 사건을 엘러리 퀸이 해결하는 내용이다.

1. 다른 신을 섬기지 마라, 2. 우상을 섬기지 마라, 3. 하느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마라, 4. 안식일을 지켜라, 5. 부모님을 공경해라, 6. 살인하지 마라, 7 간음하지 마라, 8 도둑질하지 마라, 9. 이웃에게 불리한 거짓 증언을 하지 마라, 10. 네 이웃의 재물을 탐내지 마라...

이상의 계율을 적용시켜 열흘 동안 일어나는 열 가지 살인 사건이 등장한다. 그리고 범인으로 지목되는 인물은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는지 안 저질렀는지 기억도 못하고 급기야 자신이 살인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 저지른 미치광이라고 괴로워한다. 하지만 정말 그가 저지른 일일까... 아니면 누군가 그에게 뒤집어씌우는 계략일까... 엘러리 퀸 특유의 독특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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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손
강형원 / 남도출판사 / 199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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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범인 알아 맞추기 식 작품이다. 범인은 누구일까? 단서는 무엇일까? 누가 미끼 인물일까? 동기는? 이런 식의 추리를 좋아한다. 지금까지 우리 나라 추리 소설에서 이런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는데 이 작품이 나를 만족시킨다. 물론 지금까지 나온 모든 트릭은 아가사 크리스티를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트릭은 무의미해졌다. 그리고 동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돈, 치정, 원한... 흔히 사건이 발생하면 경찰이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범인 잡기는 매력적이다.

주식 투자를 소개로 한 추리 소설 중 내가 읽어본 작품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헤이즐무어 살인 사건>, 제프리 아처의 <한푼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가 있다. 이 작품은 그에 못지 않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아가사 크리스티의 <패팅턴발 4시 50분>에 등장하는 사람이 죽을수록 유산을 많이 분배받는 형식과 같은 주식 투자 클럽의 주식 배분 방식의 독특함에 눈길이 간다. 뜻밖에 재미있는 작품을 읽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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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의 저쪽
백휴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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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많이 본 듯한 내용을 읽을 때처럼 짜증 나는 일은 없다. 이 작품이 그랬다. 첫 장을 접하면서 벌써 스토리, 범인, 극중 인물들에 대한 설정을 거의 다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 작품은 범인 잡기에 급급해 하는 작품이 아니라 다행이었다. 읽으면서 불감증이라는 소재에 대한 근본 원인을 찾는 의사에게 동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안도감을 느꼈다. 하지만 많은 다른 작품에 등장하는 프로이트 이론, 오이디프스 콤플렉스나 엘렉트라 콤플렉스는 좀 식상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마지막 결말이 너무 갑작스럽고 끝내기에 몰린 느낌이 들었다. 그곳만 억지스럽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처음 읽는 작가의 작품인지라 작가에 대해 뭐라 말하기는 쉽지 않지만 추리 소설이 척박한 불모지인 우리 나라에서 꾸준하게 작품을 써 주는 것만도 감사할 일이지만 그래도 좀 색다른 작품을 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성종의 <피아노 살인>같은 외국 어떤 작품과 비슷해 보이지만 실상은 다른 우리만의 분위기가 담겨 있는 그런 작품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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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특급
안광수 지음 / 명지사 / 198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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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조금 실망을 하면서 읽었는데 읽다 보니 묘한 매력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건 정두석이라는 캐릭터의 인생역정에 대한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만화적 캐릭터인 까닭에 사형집행인이라는 이름의 킬러로의 변신이 기대되는 캐릭터였다. 시리즈로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퍼맨, 배트맨이나 시티헌터와 다르지 않은 괜찮은 영웅 캐릭터가 되지 않았을까... 아니면 장총찬 정도...

여동생의 사기 결혼에 이은 자살... 남동생의 의문의 죽음... 그로 인해 복수만을 생각하며 하나뿐이 혈육 조카를 찾기로 한 평범한 소시민의 사형집행인으로의 변신... 여기에는 우리가 평소 생각하는 억울함의 폭발이 있다. 그것이 좀 비현실적이고 무협지와 비슷하고 만화같다고 한들 어떻겠는가... 그런 촌스러움이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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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pellitteri 2006-09-07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국작가중에서 최악으로 꼽는 사람입니다.
이거랑 한 작품 더 봤는데 읽은 걸 후회하게 되는...그런...

물만두 2006-09-07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좀 억지스런 면이 없지 않아 있죠^^;;;
 
성스러운 도둑 캐드펠 시리즈 19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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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캐드펠 시리즈가 종착역에 다와 간다. 역자의 말대로 왕과 황후의 싸움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그런 가운데서도 사람들의 삶은 묵묵히 이어진다.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 작품 안에는 성 베드로 성 바울 수도원에서 모시는 위니프레드 성녀의 기적과 중세 수도원에서 일어나는 신탁을 접할 수 있다.  

폐허가 된 자신들의 수도원의 재건을 위해 젊은 견습 수사는 성녀를 훔친다. 성녀가 사라진 캐드펠 수사의 수도원은 난리가 나고 캐드펠 수사가 사건을 조사하던 중 견습 수사는 자백을 하지만 이미 한 사람의 증인이 살해된 다음이어서 그는 절도죄와 더불어 살인죄로 갇힌다. 자신의 수도원의 재건을 위해 성녀 위니프레드의 유골함을 훔친 견습 수도사와 그로 인해 아무 죄 없이 목격자로 지목되어 살해당한 남자와 노예 신분으로 노래를 부르는 여자와 숨어 있는 냉혹한 살인자가 등장하는 캐드펠 시리즈 열 아홉 번째 작품이다. 이 작품은 마치 대 단원의 마지막을 알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 내용은 이 작품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견습 수도사와 노예 가수의 사랑보다 더 내 눈길을 끌었다. 아무래도 작가가 시대에 맞춰 캐드펠의 놀라운, 더 발전하는 탐정의 기량보다는 수도원과 종교에 맞춰 작품을 쓰기로 작정한 느낌을 받는다. 소르테카 비블리스 의식이라는 것. 성경책을 펼쳐 그 구절이 뜻하는 것을 성녀의 말씀으로 받든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이러나 캐드펠 수사가 무슨 필요가 있을까. 성녀의 계시만을 따르면 되는데. 하지만 계시도 제대로 풀 수 있는 자의 마음에 닿아야 제구실을 하는 것이니 그것도 일종의 단서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뭐, 어차피 이 시리즈를 읽는 것이 대단히 치밀한 추리 작품을 바란 것인 아니었으니 상관은 없다.

처음 성녀 위니프레드가 수도원에 오게 된 경위가 나오는데 이 이야기는 캐드펠 시리즈 첫 작품인 「성녀의 유골」을 보면 알 수 있다. 또한 그 성녀가 베푼 기적 중 가장 큰 기적인 룬 수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 이야기는 「고행의 순례자」를 보면 알 수 있다.   

언제나 이 작품을 읽으면 마음이 정화되는 느게 된다. 옛날 죄인이 도망가도 잡을 수 없었다는 소도와 같은 느낌. 죄 있는 자에게도 인정의 여지를 남기고 죄 없는 자의 억울함은 끝까지 풀어 주고 지위의 높낮이에 상관없이 공정함을 베푸는 우리가 언제나 그리는 이상향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더없이 아름답다. 각박하고 메마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에게 한 모금 단 물이 되어 주는 이 시리즈의 끝이 보임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다시 첫 작품부터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캐드펠 시리즈는 수도원이라는 한정된 공간과 왕과 황후 사이의 전쟁 사이에 놓인 도시를 살아가는 민초들의 삶을 아름답게 그려내면서 시간을 초월해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를 말해 주는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다. 종교가 어떤 것보다 우위에 있다면 모든 사람이 종교인이 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살아갈 길이 다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한쪽의 잣대로 다른 쪽을 재려 하는 누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역시 읽으면 좋은 냄새가 나는 듯 마음이 편안해 지는 작품이다.

마지막에 이르는 길이 보이니 더 빨리 다음 작품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리고 너무 아쉽다. 종교와 역사, 문화를 떠나서 이 작품은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보는 느낌을 주면서 마음을 정화시켜 주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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