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규 1
메리 윌리스 워커 / 피아 / 199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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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다룬 작품은 많다. 조나단 래티머의 <처형>, 피터 러브지의 <밀랍 인형>, 메리 히긴스 클라크의 <누군가 보고 있다>, 앤드류 클레이번의 <데드라인>... 지금 생각나는 작품은 이 정도다. 하지만 그들 작품에서는 무죄인 사람들이 사형 직전에 풀려나지만 이 작품은 사형 당한다. 또한 그들 작품의 피해자는 억울한 사람들이지만 이 작품의 피해자는 진짜 나쁜 범죄자고 진짜 살인자다. 다만 그가 사형을 언도 받은 죄에 대해서만 논란이 될 뿐이다.

이제 일주일 후면 사형을 당하는 사형수를 주인공으로 범죄 소설을 쓴 몰리는 그 일주일 안에 그가 살해한 여자의 남편에게서 이상한 점을 감지한다. 그것은 그로 인해 그녀가 쓰려던 글을 방해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협박 편지가 오고, 연이어 그를 모방한 살인이 일어난다. 그리고 사형수는 자신의 모든 죄는 인정하면서 단 한가지 범죄 사실만은 부정한다. 몰리는 그가 말한 증거를 찾던 중 그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말하자면 그가 아닌 다른 살인자가 존재했고, 지금도 존재하는 것이다.

많은 내용을 포함하면서도 깔끔하게 쓰여진 이 작품은 내게는 수 그라프튼이 아닌 <냉동 창고>를 쓴 영국 작가 미넷 월터스를 연상시킨다. 그녀가 쓴 <여류 조각가>에 등장하는 작가와 몰리가 비슷한 느낌을 준다. 그건 작가로서의 공정심과 끈기일 것이다.
좋은 작품이다. 사형 제도에 대한 인간적 관점이 - 반대와 찬성 사이를 오가는 - 좀 더 잘 표현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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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의 비밀
베리우드 / 문학관 / 199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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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가 The Killing Gift인 작품이다. 살인이 선물이 될 수도 있을까? 누군가 초능력으로 살인의 능력이 생겼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살해해야 할 파렴치한 범죄자들이 있다. 그들은 죽음이 아니라면 범죄를 멈추지 않을 인물들이다. 이 작품은 처음에는 초능력으로 주변 인물을 죽음으로 몰아 넣는 제니퍼와 그녀를 체포하려는 스타비츠키 형사의 쫓고 쫓기는 양상을 띄지만 결국 제니퍼가 스타비츠키의 의도대로 그를 위한 청부 살인범이 되는 걸로 끝을 맺는다. 이런 특이한 소재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한번 읽어봄직한 작품이다. 아직도 결말은 의문이다. 과연 그는 그녀를 진짜 도울 생각이었을까, 아니면 이용할 생각이었을까. 그리고 과연 그런 능력의 소유자가 누군가에게 이용당할 수 있는 것일까... 추리 소설이 아니라면 괜찮은 로맨스 소설을 기대했던 나에게는 조금 안타까운, 그러나 뜻밖에 괜찮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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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미스테리 특급 9선
아이작이사모프 외 / 운정문화사 / 199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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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잡기 - 존 딕슨 카 크리스마스 이브의 참극 - 스탠리 엘린 크럼리쉬 신부의 크리스마스 - 앨리스 S 리치 해결사 호잇슬러 - 로버트 서머롯 디킨즈 애호가 - 오거스트 달레스 첨탑의 비밀 - 에드워드 D 호크 13일의 크리스마스 - 아이작 아시모프 굴뚝 살인 사건 - 닉 오드노포우 크리스마스 파티 - 렉스 스타우트 이상의 9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 이 단편집은 크리스마스를 소재로 한 단편만을 모은 것이 특징이다.

역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딕슨 카의 밀실 트릭이 돋보이는 조금은 호러적인 <술래잡기>와 역시 드물게 서스펜스를 선사하는 스탠리 엘린의 <크리스마스 이브의 참극>, 그리고 렉스 스타우트의 네로 울프를 만날 수 있는 <크리스마스 파티>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참극>은 다른 출판사에서는 <벨룸 하우스의 참사>로, <크리스마스의 파티>는 <죽음의 페르노>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크리스마스가 머지 않았다. 이미 절판된 책이지만 크리스마스를 즈음해서 이 단편들을 읽는 것도 재미있을 듯 싶다. 크리스마스의 무료함을 달래 줄 것 같은 괜찮은 단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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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때, 그리고 죽을 때
임사라 지음 / 추리문학사 / 199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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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피를 부르고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 복수는 파멸을 의미한다. 이것은 도덕적 이야기일 뿐이고 그래도 우리가 통쾌해 하는 것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당한 만큼 값아 주지 못하고 참고 사는 것이 미덕인 시대는 이미 지났다. 언제까지 선은 약함을 뜻하고 악만이 강함을 뜻하도록 내버려둬야 하는지... 이런 픽션의 추리 소설까지 이런 논리를 펼 것까지는 없지 않을까...

강하고 똑똑한 여자가 있다. 그 여자는 복수를 원한다. 그래서 복수를 통쾌하게 한다. 그리고 파멸한다... 이것보다는 완벽한 복수 후 더 잘 살았다...를 원한다.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가 가지 마라...가 아니라... 작가가 트릭보다는 캐릭터에, 증거 찾기보다는 범죄 심리에 기초한 작품이 진정한 미스터리...라는 말에 기초해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했는데 어디에서도 그런 캐릭터, 범죄 심리는 찾아보기 어렵다. 작가가 캐릭터냐 범죄 심리냐 중 한가지만 선택했다면 더 나았지 않았나 싶다. 캐릭터를 밀자니 마지막 범죄 심리가 죽고 범죄 심리를 밀자니 캐릭터가 빈약하고... 이런 생각이 든다.

시류에 편승하기 보다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이 좀 더 나은 추리 소설을 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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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안개속으로 사라진다
이수광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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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싫어하는 요소들의 집합체를 보는 것 같다. 내가 싫어하는 것은 조직폭력배의 약자를 향한 폭력, 여자를 이용하는 비열함, 어쩔 수 없이 당하기만 하는 나약함, 그리고 정치다. 사회의 부조리야 한 두 가지가 아니니 그것 자체를 소재로 한다는 것은 현대 추리물에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그것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느냐는 전적으로 작가의 능력이다. 그런 면에서 죽음으로 복수를 완성하는 처절함은 비장미를 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 혐오감만 주는 것 같다. 캐릭터 하나 하나마다 정말 마음에 안 들고 개성 없고 단지 인간의 무능은 어디까지이며 힘없다는 것은 밟혀야 하는 것과 같다는 식의 논리 전개에 짜증날 뿐이다. 어줍잖은 줄거리로 사회파 하드보일드를 구사하기보다는 그냥 간단하게 whodunnit을 지향하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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