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의 고양이
미야모토 테루 / 삼문 / 1995년 8월
평점 :
절판


인간의 욕망과 탐욕과 무관심이 한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 적나라하게 알려주는 작품이다. 여름만 되면 와서 피서를 즐기고 가는 부유한 가족과 별장에서 별장지기로 있는 가족 사이에서 일어나는 작은 음모와 협박, 그리고 살인으로 이어지는 일들...

카루이자와의 후세 별장에서 17년 동안 일어난 일이 소년 슈헤이에게 들켜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서고 만다. 슈헤이의 아버지는 무능하고 한쪽 다리를 못쓰는 남자고 어머니는 젊고 미인이다. 그리고 어머니와 후세 긴지로는 애인 사이다. 또 슈헤이의 누나 미호는 단지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긴지로를 유혹하고 그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아버지는 무관심한 척 산다. 어느 날, 자신들을 못살게 굴던 긴지로의 아내를 슈헤이가 의도적으로 살해하면서 모든 일은 수면 위로 떠올라서 감출 수 없게 된다.

인간이란 이렇게 서로 잡아먹으려고 덤벼야만 직성이 풀리는 족속들일까. 서로의 속셈을 숨기고 이용하고 이용당하면서 파멸로 함께 몸을 던지는 존재들... 하나의 악의 씨앗이 싹트면 그 악으로 말미암아 악이 기하급수적으로 퍼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것은 누가 먼저인가 라는 물음을 부질없게 만든다. 원인을 따지는 것은 더 이상 소용없다. 모든 것은 이미 소멸하고 난 후니까. 악도, 선도, 인간도... 인간의 탐욕이 여름과 안개 속에 어떤 결과를 낳는 지 너무도 자세하게 알려주는 작품이었다. 인간 스스로가 자신의 내면을 직시하지 않고 타인의 허물로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면 이 여름, 인간은 스콜과도 같은 탐욕과 함께 떠내려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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