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도 나고ㅠㅠ

뭐라 해야 할까.. 내가 어린이였을 때 이렇게 사랑과 존중을 주는 어른을 만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자꾸 생각한다. 아무 소용없는 바람이지만.. 그 땐 내 부모조차도 나를 학대..

관두자-_-

내가 무심코라도 내 조카들을 비롯해 내가 만나는 어린이들에게 상처주는 일이 있을까봐 두렵다. 사랑받지 못해서 사랑하는 법을 모른다는 말이 무섭다.

늘 간직하며 때때로 펼쳐 읽고 싶은 너무나 좋은 책이다. 예전부터도 하소연했지만, 작가님의 독서교실에 조카들을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서 은근슬쩍 작가님과 술 한 잔을..

쿨럭-_- ;;;


역시 관두자-_-






어린이와 나 사이의 우정에 대해서는 더 생각해 봐야겠지만, 사랑에 대해서는 답이 이미 나와 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사훈이니 뭐니 하며 재는 동안에 사랑은 이미 흐르고 있었다. 어린이로부터 내 쪽으로, 더 많은 쪽에서 필요한 쪽으로,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내 마음에 사랑이 고여 있을 리가 없다. 모두 너무 보고 싶다.
(p 157)


나는 이제 어린이에게 하는 말을 나에게도 해 준다. 반대로 어린이에게 하지 않을 말은 스스로에게도 하지 않는다.
이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은 그래야 나의 말에 조금이라도 힘이 생길 것 같아서다. 일의 결과가 생각만큼 좋지않을 때 괜찮다고, 과정에서 얻은 것이 많다고 나를 달랜다.
뭔가를 이루었을 때는 마음껏 축하하고 격려한다. 반성과 자책을 구분하려고,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어린이 덕분에 나는 나를 조금 더 잘 돌보게 되었다. (p. 253)

내가 이렇게 큰소리치는 것도 다 어린이 때문이다. 어린이가 그림을 망쳤을 때 "다 소용없는 일이란다. 구겨 버리렴"이라고 말할 사람은 없다. 고칠 수 있는지 보고, 안 되면 새 종이를 주고, 다음에는 더 잘 그리도록 격려할 것이다. 우리 자신에게도 똑같이 말해야 한다. 실제로 어린이라면 어떻게 할까? 내가 새 종이를 주며 이런저런 미사여구를 늘어놓기도 전에 어린이는 종이를 뒤집어 뒷면에 새로운 그림을시작한다. 냉소주의는 감히 얼씬도 못 한다. (p.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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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1-01-01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라이트님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moonnight 2021-01-03 16:54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카스피님도 복 많이 받으셔요^^

2021-01-19 1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21 0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21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21 1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 옛날 시장님이 떠올랐습니다. @_@;;;

작가님이 결혼했지만 아이는 갖지 않았을 때 주위로부터 겪었던 일들을 읽다 보니@_@;;;;

수년 전, 어쩌다보니 제가 사는 곳의 (그 당시) 시장님과 제 직장의 구성원들이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저에게

˝결혼 안 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당신 같은 여자들 때문에 문제다.˝라고 진지하게 말씀하셨다는. 나때문에 통일이 안 된다는 얘기까지 했다는. 느닷없이 통일이 왜 나오는지@_@;;;;;

당시 제 동료들 다 결혼하여 아이를 두었는데 이런 분들이 애국자다! 라고 하시니 저는 자연스레 매국노@_@;;;

저도 세금 내며 성실하게 살고 있는 시민인데 말이죠. 시장이라는 작자-_-가 할 말입니까 ㅠㅠ

이전에도 하도 황당하여 여기서 하소연했던 적 있었던 것 같은데 또 생각이 났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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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0-12-31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나이트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올해도 감사했습니다아~~~

moonnight 2021-01-03 16:55   좋아요 1 | URL
초딩님^^ 저야말로 감사드립니다. 해피 뉴 이어^^
 
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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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과 함께 올해를 마무리할 수(있게 조정;;;)있어서.

히히히 웃으며 읽었던 시간도 있었지만 내내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ㅠㅠ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ㅠㅠ;;;; 그러면서도 슬픈 게 아니라 행복했으니 그야말로 복받은 책읽기♡♡♡♡♡

내겐 조카아이들(중2, 초4) 둘이 있고 직업상 어린이들을 만나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이만하면 됐겠지 잘난척하고 있었는데 내 태도를 돌아보게 됩니다. ㅠㅠ;;;(반성과 눈물 ㅠㅠ;;;)

이전에 오은영 선생님의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를 읽었을 때도 강력하게 공감했던 내용이 있습니다. 전국의 아빠 삼촌들 잘 들어라. 아이는 장난감이 아니다. 라는 호쾌한 일갈. 꼭 놀아주다가 울린다며. 본인은 애가 귀여워서 그런다지만 아이는 노는 게 아니라 당했다고 생각된다며. 너무 공감되어서 오빠(조카들 아빠) 와 남동생(조카들 삼촌)에게 책 좀 읽어보라고 강권-_-

여기서도 발견합니다. ㅠㅠ

진정코, 아이는 귀여우라고 놀려도 좋은 존재가 아니고,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존재도 아니다. (나라의 현재나 제발 지금 어른들이 좀! 잘! 짊어지거라-_-)

좋은 책 써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김소영 작가님.
(소중히 불러보머 계속 울고 있음ㅠㅠ;;;)

어린이를 사랑한다고 해서 꼭 어린이를 존중한다고 할 수는 없다. 어른이 어린이를 존중하지 않으면서 자기중심적으로 사랑을 표현할 때, 오히려 사랑은 칼이 되어 어린이를 해치고 방패가 되어 어른을 합리화한다. 좋아해서 그러는 걸 가지고 내가 너무 야박하게 말하는것 같다면, 좋아해서 괴롭힌다‘는 변명이 얼마나 많은 폐단을 불러왔는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어린이를 감상하지 말라. 어린이는 어른을 즐겁게 하는 존재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어른의 큰 오해다.
(p.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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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01-01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너무 좋아서 리뷰를 어떻게 쓸지 모르겠어요. ㅜ ㅜ
맘이 막 벅차오르고 주위에 ‘좀 읽어보세요‘ 라고 떠드는 수 밖에요.

그런데 막상 전 제 아이들이 어린이 시절일 땐 그 반짝임을 알아보질 못했어요. (자책의 한숨 ㅜ ㅜ )


moonnight 2021-01-03 17:03   좋아요 0 | URL
유부만두님ㅠㅠ 저도 막 뭐라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너무 좋은 책이에요ㅠㅠ 이렇게 진심으로 대하고 생각해주는 어른이 있어서 참 다행이에요. 늘 최선을 다 하셔도 자책이 되는 엄마 맘 ㅠㅠ 고모도 자책하게 되어요. 더 잘 할 걸 ㅠㅠ
 

읽게 된 책^^ 영화 엑스맨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구미호, 뱀파이어, 거미인간, 늑대인간, 심지어 청룡도@_@;; 실재한다. 흥미진진한 전개에 비해 마무리가 어색하고 빈약하게 느껴지는 건 좀 아쉽다. 2편이 나올 예정인 걸까?

지난번에 재미있게 읽었던 <5번레인>에서도 느꼈었는데, 초등학생들끼리 사귄다. 라며 남친, 여친. 하는 게 왜 이리 어색한지-_- 나는 구닥다리=_=;;;;;
조카아이들(중2, 초4)에게 여자친구 있냐고 물어보니 고개를 세차게 젓던데.. 요즘 아이들이 다 일찍들 사귀는 건 아닌거겠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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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01-01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어린이 소설, 주인공이 초등 고학년이면 남친 여친 소재가 꽤 있더라고요.

moonnight 2021-01-03 17:05   좋아요 0 | URL
넹-_- 늙다리라, 적응이 잘 안 되어요-_-
 

교장선생님이 일어서서 토토의 머리에 큼직하고 따듯한 손을 올려놓고 말했다
"자, 오늘부터 너는 우리 학교 학생이다."
그때, 토토는 처음으로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난 기분이 들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래 자신의 얘기를 들어준 사람은 없었다. 교장선생님은 그 긴 시간동안 한 번도 하품을 하거나 지루해하지 않았다. 토토와똑같이 몸을 앞으로 내밀고 열심히 들어줬다.
(p.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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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2-16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대방의 말에 열중하며 듣는 건 따뜻한 마음이 없으면 불가능할 것 같아요.

moonnight 2020-12-16 13:36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페크님^^ 네시간동안이나 한 번도 말을 끊지 않고 집중해서 들어주는 선생님이라니. 어린이가 얼마나 안심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