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터키사 - 동서양 문명의 교차로, 터키 처음 읽는 세계사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 / 휴머니스트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중고생용 자습서에 나오면 딱 맞을 듯한, 간결하다 못해 유치하고 무미건조한 문장에 몇 장 읽지도 않아 질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딴에는 야심차게 써 보려고 한 듯한 상상의 대화 장면이 실소를 자아낸다. 특히 콘스탄티누스가 개종하는  장면에서는 "성령을 입은 것이다." "기독교의 하나님이 내게 승리를 주셨다. 나는 이제부터 하나님을 숭배할 것이다." 어쩌고 하며 기독교인 티를 내는 저자에게 짜증이 솟구쳤다.

  연표와 사진과 지도는 괜찮으니 조금만 참자고 자신을 타이르며 책장을 넘겼지만, 오르한 파묵의 소설 <내 이름은 빨강>을 소개한 대목을 읽다가 그만 분노가 폭발해서 리뷰까지 쓰러 들어오게 되었다. 아니, 살인 사건을 다룬 미스테리 소설을 소개하면서 범인이 누구고 살인의 이유가 무엇인지를 탈탈 다 까발려버리다니 제 정신인가?! 불운한 어떤 독자가 기본적인 매너도 없는 이런 책을 읽은 탓에 터키가 자랑하는 노벨상 수상 작가의 대표작 중 한 편을, 역사와 인간에 대한 풍부한 성찰을 담은 매력 넘치는 미스테리 소설을 읽는 즐거움을 날려버린다면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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