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귀야행 16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백귀야행>에 카이 삼촌이 처음 등장한 것이 9권이었나?

가끔 투덜거리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얌전한 성격에, 엄마하고도 할머니하고도 사촌 누나들하고도 심지어는 저쪽 세상의 존재들하고도 별로 부딪히는 일 없이 사이좋게 지내는 평화주의자 리쓰와는 달리, 이 아저씨한테는 처음부터 트러블 메이커의 아우라가 보였다. 리쓰 안에서는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할아버지와 격돌했던 전력도 있고, 리쓰한테 미칠 악영향을 막기 위해서 카이는 내보내는 게 좋다는 말도 누가 했었지. 그게 사토루 삼촌이던가 고우 삼촌이던가... 어쨌든, 시리즈 10권이 넘어가고 슬슬 신선함보다는 익숙함이 주된 감상이 되어가는 이 만화에서 카이 삼촌은 활력을 주는 존재다.

16권에서 부동산 중개사무소의 트러블 해결 담당으로 취직한 카이 삼촌은 타고난 재능을 직업으로 연결시킬 기회를 얻게 되었다. 20년이나 저쪽 세계에 붙들려 있던 학력도 재산도 없는 중년 남자에게 적당한 직업을 찾아주기 위해 작가가 꽤나 고심했을 듯하지만, 일단은 본인도 고용주도 상당히 만족스러워하는 느낌. 업무 처리 방식이 살짝 과격하긴 해도 본인 말로는 죽을 정도로 위험한 일은 없다고 하고, 좀 수상하지만 차도 샀고, 더 수상하지만 여자친구(?)도 생겼고....

문제는 카이 삼촌의 일에 리쓰가 동행할 경우인데, 사촌 누나들이랑 함께 있을 때 여지없이 발휘되던 '이이지마 시너지'는 상대가 카이 삼촌이 되니 자못 폭발적이다. 그걸 잘 됐다며 이용해 먹는 것이 카이 삼촌이고,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한 것이 리쓰인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이야기. 이 대조적이면서도 서로 닮은 숙질 콤비의 활약이 궤도에 오르며, 전회와는 다른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16권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