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풀니스 (50만 부 뉴에디션)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한스 로슬링.올라 로슬링.안나 로슬링 뢴룬드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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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세계가 점점 나빠진다고 말하면서 실제로 무슨 생각을 할까? 내가 보기에는 생각을 아예 ‘안 하는’ 것 같다. 사람들은 생각이 아닌 느낌을 말할 뿐이다. 내가 이렇게 명확하고 멋진 자료를 여럿 제시해도 세계가 점점 좋아진다는 데 동의하기가 여전히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아마도 거대한 문제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는 걸 알기 때문일 것이다. 세계가 점점 좋아진다는 말이 마치 만사 오케이라거나 심각한 문제가 없는 척 외면하라는 말처럼 ‘느껴지고’, 그러다 보니 그런 말이 터무니없어 보이고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중략) 그러나 이미 이룩한 발전을 외면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터무니없고 스트레스다. - P99

유엔의 릴리프웹ReliefWeb은 재해 지역 지원 사업에서 세계의 조정자 역할을 한다. 앞선 세대의 재해 피해자들은 그저 상상만 하던 일이다. 비용은 4단계 납세자들이 충당한다. 우리가 자부심을 느길 만한 일이다. 우리 인간은 마침내 자연재해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방법을 찾았다. 그러나 자연재해 사망자가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 역시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중략) 릴리프웹에 비용을 대는 4단계 사람들은 안타깝게도 우리가 자연재해 추셀ㄹ 질문한 바로 그들이다. 이들 중 91%가 자신이 비용을 대는 사업이 성공한 줄 모르고 있었다.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언론은 끊임없이 최악의 사태인 양 보도하기 때문이다. - P156

카메라가 잿더미에서 끄집어낸 아이의 시체를 훑을 때 나는 두려움과 비통함에 지적 능력이 마비된다. 그 순간만큼은 세상의 어떤 도표도 내 감정에 영향을 미칠 수 없고, 어떤 진실도 내게 위안을 주지 못한다. 그 순간에 세상이 더 좋아진다고 주장한다면, 피해자와 그 가족의 참담함을 하찮게 여기는 것이 되기 쉬워 대단히 비윤리적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큰 그림을 잊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그들을 도와야 한다. 거창한 진실과 큰 그림은 그 위험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그 후에는 다시 과감하게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봐야 한다. 뇌를 식히고 수치를 비교하면서 우리 자원이 미래의 고통을 멈추는 데 효과적으로 쓰이는지 점검해야 한다. 자원 배분의 우선순위를 정할 때 공포를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위험이 지금은 국제적 공조 덕에 우리에게 가장 적은 해를 끼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 P157

세계는 실제보다 더 무서워 보인다. 우리는 주목 필터나 언론에 걸러진 무서운 것을 보고 듣기 때문이다. 어떤 대상의 위험성은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이 아니라, 실제 위험과 그것에 노출되는 정도를 합쳐 결정한다. 두려움을 느끼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공포가 진정될 때까지 가급적 결정을 유보하라. - P174

1, 2단계 나라에서 아이들의 목숨을 살리는 것은 의사나 병실 침대가 아니다. 병실 침대와 의사는 수를 세기 쉽고 정치인은 병원 개원식을 무척 좋아하지만, 아이들의 생존율을 높이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병원 밖에서 해당 지역 간호사, 산파, 교육받은 부모 등이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특히 엄마의 역할이 중요하다. 데이터를 보면 세계적으로 아동 생존율 증가의 절반은 엄마들의 탈문맹에서 나왔다. 지금은 아동 생존율이 더 높아졌다. 처음부터 아예 병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훈련받은 산파가 여성의 임신과 출산을 돕고, 간호사는 아기에게 면역력을 심어준다. 아기는 잘 먹고, 부모는 아기를 늘 따뜻하고 청결하게 관리한다. 그리고 아기 주변 사람들은 손을 씻고, 엄마는 약통에 붙은 지시 사항을 읽을 줄 알게 되었다. - P184

니엠은 나를 태우고 도시 중앙에 있는 공원으로 갔다. 거기엔 황동 판이 붙은 1m 정도 높이의 돌이 있었다. 나는 농담이겠지 싶었다. 서양에서는 베트남전쟁 반대 시위가 활동가 세대를 하나로 통합하는 역할을 할 정도였다. 내가 담요와 의료 기구를 보낸 것도 거기에 자극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 쟁에서 150만 명 넘는 베트남인과 5만8000명 넘는 미국인이 목숨을 잃었다. 도시가 그런 대재앙을 기억하는 방식이 고작 이런 식이라니! 내가 실망하는 기색을 보이자 니엠은 나를 태우고 더 큰 비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3.5m가 넘는 대리석 비로, 프랑스 식민 통치에서 독립한 것을 기념하는 것이었다. 나는 여전히 시큰둥했다.(아래에 계속) - P187

(위에서 계속)니엠은 내게 비다운 비를 볼 준비가 되었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나를 태우고 조금 더 가더니 창밖을 가리켰다. 나무 꼭대기 너머로 금색으로 덮인 거대한 돌탑이 보였다. 100m 가까이 되어 보였다. "여기가 전쟁 영웅을 추모하는 곳이에요. 멋지죠?" 베트남이 중국을 상대로 싸운 전쟁을 기리는 비였다. 중국과의 전쟁은 싸움과 휴전을 반복하며 2000년 동안 지속되었다. 프랑스가 점령한 기간은 200년이었다. 대미항전은 고작 20년 지속되었다. 비의 크기는 그런 기간을 완벽하게 반영했다. 나는 여러 개의 비를 비교한 뒤에야 비로소 지금 베트남 사람들에게 베트남전쟁은 상대적으로 의미가 작다는 걸 이해할 수 있었다. - P187

"아이한테 망치를 주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는 말이 있다. 가치 있는 전문성을 지닌 사람은 그 전문성을 활용할 곳을 찾고 싶어한다. 그래서 전문가는 더러 어렵게 얻은 지식과 기술을 본래의 활용 영역을 넘어선 곳에도 적용할 방법을 고민한다. - P273

경제와 사회가 크게 발전한 나라라고 해서 다 민주국가는 아니다. (산유국도 아닌)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빨리 1단계에서 3단계로 넘어갔고, 그 시기는 줄곧 군부 독재가 이어졌다. 2012-2016년에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 열 곳 중 아홉 곳은 민주주의 수준이 낮았다. 경제성장과 보건 의료 발전에 민주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면, 그와 모순되는 현실에 부딪히기 쉽다. 따라서 우리가 좋아하는 다른 어떤 목적을 달성하는 데 민주주의가 우월한 수단이라고 주장하기보다 민주주의 자체를 목적으로 지지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 P286

단순한 생각과 단순한 해결책을 조심하라. 역사는 단순한 유토피아적 시각으로 끔찍한 행동을 정당화한 사람으로 가득하다. 복잡함을 끌어안아라. 여러 생각을 섞고 절충하라. 문제는 하나씩 사안별로 해결하라. - P288

세계의 중요한 문제를 이해하려면 개인에게 죄를 추궁하기보다 시스템에 주목해야 할 때가 많다. 비난 본능은 일이 잘 풀릴 때도 발동되어 칭찬 역시 비난만큼 쉽게 나온다. 일이 잘 풀릴 때 우리는 아주 쉽게 그 공을 개인이나 단순한 원인으로 돌리는데, 이때도 대개는 문제가 훨씬 복잡하다. 세계를 정말로 바꾸고 싶다면, 세계를 이해해야지 비난 본능에 좌우돼서는 안 된다. - P295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에게 겸손과 호기심을 가르쳐야 한다. 여기서 겸손이란 본능으로 사실을 올바르게 파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것이고, 지식의 한계를 솔직히 인정하는 것이다. 아울러 "모른다"고 말하는 걸 꺼리지 않는 것이자,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을 때 기존 의견을 기꺼이 바꾸는 것이다. 겸손하면 모든 것에 대해 내 견해가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도 없고, 항상 내 견해를 옹호할 준비를 해야 할 필요도 없어 마음이 편하다. - P357

호기심이란 새로운 정보를 마다하지 않고 적극 받아들이는 자세를 말한다. 아울러 내 세계관에 맞지 않는 사실을 끌어안고 그 것이 내포한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실수를 부끄러워하기보다 실수에서 호기심을 이끌어내자. ‘내가 그 사실을 어쩌면 이렇게 잘못 알 수 있을까? 그렇다면 여기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사람들이 멍청이가 아니고서야 왜 그런 해결책을 썼을까?‘ 호기심을 품으면 늘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어 꽤 흥미진진하다. - P357

사실에 근거한 경험 법칙
1. 간극. 다수를 보라.
2. 부정. 나쁜 소식을 예상하라.
3. 직선. 선은 굽을 수도 있다.
4. 공포. 위험성을 계산하라.
5. 크기. 비율을 고려하라.
6. 일반화. 범주에 의문을 품어라.
7. 운명. 느린 변화도 변화다.
8. 단일 관점. 도구 상자를 챙겨라.
9. 비난. 손가락질을 자제하라.
10. 다급함. 하나씩 차근차근 행동하라. - P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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