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쯤 전부터 인터넷에서 팔리고 있었던 모양이지만 내가 알게 된 것은 지난해였다. 테크놀로지의 혁명! 2000년대 최고의 발명품! 전기 모기채 되겠다.


5년 전 한강의 배후습지 영등포로 이사올 때 덥고 습한 여름은 각오했지만, 아파트 13층의 높이 정도는 가볍게 극복하고 올라오는 쬐끄만 모기떼의 무차별 공격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크기가 작아서 물린 자리가 크게 덧나지 않는 대신 잡기도 까다롭다. 소름 끼치는 애~앵 소리에 눈을 떠 잠이 덜 깬 머리로 서투르게 파리채를 휘두르다 좌절하여 다시 잠들기를 몇 번이나 했던가? 정지 상태의 모기를 발견해서 살충제로 반쯤 기절시켜 놓은 후 다시 필살의 파리채 휘두르기라는 복잡한 시스템으로는 도무지 공격의 효율성이 높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 제품! 이전의 모든 고민을 해결해 주다! 모기의 진로 방향에 살포시 가져다 대기만 하면 푸른 불꽃과 치지직 소리와 아련한 살 타는 냄새와 함께 상황 종료 되겠다. 오늘 새벽에도 네 마리나 잡았다. 피로 배가 빵빵한 네 구의 시체를 나란히 늘어놓고 기술의 진보에 경의를 표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