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여행 (양장) 아직도 가야 할 길
M.스캇 펙 지음, 조성훈 옮김 / 율리시즈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미국 동부의 부유한 집안 출신. 판사인 아버지 밑에서 세속적인 자유주의적인 교육을 받음. 하버드 대학 졸업. 정신과 의사로 활동. 40대에 불교에서 기독교로 개종. 종교와 영성에 대한 베스트셀러들을 여러 권 집필하고, 인기 있는 대중 강연자로 활동.


책 내용 중에 저자의 강의가 특히 미국 남부의 경건한 기독교 지역에서 인기가 많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 동네를 Bilble Belt라고 부른다는 것도 이 책에서 알았다.) 이성과 양심을 전통적 신앙과 조화시키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건한 기독교인들에게 그럴 듯하면서 듣기 좋은 해답을 주는 내용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예의가 바르고 교양이 있어서 읽기에 괴롭지는 않았고, 미국 문화를 구경한다는 점에서도 흥미 있는 책이었다. 그러나, 목마른 기독교인이 아닌 내 입장에서, 딱히 열심히 읽어야 할 필요성은 느껴지지 않았다. 

미성숙한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은 서로서로 둘러앉은 채 인생이 자신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한다고 항상 불평을 늘어놓는 것이다. (중략) 성숙한 사람의 가장 큰 트징은 인생에서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 것은 자신의 책임 - 심지어 기회 - 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 P23

사람들은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죄나 결점을 밝히는 증거가 드러나거나 그러한 증거 때문에 궁지에 몰리면, 흔히 뭔가가 잘못되었으므로 자기 교정에 나서야 한다고 스스로 깨닫느다. 그런데 이러한 공식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들을 ‘거짓된 사람들’이라고 부른다. (중략) 이들을 이끄는 동기는 어떠한 대가를 치르든, 어떠한 증거가 이들의 죄나 결점을 드러내든, 언제나 스스로를 선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중략) 그들 대부분은 부적절하게 증거를 없애버리고 부당하게 다른 이들을 비난하면서 악을 저지른다. 여기서 비난은 재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 P45

낡은 사상이 사라지고 새롭고 더 좋은 사상이 발생하려면 이런 혼란의 시대를 거쳐야만 한다. 이런 시대에 산다는 것은 불편하고 때로는 고통스럽다. 그럼에도 그것은 축복이다. 시대를 살면서 마음이 가난함을 느끼지만 새롭고 더 나은 방법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중략) 사실상 이 세상의 모든 악은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확신하는 사람들이 저질렀다. 스스로 혼란스럽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악을 저지르지 않는다. 마음이 가난한 자는 악을 저지르지 않는다.
- P113

이 자리에서 오레스테스를 변호한 아폴론 신은 이 모든 뒤틀린 일이 신들의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오레스테스는 이 사건에서 실질적으로 아무런 결정권도 없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그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비난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바로 그때 오레스테스가 일어나 아폴론의 의견에 반대하며 말했다. "어머니를 살해한 것은 신들이 아니라 바로 저였습니다. 이 일을 저지른 것은 바로 저였습니다." (중략) 오레스테스의 말을 듣고 신들은 토론을 벌려 저주를 풀어주기로 결정했다. 퓨리스는 에우메니데스로 그 호칭이 변했는데, 이는 글자 그대로 ‘자비의 여신들’이라는 뜻이다. 그 후 복수의 여신들은 신랄하고 시끄럽고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는 대신에 지혜의 목소리를 냈다. 이 신화는 일종의 정신 질환이 매우 건강한 상태로 변화하는 과정을 상징한다. 이러한 변화는 자신과 자기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진 대가라고 할 수 있다.
- P146

내 경험에 따르면, 근본주의자들은 성경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이상하게 오용한다. 실제로 ‘근본주의자’란 용어는 잘못 붙여진 이름이다. 그에 대한 적당한 용어는 ‘성서 전면 신봉자’ 정도가 딱 맞을 것이다. 이들은, 성경은 신성한 영감을 받은 신의 말씀일 뿐만 아니라 신의 말씀이 그대로 전해져서 여원히 변치 않을 거라고 믿는다. 또 성경을 글자 그대로 해석할 수 있는 유일한 권한은 오직 자기들에게만 있다고 믿는다. 이런 생각은 성경을 메마르게 만들 뿐이다.
- P149

이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숭배와 중독이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약물 중독보다도 훨씬 더 위험하다는 점을 명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권력 중독, 안전 중독도 있지 않은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비용을 따져보면 약물이나 알코올 중독은 어떤 의미에서는 그 폐해가 가장 적은 편에 속한다.
- P188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정신과 치료를 그만두고 공동체 장려 재단을 설립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과 함ㄲ 일해왔다. "평화 만들기 The Different Drum"의 출간도 전적으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 책에서는 공동체가 위기에 대처하면서 자연스럽게 발달되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환자실의 대기실에 있는 낯선 사람들은 각자가 품었던 깊은 두려움과 기쁨을 정말이지 금방 공유할 수 있는데, 그 까닭은 가족이나 친지가 복도 건너편 중환자실에 있기 때문이다. (중략) 문제는 위기가 사라지면 공동체도 ㅎㅁ께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라져버린 위기를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대단히 많다.
- P201

복음서가 전적으로 정확하다고 주장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어떤 것은 분명히 첨가된 것 같고, 또 어떤 내용은 확실하게 유실된 것 같다. 예를 들면 예수의 유머 감각과 예수의 성에 관한 것이다. 예수의 성에 관한 문제는 일부러 배제되었을 수도 있다. 내가 보기에 예수의 성은 다소 애매한 것 같기 때문이다. 예수는 창녀였을 수도 있는 막달라 마리아를 매우 좋아한 것 같고, ‘예수가 사랑한 한 사람’으로 여겨지는 사도 요한과 친했던 모습이 자주 묘사된다.
- P224

급진적인 페미니즘은 분명히 불쾌하고 평정심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무례하고 반사회적이며 때로는 어리석게 비춰지기도 했다. 급진적인 페미니스트가 상당수 포함된 청중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때 정말로 힘들었다. 진행하는 내내 성차별이 없는 용어를 사용하고 성차별과 싸우느라 진땀을 흘려야만 했기 때문이다.
- P276

사이비 종교의 10가지 특징
1. 카리스마를 지닌 단 한 명의 지도자를 숭배
2. 숭배받는 내부 집단
3. 비밀스러운 관리
4. 재정 은폐
5. 의존
6. 천편일률
7. 특수한 언어
9. 교조적인 교리
9. 이단
10. 속박된 하느님
- P295300

특정 단체를 평가해서 그 단체를 사이비 종교 집단이라고 판단을 내릴 때 이 열 가지 기준을 모두 만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서너 가지만 들어맞으면, 일단 의심해 볼 수 있다. 사이비 종교는 흔해서 아무 데고 널려 있으며 또한 수많은 기업도 사이비 종교와 같다는 걸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똑같이 입고 똑같이 보이게 하고 똑같이 행동하도록 사원들에게 엄청난 압력을 행사하는 IBM도 본질적으로 사이비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톨릭교회도 앞에서 제시한 기준에 대부분 들어맞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의 가톨릭교회가 사이비 종교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1960년대의 바티칸 제2공의회가 열리기 이전에는 사이비 종교였을 수도 있다.
- P300

우리는 배우자나 연인이 우리에게 신이 돼줬으면 하고 기대한다. 그들이 우리의 모든 욕구를 충족하고, 우리를 실현시키고, 우리에게 영원한 지상 낙원을 가져다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러한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 P313

신이 성적인 존재일 뿐만 아니라 특히 유혹적인 존재라는 개념은 아마도 우리가 전통적으로 신에게 품어온 남성적 이미지와 어느 정도 부합할 것이다. 분명 신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남성과 관련시키는 사냥을 하는 데 있어서, 공격적으로 행동한다. (중략) 신은 믿기 어려울 만큼 우리를 사랑하며, 아무리 빨리 아무리 멀리 도망가더라도 우리를 소유하려 한다는 것이다.
- P322

지난 세대 동안, 지극히 단면적이고 거의 전적으로 물질주의적인 의료 모델과 함께하면서 정신 의학자들은 점점 더 스스로를 궁지로 몰아간 형국이다. (중략) 나와 같은 정신 의학자들이 내가 제안한 역사적 태도의 변화를 경험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들이 정신뿐만 아니라 영혼이 싶은 곳에서 생각함으로써, 더 이상 자신의 영성에 당황해하지 않고 인간을 영적인 존재로 인정하는 변화의 역할을 선택하기를 바란다. 영적인 존재인 인간에게, 정신 의학은 생화학적인 조정뿐만 아니라 적어도 영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몇몇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 P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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