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산장 살인 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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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더더기 없이 짧고 굵게 재미난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작품. 별장에서의 인질사건, 그리고 인질들 사이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긴장감이 단숨에 책을 읽게 만든다. 겉표지도 속표지도 엄청 예쁘다는 건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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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셔츠
존 스칼지 지음, 이원경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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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존 스칼지 ... 진짜 사랑합니다.

아.. 너무 좋다. 솔직히 '노인의 전쟁' 시리즈를 처음 읽을때까지만 해도 대중적인 재미도 있고, 의미 찾는 독자도 커버하는 작가라고 생각했다. 그 이후 번역되어 나오는 작품들 다 재미있게 읽었고, 마구 추천하고 다녔지만, 결국 아무에게도 추천할 수 없는 '신엔진'이란 작품을 읽고서야 아, 나는 존 스칼지를 진짜 좋아한다. 고 말할 수 있었다.

 

그리고 '레드셔츠' 휴고상 수상작이기도 한 '레드셔츠' 대중도 평단도 사로잡은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시작은 평범한 SF물. 우주탐사를 하는 우주선 안에 각기 다른 역할을 맡은 등장인물들이 나오고, 외계인들이 나온다.

이야기가 전개되며 조금씩 위화감이 느껴진다. 전임 승무원들의 죽음으로 새로이 함대에 합류하게 된 다섯 친구의 눈으로 그 위화감의 정체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탐사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특정 인물과 함께 간 탐사에서는 그 확률이 높아지고, 특정 인물들의 조합에 따라 틀림없는 확률로 누군가 죽는다.

 

승무원들은 특정인물들인 함장, 케렌스키 대위 등을 피하고, 피하는데에 함대의 유령 젠킨스의 도움을 받는다.

새로이 합류한 달을 포함한 네명은 젠킨스에게 이 함대는 '드라마' 라는 것을 듣게 되고, 자신들은 드라마 단역. 주인공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특정인물들임을 듣게 된다. 그래서 주인공 옆에 있으면 누군가 꼭 죽는거.

 

여기까지가 1부라면, 2부에서 이들은 단역인 자신들이 죽기 전에 이 '나쁜 드라마'를 끝내기 위해 과거 이 드라마가 씌여졌던 시점으로 시간여행을 하게 되고, 드라마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맡았던 실제 배우들을 보게 된다.

 

너무 재미있어서 놓칠 수도 있는데, 아니, 존 스칼지는 너무 재미있으면서도 놓치지 않게 이야기들을 배열해두긴 했지만, 그래도 혹시 놓친다면, 이야기는 드라마 속 단역들의 반란.에 그치지 않는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라는 주제를 가진 하나의 장대하고고 심오한 우화인 것이다.

 

웃기고 황당하게 시작해서 성찰하고, 감동하며 마무리 되다니

존 스칼지에게 'i love you!'라고 현실에서 외쳐주고 싶은 기분이다.

 

책 읽으면서 생각해봤는데, 내 삶이 드라마라면, 장르는 무레 요코 드라마 같은 일상평온장르였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피 튀기는 미스터리, SF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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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그만두고?"

닉이 어깨를 으쓱했다.

"나 데려다 쓰겠다고 쳐들어오는 사람도 없는걸. 이 바닥에서 9년을 굴러먹었지만 <인트레피드호 연대기>에서 맡은 배역이 그나마 제일 나은 거였어. 그마저도 별로 근사한 역은 아니었지. 대갈통에 폭탄을 맞고 뒈졌으니까."

달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지."

"사실 그 덕분에 정신을 차렸어."

닉은 싱크대에 쌓인 술잔들을 닦느라 바쁜 척하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 장면을 열 번이나 찍었어. 그때마다 실제로 폭탄이 터진 것처럼 뒤로 몸을 날려야 했지. 그러다 일곱 번째 찍을 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난 벌써 서른 살인데, 내 인생을 위해 뭘 하고 있지? 내가 나오지 않으면 보지도 않을 드라마에서 죽는 시늉이나 하고 있잖아.' 살다가 어느 때가 되면, 왜 그 짓을 하냐고 스스로에게 묻게 돼. 자네는 왜 그걸 해?"

"나?"

"그래."

"나한테 선택권이 있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모르고 살았거든"

 

존 스칼지의 웃기고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진지하고 웃기는 이야기들도

 

 

 

 

 

 

 

 

진지하고 진지한 이야기들도

 

 

 

 

 

 

 

 

다 특유의 매력포인트와 '이 책 읽기 잘했다' 싶은 라인들을 가지고 있다.

'레드셔츠'는 위의 분류중 웃기고 재미있는 이야기라 술렁술렁 재미나게 읽고 있었는데, 위에 인용한 순간이 나왔을 때, '이래야, 내 존 스칼지지' 싶었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자.

 

요즘 왠지 숙면을 취하고 있다. 마음은 불편해 죽겠는데 말이다. 되게 오랫동안 내 기억으로 한 5-6년 이상 쪽잠을 잤는데, 밤에도 잘 자고, 낮잠도 잘자니 잠병에 걸리기라도 한 것인가.

 

핀, 혹은 닉처럼 대갈통에 폭탄을 맞고 뒈지기라도 해야지, 그것도 열 번쯤. 정신을 차릴 것인가.

 

말로와 리처가 서로 앞발을 주고 받는 것을 보니 기분은 좋다.

레드 셔츠 마저 읽고, 오늘 작업실에서 닭도리탕 한다고 했으니 먹으러 가야지.

 

오늘 낮에 작업실 쥔장인 S로부터 영국에서 단톡으로 온 스코틀랜드 사진. 워크샵 갔다며

 

꼭꼭 씹어 이 인생 잘, 맛있게 살아야겠다고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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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4-10-25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유독 자연경관 사진을 봤을때 내가 되게 못 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울적하다.
 
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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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이나 짜증없이 말하는건데, 이 책, 글은 다 덜어내고 그림만 보고 싶다. 예전에는 '일기는 일기장에'라고 했는데, 요즘은 '트윗은 트위터에'라고 해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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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4-10-23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100자평 정말 유쾌하네요 ㅎㅎㅎ
 
나는 말랄라
말랄라 유사프자이.크리스티나 램 지음, 박찬원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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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여성 교육을 위해 힘쓴 파키스탄의 열여섯살 어린 소녀가 파키스탄인으로 최초로, 최연소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무슬림 지역 여성의 지위에 관한 이야기는 그야말로 해외토픽에서나 볼법한 이야기로 세상 어느 곳에서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열여섯살 나이에 노벨 평화상이라니 정말로 그녀가 노벨상을 탈만한 뭔가를 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나는 말랄라'를 읽고 나니, 그야말로 탈만했다. 라는 생각이 든다. 나이는 문제가 아니지만, 이 열여섯살은 정말 단단하고, 잘 자랐고, 잘 자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교육을 받기 위해, 공부를 하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아이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비현실적이다. 그 곳에서의 여성의 지위에 대한 이야기도 읽으면 읽을수록, 그 나라에서 여성이란 무엇인가? 동물혐오자가 키우는 개같은 존재인가. 싶을 정도로 많은 제약을 받고 있었다. 아니, 지금 현재에도 일어나는 일.

 

말랄라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지금 내가 여기서 고민하고 있는 일들의 바운더리를 다 찢어버리고 평평하게 만드는 일과 같다.

그녀를 포함한 많은 여성들은 그렇게나 불평등한 상황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랄라는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도 빛이 났을 것 같다.

 

말랄라가 그렇게 소리 높여 외치는 '교육 받을 수 있게 해주세요.' 는 교육.으로 말랄라같은 훌륭한 사람이 존재하게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말랄라의 할아버지는 '교육'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고, 말랄라의 아버지는 '교육'을 위해 목숨을 건 사람이다. 그렇게 말랄라는 자랐다. 이야기는 열한살 말랄라가 화자다. 앞에는 좀 더 어리고, 뒤로 가면 더 나이 들지만.

 

나는 '안나 카레니나' 같은 책과 제인 오스틴의 소설들을 읽었고, "말랄라는 새처럼 자유롭다"는 우리 아버지의 말을 신뢰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자행되는 잔혹 행위를 들었을 때 나는 내가 스와트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여기서는 여자도 학교에 갈 수 있어." 나는 그렇게 말하곤 했다.  하지만 탈레반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고 그들도 우리처럼 파슈툰이었다. 이곳 계곡에는 태양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으므로 저 산 너머 구름이 모여드는 모습을 나는 미처 보지 못했다. 아버지는 말하곤 했다. "내가 너의 자유를 보호해주마. 말랄라, 네 꿈을 잃지 말거라." 

 

어른의 말이 아닌 그녀 나이의 말로 너무나 분명하고 반짝반짝 빛나게 그녀의 조국에 대한 사랑과 교육에 대한 열망을 이야기한다. 분명 할아버지와 아버지, 어머니가 있었기에 그녀라는 존재가 있다는 점 또한 감동적이다.

 

아름다운 스와트밸리. 서로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 친구들.

선물 받은 어글리 베티 DVD를 피난 중에 놓고갈 수 밖에 없어서 아쉬워하는 열한살의 말랄라.

 

인상적인 장면들이 무척 많았는데, 그 중에 하나는 이 나라에서 '웅변'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책을 읽고 나서 찾아본 말랄라의 인터뷰와 연설을 보면 굉장히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자신의 말로 피력한다. 

 

뉴스에서의 해외토픽같은 이야기로서만이 아니라 그곳에서 살아낸 여성이자 아이의 목소리로 듣는 이야기에는 감동이 있다.

그녀를 응원하고, 나도  '나는 말랄라다.' 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 생각들을 한다. 나 자신의 행복이 중요하다. 고양이와 가족. 지인들. 개인개인이 행복해지는 것이 세상이 좀 더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불행한 사람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주변과 사회를 조금씩이라도 더 낫게 하는 것이 내가 사는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거고, 살만하게 만드는 거고, 그게 좋은거다. 이상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게 나도 더 좋아지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거다.

 

말랄라는 교육을 받고 싶었고, 그 마음을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리라. 그렇게 우리가 옳다고 믿는 것들을 포기 하지 않는다면, 세상이 조금 더 좋아지는 거겠지.

 

뭔가 글씨도 크고, 이야기도 굉장히 자극적이고, 노벨상 버프로 나온 책일꺼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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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2 2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14-10-22 23:49   좋아요 0 | URL
이 리뷰로 한 분이라도 더 책 읽으시면 정말 뿌듯합니다. ^^

아무개 2014-10-23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리뷰를 하이드님 서재에서 보게 될줄은 몰랐네요.
그것도 의외의 호평..기대되네요.^^

아이린 2014-12-08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