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해리 포터 북클럽을 만들었고, 어제 마지막 권 Deathly Hallows를 눈물 찔찔 흘리면서 다 읽었다.
서른 명 정도 시작해서 대여섯명 남을 것 같다. 원서 읽기 처음인 분들도 있었던것 생각하면, 지금 다들 이야기에 몰입해서
슬프고, 웃기고, 귀엽고, 짠해하면서 해리 포터 이야기 하고 있으니, 뿌듯하다.
이번에 원서 읽기 모임 새로 시작하면서 새삼 느끼는데, 아이나 어른이나 해리 포터로 원서 읽기 처음 시작하고, 놓는 경우 엄청 많다. 단어도 풍부하고, 롤링 문장도 아름답고 기이이이일고, 꼬고 꼬고 또 꼬아서 섬세하고 완벽하게 내놓는데, 원서 읽기 시작으로 읽기 힘든 책이다.. 해리 포터 북클럽은 '해리 포터'에 대한 애정으로 그걸 다 극복하고 여기까지 왔다.


분량이.. 분량이... 1년 독서거리였다. 해리에게는 십여년이었지만, 나에게도 1년 동안 같이 웃고 울었던 시간이었다.
All was well.

비슷한 시기에 모집했던 잃시찾,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멤버가 정말 대단했는데, 불 꺼져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고... 모임 만든 나조차 3권에서 멈춰 있다. 아니, 시간이. 그래서... 잃시찾 12월에 벼락치기 하는 사람=나
몇 년에 걸쳐 한 권씩 모았는데, 두 권 덜 샀고, 마저 주문했다. 다 읽겠다는 마음으로 덤비면 반은 읽겠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완독하리라.

올해는 3주에 한 번씩 세 명이 번갈아 책을 추천하고 읽는 '읽는 여자' 모임에 조인했다.
다들 각각의 전문가들이라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나눴다. 12월에 읽을 책은 아사코 유즈키의 <버터>인데,
각각 우리말, 영어(나), 일어로 읽고 얘기 나눌 예정. 나는 한글로 읽었어서 이번에 영어로 읽어보려는 거고, 보통은 우리말로 읽는다. 버터 영역본 워낙 작년에 영국에서 히트쳐서 오래전에 사두기도 했었고. 좀 더 열심히 읽고, 좋은 이야기 많이 하려고 노력하게 되는 모임. 내가 고를 책도, 다른 사람이 고를 책도 다 기대된다. 이번 모임에 내가 고를 차례인데, 뭐 고르지. 뭐 고르지. 내가 골랐던 책들은 오가와 요코 <은밀한 결정>, 나오미 배런 <쓰기의 미래>, 오가와 사야카 <청킹맨션의 보스는 알고 있다> 였다. 지난번과 이번 모임 픽션이었으니 다음 모임은 논픽션으로 골라봐야지.

매 주 일요일 후 워즈 모임은 작년 7월부터 계속되고 있다. 6,70권 정도 읽었나? 이번에 영독모임 시작한 것 서브 도서가 후 워즈이고, 자유롭게 고르는건데, 추천 원하는 분들 있어서 골라본 것. 의외의 이야기, 더 알고 싶은 이야기였던 것들로 골랐다.
둘 다 달리기 시작해서 대회도 나갔다는 것. 한 동안 매 주 달리기 이야기로 모임 시작했더랬다. 후 워즈는 시작하고 작은 성취 이루기도 좋고, 이야기거리도 많아서 레벨이 어떻건 처음 읽기 정말 좋다. 그리고, 지금 이만큼 읽고 나니, 읽을수록 연결되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더 더 더 재미있어진다는 거.

그리고, 이번 주 월요일부터 새로 시작한 영어원서낭독 모임.
이전에 했던 모임 멤버에게 다시 해보자고 연락 와서 시작하게 되었다. 월-목 아침 7시-7시반 영어 읽고, 우리말로 말하며 진행된다. 시간도, 횟수도, 책도, 영어로 읽고, 우리말로 바로 말하는 포맷도 다 빡세서 사람 구하기 쉽지 않은데, 서로가 있어서 시작했고, 너무 재미있어서 서로 맨날 감사합니다. 제가 더 감사합니다. 제가 더 감사합니다. 절하고 있는. 그리고, 같이 읽는 분은 호주라 반팔 입고, 나는 아침에 껴입고 줌으로 책 읽음.
블루 시스터즈가 너무 재미있다. 원서가 이렇게 재미있으면, 번역은 어떻게 했을까 보니, 번역본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원서 읽고, 번역본도 읽어보려 한다. 근데, 대충격이었던거. 코코멜로스 프랑켄슈타인 책이랑 블루시스터즈 나레이터가 같은 사람인데, 들어보고 AI인가! 아니, 요즘 AI도 이렇게 안 나오는데! 와일드 로봇보다 더 로봇같은 이 억양 뭐지! 리뷰 보니 난리다. 결국 리펀함. 이렇게 좋은 책을 망한 나레이션으로 듣고 싶지 않아 ㅜㅜ
원서 북클럽을 내년에 해보고 싶은데, 찔러 볼 멤버들은 있으나, 계속 리스트만 짜보고 시작 못하고 있었어서 이거로 만족할까, 하나 더 할까 고민중이다.
그리고, 정글 모임 시작한 것도 좋았다. 책 부지런히 읽고, 독후감 쓰는 것에는 게을렀지만,
정희진 선생님 강의 집에서 편하게 격주로 들을 수 있었고, 끝나고 뒷풀이 시간도 너무 좋았고, 알고보니 정글 고인물 알라디너 만나서 너무 좋았고, 멤버들 제주까지 와서 제주 멤버들과 새벽 1시까지 오프한 것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저녁 모임을 거의 연간 행사, 아니, 진짜 저녁에 누구 만난 건 한 3-4년 만인듯. 시골 오고, 해 지면 안 나가.. 여튼, 안 그래도 좋았는데, 더 더 좋아하는 모임이 되었고, 책도 지금과 다르게 읽고, 지금과 다르게 쓰는 것을 계속 목표로 하고 있다.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454607
에, 또 뭐 없나.
영어책 읽기 독서 모임은 11월에 시작했고, 원서 읽기 시작하는 모임인데, 지금 스물 다섯명 정도 있다.
다른 모임에 비해서 내가 줌 모임도 주 2회나 하고, 커리도 짜고, 주간 미션도 주고, 이것저것 많이 하고 있는데,
대여섯명이라도 남아서 내년 이맘때 다들 원서 술술 읽고 있으면 진짜 기쁘겠지.
12월의 같이 읽기 책은 Kate DiCamillo 의 'The Puppets of Spelhorst' 다.
추천합니다!
내년에는 영어책 읽기 독서 모임 이어가고,
해리 포터에 이어 코모란 스트라이크 시리즈 읽을 예정이다. 그동안 중고 보일때마다 줍줍해놔서 판형이며 시리즈 넘버며 하나도 안 맞지만, 일단 1,2권은 있고, 해리 포터 찔찔 짜고, 아직까지도 여운이 남아 덤블도어의 가스라이팅과 해리의 성장과 허마이오니와 론, 멋진 지니, 위즐리 가족 ㅜㅜ 제임스, 시리우스, 루핀 삼총사와 ㅜㅜㅜㅜ 도비의 죽음과 네빌.. ㅜㅜㅜㅜ 루나 러브 생각이 간간히 떠오르며 허우적거리고 있는데, 롤링여사가 주는 성인 탐정물 진짜 너무너무 기대된다! 차마 이건 모임은 못가지겠고, 꾸준히 읽고 있는 분이 '읽는 여자' 독서모임하는 분 중에 있다.

페이지 수 ㄷㄷㄷ

그리고, 작년에 하려다 한 권도 못 끝냈던.. 나츠메 소세키 전집, 이번에 흄세 편집자님이 내년 목표로 하신다길래 나도 슬쩍 같이 읽으려고 꺼내놨다. 아니, 근데, 내년 계획이라면서 벌써 세 권 읽고, 네 권째 꺼내놓으셨어! (풀밭, 산시로, 그후, 문)
제주 근황
귤이 굴러다니고, 책 읽으러 와도 귤이 굴러다녀서 다같이 귤 까먹으면서 책 읽는 근황 (황금향은 까기 힘들어서 안 줌. 레드향이나 천혜향이나 한라봉 들어오면 줄게)
오늘 시내 나갔다 오는 길에 집 앞 공원 (동백철에 동백 수만송이 피는) 에서 혼자 먼저 핀 동백꽃과 마주침. 올 겨울 첫 동백


아, 그리고 이 책 12월에 읽고, 올해 안에! 책친구한테 보내기로 했다. 연필로 밑줄도 치고, 애노테이션도 해서 요즘 핫한 '교환독서'라는 걸 해보려고. 내가 받기로 한 책은 코펜하겐 삼부작 영역본.


또 생각났다.
밀린 밀리의 서재 읽는 밀리단 만들었다.
여기는 70명 넘게 들어와 있다. 근데, 역시 계속 밀리고 있음. 언젠가 지금은 무한 휴식 중인 독서 모임에서 만났던 분이랑 밀리 1년짜리 반씩 나눔하고 있는데, 읽어야 한다. 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