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나여야만 할까? - 김갑수의 세상읽기
김갑수 지음 / 프로네시스(웅진)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작가의 전작인 <텔레만을 듣는 새벽>에서 나는 음악에 관해서는 문외한에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그의 매니아적 기질에 반했고, 투덜거림에 반했더랬다. 그가 이 책, <나는 왜 나여야만 할까?>에서 말하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자신도 서문에서 말했듯이 '개탄을 개탄하는 개탄의 글들' 이 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시인, 방송인, 라디오 DJ, 칼럼니스트, 평론가, 등의 여러가지 타이틀을 가지고 두문불출하는 저자는 비교적 가까운 과거의 이런저런 사건사태들과 본인의 신변잡기들과 개탄스러웠던 일들을 늘어 놓고 있다. 목차가 있지만, 중요하지 않고, 생각나는대로 풀어 놓아서 어쨌든 고개 끄덕이면서 동감하게 만드는 술자리 이야기만같다.

이런류의 책을 읽을때의 호오는 작가에 대한 호오에 다름아닐 것이다. 모임을 싫어하고, 골방에 처박히기를 좋아하고, 배려없음을 싫어하는 소극적 은둔형 호모사피엔스는 믿거나 말거나 나의 기질과도 거의 맞는다. 그런 이유로 나는 이 빨간책이 좋다.
(사춘기적인 제목이나, 빨간 표지에 느낌표 두개와 써 있는 볼드체의 '우리는 왜 변하지 않는가!!'에 굳이 신경쓸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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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운 곳을 긁어주기 때문이다.


<텔레만을 듣는 새벽에>를 읽으면서는 그의 매니아 기질에 반했고
<나는 왜 나여야만 할까?>를 읽으면서, 개탄으로 가득찬 한줄한줄에 마음으로 무릎을 치면서,
그.러.니.깐. 을 반복한다.


내맘대로 내 전문분야인 책에 관한 책인 <나의 레종 데트르>에서도 실망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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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3-09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도 탈렌트 "김갑수"씨가 더 친근하게 다가옵니다...ㅋㅋ

하이드 2008-03-09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저도 그렇습니다. -_-a 그래도 저 빨간책 표지에는 방송인(?) 김갑수 아저씨얼굴이 있어서 대충 매치되고 있습니다.
 
굽이치는 강가에서
온다 리쿠 지음, 오근영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학교에서 우상처럼 여겨지는 소녀와 소녀.
그들을 동경하는 또 다른 소녀

순정만화에 나오는 등장인물 같은 소녀들과 소년들이 겪는
굽이치는 강가의 오래된 집에서 벌어지는 아흐레간의 이야기.

그녀의 소설에서 '미스테리'는 그야말로 '소재'이다.
그러고보면, 어쩌다보니, 꽤나 많이 읽게 되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미스테리.. 가 있었는가 잠시 생각해본다.
그녀만의 스타일이 내가 원하는 미스테리가 아니라고 화낼 필요는 없지만, 일본미스테리가 그야말로 쏟아져 나올때, 거기에
함께 휩쓸려 나온 그녀이기에, 사실은 '미스테리가 아니라 순정만화야' 라는 것을 인정하기 싫은가보다.

시간 때우기, 킬링 타임 . 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을 읽는 것은 '시간 때우기' 혹은 '킬링 타임' 혹은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하는 오기' 에 지나지 않았다.

등장인물만 바뀌면서,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할리퀸의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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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2008-02-21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글에 어쩔수 없이 대 동감을 할수밖에 없군요.-_- 추천을 100개쯤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작가의 게으름이 너무 싫어요. 어쩌다 하나라면 몰라도 비슷한 얘기를 살짝씩 바꿔서
대체 몇개의 얘기로 만들어내려는건지...;;;

Kitty 2008-02-21 0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온다 리쿠의 책은 안 읽어봤지만 처음에는 아주 신선하다는 평을 많이 들었던 것 같은데 그게 다였나보네요;;
하이드님이 이리 혹평을 하시니 오히려 궁금해지는건? ;;;;

보석 2008-02-21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복제의 끝은 어디인가..;

BRINY 2008-02-21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1,2권은 좋았는데, 점점...처음 한두권에 반했을 때, 전작 사놓지 않아서 천만 다행입니다.

비로그인 2008-02-21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므낫, 그런데 별을 두 개 씩이나! 저는 종종 하나 체크하기도 싫은데 별점 체크 하지 않으면 리뷰 등록이 불가능해서 체크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하이드 2008-02-22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책들을 위해서 별 하나는 아껴둡니다. ^^ 헤헤 -
 
십각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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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간만에 읽은 본격추리소설이다. '미스테리'가 있고, 주제도 소재도 미스테리 그자체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조차 르루, 반, 아가사, 올치, 엘러리, 카, 포, 모리스다. 미스테리 연구회의 회원들 (각기 미스테리작가의 이름을 딴 닉네임으로 불리운다. ) 은 미스테리한 사건이 있었던 섬으로 짧은 여행을 가게 된다.

재미로 간 여행이지만, 이야기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다 없었다' 와 같이 진행되는데, 물론 패러디이니만큼, 박진감과 공포보다는 흥미와 기대하는 마음이 먼저 들긴 한다. 먼저 죽어나가는 이름과 마지막까지 남는 이름이 아야츠지 유키토의 추리작가에 대한 선호도인가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밖으로 연락하기 불가능한 섬에 갖힌 미스테리 회원들과 섬 밖에서 그 옛날의 사건을 쫓는 미스테리 연구회의 또 다른 회원들의 이야기가 한 챕터씩 진행된다.

결말의 반전도, 이야기의 진행도, 이야기를 끌고 가는 친근감 있는 등장인물들의 닉네임도
그야말로 순식간에 휙휙 읽히는 책이었다.

그 명성에 비해( 십각관 이외에 시계관, 인형관, 미로관을 어렵사리 모아 놓았더랬다) 왠지 허술한 짜임새이지만,
재미의 요소는 두루두루 갖춘 책이다. 다음에 읽을 관시리즈가 기대된다. 

* 관이 棺인줄 알았더니만, 館이었다.( 상복의 랑데부에서 상복이라는 등장인물이 나오는 줄 알았던것에 이어, 큰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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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미치게 하는 정원이지만, 괜찮아
윌리엄 알렉산더 지음, 황정하 옮김 / 바다출판사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정원기를 좋아한다.(그런 장르가 있다면 말이다.) 내가 모아 놓은 몇가지 예를 들면, 다이앤 애커먼, 헤르만 헤세, 등등
빅브라운하우스라는 오래되고 전통있는 폐가(?)를 사서 엄청나게 큰 앞마당을 가지게 된 알렉산더 가족
아름답고 유능하지만 정원일에는 관심없는 아내와 토끼같은 딸과 아들(역시 정원일에는 관심없는), 그리고, 정원일에는 관심... 없지 않고, 모든 몸과 마음을 다 바치게 되 버린 윌리엄이 있다.

아름답고 실용적인 정원에의 꿈은 점차, 중노동과 끝없는 공부와 전쟁의 나날들이 되었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땅과 물과 하늘과 생태계에 감탄(혹은 체념)하며 책을 끝맺는다.

빌 브라이슨의 애팔래치아 경유기.와 같은 책을 생각했더랬다. 유머는 필수고(주로, 작가가 개고생하면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들을 읽으면서 깔깔대는 독자가 있는 그런 유머를 말한다.) 지식을 전달해주고( 정원일에 대한 역사라던가, 토마토를 잘 키우는 법이라던가, 우드척을 물리치는 법이라던가..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재미있게' 이다.) 적당한 교훈도 주는( 그래, 역시 현대인은 땅을 밟고 살아야해. 바쁜 시계바늘 속에서 벗어나, 정원에서의 여유를 즐기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해.. 와 같은) 그런 책인 줄 알았었다.

물론 위에 말한 세가지, 유머, 지식, 교훈을 모두모두 가지고 있는 책이긴 하다.
근데, 그 방식이 쬐끔 거칠다. 거친데다가,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아니, 이런 미국책이 있나!) 이야기들도 종종 나와주신다. 거슬릴 정도라면 싫었겠지만, '망할 사슴이 브랜디 토마토를 습격하는데' 사슴보호가 왠말이냐! 는 심정이 참으로 이해가 갔기 때문에 어어. 그러면서, 넘어가게 되는 그런 거침없는 솔직함이 있다.

정원 만들기, 가꾸기, 유지하기에 대한 꽤나 전문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조금의 지루함도 없이, (미안하지만) 낄낄대고 읽을 수 있었다.

그야말로 '정원전쟁'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웬갖 종류의 해충과 사슴과 우드척과 다람쥐!까지!
분투기..정도가 아니라, 전쟁!이다. 정말 연민이 절로 솟는 그의 정원만들기 이야기를 읽고,
나 역시 나만의 정원이 가지고 싶어지는 심리는 앞으로 연구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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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7-25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전에 하이드님께서 이 책을 추천해주셨더랬지요. 드디어 땡스투하고, 가져갑니다. 얼른 왔으면 좋겠어요.

하이드 2008-07-27 0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투 들어왔네요. ^^ 엊그제 책정리하면서 이 책 오랜만에 다시 꺼내봤는데,, 맘대로 '이런 우연이!' 하고 우겨봅니다. 재미있게 읽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