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새로 나온 책들을 주섬주섬 담으며, '책 사지 말아야지' 라고 속으로 되뇌이고 있었다. 

책정리는 정체상태고, 읽을 거리는 신구간을 가리지 않고 산더미이며, 그 산에 깔려 죽고도 남을 만큼의 산더미이며.. 이며..


그러니, '책 사지 말아야지' 가 주문처럼 외어지는 신간마실인 것이다. 

책정리만 끝나면, 일단 책정리라도 끝내면 책을 사야지. 


어제 한 큰 일중 하나는 동생군 방에 있던 의자를 빼내서 작업실 쌔미에게 준 것이다. 

의자 삐끄덕 거리던 쌔미와 간호사 Y 중에 먼저 손을 든 쌔미에게 간 의자는 안 그래도 크다 크다 했는데, 크고 무겁고, 이 의자는 뭐지? 뭐지? 하고 동생에게 물어보니, 피씨방 의자를 주문해서 쓰고 있었던 것. 편해 보이고, 편하고, 백만년전부터 쌔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딱이니, 매우 뿌듯하다. 


동생방에 뭔가 해 볼 동선이 드디어 나왔다는 것도 큰 일. 


오늘은 엄마와 근 2주만에 한양대병원을 갔다. 이번엔 장례식장 아니고, 대학병원. 레지던트 ㅇㅇ님께 트리를 전달해드리고 ..

터미널로, 크리스마스 블랜드 비아 다 먹어서 사러 왔는데,  없다. 불행하다. 스타벅스를 들고 다니는 행복한 기분이었는데 ㅡㅜ 


또 하나, 사실, '책 사지 말아야지' 하면서 책을 장바구니에 담아 50,720원. 주문 직전까지 갔으나, 내가 원하는 보라색 데일리 다이어리가 벌써 품절인지 없다. 다이어리에 대한 미련을 버린다. '책 사지 말아야지'에 무게를 더한다. 


사야할 책들은 


 울리퍼 푀치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3권 '거지왕' 


1권에서는 중세시대 마녀사냥의 진실로, 2권 <검은 수도사>에서는 템플기사단의 숨겨진 보물을 찾아내는 이야기로 중세 유럽의 역사를 생동감 있게 보여주었던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이번 3권 <거지왕>에서는 독일 레젠부르크 지역을 배경으로 귀족과 자유인의 관계라는 새로운 역사의 현장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1662년, 숀가우의 사형집행인 야콥 퀴슬은 누이동생이 병에 걸렸다는 편지를 받고 누이동생을 찾아 레겐스부르크로 떠난다. 누이동생의 집에 들어선 퀴슬은 누이동생과 매제가 살해된 채 피로 가득 찬 욕조 안에 누워 있는 충격적인 장면을 보게 된다. 그 순간 갑자기 집으로 들이닥친 레겐스부르크 경비대는 그 자리에 있던 야콥 퀴슬을 살해 용의자로 지목하고 감옥에 가둔다. 사형집행인 야콥 퀴슬은 머지않아 고통스러운 고문을 받고 사형을 선고받을 위험에 처하고 말았다. 

한편 숀가우에 있던 막달레나와 지몬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둘만의 행복한 삶을 찾고자 숀가우를 떠난다. 막달레나는 우선 레겐스부르크로 간 아버지 야콥 퀴슬을 만나고자 그곳으로 간다. 하지만 레겐스부르크에 도착한 막달레나와 지몬은 퀴슬이 누명을 뒤집어쓰고 감옥에 갇힌 사실을 알고 나서 진범을 찾아 나선다. 

막달레나와 지몬은 야콥 퀴슬을 둘러싼 모험이 독일을 커다란 위험에 빠뜨리게 하려는 누군가의 모략임을 알게 된다. 그들을 위협하려는 세력은 모습을 감춘 채 곳곳에서 나타나고, 레겐스부르크의 지하 중심 세력을 형성해온 거지왕은 사건의 전모를 밝히려 고군분투하는 막달레나와 지몬을 도와 퀴슬을 구하는 일에 동참하는데…



지금 나오는 책들 중에 '사형집행인의 딸'과 같은 시리즈는 정말 이거밖에 없을 것 같은 이 시리즈만의 매력이 있다. 현대의사이코패스들과 프로파일러들,혹은 마초 형사,인간적인 경감 등에 익숙하다가  가장 천민직인 사형집행인. 흡사 짐승과도 같은 강한 외형과 냉철한 지성, 뜨거운 가슴을 지니고 있는 사형집행인이 주인공이고, 그의 똘똘한 딸 ( 사실,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라고 해도 딸은 아직 그냥 똘똘한 정도라고 생각하고) 과 어리버리하지만 열정 가득한(?) 의사 지몬이 있다. 


17세기의 종교, 역사,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잘 녹아 있는 것도 재미나고, (옛날에 한참 로마 시대 미스터리 나왔을 때 그런 기분?) 늘 한 분량 하지만, 재미를 놓치지 않는 것도 좋다. 당연히. 재미가 있어야지. 일단 재미는 있어야지. 




  톰 롭 스미스 <얼음 속의소녀들> 


톰 롭 스미스 소설. '차일드 44 3부작'에서 벗어나 발표한 첫 작품으로, 작가 자신의 체험에서 발상을 얻었다. 어느 날 어머니가 망상에 빠져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아버지의 전화를 받은 작가는, 그때의 혼란과 불안을 바탕으로 밀도 높은 심리 스릴러를 구상해냈다. 출간 즉시 영화화가 결정되었으며, 톰 롭 스미스는 이 작품으로 장르를 뛰어넘어 작가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해 보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차일드 44를 생각하면, 쎄하다. 그 시작 부분도, 결말도. 이야기가 밝혀지는 과정도. 

기대가 되야 하는데,사실 차일드 44를 넘을 수는 없을 것 같아 기대치는 높지 않다. 



  루이즈 페니 가마슈 경감 시리즈<네 시체를 묻어라> 


몸을 추스르기 위해 아름다운 퀘벡 시를 방문한 아르망 가마슈 경감은 문득문득 지난 사건에 의구심을 느끼는 와중에 영국계 퀘벡인들의 성역인 문화역사협회에서 일어난 끔찍한 죽음을 피해 가지 못한다. 퀘벡을 기초한 사뮈엘 드 샹플랭의 시체를 찾는 일에 사로잡힌 어느 역사학자의 의문이 살인을 불러온다. 거의 4백 년 동안 샹플랭과 함께 묻힌 비밀을 지키기 위해 누군가를 죽여야 할 만큼 그 비밀은 끔찍한 것이었을까?


그 와중에 가마슈는 최근 살인죄를 선고받고 복역 중인 비스트로의 주인 올리비에를 사랑하는 스리 파인스 마을의 한 주민에게서 매일 편지를 받는다. "이해할 수 없어요." 올리비에의 파트너는 매일 편지를 쓴다. "그가 한 짓이 아니에요."



가마슈 경감 시리즈 첫 권을 읽고, 되게 맘에 안 들어 그 이후로 안 읽었는데, '냉혹한 이야기'를 읽고 다시 반해버렸다. 기대 없이 읽었는데, 반했으니, 얼른 다시 처음부터 읽고 싶어지는데,  일단 '냉혹한 이야기' 에서 연결되는 바로 다음 이야기 '네 시체를 묻어라'를 먼저 읽고 싶다. 잘 기억은 안 나는데, 겨울에 어울리는 시리즈였던 것 같은데..

 데니스 르헤인 <더 드롭>


<살인자들의 섬(셔터 아일랜드)>, <미스틱 리버>로 전 세계 독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작가 데니스 루헤인의 장편소설. 국내에 전자책으로 발간된 단편소설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Animal Rescue)'를 장편으로 개작한 작품으로서, 출간 즉시 「보스턴 글로브」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하였다. 

그간 빈부격차, 인종분쟁, 노동계층의 울분을 바탕으로 현대 미국 보스턴의 하층민 이야기를 써왔던 데니스 루헤인은 이번 작품을 통해 단편소설에서 다 담아내지 못했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밥 사이노스키'의 진짜 이야기를 풀어낸다. 할리우드 배우 톰 하디 주연으로 영화화되었으며, 2014년 부산영화제에 초청되어 큰 호평을 받기도 하였다.

사촌 형 마브와 함께 술집을 대리 운영하고 있는 밥. 사실 그 술집은 지역 갱단의 자금 이송처로 활용되는 '드롭' 중 하나로서, 중요 시기마다 갱단의 돈이 들어온다. 그러나 어느 날 복면의 강도 둘이 들어와 갱단의 돈을 털어가고, 밥과 사촌 형 마브는 갱단에게 죽을 위기에 처한다. 더군다나 '드롭'의 냄새를 맡고 집요하게 들러붙는 형사와 밥의 약점을 붙잡고 거액을 요구하는 사이코패스 에릭까지 가세하며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결말로 치닫는다.


데니스 르헤인의 소설은 <미스틱 리버>와 <셔터 아일랜드> 빼고 다 좋았다. 

처음의 인상이 강해서 그 뒤에 소설들이 다 좋았다는 걸 계속 까먹는데, 이제 확실히 기억. '더 드롭' 보관함으로.




알라딘, 보라색 데일리 다이어리를 입고하지 않는다면, 나는 책 주는 다이어리 이벤트 따위 무시할 것이다. 

그 외 관심구매에정 신간들 : 












습관, 책 사는 건 습관같은거야. 라는 대사가 있었다. '여기서 '책'을 여자 이름으로 대체한건데, 제목 쓰고, 글 끄적이고, 책 주섬주섬 챙기면서 계속 어디서 봤더라 어디서 봤더라 했는데, 생각 났다. 

한유주, 한유주는 내게 습관같은거야. 라고 최한결이 그랬지.  


드라마 커피프린스. 


드라마 볼 때는 습관같다니, 되게 애틋해. 은찬이 불쌍해. 했는데, 이렇게 쓰고 보니,말그대로 습관은 그냥 습관이구나. 읽을 책 쌓아두고 계속 사면 나쁜 습관, 책 정리 하면서, 열심히 읽으면서, 계속 사면 좋은 습관. 


습관은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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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4-12-03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라색 벌써 매진이군요...ㅋ

보물선 2014-12-03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라 데일리. 있던데요?

하이드 2014-12-03 2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엊저녁에는 보라 데일리만 없었어요. 하지만, 전 꾹 참겠어요. 오늘 책 선물도 왕창 받았으니, 적립금 들어오는 날까지, 꾹꾹 ^^

비연 2014-12-04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사는 게 습관이라는 데에 백만 동감표를..^^:;;

무해한모리군 2014-12-04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려주신걸 보고 거지왕 구매했어요. 가마슈경감시리즈는 저도 그냥 그렇다 냉혹한이야기를 읽고 좋아졌어요. 전 사는 속도가 읽는걸 전혀 못따라가고 있어요 거기다 안읽을줄 알면서 사는 책들도 ㅎ

yamoo 2014-12-04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보면 가끔 하이드님은 저의 도플갱어 일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ㅎㅎ

yureka01 2015-05-05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병에 걸린거예요.ㅎㅎㅎ저도.^^.그러나 룸빵에서 여자와 술 보다는 훨씬 저렴하니 무죄.^^.
 
열대야
소네 케이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열대야와도 같은 섬찟한 단편집. 분량은 적지만, 임팩트와 여운은 말할 수 없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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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 2014-12-01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신청 받아주셔서 고맙습니다 ^^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 천연균과 마르크스에서 찾은 진정한 삶의 가치와 노동의 의미
와타나베 이타루 지음, 정문주 옮김 / 더숲 / 201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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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일과 신념. 함께 사는 세상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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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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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떠나보낸, 기다리는 중년의 남자들. 완숙함 때문인가, 진중함이 더해진 때문인가, 내가 스물도 서른도 아니기 때문인가. 하루키의 책들중 가장 가까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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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에다가가 2014-12-01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의 파워를 고스란히 느꼈어요. 저도 장편보다 단편이 더욱 피부에 와 닿았어요. 하루키씨는 저희를 불쑥불끈 감동시키는 그만의 (범접할 수 없는) 에네르기가 있는 것 같아요..
 
헤밍웨이 위조사건 에스프레소 노벨라 Espresso Novella 8
조 홀드먼 지음, 김상훈 옮김 / 북스피어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헤밍웨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니,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대단하다!고 느꼈다. 문학 SF 물. 마지막의 압축은 그야말로 현란할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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