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하는 것 같으네, 신간마실. 무지 기대되는 책이 있었다가, 서점에서 실물보니 좀 실망이고, 나머지는 그냥저냥 궁금해서 보관함에 넣어 둔 정도이다.  

 옌스 틸레 <그림책의 새로운 서사 형식>

나온지는 좀 되었는데, 미리보기가 안 뜬다.  원서 제목도 없고, 알라딘 저자정보에 저자 이름도 한글로만 나와있고, 몇 개 구글에 예상해서 찍어보니 나오지도 않고, 서지정보도 목차가 다이다.

1. 그림책 이해하기 2. 말과 그림의 일치 3. 광고, 텔레비전, 비상구
4. 만화의 틀을 깨고 성장하다 5. 동화 이야기꾼으로서의 삽화가
6. 어린이 성담(聖譚)과 유태인 대학살 7. 그들은 전혀 닮지 않았다.
8. 잃어버린 토스카나를 찾아 9. 비행선 조종사의 꿈 10. 그림과 말로 표현된 기억

책을 팔겠다는거야 말겠다는거야. 출판사도, 알라딘도. 이런식의 성의없는 책소개

출판사 홈피에 코딱지만한 책소개가 있어서 (그나마도 알라딘엔 없으니) 옮겨 본다


그림책에서 글과 그림의 상호작용을 상세히 분석하여, 어린이 문학 연구자들에게 그림책을 분석 비평하는 새로운 방법론, 새로운 이론, 새로운 도구를 제공한다. 모리스 샌댁, 토브 얀센의 그림을 비롯한 116개의 칼라 및 흑백 그림이 이해를 돕는다.  

 

유재원 <터키, 1만년의 시간여행>

저자 이름만 보고 사고자 했던 몇 안되는 국내 저자중 한명인 유재원 교수. 타산지석 시리즈중 그리스편을 그리스 여행당시 무지 재미나게 읽었어서 이다. 저자의 시적인 글과 정보와 인문학, 역사를 아우르는 풍부한 읽을거리들이 꽤 좋았는데 말이다.
<그리스, 신화의 나라, 인간의 땅> 제목이 훨씬 좋았는데, 개정판에서 시시하게 바뀌었네 <그리스, 유재원 교수의 그리스, 그리스신화> 이게 뭐야;; 얼척없다. 헐;; 이전 제목 정말 멋졌는데, 책이 팔리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 걸까?


<터키, 1만년의 시간여행> 두권짜리이고, 각 2만2천원의 만만치 않은 가격이라 서점에서 미리 보았는데, 전혀 사고싶지 않아져 버렸다. 
1. 하얀 반사되는 종이. 이라이트 다음으로 싫은 종이 2. 이전 책에서 저자의 감성적인 글이 맘에 들었는데, 이 책은 100쪽가량을 읽었는데 팩트팩트팩트의 나열로 숨막힌다. 이 지역에 가서 머무를 사람이나 이 지역을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가볍게 읽기는 무리. 그렇다고 인문서로 보고 진지하게 읽기에도 무리 3. 감성적인 부분이 있긴 있다. 선배인가 하는 사람과의 이별했던 장소. 안 되긴 했지만, 공감가지 않고, 글과 어우러지지도 않는데, 자꾸 나옴. 마침 알라딘 보니  

아기아 소피아 대성당에 대해 주변에서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대성당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 와 보니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중략) 아무도 보이지 않고 석양마저 가려진 호젓한 구석에 이르렀을 때 나도 모르게 참을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무지에 대한 창피함과 억울함이 가슴 깊숙한 곳으로부터 솟아 나왔다. 누구에게 물어 이 무지를 깨우칠 것인가? 내가 기억해 낸 사람 가운데 아무도 나에게 설명해 줄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들자 절망은 극에 달했고 설움이 북받쳤다. 울음은 오열로, 오열은 이내 통곡으로 변했다.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입술을 깨물며 이 무식과 무지를 나의 아들과 딸들에게는 절대로 물려주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이부분.도 좀 어이없었다. 소피아 대성당을 보고 독일의 고등학생도 아는 지식을 자신이 아직까지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참을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무지에 대한 창피함과 억울함이 가슴 깊숙한 곳으로부터 솟아 나오며, 기억해 낸 사람 중에 아무도 설명해 줄 사람 없다는 생각에 절망이 극에 달하고, 설움이 북받치고, 울음'은 오열로, 오열은 통곡으로 변해 한참을 울었다'고??????????  

이게 뭐야! 

4. 사진들이 많다.는건 장점이겠지. 감성적인 사진은 아니고, 건축현장 실사 나간 것 같은 사진이니, 딱히 사진을 보기 위한 책이 되기도 힘들듯. 5. 그리스에서 유학했다던 저자의 그리스 책은 좋았다. (좋았던걸로 기억한다.) 터키에 대한 이 두 권짜리 책은 어떻게 나오게 된걸까? 서문에서 받는 느낌으론 그닥 방문 기간이 길었던 것 같지 않고, 앞부분에 얼핏 나라에서 돈 받아 가서 보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 것 같은데, 방문기간이 길다고 좋은 건 아니지만, .. 책 쓰려고 잠깐 다녀왔나? ..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팩트를 아시는 분 알려주면, 덧붙이겠습니다.  

무튼, 엄청 실망하고, 가뜩이나 읽을 책, 구매할 책 많은데, 고민없이 보관함에서 빼버렸다.  

제프리 디버 <블루 노웨어>

테크노 스릴러. 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제프리 디버의 책이다. 일단 랜덤하우스에서 서스펜스 작가들의 책을 꾸준히 좋은 퀄러티로 소개해주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해커가 나오는 스릴러라 킬링타임용으로 좋겠다, 싶어서 관심 갔는데, 2001년에 나온 책이란게 좀 걸린다. 다른 서스펜스와 달리, 소위 '테크노 스릴러'로 온라인, 인터넷, 해커 뭐 이런 이야기가 소재라면, 해가 다르게 급속하게 바뀌고 있는데, 2001년 작품이 지금 읽어도 재미날까? 그게 아무리 y2k의 시점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테크놀로지가 주소재로 쓰이지만, 그닥 인상적이지는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아, 요즘 나온 책'이라는 느낌이 팍팍드는 시류를 담고 있는 이야기 마이클 코넬리 <허수아비> 정말 빨리 번역되어 나온 책이다. 요즘 같아선 코넬리의 책 중 가장 좋아하는 <링컨 차를 탄 변호사>보다 <허수아비>가 더 좋게 생각될 때도 종종 있는데, 그건 아마 지금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루이스 세풀베다 <알라디노의 램프>

루이스 세풀베다의 책을 다 찾아 읽던 시기가 있었는데 .. 무튼, 오래간만에 만난 신간이라 반갑다. 작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삼은, 여행가로서의 캐릭터가 돋보이는 단편 모음집이라고 하니 지금은 세풀베다에 대한 열정이 많이 식은 상태이긴 하지만 기대가 되긴 한다.  

 혹 세풀베다에 관심 있어 읽어봐야겠다 싶다면, 이 두 권을 추천한다. 나머지 책들도 대충 다 재미 있긴 하지만, 세풀베다를 우리나라에 알린 <연애 소설을 읽는 노인>과 세풀베다 책을 다 섭렵하고 가장 좋았다 싶은 <소외> 정도가 후회없이 읽을 수 있는 작품.  

 

 
 

안나 가발다 <아름다운 하루>

연애소설을 많이 읽는다고는 절대로 이야기하지 못하겠는데, 그러고보니 참 안 읽는 편에 가깝다. 안나 가발다의 글은 왠지 좋더라. '2001년 「프랑스 루아지르(France Loisir)」지의 별책부록으로 2만 부만 배포되었던 것인데 이 책을 소장하지 못한 독자들이 블로그와 출판사 홈페이지를 통해 성화를 하자, 8년 만에 원작품을 다시 손보아 2009년 11월 출간했다.' 라는 출간 이유가 독특하고, 궁금하다. 안나 가발다의 책을 줄거리로 옮기는 건, 재미없어 보일 뿐이니, 이 짧은 책이 출간이유만 남겨본다.   

 

 

 

 노무현 자서전 <운명이다>

또 노무현이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는데,
출판사 돌배게, 유시민 정리

라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제야 노무현의 이야기를 하는 이 책을 살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의 책들 중 출생에서 서거까지를 다룬 유일한 책이기도 하다. 1주기를 기념하여 나왔다는 글을 보니, 새삼 마음 한곳이 쑥쑥하다.  

 

  

마지막으로 좀 뜬금없지만 이효리 4집
신간소개에서 음반 소개를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지만 ^^
워낙 좋아하는 가수라

음악적으로 좋은 평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언제나처럼 팬들도 좋아할테고, 별로여도 이슈는 될테고.  

유고걸의 샤방샤방한 모습에서 스모키의 강렬한 모습으로 돌아온건 누가 봐도 우와 예쁘다, 멋지다. 느낌의 지난 앨범보다 대중에게 사랑받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뮤비나 음악에서 비욘세, 레이디 가가의 모습이 너무도 분명하게 떠올랐다는 것은 (표절시비나 그런거에 휘말리지는 않고 있다) 글쎄.. 혹자는 '그렇게 완벽하게 떠올리게 할 수 있는 음악성을 가지고 있는 게 어디냐' 고 말하기도 하던데, 그 말도 틀린 건 아니지만, 효리는 여전히 그 포스가 대단하고, 멋있지만, 유고걸만큼의 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제 컴백무대와 뮤비 두 개를 본 정도니깐, 좀 더 기대해 본다.  

 그 외 관심 신간 :  

 

 

 

 

이언 뱅크스의 <대수학자>가 나왔고, 클라우스 만의 <메피스토>가 나왔다.
으잌,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안개의 왕자>도 나왔다. 안개 3부작 다 나오면 한꺼번에 사야지.
창비의 <가든파티>를 재미있게 봤다면, 캐서린 맨스필드의 작품집 <가든파티>도 놓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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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효리 I'm back 표절 논란
    from Oasis 2010-04-19 14:08 
    윤도현 딸 노래 동영상에 이게 뜨길래 봤더니. 똑같네-_-   유튜브에 좀 더 자세히 비교해 올라온 영상.    매번 표절시비에 휘말리지말고 차라리 동시 발매같은 걸로 내는 게 나을 거 같다. 휘성이 불렀던 인썸니아처럼 처음부터 한국곡으로 따로 라이센스받아 같이 발표하는 거.. 나쁘지 않던데.  그러긴 존심 상하나? 존심 상하고 양심 찔리는 걸로 따지면 표절이 더
 
 
moonnight 2010-04-19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그렇군요. ;;
안나 가발다는 전 왠지 잘 안 읽히더라구요. 작가의 미모가 인기에 일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질투어린 시선 떄문인지도. ^^;;;

Mephistopheles 2010-04-19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효리씨는 브리트니 고대로 카피한 걸로 한번 크게 박살나고 무지 조심스러운 듯...

건조기후 2010-04-19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페이퍼 보고나니 바로 이효리 표절논란 동영상이 뜨더군요. 똑!같아요.

기억의집 2010-04-19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패떳에서 이효리 보고 좋아했는데, 이번 컴백송 들으니 너도 별거없구나 싶네요. 여기저기 짜집기나 하고... 치티치티뱅뱅은 가가 복사판이고... 요즘 애들한테 팝음악이 인기가 없어서 그런지 효리가 가가의 뮤비를 표절한 것도 잘 모르고 가가도 모르더라구요. 전 열혈 가가팬이라서 그런지 이번 효리뮤비 보면서 그녀의 한계에 대해 그리고 우리나라 엔터테이먼트의 훔치기 대작전에 다시 한번 감탄하고 있어요.
우리 언제 가가같은 가수 나오나 모르겠어요.

하이드 2010-04-19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깐요. '유고걸'은 정말 쌈박하고, 역시 이효리. 싶었는데, 네곡 정도 들었는데 이번 음반이나 컨셉, 퍼포먼스는 좀 실망스럽긴해요.

노이에자이트 2010-04-21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하이드 님 고향이 호남지방인가요? 대체로 호남지방에선 '어처구니 없다'를 '얼척없다'고 하는데...서울 살던 동생이 대화 중에 '얼척없다'고 하니 주변에서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어봤다네요.

하이드 2010-04-21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잉? '얼척없다'가 호남지방 말인가요? 저 이 말 꽤 자주 쓰는데 몰랐어요. ^^ 그러고보니 집에서도 이 말을 쓰는건 저 밖에 없군요.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아부지 영향으로 경상도 말은 좀 쓴다고 생각했는데, '얼척없다'는 말은 좀 의외네요.

노이에자이트 2010-04-25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남출신들과 사귀는 타지역 사람들은 익숙하게 들어본 표현입니다.저도 영남지방 친구와 만나면 그 친구들이 얼처기 한번 해봐! 하고 장난친답니다.그런데 이곳 호남에서는 얼척이 없다가 표준말인줄 아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아요.
 
장화 신은 고양이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9
샤를 페로 글, 프레드 마르셀리노 그림, 홍연미 옮김 / 시공주니어 / 1995년 4월
구판절판


눈 꿈쩍 거리는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인 귀여움의 소유자, 귀염계의 대표주자와도 같은 (장화신은) 슈렉 고양이를 먼저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장화신은 고양이 캐릭터는 처음 17세기 프랑스의 동화작가 샤를 페로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슈렉에서 나오는 그 이중성(?)은 원작의 캐릭터에서 따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비열한(?) 고양이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읽혀도 되는가!라는 논란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하는데, 이런, '동화는 동화일뿐, 오해하지 말자' 혹은 원래 이 험한 세상에서는 좋은 놈한테도 배우고, 나쁜 놈한테도 배우고 그러는거라고 쿨하게 이야기하거나.

이야기가 쓰여진 17세기, 영리하게 주인을 보좌하고 충성하는 하인은 그 시대의 미덕이었으니, 지금 엄하게 당시의 잣대를 지금의 잣대로 재단하는 것도 옳은 일은 아니지 싶다.

이 책은 추상표현주의 화가이자 북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였던 프레드 마르셀리노의 작품으로 많은 <장화신은 고양이> 버전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은 버전 중 하나이다.

파스텔과 색연필로 은은하게 묘사되었으나, 궁전, 임금, 공주 등의 화려한 디테일과
등장인물들의 표정이 (고양이 표정도 포함해서!) 굉장히 다양하고 재미나다.


한폭의 배경같은 그림들이라, 꼼꼼히 들여다봐야 못생긴 공주 얼굴이라던가, 깜놀한 고양이 얼굴이라던가, 발견할 수 있다.

미국판 표지는 제목도 출판사도 저자도 아무것도 없는 그림만 있는 쇼킹한 표지이다.

쥐도 잘 잡고, 영리한 고양이 푸스

아버지가 죽자, 삼형제는 각각 재산을 나누는데, 첫째는 방앗간, 둘째는 나귀, 그리고 셋째는 고양이;
고양이 목도리를 만들어 한다고 해도 나는 결국 굶어죽을꺼야. 라며, 끔찍한 비관을 하는 셋째에게,

푸스는 말합니다.

'주인님, 튼튼한 장화 한켤레와 자루를 주시면, 제가 다 해결하겠습니다'

장화와 자루를 얻은 고양이 푸스는 숲에서 미끼를 사용해 들토끼 한마리를 잡는다.

토끼를 낚는 푸스의 저 표정을 보라! 귀는 마징가귀. 풉-

사진은 잘 안 보이는데, 큰 그림책으로는 비열한 고양이 푸스의 얼굴과 멍청한 토끼의 얼굴이 생생하기 그지없다.


왕을 찾아가 들토끼를 바치는 푸스
아, 저 자세!!
화려한 궁궐과 귀족들, 왕의 그림하며,
예의를 제대로 갖추고 있는 푸스의 모습,

마침 지는 해에 부드럽게 그림자가 지는 모습까지,
최고의 <장화신은 고양이> 버전이라 하겠다.

푸스는 말한다.



'왕이시여, 카라바스 후작이 왕께 바치는 공물이옵니다.'

그렇게 토끼, 메추리 등을 잡아 바치기를 몇 달,
푸스는 주인에게 말한다.

샤바샤바샤바

표정 포인트!

왕이 지나가는 길에 수영을 하고 있던 주인,

푸스는 외친다

'사람 살려! 사람 살려! 카라바스 후작이 물에 빠졌다!'

낯익은 이름을 들은 후작은 얼른 후작을 구해내도록 한다.


강도에게 옷과 돈을 빼앗기고 물에 빠진 걸로 되어 있는 셋째는
왕에게 가장 좋은 옷을 하사 받고, 공주는 잘생기고, 좋은 옷 입은 그에게
첫눈에 반했다나 뭐라나.



왕의 마차가 가는 곳마다 미리 고양이 푸스는 마을사람들을 찢어먹겠다고 ;; 협박해서
벼 밭도 공작님꺼, 밀 밭도 공작님꺼, 그렇게 공작을 펼쳐 놓는다.

잘생긴데다가 돈도 많다는 이야기에 혹하는 왕과 공주

마지막으로 거인의 성에 들른 푸스
'거인님, 거인님, 사자로 변할 수 있다며?'

어흥- 아, 이 책 판형 그림책 답게 꽤 커서, 위 사진의 고양이 깜놀 표정 제대론데,

사진이 흐리게 나와서 아쉽군.

되게 편안한 색조와 톤의 그림책인데, 그림을 감상하는 기쁨 외에도 이런 소소한 재미들이 있다.


내 사자가 어때?



'에이, 그래도 작은 생쥐 같은 걸로는 못 변하죠?'

이쯤되면 불쌍해지기까지 하는 거인님
교활냥 같으니라구.


생쥐로 변한 거인의 운명은?

상상하는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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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0-04-19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부터 장화신은 고양이는 너무 잔인하고 무서운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하긴 뭐, 생각해보면 공포영화수준의 동화가 많지만요. ;;;) 어쨌든 보관함으로. ^^

카스피 2010-04-19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의 고양이 그림이 슈렉의 고양이와 비슷해 보이네요.둘다 넘 귀여운 모습이군요^^
 
덧없는 양들의 축연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요네자와 호노부의 <인사이트 밀>이 입소문에 비해 그저 그랬던 터라 (지금 생각해보면, 꽤 재미난 작품이었는데, 당시 워낙 호평을 받았어서 기대치가 높아져 별로였던 탓도 있다) 별 기대없이 봤는데, 예상 외로 좋은 작품집이다.

초반에 읽으면서, 아, 재미있는 일본 미스터리 단편집 읽고 싶다. 그랬는데, 아, 알고 보니, 이 책이 단편집이였구나. '바벨의 모임'이라는 독서 모임이 모든 단편에 언급되긴 하지만, 서로 연관되지 않으므로 굳이 연작집이라고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표제작인 '덧없는 양들의 축연'을 포함한 다섯편의 중단편이 나오는데, 믿거나 말거나 다섯편이 다 재미있었다.  

"환상과 현실 사이에 굳건한 벽을 가지고 있죠. 보통 사람이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는 벽입니다. 하지만 바벨의 모임의 회원들은 그 벽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가지고 있더라도 다소 허술한 사람들입니다. 그 자그마한 고통을 모르는 당신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저는."
"바꿔 말하자면, 당신은 바벨의 모임에서 제일 강한 사람입니다. 현실과 마주하는 데 이야기의 힘 따위를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 당신의 그 빛은 우리의 어둠에 존재해서는 안 됩니다. 몽상가가 꿈에 잠기는 장소에 현실주의자가 침입할 경우, 주늑이 드는 쪽은 항상 몽상가란 말입니다. 당신은 그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덧 없는 양들의 추억'中
  

바벨의 모임은 각기 유서 깊은 가문 출신인 영예들의 독서모임으로 매년 여행을 가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바벨의 모임'에 대해서는 이정도 정보가 다이다.  

각각의 이야기는 그대로 각각의 개성을 가지고 독립되어 있다.  

첫 작품 '집 안에 변고가 생겨서'는 여주인을 짝사랑하며 충성하는 하인의 수기에서 시작된다. 완벽하게 자라나는 여주인. 그 여주인에게 사랑을 느끼고, 충성하는 하인. 그들은 여주인의 비밀서재에 있는 책을 함께 읽는다. 비밀서재에 들어가는 기준은 후에 여주인에 의해 밝혀지지만, 그 서재 안에는 요코미조 세이시의 '밤산책', 이즈미 쿄카의 '외과실',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그리고 요한나 슈피리의 '알프스의 소녀'까지 .. 책을 많이 읽은(위에 언급된 책을 다 읽은)눈치 빠른 독자라면, 여기서 대충 어떤 내용으로 흘러갈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작품 '북관의 죄인' 역시 재미있었다. 사생아로 태어났던 여자는 어머니가 죽자 명문가인 무츠나 가문으로 들어간다. 북관으로 들어가 거기에 있는 집안의 장남인 소타로를 돌보고 감시하는 일을 하게 된다. 소타로는 타락한 장남이자 화가이다. 온통 푸른 그림( 하늘도, 바다도, 사람도) 을 그리는 남자. 중간중간의 긴장감과 긴장감이 해소되었을 때의 안도. 가 끝나기도 전에 몰아치는 결말.  

세번째 작품 '산장비문' 역시 이건 너무 짐작대로 흘러가잖아. 라는 생각을 깨는 반전. 재미있었다. 언급되는 집사 미스터리들은 꽤 궁금해졌다.  

네번째 작품 '타마노 이스즈의 명예' 집 안을 일으키고 완벽한 후계자를 뽑는데 혈안이 된 집안의 가장인 할머니. 그런 할머니 밑에서 친구도 없이 자라다 동갑인 타마노 이스즈를 하녀이자 친구이자 사랑이지 유일한 집착의 대상으로 생일날 선물받게 된다. 중간의 복선과 결말이 짜릿했던 작품  

마지막 작품인 '덧없는 양들의 축연' 스텐리 엘린의 '특별요리'가 등장한다. 롤 달의 작품도. 표제작 다운 재미와 오싹함을 지니고 있다. 부자들의 연회 요리사 '츄낭' 의 이야기  

이 정도의 단편집이라면, 첫만남이 그닥 좋지 못했던 요네자와 호노부이지만, 앞으로는 챙겨 읽어야 할 작가 리스트에 올려두어야겠다. 이 단편집은 공포소설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고딕의 분위기도 많이 풍긴다. (내가 좋아하는!) 일본의 명망가가 배경인 고딕 미스터리. 그러고보니, 나의 후한 평가는 이와 같은 장르성에서 기인하는지도. 

그렇더라도 재미있는 일본 미스터리 단편집인건 분명하니, 이와 같은 류의 소설이 땡길 때 한번쯤 읽어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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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0-04-18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모르는 작가여서 찾아보니 1978년생이네요. 젊은 작가인데 고풍스러운 느낌의 이야기라, 관심이 갑니다. 읽어보고 싶어요. ^^

2010-04-18 2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9 0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10-04-19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타고 막 무겁고 그러지는 않아요. 재미나요. 요즘 단편 미스터리 좀 읽고 싶어졌어서 더 후하게 평가했을지도 .. ^^

행인 2010-04-19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요네자와 호노부의 매력에 눈뜨셨군요. 저도 원서로 구매하는 몇안되는 작가중에 하나입니다.

카스피 2010-04-19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하이드님 글을 읽으니 저도 갑자기 급 떙기는데요^^
 
이솝 이야기 하나 미래그림책 여우가 주운 그림책 4
안노 미츠마사 지음, 길지연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1년 7월
품절


개인적으로 안노 미쓰마사의 그림을 참 좋아한다.

특히 마을 그림 같은 거. 그러다보니 여행그림책을 더 좋아하긴 하는데,
이솝 이야기도 진짜 귀여운 책!

콩이라는 이름의 아기 여우가 숲 속에서 이상한 물건을 주웠다.
아빠에게 가져가니 "이것은 책이라는 건데, 사람이 읽는 것이란다." 고 가르쳐 준다.


위에는 정상적인 이솝 우화 '여우와 포도' 이야기가 나오고
아래에는 여우 아빠가 여우 아들에게 들려주는 여우아버지 버전의 이야기가 나온다.

나이 들어 이솝 우화를 다시 보았을 때 굉장히 거부감 들었더랬다. 아니 무슨 동화가 이렇게 등치고, 속이고, 변명하고, 이렇게 현실적인가요.

그랬는데, 여우 아빠 버전의 이야기를 보니 생각나는 두 가지는 첫째, 아, 속 시원하다. 둘째, 그러고보니 이솝우화에 여우가 굉장히 많이 등장하는 구나.

자신의 능력이 없어서 그런지 모르고 세상 탓으로 돌리는 사람을 풍자하는 '여우와 신포도' 원래의 이야기를

'이 사나이가 노래를 못하니깐 할머니가 시끄럽다 저리가!라며 얼간이 가면을 내보였구나. 여우? '오기 불이지 마' 라고 말하고 있는 거야.

왠지 여우한테 좋게 해석되는 듯한 이건 뭘까요? ㅎㅎ

잘 알고 있을 '나그네와 곰' 우화다. 친구 둘이 길을 가고 있는데 곰이 나타나자 친구를 버리고 다른 한 친구가 잽싸게 나무 위로 올라간다. 땅에 있는 사람은 숨을 참고 위기를 모면하고 후에 친구가 곰이 뭐라고 그러더냐고 물어보자 '앞으로는 위험한 일이 닥쳤을 때 옆에 있어 주지 않는 친구와는 함께 여행하지 말라고 하더군.' 이라고 이야기.

여우 아빠 버전은 이렇다.
'여기는 수학 공부하는 곳이구나'
'곰은 몇 마리입니까, 사람은 몇 마리 입니까, 모두 더하면 몇 마리입니까?' 라는 문제란다'

안노 미쓰마사 책 찾아보면 수학동화 뭐 이런 것도 있다. 이솝 우화에서 산수까지 가르치려고 하다니, 무서운 그림책 작가님이십니다.

이게 끝이 아니라

곰이 가고 난 후 친구한테 이래이래 했다더라 이야기했다고 써 있다는 이기를 해주며
곰이 그런 말을 할 리가 없다는 것이 맞고, 남자는 자기 생각대로 그렇게 말한 거야. 라며 지가 나무에서 떨어지지만 않았어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텐데. 라고 말한다.

그렇지! 그럼 곰 네마리하고 싸워서 같이 죽어야 함? 산 사람은 살아야지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도 재미나다.

토끼가 자는 동안 거북이가 이겼어! 라는 교훈을 뒤집는다.

이거이거 책이 잘못 되었네, 자, 거꾸로 함 봐보자

진짜로 책을 거꾸로 읽어야 해요~ 거북이가 산 정상에 1등으로 도착한 것이 여우 버전에서는
거꾸로 봐서 '거북이가 골짜기 아래로 떨어졌어. 토끼도 자고 있으니까 곧 떨어질 것 같구' 라고 말하며, 아이에게 '낭떠러지는 위험하니까 가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다.

사자 가죽을 쓴 당나귀 이야기는 '무식한 사람이 어설프게 유식한 체하면 들통 난다' 는 이야기인데,

'사자와 여우 가운데 누가 더 훌륭한가. 하는 문제인데 여우에게는 '지혜'라는게 있단다.' 라고 대답.


늘 옳은 거짓말을 하는 여우

그러고보니 여우가 등장하는 우화가 참 많구나. 교활한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여우 입장에선 그것이 단점이 아닌게 당연할듯도.

농부와 여우 이야기

까마귀와 여우 이야기

여우와 악어 이야기 같은 잘 못 들어보았던 우화들도 있다.

이솝우화와 그림동화를 주워서 여우의 사심한 이야기와 함께 들려주는 이 시리즈는
이솝우화를 알거나 모르거나 신기하고 재미난 이야기이지 싶다.

거기에 안노 미쓰마사의 세련된 그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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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인돌 2010-04-18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림도 참 재밌고, 편집도 정말 독특하네요~~^^ 서점 갔을 때, 한번 찾아서 봐야겠어요...
 

 

그림형제의 캐릭터에서 따 온 Mecki는 인형극으로 시작되었다 후에 그림책과 만화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1950년대 독일의 빈티지 그림책을 모아 놓은 플리커가 있어 옮겨 본다. 빈티지한 색감과 화려하고 귀여운 그림이 매력적.. 근데, 이 고슴도치씨는 과자나라에 사는거임? 과자 그림이 무척 많다 'ㅅ'  

* 이미지는 클릭하면 커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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