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 이야기 하나 미래그림책 여우가 주운 그림책 4
안노 미츠마사 지음, 길지연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1년 7월
품절


개인적으로 안노 미쓰마사의 그림을 참 좋아한다.

특히 마을 그림 같은 거. 그러다보니 여행그림책을 더 좋아하긴 하는데,
이솝 이야기도 진짜 귀여운 책!

콩이라는 이름의 아기 여우가 숲 속에서 이상한 물건을 주웠다.
아빠에게 가져가니 "이것은 책이라는 건데, 사람이 읽는 것이란다." 고 가르쳐 준다.


위에는 정상적인 이솝 우화 '여우와 포도' 이야기가 나오고
아래에는 여우 아빠가 여우 아들에게 들려주는 여우아버지 버전의 이야기가 나온다.

나이 들어 이솝 우화를 다시 보았을 때 굉장히 거부감 들었더랬다. 아니 무슨 동화가 이렇게 등치고, 속이고, 변명하고, 이렇게 현실적인가요.

그랬는데, 여우 아빠 버전의 이야기를 보니 생각나는 두 가지는 첫째, 아, 속 시원하다. 둘째, 그러고보니 이솝우화에 여우가 굉장히 많이 등장하는 구나.

자신의 능력이 없어서 그런지 모르고 세상 탓으로 돌리는 사람을 풍자하는 '여우와 신포도' 원래의 이야기를

'이 사나이가 노래를 못하니깐 할머니가 시끄럽다 저리가!라며 얼간이 가면을 내보였구나. 여우? '오기 불이지 마' 라고 말하고 있는 거야.

왠지 여우한테 좋게 해석되는 듯한 이건 뭘까요? ㅎㅎ

잘 알고 있을 '나그네와 곰' 우화다. 친구 둘이 길을 가고 있는데 곰이 나타나자 친구를 버리고 다른 한 친구가 잽싸게 나무 위로 올라간다. 땅에 있는 사람은 숨을 참고 위기를 모면하고 후에 친구가 곰이 뭐라고 그러더냐고 물어보자 '앞으로는 위험한 일이 닥쳤을 때 옆에 있어 주지 않는 친구와는 함께 여행하지 말라고 하더군.' 이라고 이야기.

여우 아빠 버전은 이렇다.
'여기는 수학 공부하는 곳이구나'
'곰은 몇 마리입니까, 사람은 몇 마리 입니까, 모두 더하면 몇 마리입니까?' 라는 문제란다'

안노 미쓰마사 책 찾아보면 수학동화 뭐 이런 것도 있다. 이솝 우화에서 산수까지 가르치려고 하다니, 무서운 그림책 작가님이십니다.

이게 끝이 아니라

곰이 가고 난 후 친구한테 이래이래 했다더라 이야기했다고 써 있다는 이기를 해주며
곰이 그런 말을 할 리가 없다는 것이 맞고, 남자는 자기 생각대로 그렇게 말한 거야. 라며 지가 나무에서 떨어지지만 않았어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텐데. 라고 말한다.

그렇지! 그럼 곰 네마리하고 싸워서 같이 죽어야 함? 산 사람은 살아야지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도 재미나다.

토끼가 자는 동안 거북이가 이겼어! 라는 교훈을 뒤집는다.

이거이거 책이 잘못 되었네, 자, 거꾸로 함 봐보자

진짜로 책을 거꾸로 읽어야 해요~ 거북이가 산 정상에 1등으로 도착한 것이 여우 버전에서는
거꾸로 봐서 '거북이가 골짜기 아래로 떨어졌어. 토끼도 자고 있으니까 곧 떨어질 것 같구' 라고 말하며, 아이에게 '낭떠러지는 위험하니까 가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다.

사자 가죽을 쓴 당나귀 이야기는 '무식한 사람이 어설프게 유식한 체하면 들통 난다' 는 이야기인데,

'사자와 여우 가운데 누가 더 훌륭한가. 하는 문제인데 여우에게는 '지혜'라는게 있단다.' 라고 대답.


늘 옳은 거짓말을 하는 여우

그러고보니 여우가 등장하는 우화가 참 많구나. 교활한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여우 입장에선 그것이 단점이 아닌게 당연할듯도.

농부와 여우 이야기

까마귀와 여우 이야기

여우와 악어 이야기 같은 잘 못 들어보았던 우화들도 있다.

이솝우화와 그림동화를 주워서 여우의 사심한 이야기와 함께 들려주는 이 시리즈는
이솝우화를 알거나 모르거나 신기하고 재미난 이야기이지 싶다.

거기에 안노 미쓰마사의 세련된 그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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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인돌 2010-04-18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림도 참 재밌고, 편집도 정말 독특하네요~~^^ 서점 갔을 때, 한번 찾아서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