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 신은 고양이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9
샤를 페로 글, 프레드 마르셀리노 그림, 홍연미 옮김 / 시공주니어 / 1995년 4월
구판절판


눈 꿈쩍 거리는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인 귀여움의 소유자, 귀염계의 대표주자와도 같은 (장화신은) 슈렉 고양이를 먼저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장화신은 고양이 캐릭터는 처음 17세기 프랑스의 동화작가 샤를 페로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슈렉에서 나오는 그 이중성(?)은 원작의 캐릭터에서 따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비열한(?) 고양이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읽혀도 되는가!라는 논란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하는데, 이런, '동화는 동화일뿐, 오해하지 말자' 혹은 원래 이 험한 세상에서는 좋은 놈한테도 배우고, 나쁜 놈한테도 배우고 그러는거라고 쿨하게 이야기하거나.

이야기가 쓰여진 17세기, 영리하게 주인을 보좌하고 충성하는 하인은 그 시대의 미덕이었으니, 지금 엄하게 당시의 잣대를 지금의 잣대로 재단하는 것도 옳은 일은 아니지 싶다.

이 책은 추상표현주의 화가이자 북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였던 프레드 마르셀리노의 작품으로 많은 <장화신은 고양이> 버전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은 버전 중 하나이다.

파스텔과 색연필로 은은하게 묘사되었으나, 궁전, 임금, 공주 등의 화려한 디테일과
등장인물들의 표정이 (고양이 표정도 포함해서!) 굉장히 다양하고 재미나다.


한폭의 배경같은 그림들이라, 꼼꼼히 들여다봐야 못생긴 공주 얼굴이라던가, 깜놀한 고양이 얼굴이라던가, 발견할 수 있다.

미국판 표지는 제목도 출판사도 저자도 아무것도 없는 그림만 있는 쇼킹한 표지이다.

쥐도 잘 잡고, 영리한 고양이 푸스

아버지가 죽자, 삼형제는 각각 재산을 나누는데, 첫째는 방앗간, 둘째는 나귀, 그리고 셋째는 고양이;
고양이 목도리를 만들어 한다고 해도 나는 결국 굶어죽을꺼야. 라며, 끔찍한 비관을 하는 셋째에게,

푸스는 말합니다.

'주인님, 튼튼한 장화 한켤레와 자루를 주시면, 제가 다 해결하겠습니다'

장화와 자루를 얻은 고양이 푸스는 숲에서 미끼를 사용해 들토끼 한마리를 잡는다.

토끼를 낚는 푸스의 저 표정을 보라! 귀는 마징가귀. 풉-

사진은 잘 안 보이는데, 큰 그림책으로는 비열한 고양이 푸스의 얼굴과 멍청한 토끼의 얼굴이 생생하기 그지없다.


왕을 찾아가 들토끼를 바치는 푸스
아, 저 자세!!
화려한 궁궐과 귀족들, 왕의 그림하며,
예의를 제대로 갖추고 있는 푸스의 모습,

마침 지는 해에 부드럽게 그림자가 지는 모습까지,
최고의 <장화신은 고양이> 버전이라 하겠다.

푸스는 말한다.



'왕이시여, 카라바스 후작이 왕께 바치는 공물이옵니다.'

그렇게 토끼, 메추리 등을 잡아 바치기를 몇 달,
푸스는 주인에게 말한다.

샤바샤바샤바

표정 포인트!

왕이 지나가는 길에 수영을 하고 있던 주인,

푸스는 외친다

'사람 살려! 사람 살려! 카라바스 후작이 물에 빠졌다!'

낯익은 이름을 들은 후작은 얼른 후작을 구해내도록 한다.


강도에게 옷과 돈을 빼앗기고 물에 빠진 걸로 되어 있는 셋째는
왕에게 가장 좋은 옷을 하사 받고, 공주는 잘생기고, 좋은 옷 입은 그에게
첫눈에 반했다나 뭐라나.



왕의 마차가 가는 곳마다 미리 고양이 푸스는 마을사람들을 찢어먹겠다고 ;; 협박해서
벼 밭도 공작님꺼, 밀 밭도 공작님꺼, 그렇게 공작을 펼쳐 놓는다.

잘생긴데다가 돈도 많다는 이야기에 혹하는 왕과 공주

마지막으로 거인의 성에 들른 푸스
'거인님, 거인님, 사자로 변할 수 있다며?'

어흥- 아, 이 책 판형 그림책 답게 꽤 커서, 위 사진의 고양이 깜놀 표정 제대론데,

사진이 흐리게 나와서 아쉽군.

되게 편안한 색조와 톤의 그림책인데, 그림을 감상하는 기쁨 외에도 이런 소소한 재미들이 있다.


내 사자가 어때?



'에이, 그래도 작은 생쥐 같은 걸로는 못 변하죠?'

이쯤되면 불쌍해지기까지 하는 거인님
교활냥 같으니라구.


생쥐로 변한 거인의 운명은?

상상하는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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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0-04-19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부터 장화신은 고양이는 너무 잔인하고 무서운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하긴 뭐, 생각해보면 공포영화수준의 동화가 많지만요. ;;;) 어쨌든 보관함으로. ^^

카스피 2010-04-19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의 고양이 그림이 슈렉의 고양이와 비슷해 보이네요.둘다 넘 귀여운 모습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