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미스터리 카페/클럽 중에선 아마 가장 유명할 네이버의 '일미문즐(일본 미스터리 문학 즐기기) ' 카페에서는 매년 회원들을 상대로 그 해에 출간된 일본 미스터리 소설중 회원들의 투표로 탑10을 뽑는다. 벌써 2월이니 조금 늦은감이 있긴 하지만, 1월 말일까지 투표를 받고 2월 초에 집계된 2008 일본 미스터리 탑10을 옮겨본다.  


1. 가노 료이치 <제물의 야회>

엽기적 살인마, 살인 청부업자, 고독한 형사의 삼파전을 그린 하드보일드 서스펜스 소설. 크게 두 파트로 교차하며 진행되는 이야기다. 형사 파트는 형사들의 동료애나 경찰 내부의 대립, 그리고 범인 체포에 대한 집념의 수사 등이 담긴 경찰소설이다. 저격자의 파트는 뒷골목에 사는 남자들의 피투성이 항쟁, 고난도 액션 등이 담긴 범죄소설이다.  (알라딘 책소개中)  

두툼한 양의 흠잡을 곳 없이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작년 여름에 출간된 후 별 소리소문 없는듯 했는데, 뚜껑 열어보니 1위!
650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소설로, 주말에 날잡고 읽으면, 그 주말이 다 뿌듯한 독서가 될 것이다. 
 


2. 요네자와 호노부 <인사이트 밀>

2007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Best 10에 오른 작품으로 밀실 미스터리를 소재로 하고 있다. 차 살 돈을 마련하기 위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잡지를 뒤적이고 있던 평범한 대학생 유키 리쿠히코. 그런 그에게 갑자기 등 뒤에서 한 미녀가 말을 걸어왔다. 그 여자와 함께 들여다본 잡지 귀퉁이에 실려 있던 광고에는 시급 112,000엔, 엄청난 고액의, 엄청나게 수상한 아르바이트가 실려 있었다. (알라딘 책소개中)  

미스터리 소설 매니아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들이 많은 책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도 있고, 시리즈가 나온다면, 2부도 기대된다. 클로즈드 서클에 아르바이트 생들이 들어가는 방마다 있는 무기와 살인 방법은 유명한 고전 미스터리속에서 하나씩 따왔다. 영화 <큐브>와 같은 현대적인 분위기와 고전 미스터리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로운 소설. 단숨에 읽는 재미만은 최고  

3. 오리하라 이치 <도착의 론도 >

오리하라 이치의 도착 시리즈 1권. 도둑맞은 추리소설 신인상 응모작을 둘러싼 원작자와 도작자의 추격전을 그린다. 도착 시리즈는 작품 전면에 '서술트릭'을 명시하고 있다. 서술트릭이란 작품 내에서 텍스트의 구성과 서술만으로 트릭을 만들고, 그와 함께 적절한 힌트를 제공하며, 독자를 속이는 추리소설의 한 장르이다. (알라딘 책소개中)

에셔의 작품을 모티브로 한 표지 그림. 돌고 도는 뫼비우스의 느낌이다.
올해에 도착시리즈 2권 <도착의 사각>이 출간 예정에 있다. 일견 유치한 범인과 희생자이지만, 그 유치함이 오히려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서술트릭은 결론의 한마디를 알아버리면, 그 재미가 활 떨어지지만, 이 책의 서술트릭은 스포일러도 힘들고, 결말을 알아도 다시 읽는 재미가 있는 복잡한 형식을 취한다.  

 4. 오츠이치 <GOTH> 

나온지 얼마 안되어 판금조치 당한 불운의 책.
판금은 풀렸다고 들었으나, 여전히 판매는 안되고 있는듯 하다.

언젠가부터 말그대로 '쏟아져나온' 사이코패스가 나오는 소설이다. 주인공 남녀가 학생인 것이 문제가 되었을까? 단편 연작인데, 사건들은 예상하듯이 잔인하다. 몇가지는 기억에 오래 남는다. 하지만, 몬스터는 몬스터일뿐. 픽션은 픽션일 뿐.  

오츠 이치는 호오를 떠나서 천재라고 불리우는 젊은 작가이다. '쏟아져나오는' 사이코패스 소설 중에 이 소설은 오츠 이치만의 독특한 향을 풍기고 있다. '리스트 컷', '개' 가 인상 깊었다.  

 


  
  5. 미야베 미유키 <낙원>

<모방범>으로 홈런을 치더니, 그 후의 이야기격인 <낙원>에서도 연속 홈런이다. <낙원>에서는 여기대로 진행되는 사건이 있긴 하지만, <모방범>의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미미여사 특유의 사건관련자 모두에 대한 관찰력이 돋보이는 이야기이다. 그녀의 최고의 작품인 <화차>와 <모방범>을 떠올리게 하는 수작. 

 

 

 

6. 이사카 고타로 <골든 슬럼버>

<사신 치바>, <마왕>의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 어느 날, 난데없이 암살범으로 지목된 한 남자가 누명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3일 간을 기록한 내용이다. 2008년 제 5회 일본 서점대상과 제21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수상했다. 오락소설이지만 퍼즐식 구성과 치밀한 복선, 쿨한 감성과 철학, 그리고 세상에 대한 진지한 문제의식 등으로 깊이를 더했다. (알라딘 책소개中)

이사카 고타로 안티에서 다시 보게 만들어준 작품. 개인적으로 여름에 이 책을 읽었을 때, 탑10에 들꺼라고 예상했다. 추격전과 영화같은 클라이막스, 적은 빅브라더인데, 그 안에 흐르는 비틀즈의 자장가 골든 슬럼버스.. 추억과 긴박한 추격전이 씨실과 날실처럼 엮여서 잔잔한 감동으로 남는 책이다.  

 

7. 하라 료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제2회 야마모토 슈고로 상 후보에 오른 하라 료의 추리소설. 신주쿠에 사무소를 둔 중년 사립탐정 사와자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탐정 사와자키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작품 맨 뒤에 '말로라는 사나이'라는 단편으로 에필로그를 대신했다. (알라딘 책소개中)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는 챈들러 오마주. 시리즈이므로, 두번째에는 좀 더 하라 료의 냄새를 풍기기 바란다. 이 작품은 너무도 완벽하게 챈들러의 하드보일드를 도쿄 밤거리에 재현하였다. 등장인물, 사건, 탐정, 골목, 하다못해 탐정사무소까지도 챈들러의 냄새를 숨길 수 없다.
2편이 더 기대되는 작품.  

 

8. 아야츠지 유키토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

<십각관의 살인> <시계관의 살인>의 작가 아야츠지 유키토의 추리소설. 벗어날 수 없는 최악의 날씨, 그로테스크하면서도 화려한 저택, 수상한 거주인들, 묘하게 얽힌 인간관계 등을 바탕으로 스스로의 의지라도 가진 듯 불길한 사건이 일어나는 키리고에 저택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사건을 그린다. (알라딘 책소개中)

관시리즈로 유명한 아야츠지 유키토의 책. 관시리즈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읽었던 어떤 관시리즈보다 재미있게 읽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건 역시 관시리즈를 다 읽었기 때문. 시리즈 작가를 읽는 재미는 그 패턴을 알고 읽는 것에 있기에, 관시리즈를 순서대로 읽고, 읽으면 더 재미있을 것이다.  

 

  
9. 히가시노 게이고 <악의>

<용의자 X의 헌신>의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 한 인기 작가의 죽음을 둘러싸고 쫓고 쫓기는 두뇌 게임이 펼쳐진다. 작가의 죽음에 얽힌 기나긴 악의의 여정을 탐구하며 '왜, 어떻게 범죄를 저질렀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살인사건을 둘러싼 관계자, 수사관의 수기, 주변인의 증언과 회상, 그리고 해명으로 이루어진 특이한 구성으로 인간의 내면 심리에 적재된 악을 파헤쳐가는 인간적인 방법을 보여준다. (알라딘 책소개中)

후더닛(who dunnit)의 who가 아니라 why에 초점을 맞추어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꽉 짜인 플롯에 뒤집히고, 뒤집히는 반전도 흥미만점이며, 수작, 범작, 졸작할것 없이 쏟아져나온 히가시노 게이고의 지친 독자들이라도, 이 작품만은 좋아할 수 있을 것이다.  

 

10. 요코미조 세이시 <이누가미 일족>

세 편의 영화, 다섯 편의 드라마로 만들어진 요코미조 세이시의 인기작. 의문스러운 가족에게 유언장이 공포된 날 이후 불길한 분위기 속에서 이들 손자들은 차례차례 살해되고, 탐정 긴다이치 코스케는 이누가미 가문의 부를 상징하는 요키(도끼), 고토(거문고), 기쿠(국화)의 모양으로 일어난 연쇄 살인 사건을 수사한다. 주범으로 인해 연쇄 살인의 규칙이 만들어지지만 공범들이 변칙을 더해가고, 주범은 공범의 존재를 모른다. (알라딘 책소개中)

나는 요코미조 세이시의 긴다이치 시리즈에 흐르는 이 기괴함을 무지무지 좋아한다.
'이누가미 일족'에 나오는 그 복잡한 유언장 이야기라던가, 상징들, 늘어가는 시체들, 긴다이치! 일본 미스터리의 고전 중의 고전이라고 생각한다.




* 2008년에 나온 일본미스터리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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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9-02-12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중에서 읽은것은 GOTH와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뿐이네요.나머지 것도 어서 읽어봐야 겠군요.요즘은 추리 소설붐인지 워낙 많이나와 취사 선택이 정말 어렵습니다.

하이드 2009-02-12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일단은 다 읽었습니다만, 저의 탑10과 6개 정도 겹쳐요. ^^

Apple 2009-02-13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제가 뽑은 것이 5위안에 다 올라와있네요.^^ 제물의 야회, Goth, 도착의 론도 뽑았는데...
개인적으로는 2008년에는 그다지 재밌었던 일본소설이 많지 않았던것같아요.
근데 의외네요. 별로 보는 사람 없는 것 같던데, 제물의 야회가 1등을 하다니...허허...

하이드 2009-02-13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누가미 일족, 골든 슬럼버스, 황금을 갖고 튀어라. 이 세권 골랐더랬어요. ^^
제물의 야회는 정말 의외죠. ㅎ

뷰리풀말미잘 2009-02-13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코미조 세이지 작품 중에서는 어떤 게 좋은가요?

하이드 2009-02-14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다 좋아요! 처음 나온 순서대로<혼징 살인사건>부터 읽는 것이 좋지만, 굳이 재미있는 순서라면,
<옥문도>-<이누가미 일족>-<혼징살인사건>-<팔묘촌>-<악마의 공놀이> 순이에요. <옥문도>와 <이누가미 일족>은 무슨무슨 순서할때 빠지지 않는 두 권이기도 하네요.
 
The Wolves in the Walls (Paperback)
닐 게이먼 지음, 데이브 맥킨 그림 / HarperTrophy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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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건 몰라도, 그림책만큼은 우리나라의 만듬새도 꽤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래도 원서 그림책을 보면,
그것에 더 욕심이 가는 것도 사실. 게다가 그림책에 자주 사용되는 말장난 같은 것도 아무래도 원서로 소리내어 읽었을때
더 와닿지 말이다. 닐 게이먼과 데이브 맥킨 콤비의 동화책 'The Wolves in the Walls' 벽 속에 늑대가 있어요 (속닥)

 

시작 페이지부터 몹시 귀엽다. 돼지 인형과 딸기잼!
일러스트레이터의 아이에게서 얻은 '아이표 기발한 아이디어' 되시겠다.
잼과 돼지 인형은 물론 이 동화책의 주요(?) 등장(동)물이다.





제목을 보아 벽 속에 늑대가 있는 것으로 사료되는 오래된 집의 풍경이다. 
그림 속 소품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루시는 집 안을 돌아다닌다. 엄마는 딸기잼을 만들고 있고, 아빠는 튜바를 불러 나갔으며, 동생은 비디오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그 때, 벽 속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는 hustling noises 
           bustling noises
그 소리는 crinkiling noises
           crakling noises 
그 소리는 sneaking, 
           creeping, 
           crumpling
           noises

아이에게 읽어줄 때 (물론, 난 아이는 없고, 고양이랑 강아지밖에 없으니, 그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읽어줄 때)의 입 안에서 혀 가 입 천장에 탁 탁 닿고, 입술이 붙었다 떨어지며 나는 경쾌한 소리라니.

오... 벽속에 허슬링,버슬링, 크링클링, 크래클링, 스니킹, 크리핑, 크럼플링하는 뭔가가 있어.



잼을 만드는 엄마에게 가서 .. (저 잼봐라!)
엄마, 엄마, 벽 안에 늑대가 있어요.
늑대는 없어. 생쥐겠지. 
늑대가 벽에서 나오면, 끝장이야. 생쥐일거다.
뭐가 끝장인데요?
모두가 다 알아. 끝장이라구. 

생쥐소리 같지는 않았는데.. 라고 돼지인형과 말하는 루시



밤이 되니 또 소리가 들린다. 

clawing and gnawing
nibbling and squabbling
클러잉 너잉 니블링 스쿼블링 ...
루시는 늑대들이 벽속에서 늑대스러운 플롯과 늑대같은 음모를 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빠한테 말하자 쥐라고 말한다. 늑대가 벽 속에서 나오면 끝장이라고.
동생한테 말하자 박쥐라고 말한다. 늑대가 벽 속에서 나오면 끝장이야.



 온 가족이 모이자 그들은 각각 말한다. 
엄마는 '생쥐야', 아빠는 '쥐야' 동생은 '박쥐야. 오늘밤 목 내놓고 자도록 해야지. 뱀파이어 박쥐가 물으면, 난 날 수도 있고, 관 속에서 잘 수도 있고, 학교에도 안 가도 되고 블라블라블라'

루시는 그것이 생쥐도, 쥐도, 박쥐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날 밤 낡은 집에선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다.
"좋지 않아." 돼지인형에게 말한다. 
" 너무! 조용해!" 

한 밤중에 큰 소리로 길게 울부짖으며, 부딪히며  howling and yowling, a bumping, and a thumping and....
 드디어...



벽 속에서 늑대가 나왔다! 



늑대가 나타나다니, 끝장이야! 허겁지겁 도망치는 가족들 



마구 도망쳐서 정원 아래로 내려오는 가족들
이제는 어디서 살아야할지 의논(?)한다. 북극에 가서 살자. 사막에 가서 살자. 우주에 가서 살자.
루시는 "나는 어디서도 살고 싶지 않아. 우리집으로 돌아갈꺼야! 그리고 내 돼지 인형이 아직 집에 있어!"
라고 말한다. 밤에 바닥에서 자는데, 돼지인형이 당하고 있을 갖가지 끔찍한 일들이 떠오른다.  



몰래 집으로 돌아가는 루시  



벽을 통해 그림을 열고 나가 돼지 인형을 데리고 오는데 성공하는 루시  





잠 잘 곳을 논의하던 가족들은 루시의 집으로 돌아가자는 의견에 반신반의하면서도 돌아가기로 한다.



몰래 벽 속으로 숨어 들은 가족들
그들은 그림 속의 구멍을 통해 늑대들의 작태를 보게 된다.



집을 마구 뛰어다니고, 아빠의 튜바를 불고, 엄마의 쨈을 먹고, 벽에다 뭉개고, 동생의 비디오 게임기를 하고 있다.



내 잼! 벽! 내 게임기! 내 튜바! '맞아요, 더이상 못 참아요' 루시가 말했다.
가족들은 부러진 의자 다리를 하나씩 들고, 벽 밖으로 뛰어 나간다.
'으와아아아아아아아'  



질겁팔색을 한 늑대들
"벽에서 인간이 나왔어"
" 끝장이야"
"도망가, 도망가, 도망가"



흐흐흐, 역시 닐 게이먼 다운 반전이다.
그러나 끝은 아니다.

어느날 밤 루시는 벽에서 또 소리를 듣는다.

돼지 인형에게 가서 말한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야 할까?"
"우리 벽 속에 코끼리가 사는 것 같다고?"






"그들도 곧 알게 될텐데 뭘" 돼지 인형이 루시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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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9-02-12 0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대부분의 경우, 그림책의 우리말 번역도 참 훌륭하지만, 원작을 그대로 보고 싶은 경우가 있지요. 그 나라 말로 표현했을 떄 나타나는 감칠 맛을 우리말로 살리기 어려운 경우는 특히요 ... 'milkyway에 milk를 가지러 간다'는데, 우리말로 '은하수에 우유를 가지러 간다'고 하면 영 느낌이 안 살잖아요. ^^;
이 책은 정말 독특하네요. 덕분에 재미있는 책 한 권 알았어요. (__)

하이드 2009-02-12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맙소사, 정말요. miliway 에 milk 가지러간다를 어떻게 번역하냐구요.
닐 게이먼은 정말 좋아하는 작가인데, 이렇게 그림책으로 봐도 독특합니다. 일러스트레이터와의 궁합이 아주 좋으네요- ^^
 
금붕어 2마리와 아빠를 바꾼 날
닐 게이먼 지음, 데이브 맥킨 그림, 윤진 옮김 / 소금창고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닐 게이먼의 책은 영화로도 나왔던 <스타더스트>로 제일 처음 접했다. 어른을 위한 잔혹동화라는 느낌인데, 정말이지 못말리게 아름다운 문장들을 구사해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작가였다. 지금 와서, 그의 작품을 검색해보면, 상당히 의외의 작품들이 나타난다. <네버웨어>나 <멋진 징조들>같은 책들이 내가 닐 게이먼 하면 떠오르는 책들인데, 환상문학전집의 <신들의 전쟁>이라던가, 얼마전에 나온 그래픽 노블 <샌드맨>이라던가, 어린이를 위한(?) 그림 동화책<코랄린>,<벽 속에 늑대가 있어> <금붕어 2마리와 아빠를 바꾼날>이라던가 말이다.  

닐 게이먼의 어른용(?) 책들을 읽고, 동화책으로 왔다. 일러스트레이터인 데이브 맥킨은 닐 게이먼의 동화책 일러스트들을 담당하고 있고, 그래픽 노블인 <샌드맨>의 표지를 담당하기도 하는등 닐 게이먼과 인연이 많은, 궁합이 맞는 일러스트레이터이다. 어린이용 동화책이라기엔, 의미심장하고, 기괴하고, 으스스한 닐 게이먼의 글과 잘 맞는 일러스트들을 그리고 있다.  



강조하고자 하는 사물은 실물에 가깝고, 그 외에는 과감한 생략과 과장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 텔레비젼 앞에 앉아 신문만 읽고 있는 아빠가 있다. 신문을 읽고 있을 때에는 다른 곳에 전혀 신경을 안 쓴다.

이 책은 신문만 읽는 아빠를 위한 책일까? 신문만 읽는 아빠를 둔 아이들을 위한 책일까? 



어느날 아이는 친구가 가지고 있는 소니와 비니라는 이름의 예쁜 금붕어 두마리를 보게 된다.



와- 예쁘다.
금붕어를 바꾸고 싶어하는 아이! 정작 바꿀 물건이 없다.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다고 튕기는 나딘에게 고심끝에 드디어 발견한 ....

'우리 아빠랑 금붕어랑 바꾸자!'
그 아래 동생曰 : '이런'



바꿔버렸다. 신문만 보고 다른 곳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아빠와 예쁜 금붕어 두마리를..
저지르고 나자, 엄마에게 혼날 걱정이 되는 아이들.

 

아니나 다를까.. 엄마의 추궁에 바로 불어버리는 예쁘고 착한 여동생

금붕어 두마리를 다시 아빠로 바꿔오기 위한 남매의 여정이 시작된다.

 

친구는 아빠를 기타로 바꾸었고, 기타를 들고 다른 친구에게 가자 아빠를 고릴라 가면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이런.
오빠 : 너 커서 기타치는 가수가 될까?
동생 : 커서 바보나 되지 마.

 

고릴라 가면을 써 보는 남매
오빠 : '원래 얼굴이 고릴라 같은데 가면은 왜 필요하냐?'
이건 상당히 ... 우리 남매와 같다.  



바로 동생에게 복수 당해 경찰아저씨한테 혼나는 오빠;;
그들의 여정은 계속된다.  



이번엔 토끼...다. 토끼로 바뀐 '신문만 보고 다른 곳에 신경 안 쓰는 아빠'
남매의 여정은 계속된다.





지도를 따라 걷고 또 걷는 남매
동생 : 내 생각엔 생강맛 사이다가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것 같아.
나 : 삶은 무보다도?
동생 : 아니, 그렇게까지 끔찍하진 않았던 것 같아.   



드디어 도착. 뚱뚱하고 귀에 점이 있는 커다란 토끼 갈베스톤을 데리고, 다시 '신문만 보고 다른 곳에는 전혀 신경 안 쓰는 아빠'와 바꾸기 위해 지도 끝의 풍차가 있는집에 도착하였다. 







갈베스톤의 토끼장 안에서 여전히 신문을 놓지 않는 아빠를 데리고 집으로..



엄마는 내게 
가슴에 십자가를 그으며
맹세하라고 하셨다.
앞으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아빠와 다른 물건을
바꾸지 않겠다고
그래서 나는 약속했다.
다시는 아빠와 다른 것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여동생을 놓고선 아무 약속도 하지 않았다.  

..라는 닐 게이먼스러운 결말. 흐흐흐   

엉뚱한 남매와 '신문만 보는 전혀 다른 곳에 신경 쓰지 않는 아빠'가 나오는 닐 게이먼의 동화는
화려한 붓놀림의 데이브 맥킨의 그림과 잘 어우러진다.
아이들에겐 예쁜 금붕어에서 가수로 만들어줄 기타로, 고릴라 놀이를 할 수 있는 쿨한 고릴라 가면으로,
그리고 다시 크고 뚱뚱한 귀여운 토끼로 바꾸어가는 재미가 있는 동화지만,
어른들에겐 여전히 섬뜩하고 찔리는 잔혹동화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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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9-02-12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참 예쁘네요..

파란 2009-02-13 0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꿀수 있다면 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글쓴이나 그린이가 모두 독특한 면이 있어요. 벽속에서 늑대가 나왔어요도 근사하지요. 아이들은 늑대가 나온책을 더 좋아하더군요. 가끔 궁금한게 폴리네시아여왕은 무슨 의미일까. 두책 모두 나왔는데 무슨 의미일까 합니다.

하이드 2009-02-13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가지 다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벽 속에 늑대가 있어요>는 저도 읽으면서 두근두근 했으니깐요. 반전도 재미나고요.

그나저나 저도 궁금했어요. 폴리네시아 여왕은 누굴까요??

파란 2009-02-13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벽속에 늑대는..아이들이 다 좋아하는데. 실은 [우리 아빠랑은..]책은 공부방아이들은 싫어하더라구요. 일반적인 가정환경이 아니어서 보여주지 않았던 그림책인데 아이들이 어느새 한명씩 읽어보더니 다들 싫다고 했던 책이었어요. 가방에 넣어간 제가 생각이 부족했다 싶어 미안했던 책이에요. .

kogima 2009-09-01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누군가는 책을 엉망으로 낱장이 되도록 흩어 놓았고,
누군가는 책을 한 켠 한 켠 깨끗하게 정리해 놓으셨네요,
그래서 또 누군가는 쪽수가 없어서 순서가 실종된 책을
제대로 정리할 수 있어서 참 고마웠습니다. 안녕~
 
비잔티움의 첩자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8
해리 터틀도브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만약 로마제국을 재건하려는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의 시도가 국력을 소진시키지 않았다면? 비잔틴 제국이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 교도들을 막아내고, 훗날 페르시아를 멸망시키고 비잔틴 제국에게 치명타를 가한 이슬람교가 처음부터 아예 생겨나지 않았다면?

해리 터틀도브의 대체역사소설 <비잔티움의 첩자>는 전형적인 what if 소설이다.  위의 가정을 기반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동로마와 서유럽 제국및 근동의 페르시아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시절이다. 주인공인 바실 아르길로스는 로마의 군인에서 스파이로 공을 세우고, 콘스탄티노플, 모두의 꿈의 도시인 그 곳에서 제국의 정예 수사관인 마지스트리아노스로 일하게 된다. 7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의 단편은 역사 속의 물건들을 하나씩 주인공으로 등장시키고 있다. 

첫 단편인 '아르고스의 눈'은  로마군으로 아르길로스가 공을 세우게 되는 것은 유목민과의 대치중에 그들이 '마술'을 부린다고 생각해서, 마술의 정체를 알기 위해 잠입하고, '마술'의 정체인 '망원경'을 가지고 도망나오는 것에서 시작한다. 각각의 단편은 시간적으로 이어지지만, 몇년씩 훌쩍 넘어가서 두번째 단편인 '기묘한 발진'에서는 벌써 아르길로스가 마지스트리아노스로서의 과한 업무에 치여 있는 모습, 아내도 있고, 아이도 있는 가장의 모습으로 나온다. '기묘한 발진'은 당시의 가장 무서운 역병의 하나인 '천연두'로써, 우리의 영웅 마지스트리아노스 아르길로스는 '우두접종'의 아이디어를 내서 제국을 구한다는... 다소 수퍼히어로적인 이야기이다. 아르길로스의 사건 해결 과정은 하드보일드인데, 마무리는 셜록홈즈..라고 할까.

대체역사에는 실제 역사 또한 포함되어 있기에, 역사 속의 이야기와 대비하면서 읽는 것도, 터틀도브가 안내하는 what if의 세계에 빠지는 것도 흥미진진하다. 주인공이 정예수사관인 첩보원이어서 마타하리 같은 페르시아의 여자 스파이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도 또 하나의 볼 거리.

역사속의 이야기로 가장 흥미로웠던 단편은 '성상聖像'이었다. 그리스 정교의 이콘숭배를 비판하는 커다란 소요가 있었다고 하는데, 그것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단편이다. 각각의 단편이 보여주고 있는 역사속의 물건들이 무엇인지는 앞으로 읽을 사람의 재미를 위해 생략하지만, 각각의 단편들이 모두 지루한듯 재미있는 매력을 지니고 있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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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9-02-11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이책 재미있지요.근데 별로 판매가 되지 않았던지 행책에서 절판시킨다네요

하이드 2009-02-11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들었어요. 재 취향의 책이 아니긴 한데, 좋은 책이고, 재밌는데, 아쉬워요!
 
에덴의 동쪽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2
존 스타인벡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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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여페이지의 대작인 <에덴의 동쪽>은 <분노의 포도>와 함께 노벨상 수상자이기도 한 존 스타인벡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정작 스타인벡은 "내 최고의 대표작으로, 이전에 쓴 다른 작품은 이 작품을 쓰기 위한 준비였다." 라고까지 말할 정도로 이 작품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 작품 속의 배경인 살리나스 계곡은 작가의 어린시절을 보낸 곳이고, 새뮤얼 해밀턴은 작가의 조부를 떠올리며 쓴 것이며, 작품 속에 존 스타인벡 어린이가 나오기도 한다. 제임스 딘이 주연하고 엘리아 카잔이 감독한 영화로도 유명한데, 표지 역시 제임스 딘이 나오는 영화컷을 쓰고 있다.  영화는 앞으로 볼 예정인데, 영화 줄거리와 책의 줄거리가 영 다르다. 내용도 다르거니와 다루어지는 부분도 이 대작의 1/10이나 될까 모르겠다. 그러나 이 작품에 등장하는 수 많은 매력적인 인간상들의 부분이나마 볼 수 있을 것일는 점에서 기대가 되긴 한다.

이 작품은 해밀턴가와 트래스크가 3대에 걸친 선과 악, 카인과 아벨, 사랑과 증오의 서사시이다. 
서부의 살리나스 계곡에 정착하는 많은 사람들 중에 아일랜드에서 온 해밀턴가가 자리잡은 곳은 살리나스 계곡에서도 최악의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는 곳이고, 트래스크가의 애덤 트래스크가 후에 와서 자리잡는 곳은 알짜배기 땅이다. 이것은 땅의 이야기는 아니다. 땅위에 사는 인간의 이야기이다.

해밀턴가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인물이자, 살리나스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으며, 트래스크가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인물은 바로 새뮤얼 해밀턴이다. 살리나스의 누구도 그를 미워할 수 없다. 독자도 그를 미워할 수 없다. 미워하기는 커녕, 사랑에 빠지고 만다. 발명가고, 긍정적이고, 항상 유머러스하며,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손재주 있는(개척지의 농가에서 손재주 있는 사람은 스타 중의 스타다) 그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애덤 트래스크의 중국인 하인 리와 함께 이 작품에서 거의 유일하게 정직한 매력을 풍기는 사람이다. 

그런 해밀턴이 일군 해밀턴가는 "살리나스 계곡에 안전하게 정착해서 단단한 기반을 닦은 훌륭한 가문이었고, 다른 집안보다 더 가난하지도, 더 부유하지도 않았다. 그런 데다 보수주의자와 혁신주의자, 몽상가와 현실주의자가 적당히 섞인 비교적 균형이 잘 잡힌 가족이었다. 새뮤얼은 자기 자식들을 흐뭇하게 여겼다. "

딸들과 아들들. 각각이 모두 새뮤얼을 닮아서 매력적이고, 똑똑하다. 존 스타인벡은 새뮤얼의 딸인 올리브의 아들로 나온다. 의상실을 하는 사랑스러운 대시라던가, 몽상가 톰도 인상적이지만, 나는 이 가족 중에서 새뮤얼을 빼고는 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가장 현실적이고, 돈을 버는 재주가 있는 그인데, 아버지와 비슷한 성향의 가족들 사이에서 열등감을 느낀다.

이 책은 이 아들 딸들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줄 정도로 짧더라도 강렬하게 그들의 삶을 묘사하고 있다.

트래스크가에는 애덤 트래스크가 있고, 쌍둥이 아들인 아론과 칼렙이 있다.
주인공을 꼭 한 명 꼽아야 한다면, (가장 매력적인 사람은 새뮤얼이라 치더라도) 애덤 트래스크인데,
애덤의 아버지인 사이러스 트래스크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이들 가족의 이야기에 많이 할애하고 있다. 이병으로 제대하여 군대에 대해 부풀려 말하며 거짓말을 하다가, 공부하게 되고, 결국 어째어째 재향군인 대표로 워싱턴까지 진출하여, 나중에는 장례식에 부통령이 참가할만큼 영향력 있는 몸이 된다. 그가 남긴 엄청난 유산은 아들인 애덤과 찰스에게 돌아간다.
이 가족의 특징은 카인과 아벨과도 같은 애증의 형제인데, 사랑받는 애덤, 아론, 사랑을 갈구하는 찰스, 칼렙이다.
사랑을 받지 못하고, 갈구하면서 자라는 어린아이의 속은 어둡고 복잡하고, 한없이 엉켜 있다. 반항적이고, 자신 안의 악마적인 면을 느끼고 있으며, 그러나 동시에 형을 사랑하고, 보호하고 싶고, 때로는 해치고 싶고, 고통받게 하고 싶고, 영악한 이들. 
제임스 딘과 무척 어울릴 것 같아 영화도 기대중이다.

그리고 이 가족에게 등장하는 케이티. 천사같고, 인형같은 외모의 그는 통찰력 있는 새뮤얼과 리가 보기에는 악마이고, 내가 보기에는 딱 사이코패스다. 끝가지 그녀에 대해서는 모호하지만, 중간중간 연민을 일으킬 장치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불태워 죽이고, 돈을 훔쳐 집을 나와 창녀생활을 하면서 남자를 후리다가 크게 당하고, 애덤과 찰스의 농장 앞에서 도움을 청하는 그녀. 감정이라곤 없고, 인간에게서 '악惡'만 보는 그녀이다. 새뮤얼 해밀턴의 정반대에 서 있는 무서운 여자. 이 여자의 이야기 또한 무척이나 흥미롭다.

대충의 등장인물 이야기만 해도 이렇게나 길어진다.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라서 천페이지가 넘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이 책에 나오는 형제들. 그 중에서도 사랑을 갈구하는 어둡고 복잡한 내면의 그들. 
인간이라면 누구나 하는 실수와 충동적인 행동도 그들에게는 선한 이들의 그것보다 배로 힘겹다. 
그러나, 이 책의 (내가 생각하기에) 주제이기도한 팀셸. 히브루어로 '너는 죄를 다스릴 수도 있을 것이다' 라는 말이다.
이 말에 대한 논쟁은 애덤과 새뮤얼과 리가 있는 자리에서 이루어지는데, 주로 리의 의견이고, 새뮤얼이 받아들인다.

"미국 표준성서에는 인간에게 죄를 저지르고 싶은 충동을 극복하라고 '명령'을 내려요. 여기서 죄는 무지로 볼 수 있죠. 그런데 흠정역 성경은 '너는 죄를 다스릴 것이다'라고 약속을 하는 것으로 번역이 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인간이 확실하게 죄를 극복할 것이라는 뜨이지요. 그런데 '팀셸(timshel)'이라는 히브리어는 '너는 죄를 다스릴 수도 있을 것이다'의 뜻으로 선택의 기회를 주는 단어입니다. 이것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인지도 모릅니다. 길은 열려 있다는 말이니까요. 즉, 책임을 사람에게 돌리고 있는 겁니다. '너는 다스릴 수도 있을 것이다'는 곧 '너는 다스리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는 의미죠. 모르시겠어요?"

인간의 선택. 실수를 하고, 끊임없이 죄를 짓고, 또 끊임없이 선택을 한다.
"'너는 다스릴 수도 있을 것이다' 라고 하는 말은 인간을 위대하게 만들고, 인간을 신들과 동등한 자리에 올려놓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약한 행동이나 추잡한 행위 혹은 형제를 살상하는 잔인한 일에 있어서 중대한 선택권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요. 인간은 자신의 길을 선택해 어떤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그 길을 걸어가 목표를 성취할 수 있습니다."

라는 것은 이 소설을 읽고 나면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꽤나 의미심장한 이야기이다.

존 스타인벡의 책을 처음 읽어보게 되었는데, 그의 문장 또한 맘에 든다. 밝고 긍정적인 캐릭터와 어둡고 음울한 캐릭터 모두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음이 느껴진다. 범죄와 미움과 증오는 있지만, 독자는 누구 하나 미워하기 힘들다. 여러가지 일화들과 등장인물들의 행동으로 보여주는 절절한 느낌 또한 최고다. 중간에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사랑하는 주인공이 죽었을때는 그 이야기를 너무 슬프게 해서 책을 한동안 덮기도 했다. 거장이 괜히 거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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