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내 블로그 예전글들 쭉 읽어 보니 어찌나 재밌는지. 그 와중에 저장한 사진 한장.
이 사진 속의 말로 너무 사랑스럽지 않은가!

요즘은 신간 나오기가 무섭게 사고, 사기가 무섭게 읽고, 읽기가 무섭게 팔고...

위의 사이즈로 여덟줄.. 정도인 책장을 네줄 정도로 대폭 줄여볼까 생각중이다. (생각만.. 언제나.. 늘 그렇게 .. 꾸준히.. 응?) 

<천사의 게임>을 미처 다 읽기도 전에 중고샵에 올려 놓았는데, 주문이 들어왔다.
어젯밤 2권의 뒷부분을 읽고 있는데, 책 안에 뭐가 묻은 거다. 분권이라 처음부터 판매할 생각으로 깨끗이 보고 있었는데,  
왠 지저분한 흔적이 -_-;;;

가뜩이나 신간인데,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잠깐이라도 기분 나쁘거나 짜증날 수 있겠다 싶어
밤새 찜찜해하다가 아침에 교보 문열자 마자 교환하러 나갔다. <천사의 게임> 사가신님, 2권은 완전 새책이므니다. 

교환하고, 그 자리에서 확인하고. 가는 김에 가기 직전에 후다닥 바로드림 한권을 주문하고 기다리면서 신간과 찜해놓은 책들을 둘러 보다가 나한테 낙점된 미도리 책장 시리즈 <죽음의 샘>을 가져다가 티움(? 인가? 교보의 책읽는 공간) 으로 들어가 책을 보며 메세지를 기다렸다. 전날 밤을 꼴딱 새고  신천의 밤거리를 돌아다닌 나로서는 커피 한잔 없이 아침 서점은 아무리 서점이라도 좀 괴로웠고, 온 몸으로 불만의 기운과 뭔가 뭉클뭉클 어두운 오라를 뿜어내고 있었을 것이다. (커피이이이이~~ 이히히히~ 커피이이이이이~  하고) 그 와중에도. ㅋ <죽음의 샘>의 첫부분이 꽤 재미난 것이 내 의식 바깥에서 어렴풋이 남일같이 느껴졌다. 그래, 이 책은 사서 봐야지. 하고 (표지는 실물도 뷁이다.보고 팔듯) 책을 덮고 나가면서 '커피' 오라에 '사야지' 오라를 끼워 넣어 '커피'와 '사야지' 오라를 몸에 두른채 바로드림존으로 향했다. 책을 바꾸고, 한장한장 확인하는 동안 직원은 내가 주문한 책 찾으러 다녀와서 내놓는 책이 .... 바로 <죽음의 샘> ... 어이가 없다.

30분전에 주문하고 와서 
기다리면서 책구경하다가
사야지사야지 하는건
아무리 커피 마시기 전이라지만
너무 심한거 아닌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잠이 살짝 달아났다.
돌아오는 길에 바이림에서 아이스커피 한잔 아메리카노 한잔 시켜서 좀 마시며 책 보다가
둘 다 테이크아웃으로 들고 나오는데 집까지 오는 10여분동안 억수같이 비가 쏟아졌다. 
방수되는 노마드 가방 만세- 책과 가방안의 물건은 안전.
커피 위로는 그 전에 들른 동물병원에서 산 개껌과 고양이 파우치(간식)이 들어있는 비닐봉지로 대충 가린채
아주 오래간만에 비 쫄딱 맞고 집으로  

전날  밤새고
아침에 커피 없이 돌아다니는 기분은 목까지 늪에 잠겨 있는 기분이었다.
커피를 마시고 나는 비로소 인간으로 깨어난다. 는걸 새삼 깨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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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8-21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보는 순간 어~ 우리집인데라는 착각을 했습니다.
이러저러 쌓여있는 책장도 그렇고,특히 터키쉬 앙고라...우리집에도 두녀석 있걸랑요...
우리 녀석들도 책장 좋아라해서 전용칸을 만들어줬어요...ㅎㅎㅎ

좌측 상단에 미국민중사 맞죠? 저거 읽어야지 하면서 꽂아 놓기만 한지 벌써 두해가 지나간거 같네요...ㅋㅋㅋ

갑자기 내가 변태같네요...ㅋㅋㅋ

하이드 2009-08-21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미국 민중사 처음 나왔을적의 하드커버인데, 비닐도 안 뜯었어요 ^^: 두해만 지났을까나요?

고양이 데려오기 전부터 책장고냥이가 로망이었어요! 헤헤

머큐리 2009-08-22 11:48   좋아요 0 | URL
저도 미국 민중사 처음 나왔을적의 하드커버인데, 비닐도 안 뜯었어요...ㅠㅠ

카스피 2009-08-22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장에 책이 넘 많으시네요.부럽습니당!!
 
천사의 게임 2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 좋았어. 이건 책들의 이야기야."
" 책들?"
" 저주받은 책들의 이야기. 그걸 쓴 사람의 이야기, 소설을 불태우기 위해서 소설 바깥으로 나온 인물의 이야기, 그리고 배신과 실종된 우정의 이야기야. 사랑의 이야기이고 증오의 이야기이며 바람의 그림자에 살고 있는 꿈들의 이야기이기도 하지."  
                                                                                                                        바람의 그림자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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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사폰이 <바람의 그림자>에 이어 <천사의 게임>으로 돌아왔다. 위의 인용은 <바람의 그림자>에 나온 이야기이다. <천사의 게임> 역시 '책'에 관한 몽환적이고,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사랑스러운 이야기들이다.

저자는 이것을 4부작으로 만든다고 했고, <천사의 게임>은 <바람의 그림자>에서의 다니엘의 아빠 셈페레와 기억하지 못하는 엄마 이사벨라, 할아버지 셈페레가 나온다. 2부작에서 난데없이 전 시기로 돌아가버린 '슬프고 아름다운 도시 바르셀로나에서 일어나는 책들의 이야기'  네작품은 등장인물만 겹칠뿐, 각기 다른 독립적인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한다.  

만약 그렇다면, <천사의 게임>을 <천사의 게임>으로만 읽어야 한다면, 솔직히 좀 실망스럽다. 그의 문장은 여전히 아름답고, 이야기는 신비하고, 바르셀로나는 여전히 매력적인 도시이지만.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이야기의 파도에 몸과 마음을 온전히 맏기기 어려웠고, 응 뭐야? 뭐야? 하다가 끝나버렸다; <바람의 그림자>의 마지막 장을 덥고 가슴이 벅찼다면, <천사의 게임>의 마지막장을 덥고는 미진한 느낌, 마무리 안된듯한 여운이 남았다.  시리즈의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연결성이야 어떻든, 좀 미묘한 것이 하나씩 끼어있게 마련이니깐. 챈들러시리즈의 <리틀 시스터>처럼 말이다.   

다니엘 마르틴은 수위이던 아버지가 바르셀로나의 유력자인 비달 대신 죽은 이후 찢어지게 가난한 기자에서 필명으로 모험소설을 쓰며 노예계약을 하게 된다. 그가 영원히 사랑한 비달의 운전사의 딸 크리스티나는 마르틴의 거의 유일한 조력자이자 스승이자 제자이자 친구이자 아버지인 비달과 결혼하게 되고, 다니엘은 셈페레 서점의 셈페레에 의해 자신을 동경하는 이사벨라를 소개받아 함께 살게 된다. 자신의 혼을 파는듯한 노예계약에 점점 지쳐갈무렵, 그 앞에 나타난 프랑스인 편집인. 그에 의해 10만프랑이라는 거액을 받고 '책'을 한 권 의뢰받는다.

그 '책'과 관련하여 일어나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로맨스, 서스펜스, 오컬트까지 느낄 수 있는 신기한 이야기.

"사람들이 죽을 수도 있고 살 수도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지 않습니까? 사람들이 죽이기도 하고 죽임을 당하기도 하며, 자신의 영혼을 바칠 수 있는 그런 이야기에 매혹을 못 느낍니까? 너무나 강력하여 허구를 초월하여 진실을 드러내는 것으로 바뀌는 그런 이야기를 만드는 것보다 더 도전적인 일이 소설가에게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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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페이지부터 급속도로 재미있어지기 시작해서 내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아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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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 지음, 최인자 옮김, 제인 오스틴 / 해냄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꽤나 웃기고 흥미로운 독서였다. 페이지가 팔랑팔랑 넘어가진 않지만,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제대로 읽은 사람이라면, 첫페이지부터 마지막페이지까지 빵빵 터질 것이다. 이 책을 재미있게 읽기 위해서 늦게나마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읽는다면 ... 좋은 독서입니다!  

오만과 편견에서의 등장인물은 물론이고, 대사와 스토리까지 그대로 따왔다. 하나 사소한 장치를 더했는데, 그건 바로, 좀비.다. 진지한 패러디 소설로 읽을지, 아님, 총알탄 사나이마냥 웃기는 소설로 읽을지는 독자에 달렸다. 나로 말하면, 둘 다다. 거기에 더해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읽을 때 답답했던 여주인공의 몇몇 행태에 대해 이 소설에서는 속 후련한 대사들도 많이 나온다. 거만하기 짝이 없는 다아시경을 처음 본 엘리자베스는 '거만하기 짝이 없는 이 남자가 밖으로 나가면 뒤따라가 목을 따버릴' 작정이고, 리디아를 납치한 위컴에 대해 메리와 키티는 목을 따버리겠다며 '피의 맹세'를 한다.  

다아시와 빙리는 내 기준에 여전히 밍숭맹숭하지만,  원작에서 가장 좋아했던 베넷경의 시니컬함은 좀비 소설 버전으로 잘 살아 있고, 엘리자베스와 자매들, 엘리자베스의 절친이자 콜린스와 결혼하게 되는 샬롯의 경우에는 꽤나 새로운 모습들을 읽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코드에 상당히 익숙하다고 자부하는 나조차도 흠칫할 정도의 표현들이 종종 나오고 ('배를 갈라 창자를 꺼내 목을 졸라 버리는'... 것정도로는 끄떡없었지만 아주 가끔은 더한 표현들도 나온다.), 일본에 가서 무술을 배웠네, 중국의 샤오시엔 사부인가뭔가( 딤섬이름 같다;) 한테 소림사 하드트레이닝을 능가하는 훈련을 받고 살아남은 자매.라는 설정은 이 소설을 B급 소설로 부르기에도 부족하지 않다.    

가끔 영문소설에서 보곤하던 '리딩 가이드'가 책 뒤에 나와있다. '리딩 가이드' 에 대한 호오는 아직까지 불분명한데, 책 읽고, 책친구와 토론하는 정도로 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리딩 가이드'의 질문들은 원작 <오만과 편견>에 대입해도 될만한 질문들도 꽤 있다. 

재미있었던 질문중에  '일부 비평가들은 좀비란 존재가 결혼- 끊임없이 당신의 생명력을 빨아먹으면서도 당장 죽지는 않는 영원한 저주로서의- 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당신은 이 견해에 동의하는가? 아니면 좀비의 상징적 의미에 대한 또 다른 견해가 있는가?' 라는 질문이 있는데, 확실히 이 소설에서 '좀비' '전사' 는 작가가 패러디하고자 하는 어떤 '추하고 결코 죽지 않는 좀비와 같은 개념' 을 이야기한다는 느낌이다. '돈' 인 것 같기도 하고, '여자를 속박하는 여러 굴레'인 것 같기도 했는데, '결혼' 으로 대입해도 꽤 맞는 얘기인 듯하다.  

이 외에도 리딩가이드 치고는 꽤 웃긴 질문들이 많아서,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하는 책이었다.  

기발하고 대담한 기획, 쇼킹한 표지, B급 과 고전을 오가는 문장의 미묘- 한 균형. 그저 웃자고 하는 얘기는 아닌 것 같은 패러디의 심오함. 무척 궁금했던 책인데, 꽤나 예상밖이다. 소설이 계절을 탄다면, 역시나 이 계절에 어울리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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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9-08-17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리뷰를 보니 넘 재미있을것 같네요^^
 

사실, '하이드의 100권' 2차를 하고 있는데, (1차와는 상당히 다른 라인업) 100권 추리기가 쉽지가 않아서 하다하다 지쳐서 잔머리 굴리는 중임. 

이 페이퍼의 포인트는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그런 책들. 마구 읽히고 싶은 그런 책들.  

기시 유스케의 <신세계에서>
사고 난 후 이벤트 선물만 쏠랑 받고, 반년여를 묵혀 두었던 책. 추리소설은 신간 사면 바로바로 읽어야 맛인데 말이다. 이래저래 최근에 나온 <13번째 인격>까지 번역된 기시 유스케의 책은 다 읽었다. 가장 좋아하는 책은 <천사의 속삭임>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기시 유스케는 너무 흔한 소재를 가지고 글을 쓰기에 저평가 받는것 같다. 추천 할 때도 기시유스케 팬으로서 그런점에 피해의식 아닌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어서, '재밌다' 뒤에 '그게 사실 소재는 막 헐리우드 영화같고 그래도 생각할 거리가 많거든, 자료 조사도 많이 해서 읽을거리도 많고,흔한 소재로 이 사람같이 호러를 잘 주물럭거려서 다이렉트로 독자의 심장에 다가가 쫄깃하게 하는 작가가 많지 않거든...' 주절주절 사족을 달곤 한다.  호러물을 전혀 좋아하지 않지만, 어쩌다보니 나와 궁합이 맞아버린 작가. 기시 유스케.

<신세계에서>는 믿을만한 라인업을 내주고 있는 '미도리의 책장' 시리즈이다.
작품 속의 세계는 어느 시대인지, 어디가 배경인지 알 수 없는 '신세계'이다. 모험소설, 성장소설, 미스테리, 스릴러인 이야기속의 인간들은 모두 초능력이 있다. 어릴 때부터 개발하고, 학습한다. 그런 인간들을 '신'으로 받드는 요괴쥐들을 비롯한 여러 기발한 생물들이 나온다. 개성 강한 소년 소녀들의 모험이 1부라면, 그 소년 소녀들이 자라서 겪게 되는 일이 클라이막스격이다. 
망한 미래의 어느 시점. 그것은 인간들이 생각한 '신세계'인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생각거리들을 남겨준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
 마르케스의 책은 그래도 한번씩은 다 읽었는데, 요즘 들어 자꾸 생각나는 책은<콜레라의 사랑>도 아니고, <백년동안의 고독>도 아닌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이다. 짧고 단순한 이야기인데, 실제 마르케스가 들었던 기사에서 나온 이 이야기는 작은 마을이 배경이고, 등장인물도 몇 안되고, 결말을 제외한 모든 부분은 마르케스의 다른 이야기들과는 틀리게 무려 르포형식에 가깝기까지 한데, 결말의 마르케스 특유의 마술적 리얼리즘은 짧고 굵고, 이 책을 읽기 전, 읽는 동안, 읽고 난 후의 이런저런 잡다한 인간사, 세상사의 은유로써 툭툭 튀어나와 계속 생각나는 책이다.  

덴도 신 <대유괴>
우리나라 영화로도 나왔고 (전혀 내가 생각하는 이미지가 아니였지만;)
책 내용 결말 다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다.
이 책은 무려 70년대 후반에 나온 책이고, 주간문춘의 20세기 최고의 책 1위로 뽑히기도 했다.
약간 동화같기도 하고, 가족드라마 같기도 한데, 일단은 미스테리다.
범인도 인질도 경찰도 미디어도 인질 가족도 마을사람도 하나같이 다 따뜻한 인물들이어서 읽는 내내 기분 좋았던 책이다.  

차이나 미에빌 <퍼디도 스트리트 정거장>
차이나 미에빌의 책이 더 나온다고 하는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나.

만만찮은 양의 만만찮은 세계관과 만만찮은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다. 처음 한 백쪽은 전체적인 이미지 잡기가 버거웠지만, 읽을 수록 손에 땀을 쥐게 하는(아 이런 진부한 표현^^;) 책이다. 뭐라 줄거리 설명하기도 버거운 SF 소설 괴짜 돼지 과학자와 그의 여자친구인 곤충족. 그 외의 여러 종족들. 부패한 공권력에 반항하고 지를 구하는..은 아니지만, 그 비슷한 주인공네들의 사투. 가장 공포스러운 존재. 의 묘사는 탁월했고, 그 와중에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미묘한 발란스. 무척 기대되는 작가를 발견했을때의 기쁨!

존 스타인백 <에덴의 동쪽>
아- 재밌다. 영화는 소설의 십분지 일도 안된다. 제임스 딘? 이 책에서는 조연일뿐.
3대 두 가족에 걸친 대서사시이고, 가볍지 않은 주제를 남기면서 고리타분하지 않고 재미있기까지 하다. 매력적인 등장인물들, 천사같은 매력을 지닌 등장인물들과 사탄의 매력을 지닌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사이코패스 여주인공에 동양의 신비한 하인까지 나오는 굉장히 박력있는 캐릭터들이 (가장 오래된책, 성서에서 따온 모티브와 오락소설에 나올법한 클리쉐까지 골고루) 있다. 천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지만, 제목만 알던 책을 읽고, 우와- 재미있었다. 고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의 뿌듯함이란! 
  

마틴 에이미스 <머니>  

사실 이 페이퍼는 이 책을 이야기하기 위한 페이퍼인지도 모르겠다.

자기파괴적인 주인공인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섹시하고, 퍼니하다. 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저자의 능력일 것이다. 등장하는 인물들도 하나같이 괴상하다. 초섹시한 한물 갈랑말랑한 여자친구 셀리나, 각기 다른 독특한 개성의 영화배우들, 찌질한 친구들, 천상의 여인과 같은 마티나, 레즈비언 각본가, 그리고 런던에서 학생처럼 꾸미고 사는 작가 마틴 에이미스!까지. 저자는 공들여 그들 각각의 뭔가 하나 심하게 모자라는듯한 인생을 묘사한다.   리뷰中 http://blog.aladin.co.kr/misshide/2540514 

분권이 아쉽고, 스리슬쩍 나오자마자 들어간 것 같은데, 정말 기발한 책이다. 책 속의 문장들을 체로 걸러 허접한 것을 걸러낸다면, 머니의 문장들을 걸러내면 국물도 안 빠질 것 같은 밀도 높은 소설.  


새러 그루언 <코끼리에게 물을>  

코끼리가 나오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코끼리가 나오는 이야기들만 모은 은밀한 카테고리가 있을 정도이다.
제목에 나오는 코끼리보다는 '코끼리에게 물을' 이라는 제목이 더 키워드다. 이 소설을 코끼리 소설로 부르긴 뭐하고, 서커스 소설.. 정도로 해두자. (서커스 소설도 모으고 싶은 충동이 있는데, 아직 자료가 많이 부족)

한 순간의 선택, 그것의 또 다른 이름은 아마 '운명'이리라. 으로 서커스 기차에 올라타게 된 주인공.
젊은 시절의 이야기와 아흔세살이라는 나이를 보내는 요양원에서의 이야기가 요리조리 겹치다가 마지막에 감동적으로 합쳐진다. 이야기도 기묘하고 아름답지만, 무엇보다도 1930년대 대공황시절 미국대륙을 횡단하던 서커스 기차에 대한 자료들( 도저히 믿기지 않은 일화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서커스. 현실의 딱딱하고 마른 땅에서 잠시 두 발을 떼고 붕붕 날아오를 수 있는 시간이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들, 저자의 서커스에 대한 사랑이 물씬 묻어나는 조사에 의한 디테일한 일화들.이 재미나다.  

 존 카첸바크 <어느 미친사내의 고백>

이 책 참 재미난데, 표지도 안 땡기고, 사고 나서도 원가 두껍고 글씨 자잔해서 손이 쉬이 안갔더랬다. 막상 읽기 시작하니 단숨에 - 이 작가의 <애널리스트>는 좀 실망스러웠지만, <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은 다시 생각해도 재미나다. 주인공이 미친사내, 전직 소방수, 강간당한 기억이 있는 여검사다. 배경은 정신병원이고. 주인공 라인업만으로도 흥미진진하지 말이다. 라인업만 흥미진진한 것이 아니다. 본게임은 더욱 스릴 넘친다. 존 카첸바크를 '심리스릴러의 거장' 이라고 하는데, 확실히 심리를 따라가는 말의 향연 또한 볼거리, 읽을거리이다. 굉장히 영화적인 클라이막스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미야베 미유키 <외딴집>

미미여사의 책을 많이 읽는데 (그니깐 번역된 책은 다 읽는데) 뭐랄까, 지금에 와서는 그녀의 '선함'이 좀 질린다. 좀 깔것도 있고, 거칠고 투박하더라도 생생한 것이 좋은데, 요코야마 히데오와는 또 다른 의미의 '착한 미스테리'를 쓰는 작가이다. 아니 '착하다' 는 말보다는 '공평하다' 는 말이 더 어울리겠다. '공평함'만은 그녀가 아무리 다양한 장르를 섭렵한다고 해도, 공통되는 키워드가 아닌가 싶다. '공평함' '객관성' '관찰' 뭐 이런것들.. 범작도 기본 이상은 하는 미미여사이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스터리들도 미미여사의 작품들인데 이 책 <외딴집>은 다른 책들에 비해 '외딴책'이지 않나 싶다. 처음에는 시대물이라는 것이 독특했지만, <외딴집>을 제외하고는 그닥 미야베 미유키의 장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외딴집>만은 생생하고, 처연한 것이. 그녀의 장점은 장점대로 살리면서 삶과 죽음의 무심함- 그 시대에 맞는-을 잘 그려낸듯하다. 다른 책보다도 다시 읽어도 재미난 책.  

조이스 캐롤 오츠 <사토장이의 딸들>  

처음 접한 JCO의 책이다. 처음부터 장난이 아니였음! 첫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철저하게 계산되어 있다. 드라마틱하고, 소설같고(어이,) 매력적인 여 주인공(사토장이gravedigger의 딸이다.) 이 나온다. 나찌를 피해 이민 온 독일계 가족. 믿바닥 중의 믿바닥인 무덤지기로 약속의 땅에서의 삶을 시작하지만, 녹녹치가 않다. 아버지에게, 남편에게 정신적 신체적 폭력을 당하는 여주인공이 새 삶을 시작하기까지. 물론 그 여주인공은 너무나 소설 속의 여주인공같다.아름답고, 똑똑하고, 재치있고, 씩씩하고. 보면서 속이 터지는 여주인공이 아니라, 속이 시원한 그런 캐릭터다. '소설을 읽는 맛'을 느끼게 해주는 소설 이 책 후에 읽은 실험적인 <블랙워터>에서는 갸우뚱, 많은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한 <멀베이니 가족>에서는 약간의 실망을 느꼈지만, <사토장이의 딸>은 여전히 좋다.  '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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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4 1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