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남자를 만났을때랑 비슷한 반응..
세상의 반이 남자라고 구라도 그런 구라를 치는 사람이 있나본데, 됐고,
좋은 책을 만날 확률은 천재타자 홍성흔느님 의 타율만치는 된다고 생각해요. (라고 하지만, 사실, 난 좋지 않은 책은 금방금방 잊는 편 'ㅅ' )
신간이 나오면 엔간하면 후루룩이라도 둘러보는 편. 막 이건희 자서전 이런게 아닌 이상.
이 책도 나왔을 때, 음, 그런가보다. 하고 보관함에 담아 두었다가, 잊고 있었던 책인데,
아마존 베스트셀러 보다보니, 낯익은 책이 있길래 찾아보니, 바로 이 책이네요.
냉큼 사서 또 쌓아두기를 한참. 오늘에야 읽기 시작했는데, 얼굴에서 미소가 끊이지를 않아요.
말했듯이 목에서 막 신게 넘어오며 온 몸으로 즐거워하고 있어요. 으하하
'이 모든 것은 아주 간단한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아주 간단하지만 아무도 대답할 수 없는 질문. 어느 날 나는 잡지의 퍼즐을 풀다가, 아주 짧은 치마를 입고 엄청난 속도로 달리고 있는 남자의 사진을 보았다. 그때부터 내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나는 살인자나 마약 밀매단 같은 사람들과 엮이기 시작했다. 정신 나간 외팔이 남자를 만났고, 구원을 찾아 아이다 호 숲을 알몸으로 뛰어다니는 아름다운 금발의 산림감시원도 만났다. 머리카락을 땋아 묶은 젊고 예쁜 해안구조대원이 죽음의 사막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았고, 달리기 천재라 할 수 있는 어린 주자의 죽음도 보았다. 젊은 두 명의 주자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나는 계속 해답을 찾아다녔다. 맨발의 배트맨, 벌거벗은 남자, 칼리하리 사막의 부시맨, 블루리지 산 속의 야생 사나이를 만났다. 그리고 마침내 바란카스의 오래된 부족인 타라우마라족과 그들의 유령 같은 제자 카바요 블랑코를 만나게 되었다.'
네. 이런 이야기에요.
2001년 1월 어느 날 저자는 의사를 찾아가 물었어요. "도대체 내 발은 왜 아픈 겁니까?"
송곳으로 쿡쿡 찌르는 것처럼 발바닥이 아파 미국 최고의 스포츠 의학 전문가를 찾아갔어요.
"달리기가 원인입니다." 주사위뼈의 문제로 밝혀졌고,
이틀에 3-4킬로미터 흙길에서 달리는 정도인 저자에게 미국 최고의 스포츠 의학 전문가는
"인간의 몸은 그렇게 혹사 당할 만큼 튼튼하지 못합니다." "특히 '당신' 몸은 말입니다.'
여기서 저자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190센티미터에 몸무게 100킬로미터 넘는 거구.
잡지 '맨즈 헬스'와 '에스콰이어'의 칼럼니스트 (-> 나에겐 이 두 가지가 아주무척매우 저자의 글발, 즉 재미와 퀄러티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준다. ), AP 종군 기자로 세 군대 전쟁지역에서 활약. 아프리카 최악의 무법지대에서 몇 달 동안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살아남고, 4등급 급류에서 서프보드를 타며, 거대한 모래 언덕에서 스노보드로 서핑함
근데, 몇 킬로미터만 달리면 지나가던 차에서 총이라도 쏜 것처럼 바닥을 뒹굴.
내가 좋아하는 존 어빙의 '가아프가 본 세상' 이야기도 잠깐 나와요.
'가프가 본 세상' 을 읽은지 2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똑똑히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가프가 한낮에 문을 열고 뛰쳐나와 8킬로미터를 달리는 장면이다. 그 장면이 계속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 감동에는 뭔가 인류 보편적인 것이 있었다. 달리기에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구인 기쁨과 두려움이 모두 들어있다.
저자는 2003년 겨울, 멕시코에 출장 중이던 때 스페인어 여행 잡지를 뒤적이다 '돌투성이 비탈길을 달려 내려가고 있는 예수님의 사진'을 발견합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사진 속의 남자는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었다. 예수님처럼 원피스 같은 긴 옷을 입고 샌들을 신은 남자가 돌투성이 산길을 전력질주하고 있었다. 나는 그 기사를 읽기 시작했다. 왜 현재형으로 썼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은 아틀란티스 섬의 전설처럼 지금은 사라진 초인적인 문명인들에 관한 꿈같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천천히 다시 읽어보니 '지금은 사라진'과 '꿈' 이라는 말 외에는 모두가 사실이었다.
저자가 이 놀라운 부족, 타라우마라족을 찾아가기 위한 길은 정말 험난합니다. 뭐, 이런, 말도 안, 이 뭐, 그러나 저자의 경력을 보면, 이 말도 안 되는 여정을 겪어내고, 글로 재미있고, 유익하게 엮어낼 수 있게까지 한다는 것이 수긍이 됩니다.
아, 이제 80페이지 좀 더 읽었어요. 원래 사랑은 막 시작되려할 때가 제일 기쁜 법이지요. (뭔가, 이 오글거리는 대사는;)
마저 읽으러 갑니다. 이 좋은 책을 왜 이제 읽기 시작했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