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장 옆 반디앤 루니스는 참 예쁘다. 카운터며, 계단이며, 매대랑 도서검색대까지 다 예쁘다. (식물은 후졌다. 싸구려 오브 싸구려 화분에 담긴 산세베리아라니 ㅜㅜ ) 여튼,  반디에서 책 구경 하며 찜한 책들 몇 권

 

찰스 두히그 <습관의 힘>

 

넛지』 『아웃라이어』 이후 세계가 주목한 2012년 최고의 비즈니스북. 하버드 MBA 출신 뉴욕타임스 심층보도 전문 기자가 자신의 나쁜 습관을 고치기 위해 발로 뛰어 밝혀 낸 스마트한 습관 사용법. 이를 위해 700여 편의 학술 논문과 수십여 다국적 기업에서 실시한 비공개 연구 자료를 분석했고, 300여 명의 과학자와 경영자를 인터뷰했다.

습관의 원리를 이해하면 좀처럼 변하지 않는 나와 세상을 간단하고 완벽하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누구나 원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그 일들의 중심에는 바로 습관이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왜 우리가 후회할 줄 알면서도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는지, 그동안 변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이 얼마나 멍청했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남편과 이혼하고, 비만에 담배에 직장에 무기력한 삶을 4년만에 변화시킨 첫 걸음은 '담배를 끊는 것' 이었다.

습관의 힘. 스위치가 하나 올라가면, 뇌와 몸이 하나씩 맞춰진다. 인간의 삶은 습관 덩어리.일뿐.

 

베스트셀러에 오래 올라 있던지라 관심은 있었는데, 훑어보니, 재미난 내용이 많다.

내가 바꾸고 싶은 습관 하나는 ...비밀..

 

  TED 프레젠테이션

 

이 책은 TEDx 조직원이자 토스트마스터스 인터내셔널 위원인 저자 제레미 도노반이 실제 TED 강연의 대부분을 직접 분석하여 다루고 있다. 프레젠테이션 소재를 찾는 방법, 자신에 대한 소개와 청중을 대하는 방법, 핵심 캐치프레이즈를 정하고 그것을 청중들이 기억하도록 만드는 방법, 심지어는 유머를 어떻게 활용하고,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도 다룬다. 무엇보다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구조화하고 청중과 함께 호흡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저자가 다루지 못한 사례 해설과 한국적 특수성에 대해서는 아나운서 송상은의 친절한 해제가 덧붙여져 좀 더 많은 사례연구를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역시 표지만 보고 지나쳤던 책인데, 프레젠테이션의 방법.이라기 보다는 테드 프레젠테이션의 연사와 연설을 분석하는 내용이라 더 흥미가 생긴다. 19분의 힘!

샵에서 꽃과 풀을 파는 것은 매 번이 작은 프레젠테이션과 같다. 오늘 방문한 레스토랑에서 식물 데코와 A/S를 제안하는 것은 작은 프레젠테이션보다 조금 큰 프레젠테이션.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효율적으로 표현'하고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생학교 시리즈이다.

알랭 드 보통의 신간이 나와 찜해두긴 했는데, '인생'에서 중요한 주제들에 대한 시리즈 도서.

 

충만하고 균형 잡힌 인생을 위해서 반드시 한 번쯤 고민해봐야 할 주제들에 관한 근원적 탐구와 철학적 사유를 제안하는 [인생학교] 시리즈

 

 

한 권을 사 본다면, '돈' 그리고, '일', 그 외에 '섹스', '세상' , '정신', '시간' 이 있고, 저자가 다 다르다. 250페이지 정도의 분량이고, 잡지 칼럼 모음집 같은 짤막짤막한 글들과 편집.이라 약간 의구심이 드는 시리즈. '인생학교'를 킬링타임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긴가민가한 느낌.

 

그리고, 알라딘 서점에서 찜해둔 신간 몇 권은

 

 교고쿠 나츠히코 <백귀야행 음>

 

제130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현재 일본의 각종 미디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미스터리 작가 교고쿠 나츠히코의 대표작. <우부메의 여름>, <망량의 상자>, <광골의 꿈>, <철서의 우리> 등 '교고쿠도' 시리즈(일명 백귀야행 시리즈)에 조연으로 등장한 캐릭터 10명을 주인공으로 시리즈 본편에서는 말해지지 않은 에피소드를 환상적인 필치로 그린 '교고쿠도' 시리즈의 사이드 스토리이다.

읽을 생각하니, 즐거워지는군! 얼마만의 교고쿠 나츠히코냐 ㅡㅜ

 

 

 

 

 

토마스 핀천 <중력의 무지개>

 

 <제 49호 품목의 경매> 정도가 소개되어 있는데, (세 권짜리 전집이 있었던 것 같은데 못 찾겠다. 다른 작가랑 헷갈리고 있는건가 ;;)

 

낱권도 안 파나? 두 권 세트만 99천원이란 십만원에서 천원 모자란 가격으로 팔고 있다. 1500페이지 정도라고 하는데, 리뷰는 온통 책가격 멘붕.

 

 

 

 

1500페이지라고 하면, 네권으로 나눈다고 해도 적은 분량 아니다. 책의 가격이란 참. 99천원이라도, 199천원이라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

 

마무리는 유채꽃!

 

유채꽃의 잎이 상추처럼 생겼다는걸 처음으로 알았다.

냄새도 향긋해. 킁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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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3-01-15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습관의 힘>을 읽고 있는데... 꽤 읽을 만한 책 같아요. 아주 가벼운 책도 아닌 듯 하고.
교코쿠 나츠히코의 책은 나오기만 하면 손이 절로 클릭..;;;;;

하이드 2013-01-15 14:14   좋아요 0 | URL
네, 사 보려구요. 근데, 일단 이순위로 밀렸; ^^

기억의집 2013-01-15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르르르~ 두 권에 천원빠진 십만원이라는 말인가요?...... 검색하고 오니 정말 천원빠진 십만원짜리 책이네요. 세상에나.... 작가에게 계약금을 많이 주었나 아니면 두권에 십만원하는 이유가 뭘까요?

저는 어제 간만에 알라딘 중고샵 들어와 책 이십권 팔았는데 알라딘 중고샵에서 한 칠만원 쳐 주더라구요. 이십권에~ 그래서 인터넷 옷가게 들어가 옷 세벌 샀어요. 하핫.

도서관에서 신청하면 저 책 받아 줄려나 모르겠네요~

하이드 2013-01-15 14:14   좋아요 0 | URL
책이 두껍고, 짜피 살 사람만 살꺼니깐?뭐, 이런 이유일까요? ㅎ
중고샵에 책 파는 것에 대해선 할 말이 많아요. ㅎㅎ 다음 기회에 페이퍼에서

paviana 2013-01-15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귀야행에 붙은 음의 뜻이 궁금해지네요..유채꽃이 참 예쁘네요. 덴파레인 줄 알았어요.

하이드 2013-01-15 14:17   좋아요 0 | URL
음.. 덴파레랑 완전 다른데 ^^; 어디가 덴파레랑 닮았을까 모니터 한참 쳐다봤어요.
일반인의 눈으로 꽃보는 감각을 잃었어요 ㅡㅜ

백귀야행 음..은 음양의 음인가, 멋대로 생각했는데, 궁금하네요. ^^

paviana 2013-01-15 15:23   좋아요 0 | URL
ㅋㅋ 혼란을 드려 죄송해요. 노란색 꽃을 본 순간 제가 아는 노란색 꽃이라고는 후리지아랑 덴파레밖에 없어서 일 거에요. 거기다 집에 있는 노란색 덴파레가 오늘 낼 꽃을 피울듯 꽃망울이 맺혀 있거든요. 첫번째 사진만 비슷했어요. ㅎㅎ

푸코 2013-01-15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력의 무지개 가격....
[원래 한권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만드려고 했는데 한손으로 들기 무거울까봐 두권으로 나눴음.
하지만 분권은 안팔앜ㅋㅋㅋㅋㅋ]하는 패기가 느껴지네요.

하이드 2013-01-15 20:37   좋아요 0 | URL
ㅎㅎㅎ 출판사의 패기 그래도 천원 빼서 십만원은 안 되요.

kimji 2013-01-16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채기름도 맛나지요^^
그 줄기가 유채꽃 줄기였군요!

moonnight 2013-01-16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핀천 책 오늘 아침 신문에서 봤어요. 신문기사도 가격멘붕 ^^; 700권인가 한정으로 나왔는데 그거 다 팔리면 본전이라더군요. 그 이후에는 보급판(이랬던가-_-a)으로 가격 낮춰서 나올 거라고 그랬던 것 같아요. (바빠서 자세히 못 읽었는데 집에 오니 신문 버렸다고. 흑. ㅠ_ㅠ;;;)

저는 한정이란 말에 막 초조해져서 왼종일 머리속에 토마스 핀천이 한가득. ;;;;;
 

 

<남자, 그림이 되다> 읽다가 궁금했던 윌리엄 호가스의 '결혼 marriage a la mode' 연작을

찾아둔다. 책에는 연작 1,2의 그림이 칼라도판으로 3의 그림이 흑백으로 나와 있다. 나머지 4,5,6은 아래와 같다.

 

 

챕터 제목이 '돈 주고 산 불행' 소제목이 '로코코 시대의 막장드라마.

맛깔난 번역일세, ㅎㅎㅎ

 

 

 

 

*그림 설명은 <남자, 그림이 되다>의 본문 인용.

 

 

 

파산하여 지불능력이 없는 스퀜더필드 경의 아들과 돈은 많지만 인색한 상인의 딸이 중매로 결혼 계약서에 서명하는 장면.

'진주를 줄에 꿴 듯 의미심장한 동그라미가 줄줄이 늘어선' 은행권이 테이블 위에 놓여있다. 신랑의 아버지인 늙은 백작은 만족스러워하며 비록 '시민계층의 처녀'지만 엄청난 부자의 외동딸인 신부를 집안에 들여놓는다. 파산한 백작의 아들은 이 결혼에 전혀 관심이 없다. 그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흡족한 마음으로 들여다보는 중이며, 신부 쪽으로는 고개 한번 돌릴 생각도 없다. 매우 불행해 보이는 신부를 고마운 젊은 변호사 실버텅('언변가'라는 뜻) 이 열심히 위로하고 있다.

 

이미 범죄로 가는 지름길의 초석은 놓였는데, 화가는 그것을 재미있게 나타냈다. 새로운 커플의 발아래에는 사냥개 두 마리가 무거운 사슬에 서로 묶여 있다. 두 사람의 결합이 어떻게 될지 보여주는, 불행한 운명에 대한 암시이다.

 

 

이 시리즈의두 번째 그림에는 서서히 계약결혼의 몰락 징후가 보인다. 부부는 이미 될 대로 되라는 상태이며 계속 몰락중이다. 넘어진 소파나 바닥에 흩어진 책은, 하인들이 일을 잘하고 있는 집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다. 특히 이상한 것은 상인의 딸이 양손을 영국 레이디치고는 우아하지 못한 자세로 쳐들고 있다는 점이다. 남편 역시 모범적인 귀족의 모습과는 달리 다리를 죽 앞으로 내뻗고 있다. 그는 지쳤고 피곤하다. 옷은 구겨졌고 얼굴은 멍해 보이는데 지난밤을 사창가에서 보냈기 때문일 것이다. 강아지가 짖으면서 주인의 주머니에서 늘어진 물건의 냄새를 맡는데, 바로 애인의 나이트캡이다.하인은 고개를 돌리고 자리를 피한다. 곧 부부싸움이 벌어질 태세이기때문이다.

 

이 연작의 다음 그림들에서 운명은 제 갈 길을 간다.

 

 

세 번째 그림에서는 남편이 애인으로 둔 매춘부가 맥독에 걸렸다. 성병에 걸린 두 사람이 돌팔이 의사를 찾아간다. 하지만 그는 이 불륜의 주인공들을 고쳐줄 능력이 없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수은 알약을 먹어보았지만 효과는 전혀 없다. 남편은 화가 나서 돌팔이 의사에게 돈을 돌려달라며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젊은 매춘부는 남들 앞에서 공공연히 입을 닦아대고 있는데 이는 매독의 초기 징후이다.

 

 

네번째 그림에서는 노백작이 세상을 떠난다. 아들은 새로 백작 칭호를 받았고 그의 아내는 백작부인의 칭호를 갖게 되었다. 당시의 관습대로 그녀는 침실에서 손님을 접견한다. 첫번째 그림에서 결혼계약을 앞두고 그녀를 위로했던 변호사 실버텅이 그녀의 곁에 바짝 붙어 앉아 있다. 이제 두 사람은 불륜에 빠져든다. 그것은 그녀의'정당한 권리'인데, 불행의 발단이 매독에 걸린 매춘부가 아니라 바로 남편인 까닭이다.

 

 

다음그림에서는 이야기가 많이 진전되었다. 남편은 간통을 하는 아내가 애인과 함께 목욕탕에 온 것을 훔쳐보고 있다. 그는 변호사에게 결투를 요구한다. 변호사는 창문으로 도망가고 남편은 중상을 입는다. 부상당한 백작은 세상을 떠난다.

 

 

살인 죄목으로 변호사가 교수형을 당하자 백작부인은 슬픔과 가난으로 가득한 고통스러운 과부생활을 하다가 아편 과용으로 세상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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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님, 이 책 재미있나요? 살까 말까 고민하던 책인데, 리뷰 올려주시면 보고 사겠습니다.

 

네! 재미있어요! 도판 나오는 책은 예경책이 보기도 좋고, 저자인 가브리엘레 툴러의 글도 재미납니다. 위에 인용은 책 주제와 동떨어져 보일 수도 있지만, '남자, 그림이 되다' 라는 흥미로운 주제에 잘 맞는 글과 그림이 많습니다.

 

 

이 책을 선물해주신 ㄷ님,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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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방스의 길고양이
레이첼 매케나 글.사진, 이선혜 옮김 / 시공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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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French Cat

비싼 양철틴 화기에 어레인지를 한 적 있다. 20만원 정도 받아야 할 꽃인데, 이런 양철틴은 비싼데, 비싸게 안 봐서 제가격 못 받을것 같다고 하니, '프로방스풍이라고 해봐' 라고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책 제목과 원제 보고, 그 때의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안 팔릴 것 같으면, 제목에 프로방스를 넣어봐' 랄까.



잡설이 길었다. 바로 이 프로방스의 고양이 사진이 있는 프로방스 고양이 책이 바로 나의 힐링북이다. 모출판사 팀장님 한 분이 나랑 기가막히게 비슷한 취향인 걸 알고, 즐거운 적 있다. '고양이, 미스터리, 이대호' 라는 나의 세가지 키워드 말이다.

여기 또 다른 나의 키워드의 변주가 있다. '고양이' , '잎사귀' 여기서 잎사귀는 자연이 될 수도 있고, 꽃과 풀이 될 수도 있고, 인간이 만들어 오래되었지만, 자연에 동화된 건물과 모든 물건이 될 수도 있다. 정확히 설명할 수 없지만, 이 책에 나와 있는 바로 그 분위기.를 사랑한다.그 분위기는 나의 꽃선생님이 좋아하는 분위기이기도 하다. (근데, 그 선생님은 고양이는 아마 좋아하지 않을꺼야.)

여튼, 이 분위기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취향은 마음으로 연결되었다고 느낄 수 있는 취향이다.



유난히 개인적인 취향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어갔는데, 그건 바로 이 책이 나의 '힐링북'이기 때문일 것이다.

힘들 때, 속상할 때, 슬플 때, 우울할 때, 그런 기분들을 날려줄 수 있는, 나를 다른 세상, 자연속에, 길 위에, 오래된 건물에 고양이들이 있는 세상으로 데려다 줄 수 있는 책이다.




프랑스 고양이가 멋진 이유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예로부터 화가들은 고풍스러운 시골 마을과 소박한 매력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그 특유의 빛 때문에 프랑스를 작품 활동의 무대로 삼고 싶어했다.'



이 사진책이 좋은 이유는 '그냥' '다' 좋다. 이지만,
이렇게 숨은 고양이 찾기. 하는게 좋다.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자연속의 고양이.
고양이는 어디 있어도 고양이이지만, 도심의 길고양이가 안쓰러워보이는 것이 사실인것처럼, 프로방스의 고양이가 느긋해 보이고, 부러워 보이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아비에게는 야생의 습성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카메라를 들고 살며시 다가가는 내 앞에서 아비가 긴장을 풀게 하는 데에는 시간이 좀 걸렸다. 아비가 마침내 안정을 찾았을때 햇살이 은은하게 하늘을 비췄고, 그 빛은 진입로를 따라 늘어선 라벤더를 더욱 돋보이게 하면서 레보도 프로방스 Les Baux de Provence 위로 떠오르고 있었다. 그러나 이처럼 완벽해 보이는 빛도 아비에게서 눈을 떼게 하지는 못했다."

저자가 기웃기웃 만난 고양이들, 유명인들이 고양이에 대해 한 이야기들, 저자의 사진이야기들이 사진 사이사이에 잘 섞여 있다. 이 책의 '주'는 '사진'이고, '글'은 그 사진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는 선에서 어우러져 있다.



고양이들을 찾아 보세요.


고양이는 거실을 차지한 호랑이다.
The cat is a drawing-room ti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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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위고
(Victor Hugo, 1802-1885, 프랑스 시인이자 소설가이자 극작가이자 정치인)



샤를 페로의 <장화신은 고양이> 부록이 사진책 안에 귀엽게 끼워져 있다.


아무리 봐도 절대 질리지 않고, 늘 입가에 미소를 띠게 해 주고, 사랑으로 충만하게 해주는 책.



사진으로만 이루어진 페이지들이 많은데, 이렇게 작은 사진 모아 놓은 레이아웃도 맘에 들고, 글도 폰트도 어느 하나 거슬리는 것이 없이 완벽한 힐링북이다.



나는 내 집에서 크나큰 기쁨을 얻기에 고양이를 사랑한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고양이는 눈에 보이는, 내 집의 영혼이 되어 간다.

I love cats because I enjoy my home;
and little by little, they become its visible s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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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콕토
(Jean Cocteau, 1889-1963, 프랑스 소설가이자 극작가이자 영화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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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책장 - 애서가의 꿈 / 세상에 없는 나만의 서재 만들기
알렉스 존슨 지음, 김미란 옮김 / 위즈덤스타일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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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보고, 우리나라 저자가 쓴 책인 줄 알았다. 저 나뭇가지 작품, 우리나라 디자이너 작품으로 알고 있었어서 말이다. 저자는 알렉스 존슨, 디자인 블로그를 운영하다 책장 디자인들을 모아 책으로까지 내게 되었다.

원서의 표지는 이 표지가 아니다. 한국 작가라 번역본의 표지로 했는지 모르겠으나, 이 책에 나온 어떤 사진이 표지에 나오건, 책장덕후들은 혹- 하리라. I guarantee!


사실, 서점에서 실물 볼 때도, 그렇게까지 새로운 사진들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책장 디자인 블로거인 저자만큼, 저도 책장에 한 집착하는지라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포스팅했던 책장들을 한 책에서 본다는 것은 보기만 해도 행복한 일이다.



'펭귄 그룹' CEO 존 매킨슨은 월스트릿 저널 인터뷰에서 '북 리더book reader'와 북 오너book owner'의 차이점에 대해 언급했다고 한다. '북 리더'는 '종이책이나 전자책을 읽을 때 행복한 사람'이며, '북 오너'는 '책을 선물하고, 공유하고, 책장에 꽂고 싶은 행위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 이라고 말이다.

북 리더와 북 오너는 한 가지에서 나온 두 줄기인 셈이다. 책을 좋아하는 한 가지. 말이다. 나로 말하면, 서가의 책 중 '읽을 책'이 '읽은 책'보다 더 많으니, 북 오너 기질이 더 많은 걸까?


디자이너 니코 이코노미디스는 이런 북 오너들의 죄책감을 책장으로 반영하기라도 한듯한 디자인을 했다. '읽은 책과 읽지 않은 책 READ-UNREAD' 읽은 책과 읽지 않은 책의 무게를 저울질하는 책장이다.



원서와 번역본의 어딘지 모를 퀄러티와 세련됨의 차이를 늘 느끼는데, 디자인책일수록 더 하다. 위즈덤 스타일의 이번 책은 꽤 맘에 드는 번역본이다. 종이가 반사되는 종이인 것이 좀 맘에 들지만, 원서의 디자인에 충실했건, 새로 손 댄 부분이 있건 맘에 드는 만듦새와 디자인의 책이다. '책장 디자인' 에 대한 '책' 의 디자인을 논하는데, '책' 의 내용이 중요하지, 외양이 중요하냐?고 딴지 거는 사람은 없겠지요?


첫 챕터부터 가슴 띄는 제목이다.
'책장의 향연 A Medley of Bookcases' 으로 들어가보실 까요?


'도서관'이란 이름의 책장은 토마스 벤젠Thomas Bentzen의 작품이다. 사무실과 리셉션 공간을 꾸미기 위해 디자인했는데, 잡 안, 아이방에도 어울린다고.

이 책장이 맘에 든 건 지붕이다! 책을 펴 놓거나, 책등이 아닌 책표지가 보일 수 있게 만든 부분이 책장이랑 같이 있다는 것이 맘에 든다.

어린 나라면 분명 '인형의 집' 말고, '책의 집' '도서관' 을 사달라고 졸랐을꺼다.
얼마나 쿨한 장난감이란 말인가!


이 책장의 제목은 변형'Metamorphosis'이다. 발트해 자작나무로 만들어졌다.
이 작품의 디자이너인 세바스티안 에라수리스Sebastian Errazuriz가 조각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으로 담쟁이덩굴이 벽을 타고 뻗어나가는 형상을 하고 있다.

어릴적 산티아고 집에 자라던 담쟁이 덩굴에서 영감을 얻었는데, 세바스티안과 동생은 담쟁이덩굴 가지 위에 장난감을 올려놓곤 했다고 한다.

아, 귀엽다! 담쟁이덩굴위에 장난감을 올려 놓은 어린시절 기억으로 책을 올려 놓는다는 컨셉이 멋지다.



전자책의 폭발적 성장으로 암울한 출판계이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종이책을 좋아하고, 책장 역시 적극적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 국회의원들의 다소 미심쩍은 책장 구입비용 청구서나 2009년 이케아가 자사의 베스트셀러 제품인 '빌리책장 Billy bookcase'의 탄생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책장 서른 개를 시드니의 본다이 해변에 설치한 일이 그 사실을 방증한다.'

세계적으로 연간 천만개 이상 팔린다는 이케아의 '빌리 책장' 국민 책장과도 같은 이 책장을 특별하게 해주는 '버팀목Stuetze' 이 있다. 버팀목은 책장 한 쪽 단에 대어 책장이 안정적으로(?) 기울어지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게 뭐가 좋냐구?

북앤드가 따로 필요 없이, 책이 안정적으로 기대 있게 한다. 기발!

디자인책장들을 보다 보면, 이렇게, 저렇게 기울어져 있는 것이 많다.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지 않지만, 일상의 '네모'를 깨는 디자인의 상큼함뿐만 아니라 나름 이런 실용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디자이너 아프레도 아베를리의 '패턴 Pattern'
오각형의 디자인으로 책을 꽂고 물건을 진열할 수 있게 했는데, 오각형이 이렇게 안정적인 도형이라는걸 처음으로 느꼈다.

월페이퍼에서 '올해 최고의 책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기발한 책장들 사이에 빠지지 않는 책장이다. 디자인 스튜디오 '넥스트 아키텍트Next Architects' 의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책장에는 고전소설 100권의 제목이 있다.

같은 책을 구매해 밀어 넣기만 하면 되는데, 나머지 페이크 책들은 북앤드 역할도 하고,
'살면서 읽어야할 책 100권' 리스트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세계문학전집 나오는 민음사나 문학동네에서 이런 책장 만들면, 책 사서 책장 다 채우고 싶은 욕망 느껴질듯. (나같은 사람이나;)


책에 나온 디자인책장들 중에 시도해보고 싶은 책장 중 하나이다. 알파벳 책장.

디자이너 에리히 켈레르Erich Keller가 말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단어로 책장을 만들어 보'라고.

FLOWER! READ! AIR! PARIS! ROSE!


한 장 한 장 다 담아내고 싶지만, 여기까지~
'세상의 모든 책장' 들고 피크닉은 어떤가요?

디자인 스튜디오 '메이크시프트Makeshift'의 디자이너들이 만든 '책상자 Book Case'를 들고 말이죠.


'책장은 유용할 뿐만 아니라 재미있을 수도 있다. 가지고 있는 책뿐만 아니라 책장을 통해서 우리는 그 사람의 개성을 알 수 있다.'

책 많이 읽고, 많이 사고, 선물도 많이 하고, 책장에 차곡차곡 정리도 하고, 그런 책들이 쌓이는 이야기이다.

애서가의 꿈, 세상 모든 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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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과 풍습에 의하여 인위적으로 문명의 한복판에 지옥을 만들고 인간적 숙명으로 신성한 운명을 복잡하게 만드는 영원한 사회적 형벌이 존재하는 한, 무산계급에 의한남성의 추락, 기아에 의한 여성의 타락, 암흑에 의한 어린이의 위축, 이 시대의 이 세 가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어떤 계급에 사회적 질식이 가능한 한, 다시 말하자면, 그리고 더욱 넓은 견지에서 말하자면, 지상에 무지와 빈곤이 존재하는 한, 이 책 같은 종류의 책들도 무익하지는 않으리라.

 

1862년 1월 1일 오트빌 하우스에서

 

레 미제라블을 보고, 교보에서 1권을 바로드림하여, 컴백샵

2시간 반이 길지 않았다.

 

왜 인기 없는 장르의 러닝타임마저 긴 이 영화가 지금 많은 사람들이 찾는 영화인 걸까, 책을 읽으며 더 생각해 봐야겠다.

 

판틴역의 앤 헤서웨이는 그야말로 숨 못쉬게 아름다웠다.

나가수에서 1번 뽑았는데, 1위하는 마냥, 첫부분에 가장 감동적이었는데, 그 후로 두 시간동안 차례차례 인상깊은 등장인물들이 무대에 올랐다 내리는 동안, 앤 헤서웨이의 판틴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영화가 어찌나 어두운지. 2시간반 내내 시껌껌해서, 맨 앞 자리 겨우 예매해서 갔는데, 눈 침침해 혼났다.

이렇게 어둡고, 당췌 희망이라곤 보이지 않고, 등장인물들은 대사가 아니라 염불을 외는데(솔직이 노래들은^^; 연기는 좋았지만) 마지막에는 영화 내내 가장 죽이고 싶었던 등장인물 커플에마저 연민이 일 정도였으니, 영화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기억에 오래오래 남는 엄청난 이미지들이 많았다. 등장인물 클로즈업의 연출도 인상적이었다. 첫부분의 판틴과 마지막의 마리우스. 자베르의 마지막과 하수도에서의 장면들, 판틴이 나오는 거의 모든 장면, 미워 죽겠던 에포닌 부부, 뭔가 비현실적으로 예쁜 코제트, 혁명 장면, 등등등 등등등

 

 

 

 

 

 

 

 

 

 

 

 

There was a time, when men were kind
When their voices were soft
And their words were inviting
There was a time, when love was blind
And the world was a song
And the song was exciting
There was a time, then it all went wrong

I dreamed a dream in days gone by
When hope was high and life worth living
I dreamed that love would never die
I dreamed that God would be forgiving

Then I was young and unafraid
And dreams were made and used and wasted
There was no ransom to be paid
No song unsung, no wine untasted

But the tigers come at night
With their voices soft as thunder
As they tear your hope apart
As they turn your dream to shame

He slept a summer by my side
He filled my days with endless wonder
He took my childhood in his stride
But he was gone when autumn came

And still I dream he'll come to me
That we will live the years together
But there are dreams that cannot be
And there are storms we cannot weather

I had a dream my life would be
So different from this hell I'm living
So different now from what it seemed
Now life has killed the dream I dream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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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 2013-01-12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떼나르디에 부부를 말하는 거겠죠? ^^
노래가 없었다면 그냥 그런 이야기와 영화가 됐을것 같은데, 음악의 힘이 참 대단하구나!를 느끼게 했어요.
레미제라블 10주년 기념 콘서트 영상을 검색해서 보시면 좋을듯.
그리고, 책 리뷰 기대할께요~ 하루에도 수십번씩 살까말까 고민하고 있어서요.

하이드 2013-01-12 23:27   좋아요 0 | URL
아, 맞아요 ^^ 전 왜 에포닌이 성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까요, 에포닌 나오는 부분도 무척 인상 깊었는데 말입니다. 지금 샵에서 뮤지컬 음악으로 계속 듣고 있어요. 책은 월요일에나 시작할 수 있을듯 하지만, 시작했으니, 끝내고, 리뷰도 부지런히 쓰겠습니다.

이진 2013-01-12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기네스 펠트로와 앤 헤서웨이가... 그렇게 예쁠 수가 없더라구요. 정말 예쁘죠?

하이드 2013-01-12 23:29   좋아요 0 | URL
앤 헤서웨이의 영화 선택이 굉장히 특이하다고 계속 생각해 왔는데, 이 영화 보고 나니, 이제야 예쁘기만 한 배우에서 배우로 거듭난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제 마음속에서는요 ^^ 앤 헤서웨이는 제 2의 줄리아 로버츠.딱지 달고 다녔는데, 이제 줄리아 로버츠는 생각 안 나는듯해요.

비연 2013-01-12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제가 지금 [레미제라블]에 대해 올렸는데, 하이드님도 올리신 걸 발견! ^^
영화에서는 참 인상깊었던 이미지들이 많았어요 저도. 앤 헤서웨이라는 배우를 다시금 보게 되었고.
책은 더더욱 좋네요. 영화나 뮤지컬에서 느낄 수 없었던 또 다른 측면을 보게 해줘요..

하이드 2013-01-12 23:30   좋아요 0 | URL
뮤지컬 오리지널은 뮤지컬 보는게 좋긴 한데, 장면들이 정말 여운 남아요. 영화는 영화만 할 수 있는게 있으니깐요. 책만이 할 수 있는, 그리고, '원작', '오리지날'의 힘을 어서 느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