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생각하는건데, 이 세상에 널려있는 모든 것이 나로 하여금 '책사기' '책읽기'를 종용하는 듯 하다.

어제는 줄것도 있고, 받을것도 있는 A를 만나러 압구정에 갔다가 그동안 별러오던  매너님 서재에도 자주 등장하던 '풍월당' 에 갔다.  오- 압구정 복판에 이런것이 있었다니. 그 동안 이 동네에서 술집만 전전해오던 나에게는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다.

마침 내가 가지고 있는 얼마안되는 CD 중에서, 딱 내가 즐겨 듣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 음반을 알게된건 어느 음식점에서였다.

 서래마을에 있는 똠볼라라는 이태리 음식점. 맛도 있었고, 분위기도 좋았지만, 이 음반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는 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성악가였던 주인아저씨에게 무슨 음반인지 묻고 집에오자마자 주문했었다.

아무튼, 이 낯익은 음악과 흡사 압구정이 아닌듯한 처음 접하는 분위기가 풍월당과의 첫만남이었다.

고전음악을 들어볼까 마음먹었지만, 왠지 범접하기 힘든 세계 같아서, 곡제목들과 아티스트 이름들만으로도 주눅이 들어서 쉽사리 발 들여놓을 수가 없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긍정적인 기분으로 ( 공부하는 기분으로 말고! ) 쉬엄쉬엄 즐기며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창문 앞에 길게 있던 탁자와 돌아가는 의자. ( 욕심났던!) 그리고 음악 관련 책들과 브로셔들. 편하게 자리잡고 앉아서 책들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마음에 쏙들었던 이 책.

 왠지 후까시가 들어가보여, 뒤적일 생각도 안했었지만, 읽어보니, 고전음악문맹인 나에게도 너무 재미있지 않은가?!  재미있는 책도 읽으면서 또 좀더 음악에도 친숙해질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니, 집에 돌아와서 알라딘에 주문하기까지의 짧은 시간에도 조급해졌다.

 

 

 

뭐, 이 책 한권만 주문할 수는 없지. 그렇지.

 

 

 

 

 

 원래 이런책( 이런책이 뭐냐고 한다면, 글쎄. 작고 얇고( 이 책은 그리 얇지는 않지만) 하드커버의 비싼 요즘 일본작가의 책. 이라고 하겠다.) 은 잘 사지 않지만, 이 책의 리뷰들을 보니 좀 많이 궁금해졌다.

 

 

 코즈니 지하에 인테리어책 사이에서 발견. 꽤나 맘에 들지만, 게으른 내가 과연 할까 싶지만, 한번 뒤적여보기로 마음 먹다.

 

 

 

 얼마전에 책 사면서 이 책을 집어들었다. 고등학교때 하루키를 접했던 나로서는 그 동안 꽤나 오랜동안 외면하고 있었는데, 다시 이 일상성의 작가에게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서점에서 책을 집는 그 순간 내게 들었나보다.

해변의 카프카 빼고는 꽤나 오랜만에 읽는 잡문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천천히 넘어가지만, 아무튼, 몇권 더 보고 싶어졌다. 나름 분석해보면, 이제 '일상'에서 '행복'을 찾고 싶은 마음 때문이 아닐까?

 

 

 

 

 

 

일단은 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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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5-01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망년의 시간'까지 꺼내 읽고 갑니다.
풍월당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서재 브리핑 안 뜨니 되려 재밌네요.
발길 가는 대로 흘러가는 맛.^^

하이드 2005-05-01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그러네요. 작년 연말에도 이 CD넣어서 썼던 페이퍼가 있었네요^^ 앉아서 책일기 좋아요. 내키면 CD도 사보고. 전 어제 6,500원짜리 챠이코프스키를 샀답니다.

날개 2005-05-01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음반 저도 들어보고 싶네요..^^ 아아~ 서재순례에 바쁜 아침입니다..

하루(春) 2005-05-01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풍월당이 중고음반가게인가 보죠?

하이드 2005-05-01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중고음반이 있던가?는 기억이 안나는데, 클래식 수입음반들 팔아요.

하루(春) 2005-05-01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저 6500원짜리는 어디서?

하이드 2005-05-01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염가레이블이라고 싸게 파는 것들이 있어요. ^^

하이드 2005-05-01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넵. 포토리뷰 올릴께요~

panda78 2005-05-01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풍월당 분위기 정말 멋지더라구요. 그 샹들리에 하며.. ^^;;
제가 무지무지 무지무지 사랑하는 하루키의 잡문들이 미스 하이드님 페이퍼에 떠 있는 걸 보니 웬지 막 기쁩니다. ^ㅡ^ 히히-

einbahnstrasse 2005-05-01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한 장의 명반>도 추천을.

하이드 2005-05-01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 책도 좋군요. 사실 고전음악 관련 책들은 쉬이 사게되지가 않긴 한데, 음. 또 심각하게 고려를.. -_-a

Phantomlady 2005-05-02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갑수의 '텔레만을 듣는 새벽에'도 추천~

하이드 2005-05-02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딱 좋다! '쥐의 귀를 가진 시인'이라! 그러고보니, 아까 서재에서 본 괴로워서 음악을 듣는다도 궁금해진다.

moonnight 2005-05-02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풍월당 한번도 가본적은 없지만 하이드님의 페이퍼를 읽으니 분위기가 느껴지는군요. 다음에 서울 갈 때 한 번 찾아보고 싶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