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책 이야기는 좀 자제하려고 했는데...  

방금 마침, 알라딘에서 문자를 받고,
오늘 아침 밥 먹으면서 읽은 꼭지가 마침, 이 책, 이 사람이었어서, 

이야기해야겠다.

좋은 지름정보입니다. (아, 오늘은 지름 노노! 이신 분은 살포시 백스페이스 버튼을 눌러 주시고)  

  

이건, 알만한 사람은 아는   

헤로도토스의 <역사> 라는 책인데,  

나름 '고전'축에 안 끼면 서운한 '고전'이고,  

944쪽에 39,000원에 천병희님이 옮긴 책이구요,  

내가 좀 있다 바로드림하러 갈 서점에서는 15% 하고 있는 걸,  

알라딘에서 오늘만 반값, 즉, 50%, 즉, 19,500원 한다고 문자를 받았;  

난 사실 '오늘만 반값' 이라는 마케팅을 째려보는 편이지만, 이게 대부분 오늘만 반값이면, 그게 내일도 반값이고, 모레도 반값이더라구요. 근데, 가끔, 진짜로 '오늘만 반값'이었어서, 다음날, 훌쩍 올라간 책값을 보며, 천지신명을 원망..까지는 아니지만, 뭔가, 막 화가 날 때가 있어요.  

사실 이 책 표지부터가 포스를 팍팍 풍기는 것이, 오래오래 전에 보관함에 들어 있던 책이고,   

책소개를 보면 :

기원전 5세기에 집필된 인류 최초의 역사서 헤로도토스의 <역사> 그리스 라틴 문학 번역에서 국내 최고로 손꼽히는 천병희 단국대 명예교수의 번역이다. 헤로도토스가 다루는 <역사>의 시공간에는 동시대인이 경험하지 못한 세계, 믿어지지 않는 미지의 땅에 대한 기록이 담겨있다.

먼 나라 옛 시대의 왕들, 서민들, 그들의 관습과 습관, 지형과 기후, 전설과 유적들... 그의 저술은 인류의 생활사 그 자체로, 여담(餘談) 형식의 지리학적, 인종학적, 민속학적, 역사적 자료들이 대량으로 제시된다. 그는 인간의 관습과 과거 역사에 지칠 줄 모르는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실증적 학문의 대상으로 삼은 최초의 그리스인이었다.
 

이런 책인데, 반값이건, 반의 반값이건, 구매해서 보리라.. 까지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하필, 오늘 아침 읽은 <평생 독서 계획>의 꼭지에 나온 헤로도토스를 읽고 급관심이 생긴 찰나, 놓치지 않고, 보내준 알라딘의 스팸문자 (나는 '추천' 도서에 대해 문자 보내도 좋다고 동의한 적 없소!) 가 도착해서, 주섬주섬 장바구니에 담고,  

우리 함께 질러 보아요. 페이퍼도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그럼 클리프턴 패디먼 아저씨가 뭐라고 했는지 볼까요?   

우리가 헤로도토스에 대해서 아는 정보는 대강 이런 것이다. 그는 소아시아의 도시인 할리카르나소스에서 좋은 가문의 아들로 태어났다. 이 도시는 원래 그리스의 식민 도시였으나 그의 반평생동안 페르시아의 통치 아래 있었다. 그는 지중해 세계 전역을 널리 여행 했는데 이때 수집한 자료들이 <역사> 속에 들어갔던 것으로 추정된다.

역사 history 라는 단어는 그리스 어에서 탐구 혹은 조사라는 뜻이다. 그의 저서는 생전에 이미 유명해졌고 사후에도 계속 유명하여 사람들의 관심에서 사라진 적이 없었다.  

아.. 이렇게 쉽게, 귀에 쏙쏙 들어오게 이야기해줘요.  

헤로도토스는 그의 목적을 이렇게 기술했다. "인간이 알고 있는 것을 망각으로부터 구해내고, 그리스인과 야만인의 위대하고 놀라운 행동들이 영광을 잃지 않도록 하려는 것"  

후반부는 그 목적을 달성했고, 전반부에는 일종의 보편적 문화사가 나온다고 합니다. 헤로도토스의 동시대와 그 앞 시대에 온 세상에 알려져 있던 사실, 일화, 신화 등을 종합하였다고.  

때로는 혼란스러운 방식으로, 때로는 매력적인 방식으로 그는 저널리즘, 지리, 민족지학, 인류학, 우화, 여행담, 시장 철학과 설교 등을 한데 뒤섞는다. 그는 산문으로 글을 쓰고 전설적 사건보다 실제 사건들을 다루고 있지만, 호메로스에 더 가까운 스타일이고, 현대의 과학적 역사보다는 예술에 더 가까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로마 후기 시대의 비평가 퀸틸리아누스는 헤로도토스가 "즐겁고, 명쾌하고, 산만하다"고 말했는데 이 세 형용사는 아주 적확한 단어이다. 따라서 초급 독자들은 현대의 기준에 입각하여 그리스 - 페르시아 전쟁의 명석하고 정확한 묘사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그의 책은 아주 느긋한 마음으로 건너뛰듯 읽어야 한다. 이야기들, 산만한 곁가지 설명들, 탁월한 인물의 묘사, 수십 개 고대 민족의 풍습과 관습에 대한 놀라운 정보 등을 찾아가며 띄엄띄엄 읽어야 한다. 또 헤로도토스 그 자신을 만나는 즐거움을 위해 읽어야 한다.

이 역사가는 때때로 잘 속아 넘어가고, 때로는 회의적인가 하면 늘 인간적이고, 유머러스하고, 호기심이 많으며, 교양을 갖추고 있다. 등장인물이 누구이고 어떤 사건이 어디에서 벌어지는지 따위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구체적 사실의 파악보다는 헤로도토스가 전개하는 커다란 이야기의 강에 풍덩 빠져들도록 하라.  

그리스의 비평가 롱기누스는 이 역사가에 대해 이런 조언을 했다.
"그는 책 속에서 당신을 이끌고 가면서 자신(헤로도토스)이 들은 것을 본 것으로 바꾸어 놓는다." 이 조언은 하나의 단서가 된다. 그냥 따라가면서 사물들을 보도록 하라.  

 뭐, 이런 이야기. 헤로도토스라는 사람, 대단히 매력적일 것 같지 않습니까? 나는 마구마구 궁금해졌어요.  

이 글을 읽고, 헤로도토스 <역사>의 목차를 다시 보니, 목차마저 대단히 흥미로워 보입니다.

------------------------------- 목차  ---------------------------------

 

<평생 독서 계획>은 독서의 답이 아닙니다. 그런게 있긴 하나요?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한 하나의 제안 혹은 조언입니다. 독서의 고수로부터 얻어 듣는 그런 조언 말입니다.
혹은, 대단한 낚시꾼이어서, 그가 좋아 미치겠는 책들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에게 읽힐까 고민 고민 끝에 나온
대단한 미끼 같은 책일지도 모르겠네요.    

좋은 낚시입니다.  

헤로도토스의 <역사>는 아주 아주 오랜 세월을 거쳐 검증 받은 좋은 책이었으니, 좋은 책임에 틀림없어요.
사 두면, 언젠가는 읽겠지요.. (체념조로 )    

 

+++  

 

 이 책은 안 사도 되는데요, 헤로도토스의 <역사>는 좀 사고 싶지 않습니까?

 책을 옮겨 적으며 보니, 조사 사용이 엉망이네요. ( 옮겨 적으면서 겹치는 조사들 빼면서 적긴 했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 책도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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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1 1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1 1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쎈연필 2010-10-11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엊그제 사려고 했는데 오늘 이렇게 반값씩이나 주네요... 정말 땡큡니다 ^-^

하이드 2010-10-11 11:46   좋아요 0 | URL
이 책이 참 여러사람에게 굿타이밍이군요 ^^

함께 사면 더 즐거워요~ 진심이에요.

oren 2010-10-11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난주 금요일에 헤로도토스의 '역사'라는 책을 샀는데(토요일에 배송받았어요),좀 더 꾸물거렸었다면 반 값에 살 뻔 했군요.하이드님의 이 글은 많은 분들께 아주 유용한 정보일 것 같아요.

저는 '범우사'에서 나온 두 권(상·하)으로 된 책을 먼저 읽었었는데, 천병희 선생님의 번역본으로 다시 읽어볼 생각을 하니 기대가 많이 됩니다. 혹시라도 이 책을 고르는데 참고가 될까봐 제 서평글 주소를 덧붙여 봅니다.

http://blog.aladin.co.kr/oren/1037919

하이드 2010-10-11 11:50   좋아요 0 | URL
판본이 어떻게 다를까 궁금하네요. 꼼꼼한 리뷰도 잘 읽었습니다. 책 도착하면, 부지런히 읽고 (일단은 부지런히 읽어볼 계획;) 리뷰는 다시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네요. 판본이 어떻게 다른지도 궁금하네요.

한 명 이상의 사람들이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지난 며칠동안 떠올렸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

moonnight 2010-10-11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꽥. 944쪽!!! 오늘만 반값!!!! 우엉엉 ㅠ_ㅠ;;;
백스페이스 버튼을 권장해 주셔도 절대 그럴 수는 없지요. 불끈!!! (보관함에 담으며 울고 있다는. ;;;;)

사 두면, 언젠가는 읽겠지요.. (체념조로 2) ㅠ_ㅠ

하이드 2010-10-11 20:20   좋아요 0 | URL
보관함에 담으면 안 되요. 장바구니로 고고씽~
좋은 책이래요... (체념조로 3) 헤헤

가넷 2010-10-11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하면서 그 문자를 받자마자 질러야 겠다고 결심했지요. 바로 어제 아래 10만원 이상을 질러 버린 주제에..-_-;;;

하이드 2010-10-11 20:21   좋아요 0 | URL
우아, 아래라는 말 오래간만에 보네요.
전 사실 문자만 받아서는 지를 결심 안 했을텐데, 마침 굿(?) 타이밍으로다가 평생독서계획을 읽은게 커요; 지르기 5초전입니다. (쿠폰 챙기고 있는 중 )

oren 2010-10-12 10:51   좋아요 0 | URL
'아래'라는 말에 대해선 저도 아픔이 있습니다.
지방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서울로 진학해서 학교 친구들과 얘기나누면서 수시로 '어제 아래'를 남발하다가, 친구들이 못알아 들어서 난감했던 건 큰 문제가 없었답니다.

2학년을 마치고 정작 군에 입대하여 '상급부대에 보고'할 일이 많았던 보직에서 일하면서 문제가 커지더군요. '어제 아래...'는 '정확성'을 생명으로 하는 군대에서 사용할 수 없는 '용어'였던 거죠. 저는 고참한테 얻어터져서 말 그대로 '쌍코피'를 흘리면서 '아래'라는 사투리와 작별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ㅎㅎ

요즘 나이 들어 고향친구들과 다시 어울리면서는 잊어버렸던 '아래'도 가끔씩 조심스럽게 되살려보는 중이랍니다.

blanca 2010-10-11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근데 저는 왜 문자가 안오나요? 은근 서운하네요 ㅋㅋㅋ 이거 오전에 하이드님 페이퍼 보고 지금 계속 고민중입니다. 안그래도 마이클 온다치 <잉글리시 페이션트>에서 주인공이 이거에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해서 다이어리처럼 쓰잖아요. 언젠가는 읽어야겠다고 생각만 했었는데 제가 읽을 수 있을런지. 하이드님 빨랑 읽고 얘기 해주시면 안되요?^^;;

하이드 2010-10-12 02:54   좋아요 0 | URL
오호, 안그래도 잉글리시 페이션트 이야기해주신 분 있었는데, 전 새삼 잉글리시 페이션트를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영화에는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낭독해주는 장면도 나온다던데, 영화도 보고 싶구요, 책도 읽고 싶구요.

Kitty 2010-10-11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서재 돌아다니다 보니 평생독서계획 안 읽으면 간첩될 기세 ㅋㅋㅋ
얼릉 장바구니에 토쓰!

하이드 2010-10-12 02:53   좋아요 0 | URL
ㅎㅎ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