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에 앖선 쓸모없는 잡담 :  외국의 표지 디자이너 첫 포스팅을 하면서 존 그레이를 할까, 존 갈을 할까 망설였다. 그러다가, 존 갈..  야구선수 존 갈과 표지 디자이너 존 갈이 동시에 친숙하다니.. 나도 참. 이런 생각이 들었다.  .. 쓸모없다고 미리 얘기했다 뭐.  

- '표지'와 '북커버' 는 같은 말로 여겨진다. 아직까지는. 정확한 뉘앙스가 떠오를때까지는 두가지 말을 혼용해서 쓸 것이다.

Gray318 은 존 그레이가 운영하는 영국 기반의 북커버 디자인회사로 멋진 표지 디자인을 위해 밤낮으로 일하는 많은... 아니, 존 그레이 혼자 디자인에 매진하는 회사의 이름이다. 표지 디자인에 Gray318 이라고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팀인줄 알았다;   

그레이 318의 대표적인 작품은 누가 뭐래도 ..
 





 

 

 

 

 

 

 

 

 

 

 

 

 괜찮은 표지라고 생각했는데, 원서 옆에 있으니깐... 후진 타이포가 눈에 확- 들어온다.
빨간 손바닥은 존 그레이의 심볼과도 같아서, 홈페이지에서도 빨간 손바닥을 누르면 카테고리/홈으로 왔다갔다 할 수 있다.
 표지가 아름다운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 '표지'가 감싸고 있는 알맹이 역시 '당연히' 매우 중요하다는 거.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폭력과 전쟁과 상실과 희망에 관한 아름다운 이야기 였기에 이 표지가 회자될 수 있었다는 당연한 사실.
 표지와 알맹이에서 나는 표지의 중요성을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만큼 중요하게 생각한다. '표지가 무슨 소용? 책은 내용이 중요하지' 라던가, ''표지는 껍데기일뿐' 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글을 읽을 필요 없다. 다만, 밖에 가서 그런 말을 '고민 없이, 생각 없이, 공부 없이' 뱉기 전에 독서의 역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책이 있는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다시 존 그레이 /그레이 318
그는 어린시절부터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했고, 그에 따른 진로를 결정짓고 공부했다. 디자인계의 해병대라는 빡센 트레이닝을 제공하는 LCP(London College of Printing)을 졸업했다. 컬리지에서 인연을 맺은 출판사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그 이후로는 북디자인에 전념하게 된다.   

 

인물에 관한 표지를 보면, 어찌보면 경박하고, 어찌보면 펀한 표지들을 만든다. 표지에 작가의 얼굴이 들어가는 경우(주로 전기라던가 에세이라던가 컴플리트라던가) 일단 작가의 얼굴이 잘생기면 반은 먹고 들어간다.. 고 생각한다. 여기에 대작가 같은 경우(그냥 그런 히트작 몇권있는 작가는 안됨) 객관적으로 못나도 포스가 있는 경우에는 사진과 디자인으로 충분히 커버 가능하다. 외려 이 경우에 더 인상적인 표지가 나올 수 있다. 왼쪽의 표지는 책등까지 함께 나온듯하다. 책등을 잘라낸다고 생각하고 표지만을 보면, 얼굴은 다 나 오는 것보다 '자르는' 것이 좋다? 이미지로 볼 때보다 실물이 더 기대되는 표지들이다. 소장하고 싶은 표지의 책들.


민음사의 <말>에 나온 것은 사진이 아니라 그림으로 보이지만, 무튼, 사르트르의 사시에는 정말 빨려들어갈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시이지 않을까( 혹시 '사시'가 맞는 말이 아니라, 다른 PC한 말이 있는거라면 알려주삼-)
쟈코메티의 주름 가득한 얼굴과 새 몇마리 살고 있을 것 같은 둥지머리는 그의 작품을 아는 이들에게 보헤미안의 풍미로 여겨진다.  

얼굴로 먹고 들어가는(.. 응?) 작가 표지 특집은 준비중

 

 

 

 

 

F: 커버 디자인을 하기 전에 책을 읽습니까? 만약 그 책이 싫다면 어떻게 합니까?
JG: 가능한한 책을 읽으려고 노력한다. 만약 그 책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항상 비쥬얼적인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

F: 당신의 디자인중 캘리그라피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많습니다. 레터링에 대한 트레이닝을 받으신건가요? 캘리그라피들로 커버를 만들때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나요?
JG: 트레이닝이요? 농담하세요? 보세요. 나는 그냥 글씨를 쓰는 수준이지요. 과정에 대해 말하자면, 처음에는 일단 다 그려보고, 그리고 나서 스캔하고 컴퓨터로 작업하지요. 

  



※인터뷰 참조 fwis  

F: 출판사에게 거절당한 가장 좋았던 커버는 어떤 것인가요? 사장된 아이디어들을 위한 의식이라도 있나요?
JG: 못 쓰게 된 가장 좋았던 커버는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IM OK라고 생각해요. 그가 제목을 새롭게 바꾸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지요. ‘Extremely Loud and Incredibly Close’(번역 제목 :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수없게 가까운)  

IM OK 란 표지도 좋다. 이런 표지가 사장되다니 아깝다. 하지만, 아마도, 조너선 사프란 포어가 제목을 Extrmely Loud and Incredibly Close로 바꾸지 않았더라면,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지 못했을수도,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더라도 존 그레이가 이렇게나 스타 북디자이너가 되지 않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것이 바로 전화위복?

그나저나 니콜 크라우스(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부인이다) 책은 덜 인기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두번째 책이 나왔는데, 조너선 포어의 책은 어째 더 많은데, 나올 기미가 안 보일까나.

 

이미지는 클릭하면 커짐

캘리그라피도 캘리그라피지만, 그레이318의 표지의 특징이라하면,  글자/알파벳을 이용하여 시각적인 효과를 주고, 책제목과 상통하는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1) How does it feel to be a problem? 은 빨간색과 하얀색의 스트라이프 표지에 아마 영어제목의 아랍어인듯한 말이 빨간 바탕에 쓰여있다. 이 책의 부제는 'being Young and Arab in America'이다. 미국에서 아랍계의 청소년으로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자신이 '문제거리'로 여겨지게 되는 것' 에 대한 책인데, 표지와 제목만 봐도 그 내용이 짐작이 간다. 알기 쉬우면서 인상기은 표지다.
2) 피터 애크로이드는 셰익스피어 전기로 유명하고, 그 외에도 전기를 많이 쓰는 작가로 유명하다. 나도 원서를 몇권 가지고 있는데,위에 나온 전기는 처음 보는 전기다. 뉴턴의 '만유인력'을 패러디한 표지가 정말 기발하다. 클래식하고 구태의연한(?)표지의 책들이 많은 피터 애크로이드인데, 신선하기 그지없다.
3) The Secret of Scent의 표지도 맘에 쏙 든다. 멋지다! 진짜 걔네말로 브릴리언트!가 절로 나온다. of의 'o'를 작게 쓰는 것만으로 표지가 향수병을 연상시키지 않는가. '향기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책에 정말 멋진 표지다.

 

4)펭귄 70주년의 표지에도 그레이318의 작품들이 몇개 있다. 'The unabridged pocket book of lightning'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책이다. 는 노란 표지에 대비 강한 검정색 번개에 특유의 캘리그라피로 제목과 저자명이 들어있다. .. 이쯤되면, 캘리그라피를 좋아하는건 그레이318이냐 조너선 사프란 포어냐.가 궁금해진다. 이런 캘덕후들 같으니라구.  



꾸준히 작업을 계속하여, 계속되는 신간이 나오는 스타 북디자이너. 그레이318 그의 새로운 표지를 기다리는 사람이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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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 2009-01-12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유령독자 커밍 아웃하고 추천 눌렀어요.이런 페이퍼는 감동 그 자체네요. 하이드님.요즘 부쩍 느끼는 거지만 전 하이드님 페이퍼 돈내고도 읽고 싶어요.공짜로 읽기에 이런 페이퍼는 너무 황송하다는. 언젠가 작가 하이드의 멋진 표지의 책..보관함에 넣을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숑숑 샘솟는 밤입니다.

하이드 2009-01-12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핫, 감사합니다. ^^ 열심히 하겠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1-12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보기만 해도 너무 좋으네요. 집에다 걸어두고 싶어요 ^^

하이드 2009-01-13 15:44   좋아요 0 | URL
다음에 할 표지 디자이너 중 한 명 인터뷰에 보면요, 자신의 표지 디자인을 커다랗게 해서 액자로 뒤에 걸어 놓았더라구오 ^^: 막상 보면 좀.. 그래도 존 그레이 표지 중 빨간 손바닥이나 사장된 IM OK 같은 표지는 액자에 해 두어도 예쁠 것 같아요.

카에 2009-01-12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아름다운 포스트네요.

하이드 2009-01-13 15:44   좋아요 0 | URL
아름다운 표지 덕분이죠 ^^

Kitty 2009-01-13 0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he Secret of Scent 완전 최고에요!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
저처럼 창의성이 부족한 인간에게는 정말 콜럼부스의 달걀같은 표지네요!! 너무 잘봤어요 하이드님!

하이드 2009-01-13 15:45   좋아요 0 | URL
단순하면서 기발하죠? 저도 그레이318 디자인은 복잡한것이 먼저 떠오르는데, 이런 단순기발한 것들도 있더라구요. 저도 The Secret of Scent 완전 멋지다고 생각해요. 막 책이 사보고 싶다는!

드팀전 2009-01-13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서점에서 빨간 손바닥 원서를 보고 왔는데...이런 묘한 우연이.존 그레이라는 사람의 작품이군요. 책 옆면에 글씨가 한 가득이어서 첨엔 무슨 책인가 했다니까요. 그래픽하는 어떤 이가 투덜거리는 걸 들었는데...영어가 한글보다 그래픽하면 뽀대가 난다하데요.
정말 그런지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우리글자는 직소퍼즐처럼 붙여놓아야 되니까..디자인상 좀 불편해서 그런가.

하이드 2009-01-13 15:47   좋아요 0 | URL
정말요. 외국인들이 보는 한글은 조그만 집그림 같다고 하더라구요. 우리나라 표지는 요즘 초딩틱 일러스트표지에 이어 캘리그라피가 대세에요. 어째서 표지디자인이 대세를 따라가야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위의 책만 두고 보면, 확실히 영어가 더 미적으로 아름다워 보이긴 합니다. 아니면, 디자인 선진국과 아닌 나라의 차이인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선인 2009-01-13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사람은 그래픽 메타포에 정말 뛰어나네요. 하긴 표지라는 특성을 살리자면 그래야 하겠지만... @.@ 와우 감탄입니다.

하이드 2009-01-13 15:48   좋아요 0 | URL
'그래픽 메타포'라고 하나요? 오- 정말요. 보면서 단순하단 생각도 들지만, 그렇게 하기가 또 쉬운 일이 아니겠지요.

하루(春) 2009-01-13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매우 느린 속도로 'Extremely loud & Incredibly Close'란 책 읽고 있는데요. 책표지가 다르군요. 왜일까요? 아무튼 제 책은 '펭귄'에서 나온 건데... 제 책도 예쁜데... 디자이너가 누군지 찾아봐야 겠군요.

하이드 2009-01-13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말씀하시는거죠? ^^

starla 2009-02-09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번쨰 페이퍼 보고서 놓쳤던 이것까지 찾아 읽었는데, 정말 너무너무 잘 읽었습니다. ^^ 멋지세요~
그나저나 여기 야구선수 존 갈에 익숙한 일인 추가요;;
왜 부끄러울까요;;; ㅎㅎㅎ

하이드 2009-02-09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반가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