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가는 차 안에서 처음으로 하는 말

- 엄마, 자벌레하고 자동차하고 똑같은 게 있어요.

  자벌레에도 <자>자가 있고 자동차에도 <자>자가 있잖아요!

음절을 구분해서 생각하게 된 것이 신통해서 호들갑스럽게 칭찬을 했더니

- 수민이라 태민이도 같은 게 있어요!

당연히 <민>자를 생각했더니 같은 것이 <김>이라면서 민은 끝까지 알아채지 못하는 것이었다.^^;;

아빠, 태민이,나는 <김>이 똑같다고 좋아한다.

어제는 종이상자를 타고 놀며 돛단배와 먹는 배도 같은 것이 있다고 알려준다.

종이상자를 가리키며 이건 돛단배란다.

 

숫자는 다섯 안쪽은 자유롭게 세고 다음 수도 금방 아는데

여섯부터는 기계적으로 세는 단계여서 다음 수를 물어보면 알지 못한다.

예를들면 마흔 두 살인 아빠가 내년에 몇 살 되느냐는 퀴즈는 마흔 세 살이라고 맞추지만

서른 일곱인 엄마가 내년에 몇 살이 되느냐는 것은 절대 맞출 수 없는 어려운 문제가 되어 버린다.

숫자 읽기도 1과 3,8 은 아는데 나머지는 모른다.

3을 가장 먼저 기억하게 된 까닭은 수많은 옛날이야기에 등장하는 삼형제 덕분이다.

 

수민이는 절대 가르치지 말고 놀리자고 하던 아빠가 과자를 하나씩 놓으며 세어서

셀 수 있는 만큼 먹으라고 했더니 일곱에서 막혔다.

다섯 살 될텐데 열까지도 못 세니 수민이 바보냐?하고 욕심을 부리자

열까지 성공적으로 세고 난 후에 엄마에게 와서 뿌듯한 표정으로 하는 말,

- 엄마, 나 이제 바보 아니에요!

- 바보가 뭔데?

- 숫자를 잘 못세는 어린이요!

- 아빠가 바보라고 하니까 기분이 나빴어?

- 아빠가 바보라고 해서 서운했어요.

 

오늘은 달력을 떼내어 읽어보고 싶어해서 두 번 읽었다.

역시 1과 3만 제대로 읽을 수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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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랑주 2008-01-15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요즘 이모 서재에 있는 글 못 읽었던 것 읽는 중인데 너무너무 재밌어요.
인간극장에 나오면 재밌을 것 같아요
 

아빠가 약업사 방문하는 길에 우리도 같이 갔다.

12월 8일이 결혼 4주년 되는 날이기도 해서 겸사겸사^^

부슬부슬 비내리는 날씨를 보고 꼼장어에 소주 한 잔 하면 좋겠다고 하면서

- 당신은 꼼장어 못 먹지?

- 꼼장어 집에는 다른 메뉴가 없어요?

영천에서 부산으로 내려가는 2시간 남짓 한 시간을 부산 도착하면 저녁먹는다는 말에

졸린 눈을 비비며 버티고 있던 수민, 행여 저녁 못 먹을까 봐

- 엄마도 무조건 먹어!!!

다행히 일식집에서 맛있는 음식으로 저녁을 먹고

호텔 로비에서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와 눈 쌓인 숲에 곰돌이네 집을 꾸며놓은 것, 

그 옆 빵집에서 진열해 놓은 과자로 만든 집과 알록달록 쿠키들을 구경하고

여러가지 빵들과 컵 아이스크림을 사 들고 흡족한 마음으로 방에 들어갔는데

수민이는 칭얼대며 울기 시작했다.

- 왜  호텔에서 자야되는 거예요? 나는 호텔이 너무너무 싫어요.

   우리 집이 좋아요. 아빠 차 타고 집에 가면 좋겠어~엉!

빵 먹고 목욕하고 아이스크림도 먹은 다음에 가자고 달랜 다음

욕조에 물을 받아주니 신나게 수영을 하고 나와 아이스크림을 먹고나자 다시 반복!!

어찌어찌 열 두시가 넘어서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엔 보리 아기그림책에 나오는 물고기 중에서 유난히 먹어보고 싶다고 노래를 하던

복어를 먹었지만 아니나 다를까 반응은 시큰둥했다.

광안대로를 달려 약업사에 갔다가 친척 결혼식에도 참석하고 밤늦게야 돌아왔다.

집에 오니 이번엔 호텔이 쪼~금 좋아졌다며 부산에 또 가자고 한다.

산골소녀는 변덕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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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h2886 2007-01-03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ㅋㅋㅋㅋㄷㅋㄷㅋㄷ
엽기와 깜찍의 왁벽한조화!!
수민이랑 태민이 보구싶다....
 

- 엄마, 나는 자라서 어른이 되고 싶지 않고 이대로 있고 싶어요.

- 크지 않고 그냥 계속 어린이였으면 좋겠다고?

- 예.

- 왜?

- 어른들은 간식도 많이 먹지 않고 그렇잖아요?

 

허리띠 한 쪽 끝을 잡고 다른 쪽 끝을 내밀며

잡고 일어서라고 태민이에게 간절하게 호소를 한다.

몇 번 외면하던 태민, 누나가 안쓰러웠는지 시키는대로 한 쪽 끝을 잡고 일어서서 따라가는데...

아주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누나가 던진 한 마디,

- 어서 따라 와,  작은 강아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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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랑주 2008-01-15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아웃겨 진짜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모두 모두 ㅋㅋㅋ 나중에 태민이가 크면 이건

꼭 알려줘야할 이야기ㅋㅋㅋ^^
 

산골소녀가 서울 이모댁에서 출산을 기다리고 있을 때

해빛나 언니는 자기생일날 아기가 태어나서 생일파티를 못하게 될까봐 마음을 졸였다.

다행히 해빛나 언니 생일을 이틀 앞두고 9월28일(음력 9월 초사흘)에 수민은 세상에 나왔다.

그런데 태민이는 아라누나의 생일을 지내고 바로 다음 날인 11월9일(음력 10월 초여드레)에 태어났는데

또 이 날은 외증조할아버지의 제삿날이기도 하다.

일주일 먼저 태어난 영우는 양력 돌을 지내 11월 초에 돌잔치를 하였지만

음력으로 생일을 지내기로 한 태민이는 윤7월이 든 탓에 날짜가 미뤄져서 오늘이 돌이다.

백일잔치는 너덜이에서 외할머니가 차려주셨고

돌잔치는 지난 주 토요일 고성 할머니댁에서 가족이 모여 점심을 먹는 것으로 대신하였다.

돌상에 놓인 실타래, 연필, 돈, 금색 침통을 지나 유유히 걸어가더니 손에 잡은 것은 다름아닌 마우스였다.

그 다음에는 귤 한 접시를 물고 뜯고...

일요일에는 지현이누나와 봉경이형이 축하해주러 다녀가기도 했다.

발에 흙을 묻히면 낫는다는 어른들 말씀대로

이제는 태열기가 싹 가시고 별탈없이 건강하게 자라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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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꽃 2006-11-29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우스...역시 컴퓨터세대.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건강하게 잘 자랄거야~.

miony 2006-12-01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임에 몰두할까 걱정이라우!!
 

집에 놀러온 지현이 언니와 함양 칠선계곡에 있는 펜션하시는 분 댁에 다녀왔다.

성삼재 넘어가는 길에 있는 휴게소에서 볶은양념맛 고래밥 한 통을 선물받은 산골소녀,

" 이건 네가 먹는 과자가 아닌 것 같은데! 지금은 바나나 먹고 다음에 지현이 언니랑 나눠먹자."

한 번 던져본 엄마의 말 한 마디에 먹고 싶은 것을 꼭 참았다.

염소불고기로 점심을 먹고 (곰탕에 밥 말아 한 그릇을 먹느라 모두들 산골소녀 식사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고대하던 고래밥을 먹을 차례인데 복병이 있을 줄이야!!

지현이 언니 동생인 봉경이가 울고 떼쓰는 바람에 옆에서 몇 개 거드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고래밥 조금 밖에 못 먹었다고 울먹이는 산골소녀에게 아빠 왈,

" 고래밥은 고래가 먹는거야.  니가 고래냐? 고래밥을 뺏어먹게? "

수민의 반격

 " 고래한테 고래밥 던져줘도 고래는 안 먹어요! 고래는 조그만 크릴새우를 먹어요! "

 

한의원 간호사 선생님 두 분이 태민이 돌이라고 옷을 사가지고 너덜이에 잠시 다녀가셨다.

수제비를 끓였는데 덤으로 가져오신 석류에 매료되어 점심은 뒷전이었다.

저녁 나절이 되어서야 배고프다고 밥과 수제비를 달란다.

뜨거운 것은 먹기 어려울까봐 먼저 물어보았다.

- 따뜻한 수제비를 줄까, 차가운 수제비를 줄까?

산골소녀의 대답은 참으로 뜻밖이었다.

- 난 뜨끈뜨끄~은한 수제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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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6-11-29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내일, 정확히 오늘이 태민이 돌이네.
태민아, 돌 축하한다. 언니도 고생이 많았어. 요즘은 얼굴 괜찮지?

miony 2006-12-01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도 빨갛단다. 며칠 사이 좀 더 심해졌다. 그래도 예전에 진물딱지 앉던 시절과는 비교도 안되게 좋은 편이다. 발에 흙 묻히고 있는데도 시간이 더 필요한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