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 사은품으로 받은 유아용 실내 미끄럼틀을 제대로 탔다.
처음에는 계단 세 칸을 기어올라갔다.
다음에는 계단은 걸어올라갔지만 내려오지는 못했다.
그리고 드디어 머리부터 아래로 슬라이딩~!
오랜 시간이 흐르고
며칠 전 걸어올라가서 미끄럼대에 걸터앉는다는 것이 거꾸로 앉는 바람에 앉은 채 뒤로 내려왔다.
뒤로 내려오길 몇 차례 반복하더니 어찌어찌하여 드디어 똑바로 타게 되었다.
오늘은 똑바로 타는 것을 휴대폰 동영상으로 찍어주고 <참 잘했어요>라고 격려해 주었더니
철푸덕 내려와 앉은 자리에서 손뼉을 짝짝짝 친다.
여전히 엄마라는 말은 못하지만 알아듣는 말이 있다는 뜻이라 참 대견했다.
요즘엔 아빠가 퇴근하시면 종종걸음으로 달려가 안겨서는 위로 높이 들어달라고 보챈다.
자동차가 올라오는 소리가 나면 장난감을 내던지고 창가로 달려가 진입로를 내다보기도 한다.
침을 하도 많이 흘려서 이가 더 나려고 하는지 들여다보았더니 아랫니는 어금니까지 한 개씩 났고
지금은 위 어금니가 나려는 모양인지 잇몸에 하얗게 비치고 있었다.
누나 앞머리 자르러 간 길에 고모할머니 미용실에서 한 번 더 까까머리로 깎아주었다.
윙~하는 기계소리에 질겁을 하는지라 겨우겨우 깎았지만 무척이나 귀여워졌다.
요즘은 뚜껑과 버튼에 대한 관심이 좀 줄어들고 문 열고 닫기와 젓가락 가지고 놀기에 집중하고 있다.
어느 문이든 열어놓고 온갖 물건을 밖으로 내던진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닫혀있는 문은 열고 열려있는 문은 닫는다는 것이다.
방 안에 엄마가 있어도 자기가 방 밖에 있으면 문을 닫아버린다.
그래놓고선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