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독 - 세계문화예술기행 1
박완서 지음 / 학고재 / 199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자기의 문화를 바라보던 눈으로 타인의 문화를 바라보고 그들을 평가하는 것은 그들에 대한 모독이다.
우리가 그들에 대해 무엇을 제대로 아는 가?
"그 여자(중국 한족)가 한 짓(티베트인들에게)은 적선도 보시도 나눔도 아니었다. 같은 인간에게 그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건 순전히 인간에 대한 모독이었다......."
여기서 이야기가 끝났다면, 박완서의 눈은 고만한 눈이요 고만한 밝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뒤에 이런 내용이 있다.
" 우리의 관광 행위 자체가 이 순결한 완전 순환의 땅엔 모독이었으니..."
박완서의 글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역사를 보면, 중국은 자신들이 힘이 없을 때면 기미니, 조공이니, 또 통혼을 하니 하지만 결국 힘이 강해지면 정복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이 사실을 꼭 기억해 두어야 한다.
가깝게 지내되,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외교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을 너무도 보고 싶었다. 왜냐하면 문재인의 '운명'이란 책에서 추천하였기에 꼭 보고자 했다. 그런데, 살수가 없어 중고로 구매했다. 구매를 후회하지 않는다. 이책에 있는 사진만 보아도 책값의 열배는 될 것이다.
최고의 책으로 꼽을 만 하다.
기행이란 이런 것이여야 할 것이다.
그 깊은 곳에 보이지 않는 심연을 바라보는 밝음, 눈을 가져야 함을 박완서의 '모독'은 말하고 있다. 또 우리에게 겸손할 것, 검소할 것을 말하고 있다.
이세상 현자가 이 책을 읽는다면, 두손으로 이 책을 들고 감사하다 말할만하다.
박완서님께 감사한다. 명복을 빕니다.
2013. 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