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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갭의 샘물 ㅣ 눈높이 어린이 문고 5
나탈리 배비트 지음, 최순희 옮김 / 대교출판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의 제목은 '트리갭의 샘물'인데 자꾸 내눈에는 '트리캡'으로 보여졌다. 표지의 그림을 보면서 조금을 슬퍼보이는 여자아이의 뒷모습이라 아마 이 아이가 주인공이라 나중에 어떻게 결말될지를 미리 상상하면서 해피엔딩을 기대해보았다.
글을 쓴 작가인 나탈리 베비트는 화가이면서 작가라고 했다. 하지만 책 속의 일러스트는 '이현주'씨의 그림이라고 한다. 작가가 자신의 책의 일러스트도 함께 그리면 더욱 좋았을 건데 그런 생각을 했다. '연탄길' 책의 작가 이철환씨는 자신의 글에 자신의 그림을 그린 것도 있지 않은가. 나도 그림그리기를 좋아하고 일러스트도 많이 그렸었지만 이 책속의 그림은 많이 어두웠다.
위니가 사는 곳의 숲속에는 영원히 죽지 않는 물이 나오는 샘물이 있다. 그곳의 물을 먹은 터크의 가족은 80년이 지나도록 늙지 않고 죽지도 않아서 떠돌이 생활을 해오고 있었다. 매 터크의 둘째 아들인 제시를 만난 위니는 모든 사실을 알게되고 결국 매와 함께 터크의 집으로 가게된다. 터크가족의 이야기를 들은 노란옷의 남자가 터크네집을 따라와서 말을 훔쳐 위니의 집으로 가고 그는 위니의 집 식구들에게 터크네가 위니를 납치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남자는 치안관을 데리고 위니를 찾아 터크네 집으로 왔으나 위니네 숲을 차지한 그 남자의 이야기를 들은 매는 그 남자를 살해하고 만다. 위니의 도움으로 매는 감옥을 탈출하고 다시 다른 곳으로 떠났던 터크네는 68년이 지나고 위니를 찾아온다. 하지만 위니는 제시가 몇 년 후 먹으라고 준 샘물을 뚜꺼비에게 줬고 그 후로 샘물을 먹지 않았다.
결말은 슬펐지만 그것은 처음부터 터크네 가족이 원했던 것이다. 영원히 멈춰진 떠내려가지 못하는 돌이 되지 않은 것은 다행한 일이었다. 하지만 제시가 조금은 안타까웠다. 제시와 위니가 영원히 가족으로 함께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못한 것이다. 작가는 이 결과를 두고 고심했다고 했다. 영원한 삶이란 누구나 바라는 것이기도 하지만 영원히 죽지 못하는 것은 터크의 말에서나 매의 말처럼 슬픈일이다.
영화속에도 영원히 사는 사람들 이야기가 나온다. 악마를 죽이는 사람도 있고 드라큐라를 죽이는 사람도 영원히 죽지 않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칼로 악마의 목을 쳐야만 죽일 수 있다. 마법사 이야기에도 영원히 죽지 않는 마법사는 후에 자신의 짝을 만나 자신들만의 숲속 집에서 살게되지 않던가.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도 말도 안되는 동화같지만 해피엔딩이라 좋다.
가족의 누가 세상을 떠났을 때, 크게 다쳐서 수술실 앞에 기다릴 때 난 하늘을 보고 혹은 눈을 감소 손을 모으고 기도를 했다. 죽지 않기를 기도하고 다치기 전의 시간으로 돌아가길 기도했다. 하지만 그 기도는 시간이 흐르면서 하늘나라에 편안한 곳에서 지내길 기도하게되고 수술이 잘 끝나길 기도하게 된다. 시간의 흐름을 변하게 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올 시간의 결과를 기도하는 것이다.
일년에 걸려 쓰여진 내용은 많은 사람들에게 질문을 받고 나중에는 뉴베리상 수상은 '샬롯의 거미줄'이 되고 이 책은 '한스 크리스찬 안데르센 상'을 받았다. 작년에 나도 '샬롯의 거미줄'을 읽었다. 내가 좀 더 어린 나이에 이 책을 읽었다면 이런 샘물을 먹게되면 어떤 일을 하며 지낼지를 꿈꿔볼 수 있었을 거다. 내 두 딸이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혹 샘물을 먹게되면 어떻게 할지를 기대하며 물어볼 생각이다. 조용한 새벽에 혹 나도 터크 가족의 뮤직박스의 음악소리를 듣게 되지 않을까? 정말 요정을 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