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내일 - 1차세계대전에서 이라크 전쟁까지 아이들의 전쟁 일기
즐라타 필리포빅 지음, 멜라니 첼린저 엮음, 정미영 옮김 / 한겨레아이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전쟁을 겪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일기글이 모여있다. 군인이던 남자를 제외하고 다른 사람은 모두 여자였다. 엮은이인 즐라타 필리포빅의 글이 나중에 나온다. 1992년의 11살이면 지금은 27살 즈음 되는구나. 나보다 많이 어린나이에 전쟁을 겪었으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1950년 6월 25일 ~ 1953년 7월 27일의 한국전쟁이야기는 없지만 1935년생인 세상을 떠난 나의 친정아빠가 겪은 전쟁의 이야기를 들려줬던 기억을 조금 떠올랐다. 그러면서 한국전쟁 배경영화들을 떠올리면서 가장 슬픈사건은 가족간의 생이별이 아닐까 생각했다.

작가의 의도처럼 난 일기를 쓴 어린이의 눈으로 혹은 군인의 눈으로 일기를 읽었다. 일기를 쓰는 이는 대부분 일기에게 이름을 만들고 이야기를 들려주듯 적어진 글이라 나에게 말해주는 어린이를 보는 듯 했고 사건들은 생생히 나의 머리 속에 새겨졌다. 어려서 공부하면서 꿈꾸는 미래도 사라지고 희망도 사라지고 굶주림에 하루하루를 버티면서 내일을 기악할 수 없는 공포와 슬픔으로 내 가슴마져 아려졌다.

전쟁은 자신의 땅을 되찾기위해서 혹은 그 나라를 통치하는 통치자의 명령에 의해 생겨났다. 절대로 원하지 않는 아이들은 하느님께 기도하고 전쟁터로 떠난 아들을 위해 잠을 못 이루는 가족들이 있다. 함께 공부하고 웃고 지내던 친구들이 총탄에 맞아 죽고 폭탄에 함께 죽음을 당한다.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전기와 물공급도 정해진 시간에만 가능했다. 몸에 폭탄을 달아서 자신이 폭탄이되는 사람이 있고 빵을 사기위해 줄을 서는 사람들과 배급을 받기위해 4시간을 줄을 서기도 한다. 눈이 가득하여 힘들 게 걸어 포로 수용소로 간 피테와 친구 그레텔은 그곳에서 죽은 이들에게 꽃을 바쳤다.

실라의 일기에는 여러 수용소의 생활을 볼 수 있었다. 실라는 열일곱 살에 전쟁을 맞았다. 전쟁의 의미를 깨우칠 수 있도록 지혜를 달라고 하느님께 기도했다. 수용소의 생활에서 일본군들에게 굽신대지 않으면 맞아서 죽기도 한다. 말라리아, 이질 등의 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전쟁 3년 반의 생활은 그야말로 끔찍했다. 자유를 맞았을 때의 기쁨을 나도 함께 느꼈다. 호주로 와서 간호사가 되고 결혼해서 아들과 딸도 두었다는 뒷 이야기 아래에 검은 머리카락의 안경을 쓴 실라의 모습은 평화를 맞이한 안도의 모습같았다.

유태인 대학살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클라라의 일기에는 히틀러가 등장한다. 나치스의 비밀경찰들이 숨어지내는 유태인을 잡아가고, 나치스는 여러개의 수용소를 만들어서 독가스로 대학살을 한다. 열 다섯 살의 클라라와 그의 가족은 독일인 벡 씨 가족의 도움으로 멜만아저씨 가족, 파트론타슈 아저씨네 가족들과 자신의 가족들이 집 아래 지하에서 숨어지낸다. 클라라의 글을 읽으면서 '안네의 일기'가 떠올랐고 '사운드오브뮤직'의 트라프 일가가 나치로부터 필사적으로 도망가는 모든 장면이 다시 그려졌다. 클라라의 일기 때문에 독일인 벡 씨가족이 전쟁 뒤에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목숨을 구했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나도 벡 씨 가족에게 감사하단 인사를 했다.

베트만 전쟁에 참전한 에드의 일기를 읽었다. 사실 에드는 베트콩을 향해 무자비하게 총질을 하는 군인들과 똑같은 군인이었고 그 중에는 민간인들도 있었다는 사실로도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없었다. 대부분의 글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잘 지내는 이야기가 많았기에 아무 이유없이 팔이 잘리고 총에 맞아 죽은 베트남 난민들이 안타까웠다. 베트남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지금 영화관에서 상영되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도 전쟁은 용서될 수 없을 것 같다.

작가인 즐라타의 일기를 읽기시작했다. 초등5학년때 전쟁이 시작되었고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는 부유한 집에서 생활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즐리타는 '안네 프랑크'처럼 자신의 일기장에게 이름을 정했다. 일기장 이름은 '미미'가 되었고 즐리타는 전쟁 중의 이야기를 미미에게 이야기 하듯 일기를 꾸준히 적었다. 꽃 피는 나무도, 새도 없다고 했다. 전쟁이 모두 빼앗아 버려서 봄이 와도 새들이 지저귀지 않는다고 했다. 살아남기 위한 힘겨운 싸움에 모두가 익숙해져 버렸다고 했다.  즐라타의 전쟁일기가 출판하게되어 가족 모두 파리로 오게되었다. 전쟁일기는 전쟁의 휴유증이 어떤지 상세히 알 수 있었다.

이스라엘과 펠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전쟁 일기를 쓴 시란의 일기에는 슬픔이 가득했다. 자살테러범들의 이야기도 너무 몸서리처지는 아픔이었다. 시란과 시란의 가족은 아직 이스라엘에 남아있다고 한다. 시란은 이스라엘 법에 따라 군대에 간다고 한다. 여자가 군에 간다니..긴 머리결이 아름다운 시란의 사진을 보며 언제나 무사하길 기도했다. 시카고에 살고 있는 메리는 베들레헴에서 태어났고 이스라엘과 펠레스타인 분쟁의 일기를 썼다. 이라크 전쟁의 슬픈일기를 쓴 호다의 일기에는 울부짖는 어린 아이들의 소리가 가득했고 폭발 소리와 비명소리도 가득했다. 일기는 2003년 부터의 이야기이다. 학교 종처럼 귓전을 때리는 총소리에 화들짝 잠에서 깬다고 한다. 이 소리에 벗어날 길이 없다고 했다. 하느님께 명세하며 평화를 사랑하며 전쟁과 살인을 증오한다고 했다. 나시리아 청년들 패거리가 관공서, 학교, 대학, 병원, 심지어 은행까지 약탈한다. 학교에 가게된 것을 기뻐했고 후세인 제국의 막이 내려지고 나시리아 전체에 전기가 들어온 날 기버 날뛰며 환호성을 지르던 풍경을 나도 볼 수 있었다.

부디 후에 어느 날이라도 절대로 전쟁 같은 것은 생기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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