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사춘기 - 인생 9단 엄마의 눈물이 주르르, 웃음이 푸하하 전방위 수다
김희경 지음 / 마고북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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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슈리슈바 김희경님은 나보다 15살이나 많은 분이다. 나는 올해 40 중반을 달리는 노땅아줌마이다. 작가인 김희경님의 사진을 볼 수 없어 노매드관광청을 찾았고 '제주비안나이트'를 찾아보았으나 결국 찾지 못하고 웹사이트 즐겨찾기만 해두었다. 표지의 목마를 타는 케릭터를 보고 오래 전 큰애를 임신하고 대구 우방랜드에 갔을 때, 목마를 탔던 기억이 났다.  몇 바퀴를 돌고 또 탔었다. 벌써 13년 전이다. 김희경씨은 나의 큰이모랑 나이가 같다. 김희경님처럼 뚱보이면서 멋있던 이모는 몇 년전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셨다.  젊어서 미인이었고 하춘화처럼 노래도 잘 불렀었는데 아직 시집도 안보낸 두 딸을 두고 하늘나라에 갔다.  기독교인으로 진실하게 살았던 이모는 아마 하느님곁에서 잘 지내고 있으리라..

책 속의 글 모두를 엮어보면 더 오래된 과거가 뒤쪽에 나오지만 제주비안나이트의 이야기가 처음부터 시작되어 몇 년전 가봤던 제주도에 또 가고싶다는 희망을 품게했다. 난 신혼여행을 태국을 다녀왔고 제주도는 몇 년전 가족모두와 함께 다녀왔다. 제주도에 가면 꼭 슈바슈바님을 만나고 싶다. 그녀가 있는 별장에서 하루 지내고 싶고 그녀가 다니는 '라이프'라는 고사리밭을 함께 여행하고 싶다. 나 또한 중무장을 해서 포복으로 또는 옆걸음질로 '라이프'를 따라 걸어가고싶다. 나도 고사리를 무척 좋아한다.  어린 아이들이 노루가 보고싶어 새벽일찍 할머니라 기다린다. 어린 아이들에게 작가는 할머니가 불렸다. 노루가 송악 줄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처음 알았다. 혜지와 승상이가 새끼노루를 만났다. 승상이가 ET처럼 노루에게 말을 건다. 승상이가 노루와 바로 앞에 마주하며 노루가 승상이 주위를 빙글빙글 도는 모습을 사진을 찍지 못함을 아쉬워했다. 그 모습이 그려졌다. 삽화가 있었다면 더욱 실감났을 건데, 난 왜 제주도에서 노루를 구경못했을까?

부모와의 불화로 할머니댁에 오게된 초등 3학년인 봉달이는 멀리 학교를 걸어서 다닌다.  봉달이가 자주 별장으로 놀러왔다. 그러다 또래 현수와 친구가 되었다. 부모와 함께 온 현수는 봉달이와 함께 궝알을 주워오던 날은 현수가 서울로 떠나야 하는 날이었다. 아이들이 없어져 종일 찾아다녔다. 11시에 아이들이 온 몸에 긁힌 상처를 하고 집으로 왔다. 서둘러 공항으로 떠나는 현수는 차안에서 봉달이에게 울면서 손을 흔든다. 아이들이 울면 난 슬프다. 안타깝고 부모가 미워진다. 아이들은 누구나 사랑스럽다. 서울로 간 현수 엄마는 다음날 전화를 했고 사고가 난나해서 걱정했지만 그것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고 한다. 봉달이에게 샌들을 하나 사서 보내겠다고 한다. 참 다행한 일이다. 그래도 현수에게 봉달이와 통화를 하게하고 다시 만날 기약을 하게하면 더 좋았을 것 같았다. 두 아이의 모습이 보고 싶다.

지금은 힘세고 뚱뚱한 천하무적의 할머니가 되었다는 김희경씨의 결혼성공기의 이야기가 나왔다. 연애결혼을 못마땅해하시는 어머님을 속여서 5년의 연애는 밥말아먹고 다소곳한 성당에 다니는 여자가 되어 그 성당 다니는 그 남자의 집안 형님께 중매를 넣어달라고 부탁한다. 결국 결혼을 하게되었다. 홍수처럼 주고 받은 연애편지의 내용은 어떠했을까?  그녀의 남편은 직업군인이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처음 만난 한 학년 위의 남자에게 '오빠'라고 부르며 그가 직업군인이 되길 바라던 적이 있었다.  그사람이 학교에서 전교1,2등을 다툴 때, 나도 그에 어울리게 열심히 공부했었다. 김희경씨의 첫사랑 이야기를 읽을 때에 난 그 오빠가 떠올랐다. 나도 김희경씨처럼 첫사랑을 이루지 못했다. 언제나 긴 생머리카락에 치마입은 모습을 좋아했던 나의 '오빠'는 고등학교 졸업 후 재수를 했다.  그러면서 기숙사 생활을 겸하던 학원에서 긴생머리카락의 다른 여자를 알게되었다. 난 단칼에 정리를 했다. 후에 '오빠'  입대 후 1년마다 휴가나와서 날 만나러 왔지만 나의 단칼은 모질었다.  그 때의 3년 동안 날 괴롭히는 스토커로 있어서 지칠대로 치쳐있었고 그사람의 배반으로 딱 한번 수업을 안하고 하루종일 양호실 침대에서 지낸 후 깨끗하게 정리를 한 상태였다. 가끔씩 그 오빠가 떠올랐다. 학교 후배들이 학교에서 그 오빠를 보았다며 소식을 전해주었을 때는 그 오빠의 지난 미소조차 내것이 아님을 확실히 알고 채념을 할 때이다.

김희경씨에게도 결혼 생활의 파국이 있었다. 딸아이에게 물어 변호사 비용이 많이 들며 그전에 부부클리닉에 다니기로 약속도 하지만 결국 부부의 불화는 칼로 물배기로 끝이 난다.  이리저리 엄마의 심정을 어렵게 만드는 딸이 그 역할을 하면서 조금은 야박한 느낌이 들었다. 나의 두 딸은 커서 이런 상황에 어떤 답을 해줄까?  난 결혼 3년차가 되었을 때 큰 딸을 임신하게되었다. 그 전에 크게 싸워서 이혼을 생각한 적이 있었지만 누구에게나 한 번 즈음 들어본 이혼이야기에서 대부분 주위의 친척이나 시댁, 친정 식구들 모두는 도움은 커녕 '그렇게 살 바에는 이혼이 나을 것 같다.'라는 말을 한다. 내가 아는 동생도 그렇게해서 두 아들을 시댁에 빼앗기며 이혼을 했다. 젊은 나이에 그녀는 20대 후반이었다.  이것 저것 계산적으로 이혼해서 위자료 톡톡히 받으라는 딸의 응원같지도 않은 응원에 김희경씨가 불쌍해보였다.  난 가끔 싸워도 절 때 이혼은 하지 않을거다.

군인 가족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 안에서 안타깝게 자살을 한 임 중사 이야기는 날 울컥하게 했다. PX를 관리하던 임중사는 금전상 결손부분을 걱정하며 탈영을 하고 결국 야산에서 목을 매 죽은 채 발견된다.  대장님이 미국으로 갔다가 3년만에 다시 와서 연락을 해와서 임중사의 부인을 찾게된다. 부산여자인 그녀는 무주에서 '영도다리'식당을 하고 있었고 그녀의 두 아들은 씩씩하게 컸고 큰 아들은 전문대를 졸업하고 육군에 하사로 입대한 후 장기 복무를 지원해 중사가 되었다. 이 아들은 한 번도 자신의 아버지가 부끄럽지 않았을 것이다. 너무 잘 된 일이었다. 눈물이 나왔지만 다행스럽다는 마음에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무주 설천으로 가게된다면 '영도다리'식당에 들려 그녀의 '도리뱅뱅이조림'을 먹어보고싶다. 술을 전혀 못마시는 내가 갑자기 술이 먹고싶어진다.

김희경씨도 나처럼 뚱보이다. 또 나처럼 걷기 운동을 하지만 살이 잘 안빠지는 것 같다. 운동길에 과수원의 똥개 두 마리는 언제나 잡아먹을 듯 짖어댄다. 그런 두 마리의 개에게 먹을 것을 주어 달래보지만 언제나 후퇴만 연속하고 나중에는 농약에 절인 오징어를 가지고 간다. 그런데 그 개가 사고가 나서 크게 다닌 것을 목격했고 옆에 있던 한 마리도 그 사고난 개와 더 이상 운동길에서 볼 수 없었을 때 들개가 되었을 남은 한 마리를 떠올리며 안타까워했다. 내가 사는 대구의 신천강변길은 걷기 운동에 아주 좋다.  작년에는 운동길을 더 닦아놓았고 가끔씩 있는 버드나무들은 긴 그늘을 만들어주고 강 중간 중간 길 게 내뿜는 분수는 여름 햇살을 뒤로하고 무지개도 만들어낸다. 내일부터라도 나도 걷기운동을 해야겠다. 언제나 신천강변길에 빠지지 않고 지나는 다리가 불편한 남자분과 두 팔을 씩씩하게 흔들며 지나가는 미씨아줌마가 떠오른다.

'달콤쌉쌀 로또이야기'에서 김희경씨도 나의 남편처럼 똑 같이 '로또가 당첨되면.. '라고 긴 계획을 세우는 모습을 보았다.  '백만인의 조 오빠'는 TV 인간극장에도 나올 만한 '조 오빠'라는 분이 존경스러웠다. 난 '나는 아녀자야'라는 모습으로 "조 오빠는 남자잖아.'라는 핑계로 남자들이 용기있게 하는 일의 수천가지의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그런 어려운 수천가지를 '조 오빠'는 해왔던 것 같다.  그가 세상을 떠나 어쩌면 더 편할 하늘나라에 갔을 때 찾아온 조문객들을 봐도 영웅이고 위대한 사람임을 알았다. 후에 위인전에 이름이 올려져 나의 자식들과 그의 자식들과 손자, 손녀들이 읽게되지 않을까? 나도 내가 살아있을 때 '조오빠의 전기문'을 읽어보고 싶다.

친구인 '배추집 딸 애숙이'이야기와 '노총각 진규씨' 이야기로 책의 내용은 끝이났다. 다른 이웃과 친구들은 결혼을 했지만 늦게 아들 한 명 데리고 물일을 하며 고생하는 미경씨와 결혼을 하게된다. 그의 아들이 한 쪽 귀가 멀어 수술을 하는 것도 도와주며 예쁜 딸을 낳아 미리 사둔 '아트빌리지'에서 잘 산다는 이야기는 나에게 뭉클하게 감동을 주었다. 그냥 읽어도 잘 발음을 할 수 없는 제주도 방언을 따라 읽어보면서 난 잠시 제주도의 아낙네가 되어보았다.  남편을 따라 시외로 여행하면서 차 안에서 책 속의 이야기를 안타깝게 혹은 호탕한 웃음 섞여 들려주면서 느낌의 답을 바라며 "우리도 나중에 늙어 제주도에 별장지어 살까요?" 하고 물어보았다. "우리가 무슨 돈이 있어 별장을 지어 사냐. 내 고향 영천에 집 한 채 지어도 어찌 농사나 지어 살 수 있겠나. 우리 로또나 살까?" 하며 답한다. 그래서 며칠만에 또 로또를 오천원 주고 샀다.   김희경씨도 나만큼이나 수다스러운 듯하다. 아니 책 제목이 그녀를 수다쟁이로 만든 것 같다.  인생 9단이 되려면 나도 15년 즈음 더 살아야하나?  나도 아직은 사춘기의 추억 속에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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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어린이작가정신 어린이 문학 1
박완서 지음, 한성옥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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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내가 자신의 몸을 희생하면서 아이를 낳다가 세상을 떠났다. 그런 아이가 미워서 멀리 미국으로 가 버렸고 아이의 이름음 복동이라고 지어졌다. 외할머니가 아이에게 지지리도 복이 없다고 해서 아빠는 홧김에 호적에 올리면서 이름을 김복동이라고 지어 버렸다고 한다.  박완서님의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는 내가 먼저 읽고 그리고 둘 째딸인 초등5학년의 세빈이가 학교에서 오전 독서시간에도 읽어서 이틀만에 다 읽었다. 세빈이에게 책을 읽고나서의 감상문을 한 번 적어보라고 권했는데 싫다고 한다. 그래서 난 서로 독후활동으로 내가 질문하고 느낌을 답을 받는 것으로 하기로 했다.  


박완서님의 '친절한 복희씨'를 읽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친절한 복희씨'는 네 나이처럼 40대 이후나 혹은 20대 후반의 아줌마들이 읽으면 느낌이 있을 책이다. 그 안에는 나의 엄마들의 어릴적 이야기부터 크면서 이야기, 그리고 결혼후의 여러 이야기들이 있다. 하지만 이 책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한 권 속에는 김복동이의 생활이야기가 가득했다. 미술학원을 하면서 복동이를 자식처럼 키우는 이모의 모습을 보면서 나에게도 복동이의 이모처럼 다리가 불편한 막내이모가 떠올랐다. 나의 막내이모는 수녀가 되어 멀리 제주도에서 이해인 수녀님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해인 수녀님이 지금도 제주도에 있는지는 모르겠다.  


"세빈아! 결혼도 안하고 조카를 자식처럼 돌보는 이모가 불쌍하니? 아님 어떤 생각이 들었니?"

"네, 이모가 결혼 못한 것은 원래부터 다리가 불편한 사람이라 그런 것은 아닐까요? 하지만 참 고마운 사람 같아요. 또 조카 때문에 결혼할뻔했는데 못해서 조금은 안타까웠어요."

우리 두 딸과 아직도 친하게 지내는 전학전의 학교 아이들이 있다. 그 아이들은 태어나며서 머리가 조금 뒤틀리고 눈동자가 조금 튀어나오고 키도 자라지 않아 다른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아오곤했지만 우리 두 딸과는 어린이집도 함께 다닌 제일 친하다고 말하는 아이들이다. 큰 애는 세은이와 한 반이던 아이고 둘 째인 남자아이는 세빈이와 한 반이던 아이다.  5월이 되고 함께 롯데리아에서 만나 변함없는 우정을 확인했다. 여전히 키가 작아 키가 또래보다 큰 우리 아이들과는 같은 학년이 아닌 듯 보였지만 서로는 반가워하고 얼싸안는다. 뭐가 그리 반가운지.. 뭐가 그리 좋은지.. 


자신을 희생하며 남을 돕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책 속의 복동이의 이모처럼 조카를 위해 평생을 돌봐주며 사는 사람도 많이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또 복동이 곁에는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두 명의 친구가 있다. 국일이와 준걸이의 엄마들도 복동이 이모랑 친하지만 세 명의 아이들은 친 형제처럼 친하게 지내는 것 같다. 글의 내용 전체의 전개를 읽어보고 있으면 복동이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느낌이다.  일기장 같은 이 글을 복동이 이모가 읽어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아마 복동이가 착하고 이모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도 느낄테고 이모가 자신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도 잘 알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마 한참을 펑펑 울며 감격할 것이다.   

 

"세빈아, 넌 자전거도 못타고 친구들과 어울려 어디 놀러가는 것도 잘 안하잖아?  남자아이들이지만 이렇게 형제처럼 꼭 붙어 다니며 친하게 지내는 아이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니?"

"우리반 남자아이들은 짖궂어요. 그리고 제가 친구들이 많이 없는 것은 다른 친구들이 대부분 여러 학원에 다니고 방과후 수업을 해서 그래요. 저는 집에 올 때 함께 오는 친구도 있고 학원에서 만나는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있어요. 책이라 그렇게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만들은 것 아닐까요? 제 주위에는 저렇게 몰려다니며 친하게 지내는 남자아이들을 못봤어요."

세빈이는 5학년 아이들 중에서 가장 키가 크다. 여자이면서 그런 세빈이를 친구들은 놀리지는 않지만 크게 어울리는 것도 하지 않는 것 같다. 난 책속의 세 아이들이 너무 부러웠다. 세빈이에게도 좀 더 많은 친구들이 생겨서 집으로 데려오고 함께 놀이터라도 나갔다가 오는 그런 시간들이 많으면 좋겠다. 오늘도 학원 숙제를 하면서 "어머니, 펜팔을 해보셨어요?" 하고 질문을 해왔다. 수업 주제가 '펜팔'이라고 했다. 편지쓰기가 한창 유행이던 내 어릴 적에는 펜팔이 또한 유행이었다. 난 세빈이에게 잠시동안 내 어릴적의 펜팔이야길 들려주었다. 세빈이는 갑자기 가방에서 뭘 꺼내더니 나에게 건내주었다. "깜빡 잊고 있었어요." 하며 내민 것은 얼마전 과학독후감대회를 한 후 오늘 시상식이 있었다면서 장려를 받아서 온 것이었다. 꾸준히 글짓기 상을 받아오는 세빈이를 보면서 대견한 생각이 들었다. 난 오버엑션을 하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세빈아, 친구들과 노느라 숙제가 있는 것을 깜빡 잊은 복동이가 늦게 잠자리에 들었잖아? 너에게 친한 친구들이 생긴다면 이런 사건이 생길 수 있을까?"

"아녀요. 저는 친구들과 놀더라도 숙제는 먼저할거예요. 바보처럼 잠도 못자고 게임하고 분식점다니고 그게 뭐예요..피..그런데 우리 선생님은 숙제를 너무 많이 내주세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숙제를 내주시잖아요. "

두 살 더 많은 언니인 세은이의 경험으로는 숙제가 많지 않았는데 솔직히 세빈이 5학년 담임선생님은 어느 선생님보다 숙제를 많이 내주시는 것 같다. 책이나 공책 등에 숙제하고 메모한다고 붙여진 종이들을 언니에게 보여주니 언니는 "와.. 정말 숙제가 많으네.. 참 안됐다.. 불쌍한 우리 세빈이.. 힘내라.." 하고 말하는 것을 옆에서 들었다. 그 숙제 덕에 컴퓨터 하는 것은 조금 줄어들어기에 난 속으로 쾌재를 부렸다. 

월드컵 경기장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다가 가파른 언덕을 내려오다가 국일이가 넘어져 한 쪽 팔이 금이가서 깁스를 했고 한 달 후 깁스를 풀고 등교를 하게되었다. 모두가 국일이를 축하해주려고 함게 바닷가로 여행을 간다. 우리 집 두 딸은 이종사촌인 큰 딸보다 한 살 많은 '혜진이'를 너무 좋아한다. 그의 동생인 올해 초등4학년이 '진수'도 좋아해서 작년 여름 휴가고 함께 보냈다. 주말이되면 서로 만나고 싶어하고 잠시라도 만나는 기회에서는 어쩔줄 몰라한다. 바닷가에서 지낸 여행은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장난기도 많은 남자아이들이지만 참 부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복동이는 멋진 친구 둘이가 있어서 복이 많은 것 같아. 애들 크면 모두 같은 날 합동 결혼식 하는 것 아닐까?

"에.. 설마 그럴리가.. 아닐꺼예요. 징그럽게 어떻게 합동결혼식을 해요?"

"왜 못해? 아빠가 요즘도 만나는 친구 중에서 한 명은 엄마와 같은 날 같은 예식장에서 같은 시간에 결혼식을 했는걸. 합동결혼식은 아니지만 아직도 결혼식을 못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합동결혼식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 합동결혼식이 부끄러운 것은 아니란다. 축하해줘야하는 일이지."

"정말 몰랐어요. 죄송해요. 어머니."  세빈이와 세은이는 아직도 사회생활에 대한 것이나 엄마가 살아온 이야기들을 잘모른다. 내가 살아온 시절의 이야기에 크게 관심이 없기도 하지만 요즘의 아이들에게는 컴퓨터 게임의 아이템이 더욱 관심거리일 것이다. 그래서 두 아이는 얼마 전 중간고사시험을 대비해서 공부를 하면서 어휘에 대해 질문을 많이해왔다. 아이들이 참고서 속에 설명하고 있는 어휘를 보면서도 잘 이해가 가지 않고 생소한 것들이라 좀 더 많은 사회생활을 한 나는 그에 응답하느라 내 머리 속을 열어야했다.  난 큰 딸 시헝공부를 도와주던 덕에 사람들이 먹는 '쌀보리' , 맥주를 만드는 '맥주보리' , 사료 등에 쓰이는 '사료용 보리'가 있는 것을 처음 알았다.  새삼스럽지만 나 또한 도시생활만 한 사람이라 그런 것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친구들이 영어를 배우기 위해 외국으로 나갈 계획이 있을 때, 복동이도 미국에 있는 아빠집으로 영어공부를 다녀오기로 했다. 그리고 미국으로 갔고 거기에서 새로 결혼한 아빠의 부인과 동생들을 만나 함께 생활하면서 학교에서 영어도 공부하고 그 나라의 역사도 공부하게 된다. 좋은 결과로 더 높은 단계의 공부를 위해 학교를 전학하고 가족 모두 여행도 다녀온다. 늦은 저녁 아버지는 혼자서 다락방에서 TV를 보시는 것을 보고 복동이는 아버지를 안고 사랑을 느낀다. 난 가끔씩 아이들에게 물어보는 질문을 또 세빈이에게 했다.

"세빈아, 넌 아빠가 좋아, 아님 엄마가 더 좋아?"

"아이.. 잘 아시면서.. 전 두 분 다 좋아요. 사랑해요. 어머니.."  어버이날에도 색종이로 멋진 카네이션을 접어서 카드에 심부름을 마음껏 시킬 수 있는 효도티켓이 가득담은 정성스런 편지를 받았다.  내 두 딸의 친구들은 아이들이 부모에게 경어를 쓰는 것에 놀라며 어떻게 경어를 쓸 수 있는지 물어보기까지 한다. 난 소꼽친구인 동갑내기 남편과 결혼을 했지만 연애시절부터 난 남편에게 경어를 썼다. 그런 이유가 아이들이 부모에게 경어를 쓰는 자연스런 환경이 되어준 것 같다. 복동이가 아버지의 사랑을 확인하고 다시 한국으로 갈 결심을 한다.  학교에 찾아온 외부 손님의 연설을 들으면서 그가 오십여 년 전 미국 가정에 입양된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연설을 하는 브라운 박사도 복동이처럼 자신이 태어나면서 엄마가 세상을 떠난 분이었다. 네 식구가 공항으로 환송을 나와주었다. 데니스는 처음 만날 때의 어색함이 조금 줄어든 듯 복동이가 안았을 때 밀어내지 않았다. 복동이는 후에 서로가 더 자라서 다시 마났을 때 좋은 가족이 되어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며 그때쯤은 그 아이도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거란 생각을 한다.  

"세빈이는 태어난 것을 후회한 적이 있니? 엄마는 너희 둘이가 태어난 것이 큰 행복이란 생각을 한단다. 태어나 어려서도 징징대지도 않았었고 한 번도 엄마를 힘들 게 하지 않았단다. 밤낮으로 울어대는 아이들이 얼마나 엄마를 힘들 게 한다구. 우리 두 딸은 지금까지도 엄마를 너무 편하게 해주니 엄마가 복받은거야. 우리 두 복동이들..하하하.."

'아니..어머니! 여자에게 복동이가 뭐예요? 싫어요. 그냥, 세빈이라고 불러주세요. 착한 세빈이라고 해도되어요. 호호호.."   


내가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비춰졌던가!

"엄마가 있어서 너무 행복해요. 친구들도 부러워해요. 우리들을 잘 돌봐주셔서 자신들의 엄마도 우리엄마같으면 좋겠다고해요. 친구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것이래요. 전에 친구이 우리집에 놀러왔을 때 스파게티 해주시고 간식 만들어 주시니까 놀라더라구요." 하고 말한다. 비가 오면 우산을 들고 가고 한 학기가 끝나 방학식을 할 때면 사물함의 모든 것들을 들고 올 가방을 들고 학교로 달려가는게 다 이건만 아이들의 친구들의 엄마들은 모두가 그러지 못하는 것은 어려워진 경제위기에 주부들도 직장을 가지기 때문이 아닐까? 난 아이들을 더 돌봐주려고 작년 5개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다. 우리 두 딸이 나중에도 복동이처럼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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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real florist 2009-12-05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글 이군여 잘 읽었네여

미야 2009-12-06 02:1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자주 찾아주세요.
 
직업 옆에 직업 옆에 직업 - 생생 직업현장 들여다보기 교실 밖 지식 체험학교
파트리시아 올 지음, 권지현 옮김, 세바스티엥 무랭 외 그림, 김나라 감수 / 미세기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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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빈이는 초등5학년이다. 초등1학년2학기에 지금의 학교로 전학오기 전에 1학년 담임선생님은 세빈이의 목소리가 예쁘다고 아나운서가 되어보라고 하셨다. 전학을 오기전에는 유치원도 졸업을 하였기 때문에 친구들이 많았었는데 소심하고 수줍은 세빈이는 발표력이 약했다. 그러다가 3학년이 되면서 학급반장이 되었다. 자신있게 나가서 연설하고 당당히 반장이 되고나서 발표력도 늘어나고 자신감도 생겼다. 그리고 4학년에 올라가서는 여자라는 것이 이유라면서 자신은 부반장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부반장이 되었다. 5학년이 되어서는 출마하고 싶지 않다고 하며 학년에서 키가 가장 커버린 자신이 조금은 싫어졌다고 한다. 키는 쑥쑥 커서 난 좋은데도 아이는 그렇지 않은가보다. 반장선거에 추천되었다가 나가서 포기의사를 밝히고 조를 이뤄 수업하는 교실에서 조를 이끄는 정도로 지낸다고 한다.  세빈이가 꿈꾸던 '아나운서'에 대한 것도 있을 것 같다며 함께 책을 보고 '직업찾기'도 해보자고 했다. 




책을 펼치면 위쪽에 찾기쉽게 색상을 나눠두었다. 책을 덮은 상태로 찾기도 쉽고 구분되어 설명이 자세히 나와있다.  가장 먼저 기업에 대한 여러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펼쳐진 두 페이지 가득 있다. 그림책을 보듯 만화책을 보듯 이곳 저곳 자신의 일을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했고 재미있기도 했다. 꼭 책 위에서 밀면 밀려갈 듯한 바퀴달린 차들도 보면서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보게되었다.  책에는 직업에 대한 설명과 '이 직업의 미래는?' 이란 제목으로 그 직업을 선택했을 때의 앞으로의 미래를 설명해주고 있다. 내가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참 고르기 힘들 것 같았다. 여러 직업들의 미래를 읽어보면 하나같이 더 필요로 하는 직업이란 설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직업의 설명이 있고나서 '우리는 조금 달라요!'라는 제목으로 같은 직업인듯해도 조금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의 직업을 알려주고 있다. 조금 다른 직업들도 모두가 필요한 직업이고 꼭 있어야 하는 직업같았다. 몇 년전 TV에서 '직업중에서 가장 하기 싫은 직업'이란 것을 소개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더러운 물 속으로 들어가서 오물을 청소하는 사람의 일이 가장 힘들어보였다. 배가 잠긴 바다 속 아래를 내려가서 배를 청소하는 사람도 있었다. 또 얼마전 '직업의 달인' 중에서 버스정류장을 청소하는 사람들과 건물의 벽과 유리를 청소하는 위험한 일을 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누군가가 해야할 일들이지만 모두가 어려워보였고 힘들어보였다.


'비슷한 직업을 알아볼까요?' 코너에는 여러 한 직종에 종사하면서 행정직, 기술직 등 종사하는 분야가 달라서 같은 급의 종사자들의 일이 여러 가지라는 것도 알려주었다. 세빈이의 이모부인 내 여동생의 남편은 공무원으로 생활체육시설을 관리하고 있다.  시민들이 이용하는 운동장도 관할하고 근처의 시설들을 관리하고 있다.  학교에서 매년 초에 아이들편으로 설문지를 보내준다. 거기에는 아이의 미래의 직업에 대해 적는 난이 있다. 부모가 원하는 직업난에 난 '공무원'이란 세글자를 적어넣었다. 아마도 안정적이고 남녀차별도 없으며 능력껏 자신의 본업에 충실하면 정년퇴임때까지 다닐 수 있어서 그렇게 선택했다. 여동생의 맏딸은 영어를 아주 잘한다. 학원에서 보내준다는 무료 영어연수에도 도전하려는 아이는 이제 겨우 중2학년이지만 경찰공무원이 되길 원한다. 우리 두 딸의 꿈은 언제 결정될까?




책 속에는 여러 직업의 종사자들에게 인터뷰를 한 내용을 정리해서 올려져 있다. 작은 만화로 그려진 삽화들이 재미있게 들어있어서 책 속의 모든 내용을 읽으면서도 지루함이 없다. 더 재미있고 그래서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보고 웃음도 지었다. 결혼 전만해도 난 우편함 속에서 편지를 찾을 때가 많았다. 그렇게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 받았고 우편집배원 아저씨를 만나면 음료수를 대접하기도 했다. 지금은 e-메일로 소식을 주고받고 문자메세지를 이용하고 메신저로 대화를 하지만 택배를 배달해주시는 우체국의 집배원과 택배기사님들에게 가끔씩 음료수나 드링크제를 권해드리곤 한다.




세빈이도 엄마 아빠의 친구들 중에 여러 직업에 종사하는 몇 분들과 전화통화로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오랫동안 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나의 친구는 친절하게 답해주었다. 물론 다른 여러 분들도 아빠의 친구이면서 내 동창인 분들이라 미리 준비한 질문에 쉽게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또박또박 질문하고 답을 받아적었지만 한 페이지에 만들어본 표가 너무 좁아서 글이 삐뚤삐뚤하다.  워드로 작업해서 답을 함께 정리해서 파일로 저장했다. http://skin011.com.ne.kr/job.hwp 옆의 주소를 저장해서 열어서 보면 인터뷰 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세빈이는 초등4학년이던 작년가을에 학교에서 매년 행사하는 학예발표회에서 '아나운서'라는 제목의 글짓기를 했다. 당당히 최우수를 받은 내용은 액자로 만들어져 전시되었다. 긴 사탕꽃다발은 교실에 있는 세빈이와 언니인 세은이가 각각 하나씩 들고 있어서 액자 옆에는 작은 꽃을 꽂아 축하했다.  이날 언니인 세은이는 일년 동안 복도에 걸어두었던 '내동생'이란 제목의 시는 최우수 받아서 학교 대표로 시화대회에도 나갔던 작품인 액자를 받아왔다. 졸업생이라 더 걸어둘 수 없었다.


세빈이는 자신의 꿈인 아나운서를 아직 명확히 확정하지 못했다. 자신도 좀 더 안정적인 직업인 공무원이 되고 싶어했지만 난 좀 더 공부를 하면서 다음에 결정하라고 했다. 지금보다 더 자신있다면 '아나운서'도 꿈꿔볼 수 있지 않을까?  아나운서가 되어 뉴스를 진행해보았다. 얼마 전 가 본 안동대학교의 학교신문을 펼쳐보면서 짧은 한 줄을 읽어보라고 햇다. 수줍어하고 소극적인 성격이 조금만 더 활달해지면 하는 바람이다.  언니와 함께 타블릿으로 그림을 그려보는 모습을 보면서 '아쭈, 엄마만큼 그릴려고하네? 잘 그리네?" 하고 칭찬해주었다.  뭐든 자신있게 열심히 이것저것 많은 경험을 쌓길 바란다. 그래서 후에 자신의 직업을 선택하는데 어려움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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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명작 22가지 - Best
세상모든책 편집부 엮음, 이태경 그림 / 세상모든책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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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세계명작 22가지는 초등5학년의 작은 딸 세빈이가 먼저 읽었다. 그리고 내가 모두 다 읽고나서, 곧 이틀후면 중간고사를 치는 중1의 큰딸 세은이는 어느것이 가장 재미있냐고 물어보았고 세빈이와 나는 동시에 "말괄량이 길들이기"라고 말했다. 그리고 '베니스의 상인', '셜록 홈즈', '올리버 트위스트', '뤼팽과 흑진주'를 알려주었다. 세빈이도 나와 거의 같은 느낌을 재미있게 읽었나보다. 작가 소개가 있어서 작가가 유명한 명작을 남기기 전에 어떤 환경에서 살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특히 '어린왕자'의 작가인 '생텍쥐페리'는 전쟁에 참여하여 비행 도중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한다. 어쩌면 '어린왕자'를 만나 함께 여러 행성을 여행다니고 있는 것은 아닐까?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는 에니메이션이나 영화로도 보았던 이야기이다. 그래서 아이들고 가장 많이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태어나자말자 고아가 되어 버린 올리버는 보육원에서 9살이 되었을 때, 다른 사람에게 팔려서 떠나게 된다. 장의사의 일을 도와주는 일을 하다가 런던으로 도망을 간 올리버는 그곳의 소매치기하는 집단에 들어가게된다. 나쁜짓을 하기싫어서 다시도망치지만 나중에 붙잡혀 죽을 고비도 넘기게된다. 총에 맞은 자신을 돌봐준 로즈가 자신의 이모인 것을 알게되어 그전에 자신을 도와주었던 브라운로 씨와의 오해도 풀고 그의 양자가 되어 행복한 삶을 되찾게된다.  이틀전 뉴스에서 음식물쓰레기 통에 영아가 버려진 것을 발견해서 병원으로 옮겨 살았다는 소식을 보게되었다.  자신의 아이를 버리는 매정한 엄마도 있는데 올리브를 믿고 도와주던 브라운씨와 로즈, 메일리부인 같은 사람은 어디에 있을까? 

'기드 모파상'의 '목걸이'는 자주 명작으로 읽었던 이야기이다. 영화로도 보았다.  친구의 목걸이를 목걸이를 빌렸다가 잃어 버려서 같은 것을 사준주기위해 빌린 돈을 갚기위해 10년을 고생한다. 또래 친구들보다 엄청 늙어 버린 마틸드는 후에 잔느를 길에서 만난 후 빌려줬던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가짜란 것을 알게된다. 얼마나 허탈할까. 어리석기도 했다. 나라면 처음부터 잃어 버려서 같은 것을 샀다고 했다면 친구가 가짜란 것도 알려줬을 텐데, 10년 세월이 아까웠다. 작가는 아마 독자들이 이 글을 읽고 욕심이 얼마나 허왕된 것인지를 깨닫게 하기 위한 의도인 것 같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은 통쾌한 이야기이다. 친구인 바사니오의 결혼를 위해 자신의 재산을 아낌없이 주는 친구 안토니오는 바사니오를 위해 많은 돈을 빌렸고 혹 약속날짜까지 돈을 못갚으면 자신의 살 1파운드를 베어준다고 한다. 하지만 안토니오의 배가 폭풍에 가라앉아 모든 재산을 잃게되어 감옥게 갇히게된다. 소식을 전해들은 친구 바사니오는 결혼할 포샤에게 사실을 이야기하고 결혼식을 올린 후 돈을 가지고 친구 그레시아노와 함께 베니스로 간다. 하지만 돈을 빌려줬던 샤일록은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베어낼 날만 기다린다. 재판 날이 되었을 때, 포샤는 재판관으로 변장하고 "살을 베어 낼 때, 한 방울의 피도 흘리게 해서는 안 되며, 살도 1파운드에서 조금이라도 더 베어 내서는 안되며, 어기면 당신의 전 재산을 몰수할 것이오." 라고 말한다.  '베니스의 상인' 이야기는 다시 읽을 때마다 통쾌했다.  우리나라의 전래동화 속에 나오는 새로운 고을원님이 아버지의 재산을 가로채기위해 말도 안돼는 것을 구해오라고 했다가 그의 아들에게 되려 당하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내가 초등 6학년때이다. 1학기 국어교과서 마지막 부분에는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이 나온다.  우리반 모두에게 역할을 분담해서 연극을 하기로 했다. 난 주인공인 '스크루지'역을 맡았다. 처음에는 남자에게 역할을 주었는데 남자들이 너무 적극적으로 참여를 하지 않아서 막 사이마다 재미있는 개그나 다른 것을 하기로 하고 내가 주인공이 되었다. 교장선생님도 오고 다른 반 선생님들도 참석한 가운데 연극을 무사히 잘 마쳤다. 도수 없는 안경을 끼고 욕심쟁이 스쿠루지가 되었던 그때의 추억을 다시 이 책 속에서 찾았다. 담임선생님께서 출산휴가로 몇 달을 나오지 않으셔서 우리반은 여러 반으로 나눠졌다가 다시 모인 것이라 더욱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졸업하기전까지 친구들은 나를 부르면서 '스크루지~스크루지~' 하기도 했다. 결코 놀리는 것이 아니라 칭찬이었다. 난 초등학교 친구들과 아직까지도 잘 지내고 있다.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수업'은 정말 안타까운 이야기이다. 내 어릴적 교과서 안에서도 나온 이야기로 난 어릴적 교과서 속에서 이야기를 읽고 전쟁 후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는 국가는 자신의 국어도 잃어 버리게 되는 것을 알았다. 몇 년전 '안네의 일기'를 다시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 전쟁은 언제 끝이 나는걸까.  

'애드거 앨런 포우'의 '검은고양이'는 읽는 내내 섬짓하기까지 했다. 몇 달전부터 아이들에게 검은색의 고양이 휴대폰고리를 많이 만들어서 친구들과 나눠가지게 주었다. 몇 나의 친구들에게도 주었지만 내 또래 아줌마들은 검은고양이 네로 노래를 좋아한다.  웹서핑중에도 네로를 주제로한 많은 글을 보게된다. 그런때면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책 속에서는 너무 무섭고 검은색상만큼이나 어둡고 안타깝다.  자신이 키우던 고양이를 헤치려하다가 자신의 부인도 살해하게된 것이 너무 안타깝다.  

21번째의 이야기로 나오는 '레오 니콜라비치 톨스토이'의 '두친구'라는 제목의 이야기이다. 친형제처럼 지낸 두 친구 중에 한 친구가 일찍 세상을 떠났다. 남은 친구는 친구의 유언대로 친구의 가족을 자신의 가족처럼 돌봐주며 지냈지만 나중에 재산이 탐이나서 가족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서 돌봐준다는 명목하에 하인처럼 취급하며 일을 시키게된다. 죽은 친구의 자삭들이 컸을 때, 꿈 속에서 자신의 가족이 친구네 가족으로부터 매맞는 모습을 보고 크게 뉘우쳐서 빼앗은 재산을 모두 돌려주고 집도 장만해주며 잘 살 게 해준다. 그 후 남은 친구가 죽음을 앞두고 꿈에서 친구를 만난다. 그 친구는 천사가 되어 나타났고 함께 하늘나라로 올라간다. 자신의 나쁜 짓을 용서빌며 깨닫고 반성하는 이가 사실 얼마나 있을까? 때론 용기라고 하면서 행하는 행동 또한 만용이지 않은가.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겉과 속이 다른 많은 이들이 떠올랐다.  

책 속의 삽화도 재미있게 표현되었고 글자도 큼직하게 커서 초등3학년 이상이면 쉽게 읽고 내용을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책 속에서 느낀 감정만큼이나 우리 두 딸들도 기억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책 제목처럼 베스트(BEST) 명작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 학교에서 학년별 추천도서로도 충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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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특공대 사회를 지켜라 - 사회탐구 학습만화
강상균 지음, 권욱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사회탐구 학습만화라는 작은 모퉁이의 글을 보면서 만화라서 이해하기 쉬울거란 생각부터 들었다. 표지 가운데가 타공되어 있어서 잘못만지는 바람에 한쪽 귀퉁이 안이 찢어졌다. 따로 비닐표지를 해야만했다. 벌써 두달 전에 책을 모두 다 읽었는데 책에 대한 감상평을 이제야 쓰게되었다.  책을 다 읽고 책꽂이에 꽂아두고 잠시 잊고 있었다.

 

그저께 초등학교 대강당에서청소년단체 합동 선서식이 있었다. 그 날 작은애가 먼저 학교에 갔고 난 오후 3시가 조금 안되어 학교로 갔다.  세빈이가 5학년인데 걸스카웃트 대원들 중에 가장 컸다.  교장선생님의 인사와 여러 인사들의 축사를 들으면서 나중에 운영위원장의 인사가 있었다.  세빈이가 초등1학년 2학기에 전학오기 전 다른 학교에서 운영위원장이던 분으로 지역 구의원이시기도 하다. 나중에 교장선생님과 나란히 앉아계신 것을 보고 가서 인사를 드렸다. 날 알아보시고 반가이 악수를 청해주셨다.  구의원으로 나오실 때의 연설도 들었었고 국회의원의 연설도 그곳 동사무소 2층 문화강좌실에서 들어봤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투표에 관한한 것과 선거에 관한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우주 다른 행성에서 도망나온 외계인들이 지구인의 몸속에 들어가서 사회정복당 총재인 휘둘러가 되어 사회정복을 꿈꾼다.  여기에서 직접민주제와 간접민주제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만화 속에서 모코미디프로그램에서 사용하는 '멋져부러~' 등의 글이 있어서 잠시 웃기도 했다.  아이들이 TV에서 보는 '개구리 중사 케로로'가 떠오르기도 했다. 또 '아기공룡 둘리'에서 나오는 '꼴두기별의 왕자'도 떠오르기도했다. 또다른 동료를 데리고 닥터구린을 찾아가지만 외계인의 흉계를 눈치챈 닥터구린은 몰래 병원을 빠져나간다. 그리고 닥터구린은 TV나 신문 등에서 휘둘러에 의해 자신이 범죄자로 몰린 것을 보았다.

 

그 후 최강 왕따들이지만 천재들인 폴리와 이코를 찾아 그들을 설득해서 사회특공대를 만든다. TV에서 휘둘러가 의원 내각제를 채택하여 국회를 장악해서 권력을 손에 넣으려는 속셈을 간파한다.  여기에서 의원 내각제와 대통령제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우리나라 정치제도가 대통령제로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의 삼권 분립을 통해 권력이 나눠져 있고  좀 더 자세한 설명이 있는 페이지에서는 대통령의 여러 권한에 대한 것과 대통령제, 의원 내각제에 대한 비교설명이 표로 정리되어 있었다.  닥터구린이 준 특공대 옷을입은 모습을 보고 한참을 웃었다. 쫄쫄이 옷을 딱 붙여서 입은 모습은 그야말로 폭소를 불러오는 코너로 혼자보기 아까웠다.

 

아직은 초등학생들인 사회특공대 요원 폴리와 이코는 닥터구린이 준 사탕을 먹고 어른으로 변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여 국회의원이 되려한다. 이곳에서 국회와 선거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알려준다. 또한 우리나라 민주정치의 시작과 발전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연표로 보여주었고 '대한민국 정부수립'에서 '민주화' 까지의 과정도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이렇게 자세한 설명이 있는 곳이 많이 있다면 초등학생들은 읽기 싫어할 것 같다. 하지만 다행히 책 속의 대부분이 만화로 되어 있어서 쉽고 재미있게 정치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폴리는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면서 착한 일을 하며 선거를 하고, 이코는 값이 오를 주식을 예고하는 방법으로 선거를 한다. 휘둘러는 서둘러 다른당의 총재를 만나 그녀에게 최면을 걸어 자신을 돕게 한다.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고 닥터구린은 두 페이지 가득 '정당'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여당과 야당에 대한 것과 교섭단체의 역할과 상임위원장에 대한 일도 상세히 설명해주었다. 다시 어린이가 되는 사탕을 먹은 휘둘러는 어린이가 되어 버렸고 결국 그들의 야망은 끝이난다. 하지만 곧 2탄이 나올 것만 같은 마지막을 보면서 '헌법'에 대한 설명과 국회에서 하는 일에 대한 설명을 보게된다. 국회의원들의 '면책 특권'과 '불체포 특권'의 특별한 권리를 끝으로 책의 내용은 모두 끝이 났다.

 

중학교 1학년인 큰 딸과 초등학교 5학년인 둘 째딸이 이 책을 읽으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자세한 것을 모두 암기할 수는 없지만 구분해서 비교하는 정도나 어떤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 정치이냐 하는 것을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을 것같다. 아직은 사회과목에서 촌락과 도시에 관한 것이나 지역 행정기관 등에 대한 공부를 하는 정도이지만 행정기관이나 공공기관 등을 공부하면서 추가 보충 공부로도 충분할 듯하다. 아마 더 추가되지만 쉽고 재미있다.  책 뒤에 따로 책 속의 내용에 관한 문제가 나오던가 낱말퀴즈나 간단한 용어코너가 있으면 더 좋은 책이 될 것 같다. 초등 고학년부터 읽을 수 있는 사회 학습만화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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