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지식 - 10대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잰 페인 글, 마이크 필립스 그림, 오윤성 옮김 / 명진출판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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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0대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세계 최고의 지식' 이란 어떤 것일까?  책 제목을 처음 접할 때는 책속의 내용이 무척궁금했다. 책을 받고보니 양장본은 아니지만 엄청 두꺼운 책 두께를 보고 조금 놀랐다. 표지는 꼴라주 작품으로 표현되어있고 만물상회를 보는 듯 했다. '오늘부터 나를 걸어다니는 구글이라 불러줘!' 의 카피글로도 날 충분히 궁금하게 해준 책이다.  

작가인 잰페인은 주부작가임을 알았고 그와 콤비가 된 일러스트레이터인 마이크 필립스는 여자일까? 남자일까?  글을 읽으면서 간간히 나오는 그림들은 신문에 자주 보여주는 삽화처럼 코믹하기도하고 흑백이라 그 느낌은 일반적인 펜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컬러가 들어간 일러스트라면 더욱 책이 돋보이지 않았을까?  '삽화속의 장면은 어느글의 내용을 표현한 것일까? ' 하는 생각을 하며 읽게되니 재미도 있고 지루하지 않았다.

 

TV 프로그램에 나오던 '스펀지'의 내용을 책으로 출판된 것이 있다. 이 책도 그런 면에서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던 , '혹은 세계 최고의?..' 라고 궁금해 했던 여러 이야기를 구분짓고 나누어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을 묘한 매력 중에 하나가 여러 분야를 모두 보여준다는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찾아보는 책은 그 궁금한 것을 분류로 나눠서 시리즈로 나온 것을 자주 본다. 인체, 과학, 수학, 등 여러 분야를 나눠서 보는 백과사전적인 책은 가격도 부담이되긴 하지만 골라보는 재미까지 있는 이 책은 아무 때나 다시 꺼내 읽어도 좋을 책 같다. 화장실에서 볼일보면서 읽어보기에도 딱인 것 같다. 

기네스북이나 올려질 엄청난 여러 이야기들은 내가 아는 것도 있고 모르던 것도 있다. 읽어보면서 신기해서 남편에게 이야길해주면 "고시대적인 이야기 하지 말아요. 난 다 알고 있었는걸..더 보충하면.." 하고 알려준다. 나의 기운을 팍 죽이는 답이었다.  황당한 사건들을 읽던 중에 '만약 내가 똥통으로 달려가 퐁당 빠지면 뉴스에 대문짝하게 나오지 않을까? 이 책의 2편이 나오면 그때 내이야기가 적혀 나오지 않을까? 제목은 기네스북에 오르고 싶은 대구의 뚱보아줌마 똥통으로 뛰어들다. 하면서...' 똥이야기로 생각하면서 내내 웃기도 했지만 황당뉴스의 촬영을 위해서 엉뚱한짓을 하는 사람도 혹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독자들이 읽으면서 나처럼 느낌이 같다면 주된 내용의 제목에서는 흥미를 주고 그 내용에서는 웃음을 주는 해화적인 글이 많다. 글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감탄과 웃음이 나오는 책이다. 옮긴이인 오윤성님께도 박수를 보낸다. 이 책을 다 읽은 나는 어느정도 해박해지지 않았을까? 10대들만 보면 안된다. 누구나 읽으면 된다. 나처럼 가방끈 짧은 아줌마도 읽으면서 '아하..' 하고 말하게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우리집에는 '초등학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 이란 제목의 책들이 많이 있다. 오늘도 둘째 딸은 그곳의 내용으로 질문을 내면서 수수께끼 풀 듯 함께 풀어보기도 했다. '최초의 여성파라오' 는 그림을 보고 한 바탕 웃었으며 '세상에서 가장 예쁜 스파이'인 마타 하리 이야기는 조금은 안타까웠다.  나도 그림을 꽤 그려왔지만 '최고의 미술품 사기꾼'인 톰 키팅 이야기는 무척 놀라운 이야기다.  '세상에서 가장 황당한 법률' 이야기들이들 중에서 가장 웃게 만든 내용은 '미국 앨라배마 주에서 손가락으로 코딱지를 튕기는 것은 위법이다.' 라는 것이다. 정말 그런 법률들이 있는 것일까?  우리 나라에는 이런 황당한 법률은 없을까?

 

'이런 시합은 처음이야' 코너의 이야기는 다른 출판사의 책에서 여러나라의 여러 스포츠와 게임에 대한 이야기에서 대부분 본 것들이다. 다시 이 책속에서 읽어서 또 한번 웃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웃으면 안되는 것일까? 그런데 너무 웃기고 재미있다. 책 뒷면에는 동물들의 신기한 이야기와 식물들의 신기한 이야기도 가득하다. 그리고 여러 기이한 기상현상 등도 소개해주고 있다.

 

책 머리 감수의 글에서 신용배(주니어헤러드 편집장)은 이 책의 한국판에 중학생 수준에 맞는 영어 단어를 부분적으로 올려두어 철자와 발음기호를 함께 수록했다고 알려주면서 이 책은 지식과 영어, 재미라는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준다고 했다.  난 이 책을 다 읽고나서야 정말 세 가지는 충분히 충족시켜준 책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래 전에 알고 있던 여러 지식들도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록새록 기억 속에서 떠올리게 된다.  작가는 이 책을 '세계 최고의 책'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하고 궁금해하며 질문해왔다. 다 읽어보고 생각해보라고 하지만 점수를 준다면 100점 만점에서 80점을 주고 싶다. 앞으로 다시 제본되어 책이 나온다면 양장본으로 나오면 좋겠다.  나의 두 딸이 두고두고 읽어보고 많이 해박해질 때까지 말이다. 물론 나도 같이 해박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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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아저씨의 10살 수업 - <오바마 아저씨의 꿈의 힘> 실천편, 꿈을 찾는 책 읽기 4
박성철 지음, 이종옥 그림 / 글담어린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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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바마 아저씨의 10살 수업' 표지의 그림을 보며 부드러운 색채와 감각에 놀라면서 얼마전 읽은 '오바마 아저씨의 꿈의힘'의 그림을 그린분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얼마전에 읽은 오바마이야기는 전기문의 느낌이 강하다면 '오바마 아저씨의 10살 수업' 이 책은 10살인 초등학생에게 리더십을 갖게해주는 글이다. 책을 읽으면서 난 잠시 10살이 되었다. 오바마가 직접 학교에서 아이들을 위해 강의를 하고 수업을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내용의 모든 것이 내 머리속에 쏙쏙 들어왔다.  역으로 미국에서 이 책이 번역되어 출간되어 미국의 아이들이 읽게되어도 좋을 추천할 책이다.

 

10살이라면 초등3학년이다. 작가는 어느새 오바마가 되어 아이들에게 수업을 시작하고 있었다. '발전하고 싶은 열 살을 위한 변화 수업 10교시' 라는 시작으로 10가지 능력을 10살에게 가르쳐 준다고한다. 어린 초등학생은 꿈이 뭔지, 왜 대학을 가고 직장에 다녀야하는 지를 잘 모른다.  난 두 딸이 어렸을 때, "꿈은 나중에 너가 커서 무엇이 되고싶은지를 생각해보면 될거야." 하고 설명을 했었다. 중1이 된 세은이는 "엄마, 왜 꼭 대학을 다녀야하나요?" 라고 질문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단계가 있어. 공부를 열심히해서 대학을 갈 때는 자신이 선택할 대학이 많을 것이고, 대학에서 공부를 잘 하면 나중에 자신이 가져야할 직업도 그 선택폭이 넓어지는 것이야." 라고 답해주었다.  아직까지 아이들은 엄마가 직장을 먼저 가져야하는 집안 형편 때문에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게된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엄마는 현모양처가 되는게 꿈이었어. 지금 엄마는 그 꿈을 이루었단다."  정말 난 소박한 꿈을 꾸었었다. 그리고 지금 그 소박한 꿈은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40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인 나도 아직 꿈이 있다. 책을 더 많이 읽고 싶고 아이들을 옆에서 잘 돌봐주기 위해서 공부를 하는 것이다. 엄마가 엄마로써의 일을 한다는 것은 끝이 없는 것같다.

 

첫 번째의 이야기로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씨앗은 무엇이었을까?'  이다. 어머니께서 많은 책을 권해주고 독서를 강조했지만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방황만 계속했고 대학에 들어가서는 머리는 좋지만 노력하지 않는다는 교수님의 말을 듣고 열심히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대부분의 시간을 도서관에서 보내며 독서를 많이 하게되었다. 좋아하는 책을 읽고 책을 읽은 후에는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고, 집안 곳곳에 책을 두고 틈틈이 읽는 책벌레가 되라고 알려준다. 얼마전 구입한 책장은 또 다시 생겨난 많은 책들 때문이다. 아이들이 잘 읽는 동화책을 구입하는 시작으로 많은 책들이 거실 여러곳과 아이들 방 안 구석구석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나도 아이들이 쉬는 틈틈이 책을 읽게 하기위해서 여러 곳에 책을 두었다. 화장실 입구에는 간단히 읽을 수 있는 만화로 된 책들이 많이 있다. 요즘은 학습만화가 많이 나와있어서 수학, 과학, 영어 등 모든 것을 만화를 보면서 공부하듯 잘 나와 있는 책들이 많이 있다.  

오바마 자신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소개해서 자신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를 알려주었다.  도저히 낳을 수 없는 병에 걸린 환자도 희망을 주며 대화를 해주는 어느 의사 덕분에 건강을 되찾았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지금 모두에게 중요한 것은 환경이 아니며 '희망을 잃지 않음'에 달려있다고 한다. 엄마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때, 아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으려면 엄마가 꼭 옆에서 지켜봐주고 격려해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오바마는 미국의 20대 대통령인 가필드 이야기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노력한 시간만큼 나의 성공은 커진다.'라는 평범하지만 중요한 진실이라 알려준다. 아이들이 열심히 노력을 할 때 부모도 옆에서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여야한다. 난 항상 아이들이 공부할 때 옆에서 책을 읽는다.  아이들이 문제집을 풀 때는 문제 하나를 풀 때 바로 답을 확인해서 체크해달라고 할 때는 그렇게 해주고 한 단원을 모두 풀고나서 체크를 해달라고 할 때는 또한 그렇게 해주었다. 공부도 재미있게 자신의 공부방법을 택해서 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다.  

어려서 늘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았지만 먼저 용기를 내서 아이들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을 했다고 한다. 이것 저것 재다가 시도조차 못하는 나약함을 용기로 깨어내라고 한다. 이런 용기가 나의 두 딸에게도 있을까?

오바마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자신의 꿈에 대한 발표를 하면서 '저는 대통령이 되고 싶습니다." 라고 했다. 모두가 웃으며 놀렸지만 목표를 정해서 큼직하게 적어 책상에 붙여놓으라고 한다.  나의 두 딸이 자신의 컴퓨터 모니터 아래에 포스트잇에 적어둔 'I can do it' 의 글자가 생각이 났다.  오바마는 리더십을 가지고 누구보다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한다.  두 딸은 학교에서 학급반장도 되어보고 부반장도 되어보았다. 자신이 하고자하며 나가서 연설을 하고 그 결과로 학급의 일을 맡아하는 반장이 되었지만 그 결과의 시작은 리더십에 있다고 본다.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그들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은 후에 자신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감을 가지고 연설을 하라고 한다. 아이들이 노력을 하는 중에 혹 좌절의 순간이 오더라도 난 격려해줄 것이다. "넌 할 수 있어. 자신감을 가지렴"

 

어려서 동네 공터에서 장난으로 친구를 놀리는 것을 본 오바마의 엄마는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부당한 대우를 보는 것은 가장 잔인한 것이라고 알려주며 오바마를 꾸짖었다. 그 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오바마는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다.  나보다 더 어렵고,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을 아껴주는 마음이 바로 배려라고 한다. 소외된 사람, 흑인, 가난한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대하고 그들과 대화를 했다. 불가능하다는 생각도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꿀 때 그것은 희망과 열결된다고 한다. 오바마는 운동을 열심히 하라고 한다.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정신이 나온다'는 신념 때문이라고 한다. 난 오전으로 걷기 운동을 다니다 한 동안 쉬고 있었다. 아이들도 체육시간에 운동을 하지만 자유로운 시간이 많이 있어서 크게도움이 되지 않는 다고 한다. 꾸준한 운동이 필요할 것 같다.  엄마인 내가 먼저 꾸준히 운동하는 모습을 보여야겠다. 방학이 되면 아이들도 함께 운동을 다녀서 건강한 몸으로 만들어야겠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가장 먼저 실천하는 것은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것이다.  아침 기상 후 점심식사 때까지 6시간이나 공백이 있다. 아침식사를 하지 않으면 수업중에 배가 고파서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우리 두 딸은 이런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꼭 아침식사를 소식을 하더라도 꼭 한다. 

오바마의 수업을 끝나면서 마지막 장에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라고 한다. 나의 두 딸도 더욱 노력하고 발전하는 사람이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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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 공부하는 삶과의 만남
김태완 지음 / 맛있는공부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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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곧 두 딸의 학기말고사가 있다.  '공부,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책의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다. 이것을 읽으면 정말 제대로 공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길 것 같았다. 이 책을 읽으면 더 열심히 공부하고 공부를 해서 남주지 않고 자기것이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모두 20명의 인사들의 성공한 삶이 되기까지의 간단한 자서전적인 글이 적혀있다.  한 분씩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작은 타이틀은 우리가 적어두기도 하는 격언같은 글이다. 제목만 한 페이지로 만들어 프린트해두어도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만같다.

 

자신이 자라온 환경과 어떻게 공부해서 지금의 위치에 올 수 있었는지를 읽어보면서  지금의 나이들이 40대 후반부터 정연퇴임을 하신 후에도 고문활동을 하는 분들의 나이를 생각해보면 그분들이 공부할 때의 환경은 지금의 환경과는 영 딴판인 것을 알 수 있다. 많이 어려운 환경이었다. 내 나이가 올해 만으로 43이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에도 '육성회비'를 내서 공부를 해야했다. TV 프로그램에서 '검정고무신'을 본 지금의 아이들은 조금은 30년전 그보다 더 전의 생활 환경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얼마전 난 '검정고무신' 만화 시리즈 중에 두 권을 사주었다. 모두가 '엄마 , 아빠가 어렸을 때' 라는 주제로 된 것이라 만화책을 좋아하는 두 딸은 재미있게 읽어보면서 그 시절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여러 인사들의 글을 읽어가면서 '고승덕'변호사의 사진을 보고 반가웠다. TV 오락프로그램에서도 가끔 뵌 고승덕 변호사는 공부를 하려고 밥먹는 시간도 아끼며 비빔밥만 해 먹었다고 한다. 그분은 '공부, 피할 수 없다면 맞서자!'라고 타이틀과 같은 타이틀의 제목으로 시작되었다. '정성을 쏟은 만큼 결과는 나온다'라는 타이틀로 포기를 모르는 영문학자 장영희씨의 글을 읽기 시작하면서 벌써 고인이 된 분이라 마음이 아팠다. 그분의 책을 인터넷서점에서 주문을 하면서 그분의 또다른 강의를 듣는 듯 대신하고 싶었다. 2004년 척추암 판정을 받고 3년간 연재하던 북 칼럼마저 접어야했지만 장 교수의 말을 기억하고 싶어 옮겨본다.

'신은 다시 일어서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넘어뜨린다고 나는 믿는다. 넘어질 때마다 나는 번번이 죽을힘을 다해 다시 일어났고, 넘어지는 순간에도 다시 일어설 힘을 모으고 있었다.' (P36)

한사람의 이야기라 끝나면 그 분들의 '공부 멘토링'을 간략하게 두 페이지에 적혀두었다. 장영희 교수는 [공부는 목정이 아니라 수단이란 것을 기억하라,], [외우는 것도 공부의 한 방법이다.], [독서를 통해 지식을 넓혀라]라고 알려주고 있다.

 

대부분의 공부 멘토링에는 계획을 세우는 것과 꿈을 미리 정해보는 것 또 꿈이나 미래의 계획을 너무 멀리 잡지 말고 3가지로 나눠서 혹은 3단계로 기간을 정해서 계획해보고 실천하라고 한다. 어떤 분은 중학교 중퇴에서도 공부를 한 분도 있고 상업고등학교에서 체육과 특기생으로 들어간 후 열심히 공부해서 유학도 가고 또 경제학자가 되었다고 한다.  나보다 4년 2개월 빨리 태어난 그리고 나와 같은 대구가 고향인 백순근교수님은 나의 공부철학처럼 '삶이 곧 여행이듯 공부는 여행이다'라고 말한다.  '공부를 잘하려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그 목표가 뚜렷해야 한다.'(P162) 라고 알려준다.  부모님은 아들이 공무원이 되기를 바라며 농사일을 인부를 사서 하더라도 시키지 않았다고한다.  어떤 부모님은 격려와 칭찬으로 용기를 주고 어떤 부모님은 항상 옆에서 지켜보며 또한 응원했다.

 

나처럼 고등학교만 졸업해서 취업을 했던 때에는 여자들의 꿈은 '현모양처' 인 사람이 많았다.  난 주말이면 엄마와 함께 음식을 만들어보고 간식도 만들어보았다. 결혼전에는 집에서 제사도 지내지 않았지만 미리 제사음식도 만들어보고 뜨개질도 배웠다. 그래서 결혼 전에 동창들 모임에서 자주 음식을 했던 나는 많은 친구들에게서 프로포즈를 받았고 지금의 남편은 동창의 친구로 만났다가 연애하고 결혼을 했다. 연애를 하기전에 남편이 5살 때 서로 마주보고 살던 소꼽친구였던 것을 알았다. 시댁이 바로 집 가까이여서 둘째며느리이지만 집안의 대소사를 모두 맡아야했다. '현모양처'는 되었으니 꿈은 이루어졌다.

 

2주전에는 아이들과 영화관에 갔다. 그곳에서 어린이들이 보는 에니메이션영화를 두 아이가 보고 있을 동안 아래층 식당가에 갔고 그곳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노력하는데 큰사람이 되지 않겠어?" 하고 감탄했고 존경하게되었다. 자투리시간을 활용하고, 습관처럼 공부를 하고, 독서를 많이하고, 어려운문제는 답과 풀이를 보고 바로 확인하여 알게하고,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고, 예습과 복습을 꼭 하고, 목적의식을 갖고 공부하고, 자신의 멘토를 찾고, 교과서를 읽고 다독하고 원리를 이해하라고 한다.  

 

필자인 김태완씨는 '공부를 잘한다고 인생에서 성공했다고 볼 수는 없다.'라고 했다. 하지만 땀이 묻은 공부로 자수성가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적으면서 그들은 공부 덕에 인생을 바꿀 수 있었다고 했다. '내가 두 딸에게 앞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일은 무엇이 있을까?' 하고 생각을 하게되었다.  '어떤 분을 아이들의 멘토로 찾아봐야할까?' 하는 생각도 했다. 2년 전 '프린세스 마법의 주문'을 읽고 작가인 '아네스 안'을 멘토로 생각했었다.  젊은 나이에 해박한 지식이 부러웠고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버리며 여행을 떠나는 모습도 부러웠다. 나의 두 딸이 '아네스 안'처럼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우리나라 백두산도 안 가본 내가 오늘 남편에게 "아이들과 여름방학때 이탈리아나 일본 같은데 여행하고 올까요?" 하고 말했다. "우리나라에도 안가본 곳도 많으면서.. 아이들과 앞산공원이라도 꼭대기까지 올라가보시죠?" 하고 답하는 남편에게 "그렇게 무작정 가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이탈리아의 노상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싶어요." 하고 맞대답으로 이야기는 끝이 났다. 난 아이들이 20대가 되면 '아네스 안'의 '프린세스 마법의 주문'을 읽도록 두 권을 준비해두었다. 자신을 위한 목표 목록을 만들라고 한다. '공부,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이 책 속에서도 나오듯 자신의 목표를 적어보는 것도 꿈을 이루거나 미래의 자신상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나도 나이 들어서도 꼭 '작가'가 되어보고 싶다. 5년의 목표로 꿈을 꾸어보지만 아직은 그 꿈을 꾸기 시작한지 3일이 되지 않았다.

 

내 여동생은 "언니는 언니 자신의 능력을 너무 허비하는 것같아. 좀 더 자신있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면 좀 좋아?" 하고 말한다. 상업고등학교 졸업이 나의 학력의 모두 이지만 아직까지는 아이들의 수학, 영어를 가르칠 능력은 된다. 좀 더 지나면 아이들에게 뒤쳐지게되겠지만 그러지 않기위해 공부를 하려고 결심도 하였다. 오늘도 둘 째딸의 학교 과제물 프린트의 수학문제를 보면서 문제가 잘못된 것을 확인했고 문제에 줄을 그어 수정해주었다.  며칠 전에는 사회과목 프린트물에도 참고 교과서 페이지가 모두 잘못적혀있어서 참고서나 전과를 못보게 한 선생님이 수정하지 않은 프린트물을 아이들에게 주면서 모두 적어오라고 한 것에는 작은 실망을 하기도 했다. 숙제든 공부든 꾸준히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글을 읽고 하루도 빠짐없이 거의 매일 숙제를 내어주는 선생님이 고맙기도 하지만 제대로 된 문제나 페이지표시 등은 미리 체크해야할 선생님의 배려가 아닐까 생각했다.

 

필자 김태완씨는 공부 이야기가 독자에게 제대로 전달됐는지 미지수라는 글을 올렸다. 나에겐 많은 도움이 되었다. 20명의 짧은 과거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지만 솔직히 260페이지의 분량은 초등학생들에게는 읽기에 지루해질 수 있다고 생각된다.  아이들을 옆에서 지켜보는 학부모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나처럼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도와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누구나 하지 않을까?  내 두 딸이 중2학년이 될 즈음에 읽어보도록 권하고 싶다. 혹 중1에 올라간 큰 딸이 지금이라도 읽어보고 싶다면 읽어보게 할 것이다.  얼마 전 아이에게 이런말을 했다. '무작정 공부만 잘해야한다는 생각보다 공부를 잘하면 자신이 선택할 대학이 많아지고 또 대학 졸업 후에 취업을 준비할 때,  선택할 수 있는 많은 취업자리가 있을거야. 중간고사 잘 치고나니 기분이 좋더라고 했지? 아직은 공부가 재미있기만해도 좋을 것 같다.' 이렇게 말할 때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아이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려면 많이 칭찬하고 사랑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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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맞이 언덕의 소녀 레인보우 북클럽 11
비욘스티에르네 비요른손 지음, 고우리 옮김, 어수현 그림 / 을파소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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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난 또래 친구들보다 늦게 결혼을 했다. 결혼을 하고 또 3년이 흘러서 아이를 낳았다. 두 딸은 20개월 차이로 사이좋은 자매로 자라고 있다. 어려서도 누구보다도 착하고 순하게 자란 두 딸은 엄마를 한 번도 실망시킨적이 없었다. 엄마젖을 먹일 수 없어서 분유를 먹일 때도 분유가 잘 안받아서 두유를 먹고 키울 때도 두 딸은 중1이 되었고 초등5학년이 되어서 엄마보다 훨씬 더 커 버렸다.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서 두 딸은 결혼을 생각할 나이가 될 것이다. 딸을 키우는 부모들 마음처럼 똑같은 마음으로 내 아이같은 '해맞이 언덕의 소녀' 이야기를 읽게되었다. 

목동이 나오고 소를 치고, 양을 치고, 높은 언덕이 있고 저녁노을이 멋진 그런 곳의 이야기가 나오면 '알프스하이디' 이야기가 떠오른다. 소를 치고 양을 치는 소년들은 요들을 부르고 주말이면 교회에 다닌다. 난 가끔 시어머님을 따라 절에 가지만 내가 아는 대부분의 가족들은 교회에 다니고 있다. 이 책속의 주인공들도 그의 가족과 함께 교회에 다닌다. 신에게 의지하는 마음만큼 그 신의 보호아래 사랑을 키우는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책을 받고 지은이의 이름을 찾았을 때, 긴 그의 이름은 '비욘스티에르네 비요른손' 인 것을 발견했다. 작가는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고 190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노르웨이 4대 거장 중의 한사람인 것도 알게되었다. 긴 작가의 이름을 외우기는 정말 어려웠다. 혹 독서골든벨에 참석해서 혹 객관식 문제로 작가이름을 찾으라면 답을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목사의 아들이라 내용 안에 교회를 주된 연결고리로 둔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느낀 것이지만 '나도 아이들과 교회에 다닐까?' 잠시 생각했었다. 이런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 누가 나타나 함께 교회에 가자고 하면 같이 갈 것만 같다.  교회는 절 때로 안된다는 시어머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래서 남편과 나 그리고 나의 두 딸은 아직까지 '무교(無會)'이다.  

해맞이 언덕이라는 이름의 '솔바켄'의 농장의 부부에겐 첫 아들을 잃고 다시 얻은 딸의 이름을 '신뇌베'라고 지었다. 사람들은 마을이 생긴 이래로 신뇌베처럼 사랑스런 아이는 보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울까? 난 소설책 속에도 삽화가 많이 들어있으면 했다.  칼라로 된 삽화가 있다면 더욱 재미있고 그 내용에 푹 빠질 수 있을 것 같았다. 흑백의 삽화가 드문 드문 몇 컷 들어있지 않아서 많이 아쉬웠다. 솔바켄 언덕 맞은편의 높은 산 밑의 농장인 전나무 숲이란 이름의 '그란리덴'농장에는 '토르비욘'과 그의 여동생 '잉글리드'가 아버지인 '세문트' 어머니인 '잉게비요르그'와 함께 살고 있다.  트르비욘을 잘 키워야한다는 아버지 '세문트'의 바람은 아이를 자주 때리고 야단치게된다.  토르비욘이 일고여덟 살쯤 되었을 때, 집안일을 도울 '아슬락'이란 소년을 데리고 온다. 그아이는 토르비욘에게 나쁜 것을 가르친다. 욕이나 이상한 노래를 가르치는 것을 알게된 세문트는 아슬락을 혼내고 집에서 내쫒아 버린다.  그리고 토르비욘과 잉글리드를 데리고 가족 모두 교회에 나간다. 토르비욘은 교회에서 신뇌베를 보게되지만 자신을 귀찮게하는 아이를 혼내주는 것을 본 신뇌베가 크게 놀라고 그를 멀리하게된다. 신뇌베가 잉글리드와 자주 만나고 친한 친구인 것을 알게되고 말을 걸어보지만 신뇌베는 첫 인상에서 그를 신뢰하지 못하고 만나길 거부한다.  다시금 친하게 된 두 아이는 학교에서도 서로 경쟁을 하며 공부를 했다. 토르비욘은 견진성사를 일찍 받지 못하고 신뇌베나 잉그리드와 같은 시기에 받게되었다. 신뇌베는 이미 열여섯 살이 되어있었다.  소년들은 토르비욘을 약올려서 싸움을 하게되었고 토르비욘은 신뇌베를 위해 밤에 몰래 신뇌베의 꽃을 심어주고 오고 난 후 오랫동안 솔바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중일까? 그는 아버지를 도와 농장일을 하면서 청년이 되어가고 있었다.  신뇌베를 다시 만난 토르비욘은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된다.  

얼마전 난 중학생이 된 딸아이에게 "아직 남자친구 없는거야? 중1이 되면 남자친구 사귀어서 커플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던데 너희반에는 그런 것 없니?" 하고 물었다. 아이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이제 중학생이된지 세 달이 되어간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고 선생님들도 좋아해줘서 친구들이 자신을 부러워하면서도 미워하지 않고 칭찬해주고 좋아해줘서 학교생활이 너무 즐겁다고 수다를 내내 떨었다. 컴퓨터 수행평가로 '자연'에 대한 UCC를 완성해서 집에서 편집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아이는 여러 친구들과 함께하는 숙제가 많으면 좋겠다고 한다. "와우, 우리 딸이 너무 착하네.." 오버엑션을 하면서 아이를 안아주었다.  

토르비욘이 결혼 피로연에서 싸움을 하게되어 크게 다쳤다. 집으로 와서 생사의 갈림길에서 거의 아버지도 울었다. 잉글리드는 신뇌베가 걱정한다고 사건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  겨우 말을 하게된 토르비욘은 자신이 건강해지지 않을 것을 걱정하며 헤어질 것을 메모지로 적어서 시뇌베에게 전해주라고 잉글리드에게 부탁한다. 엄마에게 모든 이야기를 들은 신뇌베는 진심으로 토르비욘을 걱정하며 울었다. 잉글리드에 제대로 이야길 듣고싶어 몰래 찾아가지만 메모를 받고 속상해한다. 그리고 또 다시 몇주가 흘러 견진성사사 있던 날 몸이 다 나은 토르비욘도 부모님과 여동생과 함께 교회에 간다. 그곳에서 신뇌베를 만나고 집으로 가는길에 잉글리드와 신뇌베와 토르비욘이 만난다. 신뇌베를 만난 토르비욘은 자신이 준 메모를 어찌했냐고 묻는다. 태워 버렸다고 말한 신뇌베는 그런 메모를 보낸 토르비욘을 원망한다. 다시 만남을 약속하며 헤어지지만 세문트는 집으로 돌아온 토르비욘을 데리고 신뇌베에게 간다. 그리고 신뇌베의 부모님에게 두 아이를 맺어주길 바란다고 한다. 그렇게 둘이는 맺어졌다. 바로 따라온 잉글리드와 어머니도 함께 기뻐한다. 토르비욘은 창가에 앉았고 신뇌베와 함게 그란리덴을 바라보고 있다.  

표지에 나온 둘이 걷는 모습은 아마 둘이가 맺어지던 날 낮에 함께 걸어가며 이야길 나누던 모습인 듯하다. 참 아름다운 모습이다. 토르비욘이 싸움에 휘말릴 때나 그의 아버지에게 매를 맞을 때, 신뇌베에게 자신있게 속마음을 이야기하지 못할 때, 크게 다쳐셔 생사를 오가는 토르비욘을 볼 때, 함께 가슴졸였다. 난 그때 잠시 토르비욘의 엄마가 되어 있었다. 또 자시 그의 아버지가 되기도 했다. 어른들은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아이들이 얼마나 컸다는 것을 가끔씩 잊어 버린다. 보호욕이 커서일 듯 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커서일 것이다. 책 제목에는 '해맞이 언덕의 소녀'이지만 대부분의 내용은 '전나무숲의 토르비욘'의 이야기이다.  신뇌베의 어머니는 가축들이 아플 때마다 신뇌베에게 데려간다고 한다. 그만큼 아이의 기운을 성스럽게 여겼을 것 같다. 토르비욘의 아버지인 세문트가 자신의 아들의 잘못되는 것을 바르게 해준 것은 모두 신뇌베의 영향이라고 한 것처럼 토르비욘은 항상 자신이 잘못한 행동을 했을 때는 신뇌베를 생각하면 뉘우치고 부끄러워했던 것 같다.  

사춘기를 겪고 오랫동안 서로를 생각하며 사랑한 두 남녀의 커가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딸에게 나의 사춘기를 잠시 이야기 해주었다. 나도 고1때 남자친구를 사귀어서 서로 공부 열심히 하자고 해서 장학금도 받아본 적이 있다고 자랑하면서 목표가 같다면 학교생활에 어긋난 행동없이 잘 지낼 수 있을거란 말도 했다. 그리고 어느 뉴스에 나온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공부를 잘 하던 아이가 여자친구가 생기고 성적이 떨어졌다고 해, 그러데 그 여자친구가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겼다며 헤어지자고해서 헤어졌는데 성적이 더 떨어졌다고 해. 넌 어떤 생각이 드니?"  세은이는 "정말 황당하네요. 공부를 아주 잘했다가 여자친구 사귀어 성적이 떨어진 것도 안타까운데 헤어지고 더 떨어졌다니.. 그냥 열심히 공부해서 더 좋은 곳에서 새로운 여자친구 사귀면되지.." 하고 답한다.

 

나의 경우는 남자친구가 운동화 거꾸로 신은 경우이다.  상업계고등학교에서 전교 1, 2등을 다투던 남자친구가 대학교를 가기위해 1년 재수를 하면서 기숙사가 있는 학원에 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새로운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어 나의 편지에 답장을 안하게되면서 난 우연히 다른 사람에게 그 소식을 듣고 하루 종일 학교수업을 못하고 양호실에서 울며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리고 그다음날 모두 정리하고 잊었다.  그 남자는 군에 입대하고 1년에 한 번씩 날 찾아와서 용서를 빌었지만 세 번째 찾아왔을 때 단호하게 거절을 했다. 그러고보면 내가 야속했을까? 아마 그는 지금 잘 살고 있겠지?  난 이런 이야기도 큰 딸에게 들려주었다. 이야기를 다 들은 세은이는 "엄마는 잘 하신거예요. 그래서 아빠를 만나서 이렇게 예쁜 딸을 둘이나 낳았잖아요. 호호호.." 간지럽게 웃어댔다. 나도 함께 웃었다.  

또래의 결혼을 생각하는 친구들이 시기심에 싸움을 걸기도 하지만 결국 잘 견뎌낸 토르비욘과 신뇌베에 박수를 보낸다. 오빠를 도와주고 친구와의 우정을 소중히 하는 잉글리드도 착하고 고마웠다. 내 두 딸이 커서 어떤 상대를 만날 지 아직은 전혀 모르지만 나 두 딸의 선택에 응원을 할 것이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모두가 건강하고 서로를 누구보다도 아끼며 사랑했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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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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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도 더 된 얼마 전 신경숙씨의 ‘엄마를 부탁해’를 지인에게 선물을 받았다. 표지의 붉은 노을 빛 속의 기도하는 모습은 ‘밀레의 만종’의 한 장면이다. 밀레의 만종에서 만종의 의미는 `아이의 울음이 저물었다.` 즉, ‘죽었다’라는 표현이 어울리게 나온다고 한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신의 은총에 대해서 기도하는 모습이 그려진 밀레의 만종이 이런 표현이 나왔을까하는 감상평이 많이 나와 있다.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사랑을 담아 책의 내용 속에 나올듯한 엄마의 모습을 표지에 올린 것이라 생각되었다.

40대 중반의 두 딸을 가진 나는 주부이다. 나처럼 주부이면서 자신의 엄마가 칠순에 가까운 나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울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함께 살지 않으면서 살아가시는 친정엄마를 떠올리면서 안타까워하며 걱정하며 그렇게 책을 다 읽는 동안 몇 번을 울었다. 책을 덮었다가 다시 펼치길 반복하며 밤을 꼬박 새웠다. 작가는 나에게 아픔을 주었고 무교인 내가 그 누구에게 기도하게 했다. 엄마가 건강히 잘 지내시길 바라고 또 바라기를 이른 아침 친정엄마에게 전화걸때까지 계속하게 했다. 

엄마를 잃어버렸다고 한다. 일주일이 지나서야 전단지를 만들기로 상의한다고 모였다. 무엇하다가 그렇게 늦게 엄마를 찾기 시작한 것일까! 엄마의 진짜 나이도 잘 모르고 어떤 모습인지도 제대로 기억 못하는 자식들이 서로의 다른 의견에 대립한다. 나처럼 성질 급한 사람은 엄마를 잃고는 살지 못할 것 같다. 그들의 이야기는 제 3자가 그들을 보며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읽으며 들려주듯 적혀있다.

남편을 따라 지방으로 출장을 나갈 때면, 늙으신 부모를 잃어버려 찾는 현수막이 달린 것을 자주 보게 된다. 부모를 잃어버린 자식들은 어떤 마음으로 살까? 부모가 자식을 잃어서 아픈 마음처럼 찾기 전까지 아픔과 슬픔으로 지낼 것이다. 작가는 읽는 독자들에게 이런 마음이 들게 유도한 것일까? 그렇다면 성공한 것이다. 난 책을 읽은 지 오래되어서도 그 아픔이 가시지 않았다.

앞의 1장부터 3장까지의 글 속에는 큰딸, 큰아들, 아버지가 2인칭, 3인칭의 모습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4장에는 사라졌던 엄마가 몸은 어디 간데없고 허공에서 눈만 뜨고 보는 모습으로 1인칭이 되어 나타난다. 엄마의 실종으로 가족은 어마가 그동안 어떻게 자신들 앞에, 옆에 있었는지를 찾게 된다. 엄마의 존재성을 잊고 있었던 것은 엄마의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그 큰 힘과 큰 사랑을 견주어 보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1장에서 큰딸은 ‘너’라고 했다. 너를 과거 엄마의 집으로 찾아가도록 한다. 너는 고향집 헛간 평상에서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로 뒤틀린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엄마를 보면서 자신의 무릎에 엄마의 얼굴을 끌어 놓으면서 엄마 혼자 두지 못하겠다고 하면서도 나중에 가겠다는 엄마를 그냥 두었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나아지리라 생각했을까? 책임회피로 보여 진다. 절대 큰딸은 엄마에게 효녀가 아닌 것 같다. 작은 오빠로부터 글쓰기도 배웠고 중학교에 입학을 못하게 한 아버지와 싸워가며 엄마는 자신의 반지를 팔아 중학교 입학금을 냈다. 너는 그렇게 공부하여 작가가 되었다. 엄마는 누룩을 발효시켜 양조장에 넘기고 돈을 벌기도 했다. 자주 쓰러지시는 듯하다. 두통이 심하다고 했다. 무슨 병일까? 너의 이모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 엄마는 너무 맘이 아파서 울 수조차 없었다고 한다. 엄마의 아픔은 그때부터였을까? 엄마는 큰딸에게 ‘작은 나라’에 혹 가면 ‘장미묵주’를 구해달라고 하신다.

나의 바로 위 언니도 13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 만성 신부전증으로 온 몸에 인공신장을 만든다고 혈관을 찾아 주사바늘 자국과 멍이 이곳저곳 가득하면서 혈액투석을 하며 몇 번을 저혈압으로 쓰러지더니 후유증으로 두 눈도 거의 실명하고 친구네 집에서 자신의 생일파티를 한다고 엄마에게 손 흔들며 인사하더니 그 다음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나의 엄마는 딸을 잃고 억장이 무너졌으리라, 속이 반 이상 탔을 것이다. 엄마 앞에서 언니이야기를 하면 눈물바다가 된다. 엄마는 작년에 칠순을 보내셨다.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 누가 바보같이 엄마를 잃어버렸대요. 엄마는 길 잃어버리지 않게 꼭 주민등록증 들어있는 가방을 들고 다니세요. 치매에 걸리지 마시고 동네 분들과 화투치기도 하세요." 엄마를 잃어버린 가족들 모두가 바보스러웠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누구는 암 투병 중에 돌아가신 시어머님의 재산을 두고 형제간에 싸움을 한다. 서로 보험금을 타 쓴다고 하고 몸이 불편한 막내아들에게 좀 더 주자는 유언공증에도 대들며 다툰다. 아마 가장 힘든 것은 시집온 며느리가 아닐까?

큰 오빠인 그는 전단지를 보고 엄마를 봤다는 여자를 만났다. 동사무소 앞에서 파란색 슬리퍼를 신고 발등의 상처를 보았다고 한다. 일주일 전의 일이라고 한다. 일주일전에 동사무소 앞에 있는 아줌마를 본 사람 그 누구들은 왜 신고를 하지 않았을까? 몸에서 냄새가 나고 파리가 자꾸 달라붙던 거지같은 아줌마를 보았다고 한다. 분명 그의 엄마일 것 같다. 그때 일주일전에 엄마가 아는 곳을 찾아왔었다면 좋으련만 왜 엄마는 길에 많은 파출소에 들려보지 않았을까? 자신의 부모가 아니라고 문을 걸어 잠그는 사람들이 너무 야속하다. 아버지가 바람나서 딴 여자를 데리고 와서 살림을 차렸을 때에 엄마는 집을 나갔다가 그가 검사가 되겠다고 해서 집으로 들어와 그를 위해 아버지의 자전거도 타라고 내주었다.

다른 지방으로 살림 차려 가버린 아버지를 기다리며 아침밥을 풀 때 아버지 밥그릇에 밥을 담아 아랫목에 묻어두던 엄마는 너무 서글펐다. 일등을 하던 아들이 검사가 되지 못했지만 엄마는 자신보다 자신의 아이들을 더 사랑했다. 약국의 약사가 엿새 전에 엄마를 보았다고 한다. 얼마나 걸었는지 발등이 깊기 패어 뼈가 들여다보일 지경으로 상처가 곪아 터져서 상처를 소독해주고 치료해주었다고 한다.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놓고 나와 보니 없어졌다고 한다. 그는 엄마가 베이지색 샌들을 신었다고 했지만 자신의 엄마를 봤다는 사람들마다 파란색 슬리퍼를 신었다고 한다. 아마 그 사람들이 만난 아줌마가 바로 엄마가 맞았을 것 같다. 약사가 주위를 좀 더 찾아봤다면 더 좋았을 텐데, 너무 아쉽고 안타까웠다. 오빠와 그녀는 엄마를 찾지 못하여 안타까워한다. 그는 집으로 돌아왔으나 아내에게 화풀이하고 엄마의 꿈이던 자신이 검사가 되지 못했던 것으로 가슴이 터질듯 아파한다. 엄마를 보았다는 사람들마다 파란 슬리퍼에 곪아 터진 살과 상처를 이야기 했다. 자식들은 패인 상처를 떠올릴 때마다 또다시 얼마나 오열할까. 짐작할 수 있었다.

자식들이 편하라고 생일상을 받고자 자식들이 있는 서울로 왔다가 서울역 지하철에서 남편을 놓친 후 길을 잃고 사라졌다. 혹시나 집을 찾아올까하여 고향집으로 내려간 남편은 자신에게 시집온 아내가 외도하며 밖으로만 나돌던 자신을 기다리며 대문을 열어두었던 사실을 새삼 떠올렸다. 자신의 아내는 집안의 대소사를 다했고 제사를 지내고 아이들을 위해 온갖 일을 다 했다. 당신이 집으로 가 있을 때, 박소녀 아주머니를 찾아 소망원의 사람이 찾아온다. 아내의 이름을 불러주는 그 여자에게서 아내가 십여 년 전부터 소망원에 봉사를 하러 다녔고 한 달에 사십오만 원씩 후원금을 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아픈 것은 병원에도 안가는 사람이 그 많은 돈을 기부하는 것을 자식들이 알고 있었다면 뭐라고 했을까?

“대체 어디에 있소!”

아내를 잃어버리고 혼자 남은 당신은 자식들 앞에서 소리를 지를 수 없었던 울분을 그제야 터트리며 눈물 흘렸다. 빈집 마루에서 울고 있는 당신의 끅끅거리는 소리가 더 높아진다(p172) 아직 찾지 못한 그들의 엄마를 나도 함께 찾아 헤맸다.  아내를 잃어버린 그날을 떠올렸다. 언제나 자신의 아내보다 먼저 앞서 걸었던 그에게 아내는 좀 천천히 가면 좋겠다고 했다.  


내 남편도 언제나 나보다 먼저 걸어간다. 내가 손을 잡으면 걸음을 맞춰 걸어가지만 그렇지 않고는 큰 키의 남편은 나를 뒤로하고 언제나 먼저 걸어간다. 남편이 이 책 속의 아내보다 먼저 걸어가는 남편의 이야기를 읽으면 어떤 생각을 할까? 난 앞으로도 남편과 길을 걸을 때면 손을 잡아야겠다. 몇 년 전 골절사고로 수술실을 들어가던 남편이 나에게 “나에겐 당신 밖에 없어.” 라고 했다. 저녁으로 어머님께서 당신 옆에 있을 때도 아침이면 늦게 온다고 소리칠 때, 난 몇 번을 과로로 쓰러져 정신을 잃었었다. 부부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고 이야기해야한다. 서로의 생각을 바라보고 사랑해 줘야한다. 오늘 남편은 낮에 예천군청 앞 식당에 들어가면서 내 손을 잡고 길을 건넜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보쌈정식을 함께 먹었다. 언제나 나의 손을 잡아준다고 약속했다.

아내에게 시어머니 같았던 누님이 찾아왔다.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는 누님이 아내에게 모질게 했던 것을 후회하는듯했다. 큰딸이 전화를 했다. 아버지는 딸에게 그날 엄마가 많이 아팠다는 이야길 해주었다. 글을 모르는 엄마가 글 잘 쓰는 큰딸을 자랑스러워했다고 했다. 큰 딸의 책을 소망원 여자한테 읽어달라고 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딸에게 엄마를 부탁한다고 한다. 꼭 찾아달라고 하는 것이겠지.. 눈물이 나서 더 읽지 못하였다. 한 참을 울었다. 하늘나라에 가 있는 나의 아빠가 보고 싶고 언니가 보고 싶어 나도 엉엉 소리 내어 울었다.

작가 신경숙은 엄마의 존재가을 잊은 가족들에게 큰 슬픔과 아픔과 그로인해 씻을 수 없는 죄책감마저 주는 것 같다. 어떻게 풀어야하나. 나도 답답했다.  


4장의 제목으로 ‘또 다른 여인’이라 적혀있다. 누굴까 했다. 그녀는 엄마였다. 여기에서는 엄마가 1인칭인 ‘나’가 되었다. 엄마는 딸아이에게 이야기 하듯 자신이 보는 것을 알려준다. 그녀는 아이를 셋 낳아 기르는 막내딸의 오피스텔로 갔다. 엄마인 자신을 생각하는 딸아이의 눈을 본다. 큰 딸인 언니가 전화를 했다. 외국으로 가려는 언니를 가지 말라고 말리고 결국 언니가 집으로 동생을 찾아온다. 그러다가 창밖의 모과나무에 앉아있는 엄마를 본다. -처음 보는 새네(p211). 엄마가 새가 되었나보다. 새를 바라보는 딸에게 “얘야, 에미다.” 라고 말한다. 그리고 막내딸에게 사과하러 왔다고 한다. 다른 자식보다 잘해주지 못했다고 미안하다고 한다. ‘내가신고 있는 굽이 다 닳아버린 파란 슬리퍼를 벗고 싶어. 내가 입고 있는 먼지투성이 여름옷도, 이제는 나도 이게 나인지 알아볼 수 없는 이 몰골에서 벗어나고 싶어. 머리통이 깨지는 듯하고나. 자, 얘야. 머리를 들어보렴. 너를 안고 싶어. 나는 이제 갈 거란다. 잠시 내 무릎을 베고 누워라. 좀 쉬렴. 나 때문에 슬퍼하지 말아라. 엄마는 네가 있어 기쁜 날이 많았으니.(p223) 누구에게도 이야기 않고 평생을 자신의 비밀로 의지하던 곰소의 그 남자를 찾아갔다. 가족이 잃어버린 나를 찾아 백방 뛰어다닌 그 사람도 아파서 병원에 와 있다. 하고 싶던 말은 추억과 함께 튀어나왔다.  


나는 곰소의 그 남자와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책속의 ‘나’인 엄마가 구수한 산골의 아줌마 같이 느껴졌다. 힘들고 마음이 아파 그를 찾았던 이야기도 풋풋한 느낌의 사랑을 보는듯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형체 없는 구수한 말들이 깨어져 또다시 현실이 되었을 때, 영영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을 느꼈다. 세상인심이 야박하고 야속했다. 욕을 해주고 싶었다.

남편을 찾아 집으로 간다. 하지만 집은 텅 비었고 남편의 누님인 아이들 고모가 집에 들어오는 것을 본다. 그리고 추억을 들추어 고모에게 집을 비우지 말라고 당부한다. 자신이 태어난 집으로 갔다. 그곳에서 엄마를 만난다. 집 마루에 앉아있는 엄마는 파란 슬리퍼에 움푹 파인 자신의 발등을 들여다보며 슬픔에 얼굴이 일그러졌다. 엄마의 품으로 안겼다. 그곳이 마지막 쉼터일까. 이젠 평안하신가. 엄마의 자궁에 쭈그려 있던 태아 때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 같다.

작가인 큰딸이 엄마를 잃고 구 개월이 되었을 때 이탈리아에 와 있다. 여동생이 보내온 편지글에는 엄마를 생각하는 글로 가득했다. 자신이 엄마가 되어서도 꿈이 많은데 엄마는 꿈을 펼쳐볼 기회도 없이 엄마라는 존재의 일만 했다고 했다. 언니에게 엄마를 포기하지 말고 찾아달라고 한다. 자신의 남자와 함께 이탈리아에 온 그녀는 엄마를 찾으러 다닐 때 거의 미친듯했다. 엄마는 가족들이 쉬는 틈에도 일을 했다. 누구도 거들어주지 않고 당연 엄마의 몫이라고만 여겼다.

베드로 성당에 혼자 간 그녀는 그곳에서 가이드가 바티칸 시국은 세속의 한 국가이면서 신의 나라라고 설명하는 것을 듣는다. 그리고 바티칸 시국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라고 하는 소릴 듣고 엄마의 말을 떠올린다. 장미나무로 만든 묵주를 산다. 그리고 다시 베드로 성당으로 들어가 중앙 홀에서 ‘피에타상’을 보게 된다. 죽은 예수를 성모마리아가 안고 있다.  눈물을 흘린다. 엄마가 더 이상 지상에 존재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느낌으로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녀는 그 자리를 물러서 나오면서 여인상 앞에서 하려던 말을 한다. 

‘엄마를, 엄마를 부탁해--’ 

안일한 생각만 아니라면 처음부터 엄마를 잃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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