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의 도시 황금펜 클럽 Goldpen Club Novel
신규호 지음 / 청어람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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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재미있을 법한 책이라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아쉽게도 그 반대이다. 읽는 내내 집중할 수 없을만큼 매력 없는 줄거리와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김빠지는 깨달음 등은 그저 이 책이 삼류소설 중의 하나임을 말해주고 있다. 장르도 굳이 따지자면 매우 모호하다. 공포일수도 있고 그저 소설일 수도 있고 혹은 SF일 수도 있을텐데 한 마디로 이 책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어느 날 이 세상에 나만 존재하고 모든 사람들이 사라진다는 설정이 꽤 괜찮은 이야깃거리를 가져다줄 수도 있었을텐데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다. 2부는 저자의 말에 따르면 출판사의 권유로 뒤늦게 덧붙일 수 밖에 없었다고 하는데 그런 이유로 이야기의 전체적인 부분 맥락이 이어지지 않는다.

 

저자의 입장에서는 여러 소재들에 현대인의 고립감에 관련한 의미를 부여했다고 하는데 그 또한 어딘가 모르게 부족함과 '이것 밖에 표현할 수 없을까'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한 마디로 이 책은 독자 입장에서는 맛 없는 음식을 억지로 먹는 듯한 느낌이 강한 책이었다. 소설이란 사색적이며 철학적인 무게와 함께 독자를 휘어잡을 수 있는 흡인력 또한 갖추어야 한다. 특히 이런 장르소설인 경우에는 솔직히 참신성과 함께 흥미로움이 동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에 비하여 이 소설은 비록 소설이지만 스케일도 작고 내용의 중심이 모호해서 불안한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끝에 이르러서는 조소만 불러일으킬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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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술꾼 - 임범 에세이
임범 지음 / 자음과모음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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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신문사에서 18년 동안의 기자 일을 그만두고 대중문화평론가가 된 임범의 술 좋아하는 지인들에 대한 에세이다. 동종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들 뿐만이 아니라 분야를 막론하고 여러 분야의 술꾼들을 소개해주고 있는데 그의 인맥이 부러울 정도다.

 

술을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나는 좋은 사람과 함께 하는 술자리를 좋아한다. 그렇지만 말주변이 별로 없는터라 분위기를 이끌어가지는 못해서 간혹 둘이서 마시다가 분위기가 썰렁해지면 괜히 죄책감이 느껴지곤 한다. 아직 대학 졸업 후에는 사회생활 하며 술 마셔 본 적도 없는터라 직장인들의 음주 문화는 전혀 알지 못하는데 이 책을 통해서 대략적이나마 좋은 술 매너는 무엇이며 어떤 술꾼이 좋은 술꾼인지를 배워볼 수 있었다. 역시 술자리에서도 사람의 인성이 좋은 술꾼임을 판단할 수 있는 터다.

 

신문기자 출신이라서 그런지 그의 지인들에 대해서는 따뜻하고 감성적인 느낌보다는 신문지상의 칼럼을 들여다 보는 느낌이 더 강했다. 하긴 저자가 신문에 연재한 글들을 엮은 것이기에 그렇게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가 소개한 술꾼들 중의 몇 명은 꽤나 유명하고 또 몇 명은 마이너해서 유명하기도 하다. 역시 그의 인맥은 놀랍고, 도대체 술자리에서 어떻게 사람을 쉽게 사귈 수 있는지 그저 감탄스럽다.

 

책에 소개된 많은 사람들은 저자의 단골집인 인사동 술집 '소설'에서 주로 인연이 맺어졌다. 문화, 예술 계의 유명인사들 사랑방인 그 곳의 주인 소개부터 시작된 이 책 속 술꾼들에 대해 들여다보는 게 생각보다는 꽤 재미있었다. 마치 누군지도 모르는 남 얘기하기 좋아하는 인간의 습성 때문인지 임범이 풀어놓은 맛깔나는 글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글로 알게 된 술꾼들 이야기는 재미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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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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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사는 게 징그러울 정도로 혹독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 과정이 지난 후에는 지친만큼 좀 더 단단해진 느낌이 들었다. 그게 바로 어른이 되는 과정이겠지만 어른이 되었다고 느껴질 때도 이런 삶의 희노애락을 혼자만 피해갈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럴 때는 지친 몸과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두근두근 내 인생>이라는 어쩌면 동화책 제목같기도 하고 로맨스 소설 제목같기도 한 이 소설이 지친 내게 선사해 준 선물은 내가 지칠 자격도 갖추지 않았다는 깨달음이었다. 너무 조숙하고 능청스러워서인지 거부감이 느껴질 정도의 열 일곱 소년 한아름은 조로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다. 마음은 열 일곱이지만 이미 신체나이는 팔십에 가까운 소년이 바라 본 세상은 마음의 나이로 바라 볼 때도 있지만 몸의 나이일 때가 더 많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병을 앓고 있지만 그 병 또한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희귀한 질환이고 지금 그의 나이에 그를 낳은 부모님에게는 오랜 투병 생활 때문으로 빚만 남게 되었다. 그런 그를 세상 사람들은 좋은 방송 아이템으로 여기기도 하고 시나리오 작가는 그를 철저히 기만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남들보다 살아갈 시간이 턱없이 부족함을 아는 그에게는 여전히 인생이 낙관적으로 바라 볼 만큼 아름다움 곳이라는 게 오롯이 느껴졌다.

 

지쳤다고 엄살을 부리는 내게 주어진 시간이 적어져도 지금처럼 나태한 자세로 비관적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될까. 어쩌면 조로증으로 실제 나이보다 몇 배나 더 나이를 먹게 된 이 소년이 저절로 성숙해질 수 밖에 없듯이 삶이 아쉽다고 느껴질 때가 되면 그때서야 알을 깨고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내 삶에 그런 위기 혹은 기회는 없지만 이 책이 내 심장을 두근두근 뛰게 만들었고 내 인생 또한 아주 오랜만에 두근두근하게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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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에서 멈추는 여자, 서른부터 성장하는 여자
아리카와 마유미 지음, 도현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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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제 내 나이 서른이 되기까지 약 삼 년이 남았다. 모르긴 몰라도 인생에서 20대만큼이나 흘러가는 시간이 아쉬울 때도 없을 듯 하다. 한 살씩 나이가 먹을수록 30대라는 또 다른 인생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이 생긴다. 어떤 마음으로 30대를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과 30대와 20대의 차이에 대해서 명확히 알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는 대학 졸업 후 여러 직업을 전전한 끝에 비로소 30대가 된 후 작가로 안착했고 그 경험을 토대로 이 책을 통해서 어떻게 현명하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러 조언을 해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20대 때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과정이고 열정을 바치는 시기임에 비해서 30대는 좀 더 경력을 쌓는 데 초점을 맞추고 요령으로 여겨질 수 있을만한 현명함이 갖춰져야 한다. 한 마디로 말해서 30대에 여자는 그 전의 인생과는 달리 '철'이 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철이 든 여자가 바로 서른부터 성장하는 여자이고 그렇지 않은 여자가 서른에서 멈추는 여자다.

 

그렇다고 이 책에서 제시하는 30대 여성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것보다는 모범 답안이라고 하는 편이 나을 듯 싶다. 이 책이 아쉬운 이유는 너무 커리어에만 집중되어 있는 점이다. 30대 여성의 인생은 커리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결혼을 해서 육아에 전념해야 할 시기일 수도 있으며 인생이라는 여행에서 중년을 앞둔 마지막 시기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었다면 좀 더 질 좋은 30대 여성을 위한 자기계발서가 되지 않았을까싶다.

 

서른에서 멈추는 여자가 되지 않고 서른부터 성장하는 여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 어쩌면 20대에 이를 알고 대비할 수 있어야 때가 되었을 때 더 효율적인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3년 후 나 자신의 멋진 변화를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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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코리아, 세계를 움직이다 - 해외에서 성공한 한국 패션인들의 숨은 스토리
이동섭 지음 / 시공아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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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패션에 별로 관심이 없다. 옷을 어떻게 잘 입을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옷에 대한 욕심도 없는 편이다. 그래서 사실 이 책이 내 흥미를 끈 건 아니지만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 패션 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의 노력과 그 결실을 들여다보고자 읽어보게 되었다.


총 일곱 명의 패션업계 종사자들을 저자가 만나보고 그들의 성공담을 엮은 책인데 거의 모두 패션의 본 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혹자는 이들이 돈이 많아서 남부럽지 않게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유학도 갈 수 있었다고 하지만 다들 그런 건 아니다. 모델리스트 김선영의 경우에는 고학생으로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들게 학교를 다녔고 지금은 업계에서 인정해주는 위치까지 올라가 있다. 특히 패션 컨설턴트이자 마케터인 김다은이 인상적이었는데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소녀가 에펠탑이 그려진 엽서 한 장에 매료되어서 파리로 떠난 사실 부터가 놀라웠다. 무조건 지치지 않고 배우는 자세가 지금의 그녀를 만들었고 그녀는 한 가지 직업이 아니라 패션업계에서도 다양한 일들을 시도해 본 결과 몇 가지 직업을 가진 만능인이 되었다. 마지막에 소개된 디자이너 이상봉의 아들인 이청청은 어딘가 모르게 그냥 끼워넣은 듯한 느낌이 강했는데 다른 인물들이 혼자 힘으로 힘들게 노력해서 오른 길임에 비해서 아버지의 영향력이 강한 그는 환경적인 면에서도 남들보다 유리할 수 있었고, 배우고 싶은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유학생활도 비교적 길게 한 데 비해서 이상봉 파리의 스텝과 영국에서 아직 시작 단계인 브랜드를 론칭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화려한 업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이 내게는 도전하고 노력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패션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이는 런웨이에서 보여주는 패션이 있는 반면 일반 사람들이 입을 수 있는 패션을 상품화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능력 또한 보유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점이 충족되어야 비로소 패션이 돈이 되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다. 전에는 이 말의 의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패션이 무엇인지 고찰해 본 후에는 비로소 내가 너무 내 날개를 등한시 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 속의 열정 또한 눌러왔음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이 내게 준 선물은 바로 '날개'와 '열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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