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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평점 :
한비야 그녀가 돌아왔다. 다시는 책을 안 낼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한비야의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어찌나 놀랍고도 반가웠는지... 걸어서 세계일주를 해 우리를 놀라게 했던 그녀가 이번에는 세계 곳곳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국민들에게 말 그대로 긴급구호를 해주는 긴급구호 팀장으로 돌아온 것이다.얼마전 TV에서 쓰나미 관련 모금 방송을 할 때 그녀의 인터뷰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책을 읽고는 그녀가 왜 방송에 나와서 도움의 손길을 호소했는지 알 것 같다.
지구라는 별에 사는 어마어마한 수의 인간이라는 종족들은 누구나 알다시피 모두가 평화롭게 사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우리는 어떤 이유에서건 수많은 전쟁을 해왔고, 혹은 거스를 수 없는 자연 재해로 또한 많은 사람의 목숨을 잃어왔다. 얼마나 인간이라는 동물이 무서우면서도 사악하고 그에 반해 나약한 존재인지, 그와 함께 이유가 얼마나 정당해서 전쟁을 하건, 결국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은 평화라는 점 또한 역사가 증명해 준다고 생각한다. 이것과 같은 맥락에서 좀 더 평화를 세계 곳곳에 신속하게 뿌리내릴 수 있기 위해 그 디딤돌이 되는 역할을 하는 많은 구호단체들이 세계에 있고, 한비야가 팀장으로 있는 단체인 '월드비전' 또한 이런 단체들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사실 지구 반대편에서 굶주림을 이기지 못해 죽어가는 아이들에 관한 얘기는 아주 예전부터 들어왔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그에 못지 않게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힘든 사람들이 많은 이유에서, 이때까지 난 그런 지구반대쪽 사람들을 섣불리 도와주기가 망설여졌던게 사실이다. 눈앞에 어려움에 직면한 사람을 놔두고 그것도 다른 국가의 국민을 일부러 도와주기가 쉽지 않은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는 그 대답을 명쾌하게 제시해주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든, 팔레스타인 국민같이 조국에서 발붙여 살지 못하고 세계 곳곳에 난민으로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든, 혹은 지진이나 쓰나미 같은 해일로인해 삶의 터전과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든, 이들 모두는 우리의 어려움보다 한차원 더 어려운 즉, 지금 즉시 구원의 손길을 뻗치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는 긴급구호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내가 얻은 것은 너무나도 많지만, 이 점을 가장 크게 깨달았고 또 이 깨달음이 그런 사람들을 도와주기에 좋은 이유가 되어 줄 것 같다.
그녀의 이번 책은 솔직히 예전의 책들에 비해서는 별로 재미는 없었다. 다루는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재미와 즐거움 대신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될 그 어떤 것들을 던져주었다고 해야 할까.. 그 깨달음들 중 가장 큰 깨달음은
지금의 내가 너무나도 큰 부자라는 것.
그리고 세계 곳곳에는 굶주림과 전쟁, 에이즈등으로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삶조차 제대로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는 이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