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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튜너
대니얼 메이슨 지음, 김후자 옮김 / 민음사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여전히 제목이 낯선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책 속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피아노 튜너가 아닌 '피아노 조율사'라고 나와있기 때문이다. 특별히 제목을 튜너라고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1880년대 지금의 태국,미얀마를 점령했던 영국군인의 이야기에 '피아노'라는 소재를 넣은 하나의 팩션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의 역사에 대해서는 책을 읽기 전에 전혀 아는 바가 없었는데, 책을 읽고 난 후, 책의 줄거리만큼이나 당시의 역사에 흥미가 생겨버렸다.
런던에서 피아노 조율사로 부인과 단 둘이 살고 있던 에드거 드레이크에게 어느 날 버마에 주둔하고 있는 영국군인인 캐롤로부터 에라르 피아노의 조율을 위해 버마를 방문해 줄 것을 제의받게 된다. 제의를 받아들인 그는 캐롤이 머물고 있는 메이르윈으로의 긴 여행을 하게 되고 그곳에 도착한 후 드디어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국적인 배경과 당대의 음울함을 한 군인의 '피아노'와 거기서 이어진 '평화'에 대한 열정을 스토리로 섬세하고 잔잔하게 그렸지만 흡인력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작가인 대니얼 메이슨의 뒷이야기를 읽어보니
하버드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그가 그 후 직접 지금의 미얀마에서 머물면서 상상한 이야기를 소설로 만든 것이라고 한 만큼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료의 풍부함이 돋보였다.
책을 읽는 내내 굽이쳐 흐르는 넓은 강,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 개발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고이 간직되었지만 그것들을 무색하게 만드는 슬픈 역사를 간직한 버마를 단순히 상상이 아닌 직접 가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