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켈슈타인의 우리는 너무 멀리 갔다 - 은폐된 학살,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
노먼 핀켈슈타인 지음, 김영진 옮김 / 서해문집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몇 달 전, 여느때처럼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던 내가 뉴스를 통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소식을 접한 후 평화로움이 사치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참상에 나는 관련된 뉴스를 모두 찾아보고 유튜브로 동영상을 모두 보았다. 그저 믿을 수 없을 뿐이었다. 왜 아무 죄도 없는 어린아이들이 이런 피해를 겪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으며 왜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야 하는지는 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사실 그 참상을 전해 듣고 공감하기에는 실감이 잘 나지 않았다. 그저 사망자의 수치만으로도 놀랐을 뿐이다. 그러나 우리와는 달리 미국과 유럽의 몇몇 국가에서는 시위를 통해 더 이상의 팔레스타인 침공이 지속되지 않기 위해 뜻있는 여러 사람들이 발벗고 나선 것을 볼 수 있었다. 인간이란 얼마나 간사한 존재인지, 일제 강점기를 겪고 6.25전쟁을 겪었던 국가이지만 이제 우리는 아시아에서도 제법 잘 사는 국가에 속하기에 그때의 기억을 잊은 채 그저 앞만 보며 달려가고 있다. 이스라엘 침공과 관련한 소식 또한 정말 쇼킹한 뉴스가 아니고서는 국내 뉴스에서는 접하기 힘든터라 CNN을 통해서 알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무관심이 되기란 얼마나 쉬운 것인지.

 

사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이유가 된 역사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고 있지는 않다. <신의나라 인간나라> 세계의 종교편에서 간략히 접했을 뿐인터라 이 책을 통해서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책에서는 현재의 분쟁의 현실과 피해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을 뿐 역사에 대해서는 전혀 다루고 있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던 점은 저자가 유대인이라는 점이다. 이스라엘의 입국이 금지된 유대인으로서 특이하게도 반이스라엘 성향을 지니며 팔레스타인의 피해에 대해서 호소하는 인물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소속감을 느끼며 뿌리를 중요시 한다.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도 잘못된 참상을 이스라엘 국민들이 눈감고 있는 것은 바로 그들의 뿌리와 소속에 대한 지향성 때문이다. 하물며 대한민국의 학연과 지연도 끈끈함이 이루 말할 수 없는데, 유대인이라는 그 뿌리는 더 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런 것들이 서로에 대한 의지와 함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매개가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는 이런 전쟁범죄의 합리화를 조장하며 광기를 조장하기도 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다소 아쉬웠던 점은 저자가 다소 편협하게 팔레스타인의 입장을 우호적으로 보는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설득을 위해서는 데이터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이를 바탕으로 한 주장이 효과적인데 비해 주로 인용만을 이용한 주장에 대해서는 설득력에 다소 의구심이 들었다.

 

오늘 지금 이 시간에도 가자지구에 사는 사람들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 전세계적인 관심이 없다면 아마 앞으로도 이 전쟁범죄는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것은 바로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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