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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재계 이너서클 - 중국을 지배하는 권력집단, 부자클럽 이야기
<중국주간> 편집부 지음, 김문주 옮김 / 미래의창 / 2011년 10월
평점 :
부와 명예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의 위치를 지키기 위한 가장 중요하고도 탁월한 소스는 바로 '고급 정보'가 아닐까. 정보화 사회라고 하지만 정보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알수록 그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 누구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하고 가치있는 정보는 곧바로 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노블레스들은 그들만의 사교 모임이 있기 마련이다. 이 책은 중국의 기업인 사교모임들에 대해 다루었는데, 읽다보니 문득 우리나라에는 어떤 기업가 클럽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중국이 워낙 넓은 나라이기에 수많은 클럽이 있는데, 이 책에서는 '중국기업가클럽' 부터 NGO 단체인 '아라산SEE생태협회'까지 총 여덟 개의 클럽에 대해 소개해주고 있다. 각가의 성격과 역사가 다르지만 하나의 공통점은 고액의 회비를 납부해야 하며 관심사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하고 또한 쉽게 만날 수 없는 고위층 내의 인맥을 넓힐 수 있다는 점이다.
2008년, 우리나라에서도 큰 이슈가 되었던 중국 멜라민 분유 사건 이후 관련 기업인 멍뉴 기업의 주가가 대폭 하락하게 되자 중량그룹의 닝가오닝 회장이 같은 클럽 멤버로서의 친분으로 멍뉴의 주식을 대거 매입해서 위기에서 구출해 주었다. 미국의 경제 대란 때 국가가 이런 역할을 해줬다면 중국은 아마도 클럽을 주축이 된 인맥 활용 시스템이 보장이 되어 있기에 왠만해서는 망하지 않을 듯 보인다.
흥미로운 클럽이 '아라산SEE생태협회'인데 중국 기업가들이 설립한 최초의 NGO 단체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현하는 하나의 방편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중국 아라산 사막 황사 방지 사업을 위해 모인 단체이다. 그러나 마치 우리나라의 경영 대학원이 그렇듯 인맥 구축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작용하는 듯 보여 다소 씁쓸함이 느껴졌다.
우리나라도 중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맥 파워'가 통하는 곳이다. 고위층은 인맥과 각종 편법으로 항상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하는데도, 이는 사회적으로 잠깐 이슈가 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가 클럽이 배타적인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방법은 단순히 그들만의 정보 교환이 아니라 좀 더 국가와 국민을 위하고 세계를 위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장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 아닐까.